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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예전 컴퓨터

2010.03.17 22:51

광시곡 조회 수:222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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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에 앉아서 모니터를 켠다. 부팅되는 시간에 아침밥 준비를 한다. 계란 후라이가 후라이팬에서 다 구워질 즈음에


그제야 윈도우즈 부팅 화면이 떠오르는 것을 볼 때 나는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코모도어 64? 486XT? 이것들은 다


예전에 지나버린지 오래인데 아직도 윈도우즈 뜰 때 버벅이는 컴퓨터가 있을까? 계란 후라이를 접시에 담고 컴퓨터


모니터를 돌아본다. 윈도우즈 98이다. 파란색이 아닌, 아직도 그 광택이 없는 회색의 아랫막대와 윗창틀...창틀 가운데


가 파란색인거에 신경쓰면 지는거다.


 


내 컴퓨터를 클릭해서 하드 용량을 본다. E-ATA방식으로 25기가. 요즘 세상에 이런 컴퓨터가 버티고 있는 것이


용하다고 생각될 뿐이다...온라인게임? CD한장 용량의 게임 외에는 담지도 못하는데. 덕분에 하드 안에서는 예전에


내가 클리어했던 많은 책들이 쌓여있다...게임이라고? 그럴리가. 이런 일방통행같은 텍스트와 구성에 질려버린 나는


언제부터 내가 클리어했던 게임들을 책이라고 부르고 있다. 내가 거기서 캐릭터를 움직이든, 텍스트의 홍수를 뚫고


분기점에서 선택지를 선택하든 간에, 일직선의 스토리는 스토리대로 흘러가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 문득 생각해본다. 아, 내가 왜 이렇게 되었던가! 예전에는 책 읽기를 좋아하고 그에 맞춰서 구입하고 했던


게임들이 지금은 이렇게 권태로울 줄 몰랐다니. 책은 다 읽고 2년 정도 묵혀두고 다시 읽을 수 있다고 하는데,내


하드에 있는 게임들은 왠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 너무나 익숙하게 되어 지루해졌나보다. 그래도 일단 켠


김에 하드에서 다운받은 동영상을 틀어보았더니만, 중간에 걸려서 반복재생이 계속 되는 바람이 귀신이 나올 것 같다.


아무래도 재부팅을 해야 할까. 창틀의 X버튼을 눌러봐도 커다란 박스의 회색 중지창만 떠오를 뿐이다.


 


여기선 멀티미디어는 꿈이다. 아무래도 동영상도 게임도 쓸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도스 프로그램중에 쓸


만한 것들은 많지만. 도스창을 키고 M을 누른채 폴더를 보니 워드프로세서 폴더도 있고 그 옛날에 그림판대신


만졌던 디럭스페인트도 있고 게임이 잘 안나올 때 쓰는 그래픽 등등의 유틸리티 폴더도 있다. 잠시 지나다


보면 도스에서나 돌릴 수 있는 게임들을 모아놓은 것도 있다. 왜 그걸 폴더와 폴더를 중첩시켜서 접근하기


어렵게 해놨더라? ...지금와서는 이해 못하겠다. 어쨌든, 나는 그 옛날의 도서관에서 책을 더 보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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