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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SF Machine Father

2006.03.18 11:29

갈가마스터 조회 수:1486 추천:1

extra_vars1 아슷흐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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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 흥~~ 흥~”

  머신파더는 빗자루로 ‘중령’의 모든 잡동사니(?)들을 비행접시에 쓸어 담았다. 썰린 두부처럼 깔끔하게 절단되어 있는 건물의 잔해들 사이에서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부품만 쓸어 담는 모습이 과연 매드 사이언티스트답게 정상은 아니었다. 이내 중령의 잔해들을 모두 비행접시에 수납하자, 그는 마치 낙엽 청소를 끝낸 아저씨처럼 후련한 표정을 짓곤 이마의 땀을 쓰윽 닦았다.

  “하아, 역시 청소는 즐거운 거라니까.”
  “Oops? 천하의 ‘Machine Father’님의 입에서 청소가 exiting하다는 소리가 나오다니, 이거 내 귀가 의심되는 Girl~?”

  머신 파더가 개소리를 주어삼고 있을 때, 어설픈 영어를 섞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머신 파더가 붉은 안경을 빛내며 뒤를 바라보자 전신이 붉은 기묘한 사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눈구멍만 뚫려있는 붉은 복면과 한 치의 틈도 없이 전신을 감싸고 있는 붉은 쫄티, 그의 가슴 한 복판에 새겨진 하얀색 ‘K’라는 이니셜이 눈에 확 들어오는 독특하면서도 한마디로 정신 병원이 급해 보이는 사내였다. 물론 그건 머신 파더도 마찬가지였지만…

  “뭐야, 네 녀석. 그 옷 입은 센스하곤…. 언덕 위의 하얀 집을 하나 소개해줄까? 싸고 편한 곳을 내가 알고 있는데 말야.”

  …라는 걸 보아하니 본인은 모르는 것 같았다. 그래도 맞는 말이었지만 자기 딴엔 기분이 나빴던지 붉은 쫄티 사내의 검은 두 눈이 양 옆으로 날카롭게 찢어지며 일순 긴장감이 장안의 공기를 휘어잡았다. 그러나 사내는 이내 눈에 힘을 풀고 예의 콩글리쉬를 섞어 말했다.

  “뭐, 좋아. Smart한 me가 참도록 하G.”
  “내가 못 참겠다! 이 혓바닥이 베베 꼬인 녀석 같으니!”

  머신 파더는 앞뒤 볼 것도 없이 품에서 기관단총을 하나 꺼내들더니, 누가 뭐랄 새도 없이 붉은 쫄티를 향해 난사하기 시작했다. 수십 발의 총알이 ‘퍽퍽’하는 듣기 좋은 소리와 함께 사내의 몸에 박히자, 붉은 핏물이 보기 좋게 튀어 오르며 장관을 이루었다. 순식간에 탄창 하나를 비워버린 머신 파더는 이어 크게 웃으며 소리쳤다.

  “케케케케! 난 말이지! 영어라든지 양키 놈이라든지 혀 베베 꼬인 놈이 젤 싫어! 특히 아카드! 이런 개 같은 넘! 음?”

  괜히 아카드를 욗하던 머신 파더는 다음 순간 놀라운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분명 사방으로 피를 튀길 정도로 총알을 듬뿍 먹은 사내가 아직도 살아서 낮게 ‘큭큭’ 웃는 것도 놀랄만한 일이었지만, 마치 영화 ‘터미네이터’ 속에 나오는 T-1000의 액체금속처럼 총알구멍들이 흔적도 없이 재생했기 때문에 더 놀랐다. 사내는 눈가를 씰룩거리며 조소했다.

  “큭큭. me의 name은 ‘케찹맨’. 프리랜서 살인청부업자 일을 하지. 여담이지만, My chest에 새겨져 이는 이니셜 K는 Ketchup과 Killer의 K다.”
  “오오오오! 그 육체 구조는 꽤나 흥미롭군! 혹시 그 쫄티도 육체의 일부였던 거냐?”
  “후후후, 뭐 그렇지, 덤으로 아까 날린 피도 내 육체의 일부였다고나 할까? 그 성분은 무려 토마토 케찹으로…. ha? 잠깐! 얘기가 잠시 이상한 데로 흘렀….”

  머신 파더의 화술에 말려 대화가 샛길로 흐르자 뒤늦게 깨달은 ‘케찹맨’이 당황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상대방에게 자신을 킬러라고 밝혔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이 꽤나 당혹스러운 모양이었다.

  “Hey! 유! 아이 엠 Killer! 나 당신 Life 노리고 왔다구! 두 유 언더 스탠?”
  “뭐라고 씨부렁대는겨! 쓰댕 밑에 두유가 있다고? 엠 킬라는 또 뭐야? F 킬라 자매품이냐? 이 녀석 외판원이었구나! 난 우유 사절이야!”
  “오우 노우! Conversation이 안 통해! 그냥 죽어! Die! Die! Die! Die!”

  더 이상의 대화는 백해무익하다고 판단한 케찹맨은 머리를 세차게 쥐어짜고는 머신 파더를 향해 단번에 도약했다. 그의 오른팔은 이미 창처럼 날카롭고 꼿꼿하게 서 있는 상태였다.

  “헉?!”

  그 번개같이 빠른 동작에 일순간 머신 파더는 케찹맨을 시야에서 놓쳐버렸고, 다음 순간 케찹맨은 이미 머신 파더의 등 뒤에서 그의 심장을 노리고 있었다.

  “원망하려면 유한테 원한을 품고 있는 수백만 명의 휴먼‘들’을 원망해라!”

  창으로 변한 핏빛의 오른팔이 머신 파더의 심장을 꿰뚫으려는 역사적인 순간, 돌연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뒤로 크게 물러났다.

