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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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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2006년 후반기를 떠들석하게 만든 인물, 스즈미야 하루히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고자 합니다. 이젠 적당히 애니메이션 방영도 꽤 지나서 열기도 많이 식었고, 그래도 아직 일러스트나 관련상품이 계속 쏟아져나오고 있어 관심이 아예 그치지는 않았으니까 차분하게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겠죠.


 


저는 스즈미야 하루히를 어떻게 알게 되었나. 대원문화사에서 번역한 소설책을 보고 알았습니다. 1권을 딱 읽고, 아 이거 재미있는데, 생각해서 2권까지인가를 푹 빠져 읽고, 그러다 애니메이션이 나오게 되자 애니메이션도 보고, 거기에도 푹 빠지고. 그렇게 이번 학기를 보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제 배경으로 보아 많은 분들이 아셨겠지만, 저는 하루히라는 작품군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교토 애니메이션에서 만든, 마구잡이로 뒤섞인 방영순서까지도 좋아할 정도입니다. 물론 애니메이션의 그런 순서는 처음 접근하기가 어렵게 만든 단점이 있습니다. 소설의 경우 1권까지만 해도 괜찮던 이야기가, 사이사이의 이야기들, 이런저런 뒷이야기들을 늘여놓기 시작하면서 약간 늘어진다는 느낌도 없잖아 있습니다. 물론 작가는 최전성기를 달릴 때 시리즈의 종지부를 찍음으로써 독자들을 끌어모으는 능력까지도 겸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만(타이밍을 못 맞춘 시리즈들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한없이 이어지는 부기팝 시리즈라던가...).


 


이런 평보다도, 개인적인 소감을 이야기하기 위해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한 것이니 소감을 이야기해야겠죠. 암요.


 


하루히는 만능소녀에, 자기멋대로의 성격, 엉뚱함에다 추진력까지 겸비한 캐릭터입니다. 주위 사람들을 사건에 말려들게 만드는 데는 천부적 재능을 보여줍니다...그런 캐릭터를 주위 사람들이 이렇게 부른다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신'이라고.


실제로 하루히는 어떤 신적인 존재로 의심받습니다. 주변 인물들은 그 신적인 존재를 감시하고, 조사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러나 하루히 본인은 온갖 사고에 말썽을 일으키며, 그들의 감시망을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립니다. 재밍(Jamming)이라고 표현하면 가장 적절할 것 같습니다. 여하간 그녀의 사고는 그 누구도 따라가지 못하는 독특함이 있죠.


 


그렇다면 근본적인 하루히의 능력은 무엇일까요? 제 개인에게 미친 영향만 따진다면, 특유의 활달함과 추진력이라 할 수 있겠죠. 그러나 그것이 근본적 능력이라 보기엔 어렵습니다. 힌트를 찾아보자면, 어쩌면 애니메이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엔딩 가사에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을 말려들게 하는 상상으로 놀아보자'


 


그녀의 독특한 능력은 바로 상상력입니다. 우선 그녀 자신이 신이기 때문에, 그녀가 진심으로 원하는 무엇이든지 그녀의 주위로 모여듭니다. 주요 인물의 하나인 나가토 유키의 말을 인용하면 '트리거'랄까요? 하지만 그 트리거는 매우 특이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서, 불러들이는 것들도 전부 특이한 것들 투성이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죠. 우주인, 미래인, 초능력자. 짜증이 나면 현실과 단절된 공간을 만들어, 그 안에서 거인이 대신 난동을 부리게 만들기도 하죠. 있을 리 없는 살인범이 생겨난다거나, 꼽등이 외계생명체가 인터넷을 타고 등장한다거나. 이 모든 것이 그녀의 상상력에서 시작됩니다.


더군다나 그 상상력은 '모든 것을 말려들게 하는' 상상력입니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던 재밍이라던가, 주인공이자 사상 최강의 나레이터 쿈, 학교 친구들에 근처 상인들, 스즈미야 하루히의 일상은 매일같이 다른 사람들을 말려들게 하는 일상입니다. 그 중심에서 하루히가 허리케인처럼 모든 것을 쓸면서 지나갑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하루히의 목표는 즐겁게 '놀아보자'는 것입니다. 수십억의 인류 가운데, 가장 재미있고 유쾌한 삶을 살아보자. 그러기 위해 하루히는 끝없이 무언가 일을 꾸미고 창조합니다. SOS단을 만들고, 바니걸 차림으로 전단지를 뿌리고, 칠석을 보내고, 야구 대회에 나가고, 동, 하계 합숙 등등...


 


그리고 창조도시입니다.


뜬금없이 무슨 소리인가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하루히라는 캐릭터는 그야말로 창조도시의 이상적(?)인 모습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창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상상력을 가지고 그것을 내놓습니다.


상상력은 모든 회원들 앞에서 공개되고, 회원들이 그것을 즐기며 감상하고, 추천과 리플을 달면서 그 속으로 말려들어갑니다.


이 모든 것을 지원하는 창도의 시스템은, 궁극적으로는 모든 회원들에게 즐거움과 유쾌함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다시 말해, 하루히의 근본적인 능력은, 바로 창조도시의 저력과도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거죠.


 


창조도시의 방향성은 굳이 누군가 규정하지 않아도 회원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논술 시험처럼 규정된 답지가 없는 거라서, 누구나 자유롭게 생각하고 나름대로의 답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이죠. 수많은 창도의 방향성 가운데, 제가 답이라고 생각하는 건 바로 이 하루이즘입니다. 누가 먼저 나오고 누가 나중에 나왔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닐 겁니다. 그저 창조도시의 방향성을 제가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통로, 모델 중 하나가 하루히라는 거죠.


 


오늘도 창조도시를 찾으실 많은 시민 여러분들 개개인이, 모든 것이 말려들 만큼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즐겁게 놀고 갈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생각해보면 잡담 비슷한, 그리 영양가 없는 글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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