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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SF Machine Father

2006.03.12 06:09

다르칸 조회 수:1458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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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은 듬성듬성 나 있었다. 그것이 과연 포유류에 속하며, 사족보행을 한다는 사실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느리고 막강했다. 덩치는 왠만한 늑대만큼 커다랗고 날카로운 이빨이며, 발톱은 순식간에 아스팔트를 쪼개놓았다. 그러나 그 앞에서 날렵하게 움직이는 쥐는 보통 끔직하다거나 징그러운 모습을 하고 있기는 했지만, 훨씬 듬직했다. 안에 비춰지는 초록 피부와 개만큼 커진 몸뚱이로도 유연하게 날카로운 발톱을 피하는 쥐는 이미 수많은 고양이들을 이리저리 날려보내놓았다. 놀랍게도 고양이는 말을 했다.

"이잉! 서랏!"

"싫어요! 메롱 바보, 멍청이, 해삼, 멍게, 말미잘!"

맹랑하게도 햄토리는 요리조리 잘 피하고 있었다. 한번이라도 맞으면 뼈가 박살날 듯한 고양이의 맹공에도 딱히 긴장한 흔적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햄토리의 도발에 고양이가 넘어가 쓸데없이 주위환경을 바꾸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뛰어오른 고양이를 햄토리는 멋지게 피해냈고 발이 미끄러진 틈을 타 햄토리가 뒤로 돌아서서 미애의 선글라스를 벗겼다.

"미애아가씨 선글라스 벗어요!"

"냐아아옹!"

한줄기 희망과도 같은 빛이 흔적도 없이 고양이를 삼켜버렸다. 몇 가닥의 털이 날리는 가 싶더니 그대로 작은 크레이터만을 남기고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 꾀나 많은 숫자의 고양이들과 스스로를 왕이라 칭하는 큼지막한 고양이가 남아있었다. 그 왕 고양이는 화가 난 듯 수염이 꿈틀거렸다.

"이 배은망덕한 녀석들! 내가 너희 인간들에게 얼마나 많은 은혜를 베풀었...!"

비단이 마주칠 때나 나는 부드러운 음색이 왕 고양이의 목을 썰어버렸다. 주위는 굉장히 어두웠고 후에 나타난 바지까지 검었기 때문에 제대로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단지 그 키가 주척 작았고 검은 장갑과 조끼를 입었으며, 그 사이로 보이는 피부가 무척 하앴다는 사실만 고양이들은 볼 수 있었다. 그 뒤로는 모두 실에 썰려 확인을 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남은 이는 선글라스를 고쳐쓴 미애와 전보다 더 작아진 햄토리였다. 그의 목소리도 무척 앳되었다.

"너는 햄토리고 너는 미애냐"

"그, 그런데요?"

"앗 아가씨 그런 걸 말씀해 주시면 안되죠!"

"좋아, 머신 파더는 어디있나?"

"몰라요"

"그래? 그렇군"

그는 사라졌다. 가볍게 어둠 속으로 몸을 묻었고 까만 선글라스와 쥐의 눈으로는 그 뒤를 볼 수 없었다.

.
.
.
.
.

"으으으으윽! 벌써 끝난건가?"

아주 긴 신음소리와 함께 퐁당하는 맑고 시원한 소리에 덧붙어 레클루스의 목소리가 중저음으로 낮게 깔렸다. 그의 손에 쥐어진 단말기에는 선명하게 한 마리의 쥐와 소녀가 비춰지고 있었다. 다만, 방금 전의 살육은 대변을 밀어내기위한 노력의 결과 때문에 눈을 질끈 감았으므로 보질 못 했다. 그는 방금 전의 상황을 아쉬워하면서 여러가지 추측을 하기 시작했다. 빛덩이로 주위를 싸그리 태웠다고 해도 잔해가 너무 적었고 그렇다고 쥐가 날뛰었다면, 아직까지 고양이들이 모두 죽어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누가 그랬지?"

"내가"

"아! 형제여!"

"지랄싸지 마시고 똥이나 싸지?"

