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평등한 것은 죽음인가
2007.06.03 05:36
세상에서 가장 평등한 것은 죽음 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선 제 생각은 아니다 입니다.
여기서 우선 배제합니다.
‘사람은 언젠간 죽는다.’
저의 의견은
[사람의 인생을 70년으로 가정했을 때 한 사람이 70년생을 못 마치고 죽었을 때 70년 동안 가질 수 있는 기회 빈도보다 적은 수를 가지고 죽는다.] 정도입니다.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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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객
2007.06.03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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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전대보탕
2007.06.03 06:29
범부의 70년이 천재의 10년의 삶보다 가치 없을 경우도 있습니다. (……좀 말이 험한가?)
동일한 시간도 사용자가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가치를 달리하기 때문이죠.
또한 아무리 많은 시간이 주워져도 인간이 사는 환경에 따라 그 활용성이 판이하게 달라집니다.
(극단적인 예로, 감옥에서 10년보다 세계 최대 도서관에서의 10년이 앞으로 더 가치있는 삶을 살 수 있음이 당연하겠죠? 앞에서 말했듯이 좀 극단적 예입니다.-_-;;)
'모든 인간이 평등한가'란 명제도 결국 인간 생명의 존엄성 그 자체에 가치를 두기 때문에 가능한 말입니다.
고로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는 가정을 배제해서는 말이 안됩니다.
사람들이 '죽음 앞에선 어떤 인간이든 평등하다'고 말할때의 초점은, 천재와 범부를 무론하고 모든 사람이 죽음 앞에선 무력하기 때문입니다. 죽어서 남기는 결과물의 가치, 삶을 살면서 누렸던 유희와 고통, 이런 모든것들은 어짜피 차등지급되는 것들입니다. 그것을 모든 사람들이 균등하게 가질 수 있는 사회는 유토피아일 뿐이죠. 그렇기때문에 그런 차등지급품목에 관해선 평등을 논할 수 없고, 그럼에도 귀하게 산 존재이든 천하게 산 존재이든간에 결국에는 죽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역사의 어느 페이지를 뒤져 봐도 죽음을 극복한 사례는 없기 때문에 '죽음=평등'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본래의 의미가 바로 거기에 있을진대, 그 가정을 부인해버리면 말의 앞뒤가 안 맞는 것이 당연하죠.
간단하게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대충님이 죽음을 바라보는 초점과, 일반적으로 죽음이 평등하다고 말하는 초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대충님이 시간의 선로를 걷는 인간의 삶 자체에 초점을 두고 계시다면, 일반적으로 '죽음=평등'이라 말할 때는 시간의 선로를 걷는 존재가 어떠한 시간을 살았든지간에 죽음을 극복할 수 없는 현실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죠. 한 개인이 인생을 나며 얻은 유익한 결과물을 영원히 누리지 못한다는 현실에 대한 한탄(?) 비슷한 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석가는 인생이란 생로병사로 가득하다고 한숨 쉬었지만 말이죠.-_-;;)|+rp2+|16486|+rp3+|main_sibal -
대충하는것
2007.06.03 07:22
죽음을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을 평등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죠.
사람이 죽는다는 것을 배제한 것은 그것이 이미 당연시되는 평등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평등에 대해 생각을 할 때 죽음밖에 떠올리지 못하죠. 그것은 이미 당연한 것이기에.
제가 생각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평등한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현실에서 동떨어진 말일지 모르지만, 9살에 죽은 아이와 90살에 죽은 노인이 평등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9년 동안의 얻을 수 있는 결과와 90년 동안의 얻을 수 있는 결과는 다르기 때문에 죽었다 하더라도 죽음 자체가 그 사람에게 평등으로 다가올 수 없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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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전대보탕
2007.06.03 08:07
제 이야기의 요점은 두 명제의 초점이 다르기 때문에 '세상에 절대적으로 평등한 것은 없다'는 주장의 근거로 '죽음 앞에선 어떤 사람도 평등하다'는 반례를 들 수 없다는 것입니다. 9살 때 죽은 아이도, 90살 때 죽은 노인도 똑같이 죽었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때문에 평등하다 말하는 것입니다. 이 명제에서 9년간의 삶, 90년간의 삶을 어떻게 보냈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결국에는 죽는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이 명제가 말하는 바는 모든 인간이 죽음-결국에는 죽을 수 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평등하다는 것이지, 죽은 자의 삶이 평등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죽음 앞에선 어떤 사람도 평등하다'고 말한 것입니다. 죽기 전의 삶이 불평등하다는 것은 그 명제를 생각해낸 사람도 알고 있습니다. 9년이 주어졌든간에 90년이 주어졌든간에 죽기는 죽습니다. 9년의 가치와 90년의 가치를 말하기 이전에 결국에 그들은 죽습니다. 물론 '저 새끼는 90살이나 처먹고 죽었는데, 이 젊은 나이 투병땜에 모가지 간당간당한 난 뭐야!'라고 불평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이 '모든 사람은 죽음 앞에서 평등하다'는 명제를 반박하는 근거로 사용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사회적 관점에서 개인의 죽음은 한 구성원의 소멸입니다. 이런 관점으로 보았을 때, 그 구성원이 죽었다 하더라도 사회에 이름과 그의 업적은 남고 평가를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9년과 90년의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 개인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결국 그는 소멸했습니다. 자신이 이뤄놓은 것을 즐길수도, 타인의 문화를 호흡할 수도 없습니다. 사회가 죽은 개인을 요모조모 평가한다고 하더라도 죽은 당사자는 들을 수 없기 때문에 결국 그 의미는 퇴색됩니다.