  펑!

  때마침 천둥 같은 소음과 함께, 머신 파더와 케찹맨 사이로 콩알 같은 탄환 하나가 길고 아름다운 직선을 그리며 지나갔다.

  키리리리릭!

  그러나 총알을 피한 케찹맨의 짐승같은 본능에 경의를 표하는 것도 잠시, 예의 그 탄환은 돌연 공중에 멈춰선 채 맹렬하게 회전을 시작했고, 이내 직각으로 방향을 틀어 케찹맨의 오른쪽 어깨를 근육 채 찢어버리며 지나갔다.

  “윽! 마탄?!”

  케찹맨은 마탄을 보자마자 UN 산하의 특수 조직 ZEN에 소속된 머스킷 소총을 사용하는 여자를 떠올렸다. ‘마탄의 사수, 리프 링피젼’. 18세기에나 사용되던 머스킷 소총을 사용하는 그녀의 총알은 아무런 기계장치도 없이 공중에서 자유자재로 방향을 바꾸며 절대 빗나가지 않기로 유명했고 그가 아는 바 저런 공격을 구사하는 상대는 그녀 외엔 존재하지 않았다. 여담이지만, ZEN에는 정말 만화책 HELLSING의 팬이 많은 것 같았다.

  “Fucking Bitch!”

  어깨를 송두리째 뽑아간 탄환이 다시 180도로 돌아 케찹맨의 등에 박히자, 그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탄환이 박힌 부분을 순간적으로 경화시켜 그것의 움직임을 봉해버렸다. 총알이 맹렬하게 회전하며 한동안 발버둥을 쳤지만 이내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아무 힘없는 납덩어리로 돌아갔다. 케찹맨은 재생이 완료된 오른손으로 잠잠해진 마탄을 가슴속에서 거칠게 뽑아내며 그것이 날아온 최초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과연 그의 시야에는 검은 머리를 길게 기른 검은 정장의 여자가 뚜렷하게 들어왔다. 햇빛의 후광을 등에 업고 그림자 속에서 하얗게 빛나는 둥근 은테 안경과 위로 길게 찢어진 입술 사이에서 보이는 상어 이빨같은 치아. 아직도 총구에서 연기가 가시지 않은 금장식 머스킷 소총까지…. 분명했다, 그녀는 바로 마탄의 사수 - 리프 링피젼이었다.

  “깊은 숲 속 괴수들~ 목장의 새끼들!”

  돌연 그녀는 주근깨가 자글자글한 얼굴에 광거 어린 웃음을 짓곤 소리 높여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하늘을 달리는 거친 독수리가 찾아올 때까지 승리의 함성은 우리 것이지! 뿔피리야 높이높이 울어라~ 뿔피리야 숲 속에 울려 퍼져라~”

  리프 링피젼이 부르는 ‘마탄의 사수’ 한 구절을 다 듣기도 전에, 케찹맨은 두 눈으로 한정된 좁은 인상을 험악하게 구기며 그녈 향해 소리쳤다.

  “헤이! 마이 비지니스를 방해하다니, 아무리 ZEN이라도 참을 수 있는 Limit라는 게 있어!”
  “아아~ 시끄러워서 입을 꿰매버리고 싶네.”
  
  리프 링피젼은 총구로 케찹맨의 이마를 겨냥하며 말했다.

  “잘 들어, 머신 파더는 내 몫이야, 알아들었으면 잠자코 꺼지시지? 텔레토비 아저씨.”

  케첩맨의 관자놀이 부위에서 굵직한 혈관이 붉은 복면 위로 불거져 나왔다. 그는 손가락을 칼날처럼 날카롭게 변화시키며 리프 링피젼을 향해 위협조를 섞어 말했다.

  “이 이상 me를 자극해서 ZEN이 얻을 Benefit이 뭐지? 그게 그렇게 important한가? 하아? 대답해봐, 씹탕구리야.”

  마지막에 한국어로 이루어진 정체불명의 욕이 튀어 나온 걸로 봐선 역시나 극도로 열이 받은 것이 확실했다. 리프 링피젼은 얄밉게 웃는 얼굴 그대로,

  “10초, 그 안에 안 꺼지면 뒷일은 장담 못해요~”

  라며 총알이 든 화약봉지를 꺼내 어금니에 물었다.

  “….”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계속되고 있을 때 슬금슬금 도망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머신 파더였다. 그는 케찹맨과 리프 링피젼이 대치하는 틈을 타 몰래 비행접시 위에 올라탔으며, 서로 간에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전투준비 중에 있던 그들은 머신 파더의 이런 행보를 뒤늦게야 눈치를 챘다. 두 사람은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머신 파더의 비행접시를 바라보며 동시에 소리쳤다.

  “Shit!"

  머신 파더는 아래에서 이쪽을 주시하고 있는 그들을 향해 털털하게 웃으며 소리쳤다.
  
  “하하하하하! 바보들아, 이 오빠는 이만 사라지겠노라! 너희들끼리 지지고 볶고 알아서 해라! 하하하하하!”

  비행접시는 리프 링피젼이 마탄을 쏘기도 전에 저 먼 하늘로 한 점의 별이 되어 사라졌고, 남겨진 그들은 멍한 표정으로 닭 쫓던 개꼴이 되어 중얼거렸다.

  “제, 제길슨. 마, 마이… 머니.”
  “흑, 아카드에게 뭐라고 말하지?”

  망연자실한 그들은 서로 간에 눈물어린 시선을 교환하고는 이내 터덜터덜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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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생각보다 아슷흐랄 하지 않군요;; =ㅁ=; 쳇!~

개그가 부족해!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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