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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벚나무, 꽃을 토해내다

2010.05.10 18:23

타이머 조회 수:363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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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는 무에 나쁜 것이 있어
봄이며 가을마다 길거리를 흐트리는가

대학은 지성의 요람이련만
청년들은 대학의 지성을 길거리에 밭어낸다
맨정신에 밭을 수 없어
알코올의 독기를 빌어 속을 비워낸다

뱃속을 비우는 것이 아니다
덜 여문 머리에 들어찬 덜 여문 지식
그것을 한 번 두 번 게워내는 것이다
범람하는 지식을 길거리로
청년들이 제 깜냥껏 전파하는 방식인가

아니
지식의 성전을 더럽히는 속된 것들
삽으로 퍼내듯
현실 밖으로 버리는 방식이라

이 땅에는 무에 나쁜 것이 있느뇨
봄, 벚나무는 꽃을 토해낸다

이 땅에 뿌리밖은 제 깜냥껏
피처럼 불그레한 피고름
제 가지 밖으로 꾸역꾸역 게워낸다
저도 맨정신에 밭을 수 없을 것인즉
봄의 알싸한 독기를 빌어
제 자리에 주저앉아
산이며 도로며 길거리며 가리지 않고
등 치는 바람의 손길에 따라
우왁 하며 밭어낸다.

이 땅은 온통 벚나무의 피고름에 넋을 잃고 올려보는 무지한 인간들 뿐이라 말라죽는 벚나무는 아랑곳도 없이 조금 더 토해내라며 밤낮으로 실실거리며 축제를 벌이는 것이다


 


2010.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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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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