상식적으로 9년의 인생을 산 결과가 90년의 결과보다 못하겠지만, 9년의 결과가 90년의 결과보다 나은 반례가 분명 존재합니다. 사후 평가라는 잣대를 들이밀어도, 반례의 존재로 인해 그것은 참 명제로서의 근거를 상실한 것이 됩니다. 그러나 죽음을 극복한 사례는 없습니다.(물론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했다는 기록이 있으나, 현대 과학 이론으론 증명되지 않기에 일반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니 넘어가겠습니다. 전 그리스도인이나 신학논쟁으로 삼천포로 빠지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요.-_-;; 어디까지나 일반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죽음 앞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명제는 반례 없는 참 명제입니다.
햇수에 따른 기회의 균등성 문제도 결국 여러가지 외적 요인에 따라 판이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고려 대상이 되지 못합니다. 어짜피 저 명제는 '인간의 삶이 평등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 앞에 서 있는 인간이라는 존재로서 평등하다'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논박의 여지가 없습니다. |+rp+|16486|+rp2+|16491|+rp3+|main_sibal -
십전대보탕
2007.06.03 08:20
그리고 결정적으로 "사람의 인생을 70년으로 가정했을 때" <--이 말에 어폐가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사람에게는 균등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평균 수명은 어디까지나 평균일 뿐입니다. 수명이라는 수치 자체가 너무나도 많은 외적 요인에 영향을 받고 줄었다 늘었다 하기 때문에, 저런 가설을 미리 설정하고 죽음에 대한 불평등을 논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위의 이야기로 도출해 낼 수 있는 결론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불평등하다'는 것이지 '죽음이 불평등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죽음 자체는 평등합니다. |+rp+|16486|+rp2+|16492|+rp3+|main_sibal -
십전대보탕
2007.06.03 08:31
음, 횡설수설이 됬군요.-_-;; 정리 해보겠습니다.
대충님의 초점은 인생을 영위하는 그 햇수와 죽음과의 관련성입니다. 그리고 결과물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결과에 집착하신다는 것 자체의 의미는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을 알고 계실것 입니다. 즉 죽었다는 사실과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입니다. 단지 시간이 불공정하게 지급되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일 뿐입니다.'사람은 죽음 앞에서 평등하다'는 말에서 죽음은 생물학적 죽음입니다. 어느 정도의 인생을 살았느냐에 따른 결과물의 차이를 비교하는 것은 생물학적 죽음과 상관이 없습니다.
저의 의견은
"[사람의 인생을 70년으로 가정했을 때 한 사람이 70년생을 못 마치고 죽었을 때 70년 동안 가질 수 있는 기회 빈도보다 적은 수를 가지고 죽는다.] 정도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불평등한 것은 '죽음'이 아니라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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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년 쉐르몽
2007.06.03 10:22
제 생각으로는 세상에서 평등한건 딱 잘라 말해서 "불공평"입니다.|+rp2+|16494|+rp3+|main_sibal -
타루마
2007.06.03 11:21
죽음 자체에 대한 평등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인생을 오래살고 적게 살고에 대한 시간의 불평등을 말씀하시는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엄연히 죽음 자체에 대한 평등성과는 별개라고 봅니다. 어찌됬건 다 죽거든요, 인간은.
일단 태어난 인생이라면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죽는게 더 좋을거라는 건 동감합니다만..
많은 것을 경험해보았든, 엄마 배에서 나오다 숨막혀 죽었든..
