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네.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일단 이것이 남한을 겨냥한 행사(?)는 아니므로, 사건의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을 중심으로 생각해 봅시다.


양쪽의 주장은 간단합니다.


북한은 "미국이 자꾸 우리를 억누르니 우리를 지키기 위한 핵무기를 개발할 수밖에 없겠다" 이고,


미국은 "북한이 자꾸 핵무기를 개발하겠다 하니 더 강하게 억누를 수밖에 없겠다" 입니다.


 


 


1994년에도 이런 일이 있었죠.


그때도 북한은 미국에게 "우리를 계속 억누르면 핵무기를 개발하겠다" 고 공언했고


미국은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면 가만있지 않겠다" 고 했습니다.


그 때 미국은 실제로 북한을 공격하려고 했었다는군요. 아마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이 없었다면


우리는 북핵의 결말을 12년 전에 이미 화끈하게 봐버렸을 지도 모릅니다.


당시의 결과는 아시다시피 "합의"로 끝났습니다...


미국 등이 북한에 경수로를 지어 주고, 북한은 자기들이 지은 핵시설을 동결하기로 한 거죠.


 


 


2003~04년쯤에 이 문제가 터져나오기 시작했을 때, 대충 1994년과 비슷한 길을 걷지 않을까 싶었습니다만,


그때보다 미국 정부의 자세가 그때보다 훨씬 강경하다 보니, 북한도 쉽게 끈을 늦출 수가 없죠.


끈을 조금이라도 늦췄다간 곧바로 미국에게 끌려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북한도 계속 강경하게 나갈 수밖에 없고,


계속 그렇게 나가다 핵실험까지 해버렸네?...... 이렇게 진행되어온 겁니다.


 


 


자, 일단 1994년과 달리 미국은 북한을 함부로 공격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중국과 러시아를 무시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1994년에는 러시아는 소련 무너지고 정신을 못 차리던 때였고, 중국은 아직 경제개발에 올인중이었기 때문에


이들이 미국과 맞짱을 뜰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죠.


게다가 흐루시초프 이후로 소련(러시아)와 중국은 최근까지 앙숙관계(!)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잇따라 우호를 다지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이것이 힘을 합쳐 미국을 견제하기 위함임은 명백합니다.


아마 지금 정세가 1994년 같았다면, 미국은 당장 북한을 공격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미국도 만만히 여기기 힘든 존재가 북한의 배후에 있다는 얘기죠.


 


 


그렇다면, 그러한 정세 속에서 저렇게 강경 일변도로 나갔다는 것은 명백히 미국 외교의 잘못입니다.


일격 필살(선제공격)을 가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어느 시점에서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Give and take 로 타협을 봤어야 하거든요.


아마 미국은 "이라크 아프간을 봤으니 알아서 기어 주겠지" 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그렇게 하지 않았죠.


중국 러시아를 등에 업을 수 있고, 지금까지 그런 식으로 잘만 해 왔으니까요.


물론 중국이 핵실험 반대했죠. 이웃나라가 핵무기 가지는 거 좋아할 사람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중국 러시아는 꾸준히 미국식의 강경 제재에는 반대해 왔습니다.


그렇게 해야지만 북한의 핵개발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강경 일변도로 북한을 굴복시킬 수 없음은 자명해졌습니다.


키는 분명 미국이 쥐고 있습니다. 이미 핵실험까지 해버린 마당에 북한은 이판사판입니다.


분명 어느 나라도 전쟁을 원하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미국까지도 말이죠


(미국이 핵개발 했다고 인도나 파키스탄을 공격하진 않았죠. 일시적 경제제재 정도로 끝냈는데).


미국이 북한을 먼저 공격하진 않을 것이고, 북한이 미국을 치는 건 말도 안 되고,


그렇다면 사실 이번 일로 전쟁이 일어날 것 같진 않습니다.


미국이나 (북한,) 러시아, 중국이 그렇게 '너죽고 나죽자' 식으로 나설 이유는 하나도 없죠.


일단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한다고 했으니,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듯합니다.


북한이 저자세로 나가기 시작했다는 건 더이상 미국이 북한을 밀어붙이기 곤란하게 되었다는 뜻도 되니까요.


 


 


그렇다면 이번에도 남한이 할 일이란 별로 없겠군요.


지금 정부에서는 미국의 강경 제재에 적극 동참하지는 않을 생각인 듯 한데,


이건 이번 사태에서 오로지 미국에 휩쓸려 가지만은 않으려는 노력 아니 발악으로 해석해야 할 듯합니다.


1994년에는 실제로 우리가 한 건 없으면서 북한에 퍼주기만 엄청 퍼줬죠. 그것도 '미국'의 이름으로...


분명 그 생각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아야 할 텐데, 얼마나 효과를 볼 지는 모르겠습니다.


노무현 정부가 이래저래 신용을 많이 잃었기 때문에.


 


 


덧붙여 이번 사건으로 야기될 가장 큰 후유증은 바로 일본의 핵무장 문제입니다.


이번 일로 "일본도 핵무장을 하자"는 목소리가 아주 커졌죠.


아마 미국이 이거 억누르는 데 꽤나 골머리를 앓을 것 같습니다.


북한도 마찬가지지만 일본이 핵무장을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누구도 원치 않는' 일이니까요.


 


 


여담 : 정말 가을모기 극성이로군요. 지금 제 방에도 한 마리 날아다니는데 아주 미치겠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38 언제까지 대통령 욕만 할텐가 ? [6] 꼬마사자 2010.11.06 467
637 등골이 오싹하네... 봉은사... [4] 석연화 2010.10.26 429
636 많은 남자들이 처녀와 사귀거나 결혼하고 싶어하는 이유에 대해 [6] Evangelista 2010.10.25 485
635 입시제도, 현 상황에서는 설득력 있는 대안이다. [3] 크완다 2010.09.30 396
634 아마추어 게임 심의, 과연 옳은 일인가? [3] 독도2005 2010.09.12 425
633 과연 자녀에게 공부만 시키는 게 정답일까? [5] 가온누리 2010.09.11 350
632 이동통신사는 왜 거짓말을 일삼는가. [5] 꼬마사자 2010.08.20 432
631 신과 사탄 누가 더 착한가 [11] 루넨스 2010.08.18 379
630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17] 꼬마사자 2010.08.05 390
629 단순화 리뉴얼을 원한다. [4] 2010.07.10 407
628 '심판,' 과연 타당한 것일까요? [21] 《C》 2010.07.09 380
627 성경을 읽으니..교회는 정말 나쁜 곳같다는.. [21] 고월 2010.07.03 398
626 e스포츠, 온라인게임회사는 유저를 뭘로 알고 있는걸까? [2] 광시곡 2010.06.22 347
625 한국의 성교육. 정말 이대로 괜찮은걸까? [16] 협객 2010.05.14 543
624 여러분들은 2013년 수능 시험에 국사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4] 신지철 2010.05.01 333
623 유언비어와 천안함 사태 [4] PianoForte 2010.04.12 418
622 우리 역사에 관심이 없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인가? [10] 엘제아 2010.04.05 414
621 콜라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합니다. [17] 찰드 2010.03.18 581
620 하나님 없는 우주는 아무 가치가 없다. [50] 협객 2010.03.15 890
619 두발규정을 왜 정하는가? [20] Icarus현。 2010.03.06 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