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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ReB...]

2007.08.05 07:24

우편엽서 조회 수:1474 추천:1

extra_vars1 어느새 다가온 공포... 그 후의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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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벌써 왔군."

땀에 흠뻑 젖어있는 옷을 입은 은발의 미소년.
그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작게 중얼거렸다.

“미치겠군. 벌써 며칠 째인지..”

그리고 마찬가지로 땀에 젖어있는 또 하나의 청년.
아름다운 금발을 뒤로 넘긴다.


“검이나 뽑아!”

-스르릉

검기.
순식간에 뽑아져 나온 보라색 검기는 그가 소드마스터의 반열에 올라있다는 것을 나타내주고 있었다.

-불타오르는 화염의 대지여, 눈앞의 적을 섬멸하라!
헬 파이어!

헬 파이어.
9써클 마스터에 올라야 겨우 시전이 가능하다는 인간계의 궁극의 마법.
그런 마법을 그는 손쉽게 시전하고 있다.

한 발.
또 한 발.

이번에는 한 발이 아닌 세 발이었다.
총 다섯 개의 화염구가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녹아드는 것 같은 불길 때문에 뼈 속까지 타들어 가는 듯 했다.

“인간 주제에 헬 파이어를 쉽게 시전하다니, 대단하군. 하지만 여기까지다. 네 놈의 마나는 이미 모두 바닥났을 터.”

그렇다.
헬 파이어는 궁극의 마법.
인간이 다섯 발을 연달아 시전하고도 가만히 서 있다면 이상한 일이었다.

“아하, 미안해서 어쩌지? 마나는 아직도 넘치는데. 어디 볼래?”

-헬 파이어

콰광-!

“아니, 헬 파이어가 또?”

이런 실랑이가 오가고 있을 때, 오러 블레이드를 난무하던 청년도 이제 마나가 바닥났는지 검기가 사라졌다.

“취익, 역시, 소드 마스터라도 오우거가 이렇게 많으면 당해내지 못하는구나. 취익, 오우거, 이 멍청한 것들아, 어서 처리해!”

‘지금이다!’

“플라잉 오러 블레이드!”

아.
플라잉 오러 블레이드.
말 그대로 오러 블레이드를 날리는 것으로 중형, 소형, 대형, 등 모든 문스터가 떼로 있을 때 한 번에 처치하는 것을 주 목표로 삼고 있었다.

“취익-! 그랜드.. 소드..마스...ㅌ..”


오크 한 마리가 말을 잇지 못하고 몸통과 이별을 하고 말았다.

“저 쪽도 끝나 가려나?”

한참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지만 드래곤.
지상 최고의 강자 드래곤을 맞상대하는 마법사를 보고도 그는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았다.
그만큼 그가 강하다는 것일까?

“젠장, 빨리 끝내!”

“그래.”

이 싸움.
은발에 푸른 눈동자를 가진 미소년은 9써클을 상회하는 대 마법사.
이름은 리믹스.

그와 반대로 금발에 붉은 색 눈을 가진 미소년은 그랜드 소드 마스터,
이름은 브리지트.

아마도 드래곤이, 그들이 대 마법사와 소드 마스터였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은 이미 드래곤 하트가 뽑힌 채 몸이 넘어가고 있을 때였다.

“음, 이제 끝났나? 드래곤도 처치했으니 일당은 제대로겠군.”

그들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드래곤의 눈에서 안광이 비쳤다.
그들이 대화를 하느라 눈치 채지 못한 틈을 타 드래곤은 마법을 시전 했다.

-시간을 넘나드는 카오스여, 차원의 문을 열라. 차원 이동!

“음?!”

마나의 파동을 느낀 마법사가 돌아보았지만 이미 시전 된 후였다.

“젠장, 당했어!”

순식간에 그들은 빛의 무리로 빨려 들어갔다.

.
.
.


“으음.. 여기가.. 어디지?”

브리지트가 먼저 눈을 떴다.
주변을 둘러보다가 옆에 있는 리믹스를 발견하고는 그를 깨웠다.

“야, 리믹, 일어나..”

브리지트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 뭐야..”


리믹스의 한숨을 뒤로 하고 브리지트가 자신의 검을 찾아보았지만 아무 곳에도 그의 검은 보이지 않았다.
리믹스가 말했다.

“그나저나, 여긴 어디지..? 탐색마법을 써봐야겠는걸.”

“빨리 하자.”

리믹스가 눈을 감고 무어라 중얼거렸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런! 마법이 발동되지 않아!”

“그럼 나도?!”


브리지트는 크게 놀라며 옆에 있던 나뭇가지를 주워들고 검기를 뽑아내려고 애썼다.
하지만 역시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자신의 마나가 이동되지 않음을 느낀 브리지트가 말했다.

“뭐야! 무슨 일이지?”

“망할 드래곤. 이런 짓을 해 좋다니, 젠장!”

리믹스의 입에서 욕지거리가 튀어나왔다.
브리지트가 덧붙였다.

“그리고 여긴 대체 어디인거야?”

그들은 열심히 생각했다.
그러다가 그들의 눈에 띈 오크 한 마리.

“일단 배고프니까 뭣 좀 먹자. 아, 저기 오크 하나가 음식을 들고 있군., 처치하고 먹자.”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이미 그들은 모든 힘을 잃었다는 것을.

“우아아! 오크가 엄청 쌔잖아! 그랜드 소드 마스터급 오크인가?”

브리지트가 오열했다. 그에게 마법을 시전 했던 리믹스가 놀랍다는 듯이 말했다.

“말도 안 돼. 저 오크는 10클래스 마스터 이상이야!”

그들은 전혀 몰랐다.
저 오크는 이제 갓 성인식을 치른,
그들이 힘을 잃기 전에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오크였다는 것을.

.
.
.


“그 드래곤이 우리한테 차원 이동을 시켰는데, 그 와중에 우리는 모든 힘을 잃었다..이건가?”

눈에는 이미 혹이 올라 있는지라 눈을 감고 있던 브리지트가 말했다.

“그래, 한 마디로 우린 이제 다 죽은 목숨이라는 거지..”


입술이 잔뜩 부은 리믹스가 말했다.

불쌍한 것들. 이제 그들은 더 이상의 힘이 없다.
나약한 채로, 이 새롭고 험한, 그리나인 대륙을 어떻게 해쳐 나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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