죽은 뒤에는 똑같이 존재자체가 사라진다는 관점에서의 죽음은 엄격하게 평등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이것저것 즐거운일 슬픈일 다해보고 죽고싶고 그게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당연히 낫겠죠.
하지만 [죽음앞에서는] 살면서 경험한 다양한 그것들마저도 [모두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란 견해죠.
제 결론인즉 님의 [죽음으로 인한 인생의 시간적 기회빈도를 놓치면 그만큼 살면서 불평등하다]란 건 동의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자체는 어느 인간도 피해갈 수없다는 면에서 평등하다]라고 생각합니다.
좀 억지로라도 예시를 붙이자면..[부자든 거지든 죽고나면 다 똑같은 단백질덩어리다] 정도..?
살면서 맛있는 음식, 남들의 존경, 수많은 애첩 을 거느리고 행복과 경험을 누려본게 불운하고 비굴하게 살다간 거지에 비해 [(죽고난 뒤에)] 어느 한점의 이득이라도 남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음, 확실히 어거지로 붙인 예시라 논점을 좀 벗어난것 같지만 말이죠. 죽음자체는 공평하다는 의견입니다.|+rp2+|16500|+rp3+|main_sibal -
타루마
2007.06.03 11:23
제 의견을 한줄로 요약하자면,
그런 '경험 및 기회빈도'란건 어차피 [사는동안에] 불공평한거지, [죽고나면] 그마저도 공평해진다...입니다. |+rp+|16500|+rp2+|16501|+rp3+|main_sibal -
아란
2007.06.03 11:46
죽음은 평등하지만, 장례식은 평등하지 않아요.|+rp2+|16503|+rp3+|main_sibal -
협객
2007.06.03 14:51
성서에 보면 죽은 사람들의 장례는 죽은 사람들에게 맡기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장례식을 평등하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장례식도 죽은 사람들이 하면 평등할 텐데, 살아 있는 사람들이 끼어들어서 불평등해지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의문을 품어봅니다. |+rp+|16503|+rp2+|16504|+rp3+|main_sibal -
소엽
2007.06.03 21:41
저도 아란님 말씀에 동감... 그런데 협객님 말씀처럼 죽은자가 장례를 치룬다면 상당히 무섭겠네요;; ㄷㄷㄷ
장례는 산사람이 죽은 자를 위해 하는 일종의 의식이니, 불평등 할 수 밖에 없는 현실...ㅠㅠ |+rp+|16503|+rp2+|16505|+rp3+|main_sibal -
소엽
2007.06.03 21:44
저도 죽음이 평등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죽는 것. 자체는 평등한 것 같긴 하군요. 죽어서 없어진다. 육체와 영혼의 손실... 이건 평등.
단지, 죽는 과정과 죽은 뒤의 아란님이 언급한 장례... 이건 뭘 어떻게 해도 불평등하군요. |+rp2+|16506|+rp3+|main_sibal -
문학소년 쉐르몽
2007.06.04 01:37
아차, 이유를 안 써놨는데.. 가장 평등한 것이 불공평이란 소리는 누구나 전부 서로에게 처지는 한가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다수는 한가지 이상씩 가지고 있지요. 고로, 불평등이야말로 평등함의 대명사라고 생각하는 바이옵니다. |+rp+|16494|+rp2+|16512|+rp3+|main_sibal -
카즈
2007.06.04 06:30
뭐, 평등한것이 존재한다면말이지요. 지금 우리의 모든의견이 모순을 가진것일수도있으니까요. 그리고 정말 재미있는것이.. 글쓴이는 '세상에서'가장 평등한것이라고 처음에 제시해놓고 배제한 내용이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 라고했다는 점이죠. 우리가 제시한 모든 의견역시 그렇습니다.
글쓴이나 다른 의견자들이나 '세상에서'라고 제시된 것과는 달리 모두들 '인간'의 기준에서 의견을 제시했으니까요
보십시오..현재로서는 모순이 가장 평등하게 적용되는것이 아니겠습니까?|+rp2+|16515|+rp3+|main_sibal -
협객
2007.06.08 06:34
하긴 애당초 생명이 없는 무생물과 비교한다면, 생명을 잃을 수 있는 것은, 생명을 가진 존재 뿐이군요. |+rp+|16515|+rp2+|16551|+rp3+|main_sibal
하지만 삼국지에 이런 말도 있습니다. 똑같은 상황이라도 범부에게는 위기이고, 명장에게는 호기이다.
그리고 누군가 꼬릿글에 이렇게 쓰여 있었던걸요.
고수는 기회를 만든다고 말입니다.|+rp2+|16485|+rp3+|main_sib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