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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Mr.  J님의 의뢰를 받고부터였다. 사실 나는 귀차니즘의 대가로써, 12성 공력과 6갑자의 내공을 가지고 있어, 남의 소설은 잘 읽지 않는 편이다. 또한 읽기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한번 읽으면 꼭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감상을 써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평소에 그의 글을 꼭 읽어보고 싶어 했으며, 그가 매우 정중한 어조로 내게 의뢰를 해왔기 때문에, 내가 그의 글을 읽고 키보드를 두드려보는 차이다.


 


  이 글은 소설이라고 보기에는 상당히 힘든 글이다. 우선 보자면 연작소설쪽에 가까운데, 내용상으로는 소설이라고 우길 구석이 전혀 없다. 그렇다. 이 글은 주제가 전혀 없다. 이 소설은 기괴하고 진기한, 그리고 더불어 신기한 이야기들을 다룬다. 우리가 평소에 들어왔던 피리부는 사나이라던가, 벌거벗은 임금님 체의 동화같은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는데, 우리가 일반적인 동화에서 얻을 수 있는 권선징악이라던지, 사랑이라던지 하는 기초적인 교훈조차 없다. 그렇다. 완전 제로인 것이다. 덕분에 이 글은 매우 흥미진진하게 나가는데, 보통 주제를 포기한 글들은 재미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그 글들은 주제에 할애할 시간과 정력을 내용의 흥미도에 쏟아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도 위의 말처럼 무척 흥미진진하다. 우선 글 내용 자체는 동화에 가까우나, 일인칭 관찰자의 시점(본인의 지식이 적어서 확신하지는 못하겠다.)으로 흥미진진하게 엮어가고 있다. 보통 일인칭 관찰자 시점은 서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글은 박진감 넘치는 전개라던지, 긴박한 상황이 전혀 없다. 덕분에 이 일인칭 관찰자 시점은 매우 훌륭한 도구의 역할을 하는데, 그것은 관찰자가 담담하게 사실을 서술함으로써, 그것이 "확실히 믿을만한", 그리고 "형식과 내용의 조화", 또한 "확실이 있었던 일"임이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데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서술이 주를 이루는 글에서는 시점이 매우 중요하다. 사실 모든 글이 그러하듯이 시점을 잘못 택하면 재미있는 소설도 금방 나중에는 뭔가 이상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그 부분은 D/R을 예로 들 수 있다.). 여하튼 이 소설은 일인칭 관찰자의 시점을 택하여 본문의 내용을 이끌어가는 전승, 전설, 신화(이하 전승이라 계속 표기하겠다.)에 관련된 마도기나 신기에 대한 주인공의 경험을 써내려가고 있다. 이 모든 글은 주인공이 직접 신기 백과사전을 만들기 위하여 발로 뛰었다는 설정을 독자에게 확연하게 각인시키고 있는데, 그 덕분에 이 글은 더욱 흥미와 재미를 더해가고 있다.


 


  보통은 이런 글이 일인칭 주인공 시점으로는 쓰여지지는 않겠지만, 쓰여진다고 가장해보자. 그렇다면 담담하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시점은 당신의 주인공 하나뿐이다. 그런 경우에는 주인공의 시점이 복잡하게 옮겨다녀야 하고, 그 어지러움에서 발생하는 형식과 표현, 그리고 내용상의 불일치에 모두가 눈살을 찌푸리며 보기를 그만두게 된다. 그런데 이 글은 현명하게도 일인칭 관찰자 시점을 채택하여 모든 사실을 "정말 있었던 일이고, 주인공이 발로 뛰어 알아낸 사실."임을 선명하게 각인시킴과 동시에 "이것은 한 사람만이 관찰한 결과이다."임을 각인시키고 있다.


 


  그리고 다음으로 넘어가서, 이 글은 세계환상문학이라던가 각 나라의 신화, 전승, 전설을 좋아하는 사람이 보기에는 매우 좋은 글이다. 우선 이 글 자체가 전승을 다루고 있으며 신화, 전승, 전설을 아우르는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재구성해서 흥미진진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생겨나는 단점도 있는데, 이것은 일반적인 독자나, 내용의 수준을 보는 독자에게는 매우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보통 일반적인 독자는 흥미진진함을 글의 구성이나 내용, 지식수준 보다는 말 그대로의 "재미"를 찾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경우에는 문자 그대로의 긴박감이라던지 상업적 재미를 추구하게 되는데, 이 글은 그런 부분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다. 그리고 내용의 수준을 치는 독자에게는 주제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재미가 반감하고,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지를 모르기에 글을 읽고자하는 의지마저 꺾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은 세계의 신화나 전승을 알고 있다면 매우 재미있겠지만, 일반의 독자가 보기에는 부담이 가는 글이다. 더군다나 이 글은 보통의 소설과는 매우 이질적인 형태를 띄고 있기 때문에 보통의 독자들은 보기가 힘들다. 그런 면을 고치기 위해서 노력해보는 것은 어떨까? 분명 작가는 자신의 글이 인기가 있기를 원하니까.


 


  이상으로 쉐르몽의 주절주절하고 너저분한 소감 및 감평을 마치도록 하겠다. 지금까지 이 지루하고 고루하며, 상상초월로 재미없는 감평을 읽어주신 모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P.S - 본인은 Mr.  J, 당신을 응원하는 바입니다. 재미있었어요, 앞으로도 건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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