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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이기적인자들"

2005.06.11 09:32

린군 조회 수:310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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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방 구석에 놓여진,
그 선풍기는 움직이지 않는다.

누군가,
자신이 원하는 그것을
충족시켜주기 전까지는
그 선풍기는 움직이지 않는다.

내가 그 선풍기의 코드를 꽂음으로
그가 원하는 것을 공급해주자,
내게 보답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돌리는
그의 얼굴은 무표정.

코드를 꼽아준,
자신이 원하는 그것을 만족시켜준
나를 위하여,
선풍기는 돌아간다.

조금도 따듯함을 모르는,
작은 배려도 없는,
그래서 더 차가운 바람을
내게 보낸다.

그러다,
그 코드가 빠져버리면
그 선풍기는 눈치를 살피며
서서히 비틀거리더니
이내 멈추어버린다.

조금도 따듯함을 모르는,
작은 배려도 없는,
그래서 더 차가운 바람을
내게 보내주는 선풍기.


아니,
코드가 필요없는 선풍기가 갖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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