그 작은 화장실 칸의 옆에 어느 새 작은 소년이 서 있었다. 꾀나 어려보이는 그 소년은 검은 조끼나 바지로 무척이나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한 것 같았지만, 아무리 봐도 귀여운 꼬마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검은 반 장갑 사이사이로 보이는 굳은 살이나 금색 반지를 아는 사람이라면 레클루스처럼 땀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레클루스. 또 중동에 애들 보냈지"

"아, 미안. 석유가 부족해져서"

"미국 대통령이 내 앞에서 깽판 부렸다, 한번만 더 약속한 거 어기고 난장판 피우면 그 땐 애들 다 데리고 올꺼야"

"이런! 세계최강무력집단이 왜 이렇게 쫀쫀해? 내가 맨날 보내잖아"

"양귀비 5톤이랑 석유 5톤이랑 같냐"

아카드는 손가락을 빙빙 돌리면서 석유와 양귀비의 가격차이를 선명하게 그려냈다. 어느 새 뒷처리를 끝낸 레클루스가 바지춤을 올리고 일어서자, 그 키가 아카드에 두배는 됐다. 아카드가 눈을 살짝 찌푸리자, 칸막이 문을 열고 나간 레클루스는 자연스럽게 손을 닦았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에는 불만이 가득히 담겨 있었다.

"이번엔 왜 왔어?"

"후우 - 내가 너희같은 범죄조직한테 부탁할때도 있다니 참!"

'염병할!! 우리가 범죄조직이냐! 너희는 깡패잖아!'

레클루스는 손을 닦다가 무심코 대리석에 작은 구멍을 냈다. 그러나 표정만큼은 더 없이 온화했다. 그는 속으로 UN과 그 산하의 ZEN이 벌이거나 강탈해간 것들을 조목조목 짚으면서 속을 끓였다. 아카드는 그가 어떤 표정을 하고 무엇에 분해있던 말던 너스레를 떨면서 소변기 앞으로 가 소변기 하나를 와이어로 몇등분시켜놓았다.

"내가 못 찾은 조직은 없었지? 그래, 못 찾은 놈은 없다고! 그런데 머신 파더란 놈은 도저히 모르겠단 말이야! 다탄도 미사일도 새로 만들라고 위에서 명령이 왔는데"

'아이고, 머신 파더? 유명한 이름이긴 하지만 확실히 저 놈을 속이다니 대단한데?' 라고 진심으로 레클루스는 감탄했다. 지하 180m에 숨어들어갔던 국제적인 네 개 테러조직 연합이 한 사람한테 붕괴되고 그 수괴가 모조리 잡혀들어가거나 심해에 기지를 세우고 세계통일을 이루려던 미치광이 군대를 섬멸시키고 기지의 존재 자체를 세상에서 지웠다거나 하는 그 괴물같은 이야기 덕분에 사신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꼬마는 무엇이 분한지 벌써 두개 째 소변기를 박살내고 있었다. 더 이상 소변기가 부숴지는 걸 월하지 않은 레클루스는 손을 털면서 그를 만류했다.

"그만 좀 하라고, 이거 전부 돈 들어가는 거야. 그래서 뭘 부탁하려고 하는데?"

"머신 파더의 새 기지를 찾아줘"

"새 기지? 뭐야, 이미 박살낸거야?"

"아니, 활화산 밑에 있던 전 기지는 이제 안 쓸껄 다 터트리고 도망쳤어"

"아하, 볼만 하겠는데?"

'활화산 아래서의 엽기적인 전투'라는 것이 은근스레 기대되던 그는 싸늘한 사신의 눈초리에 눈알을 열심히 굴렸다. 몸을 돌려서 짐짓 바쁜 척을 하고 화장실을 나오자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슬리슬쩍 화장실 안으로 고개를 돌리자, 이미 그 안에는 사람의 인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옆의 복도를 지나던 단원 한 명이 그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응? 레클루스님 뭐하십니까?"

"뭐? 뭐, 뭐하냐고? 아하, 네 놈 죽이려고 한다."

탕! 경쾌한 총소리와 함께 복도의 깨끗한 블루베리색 벽이 검붉게 물들었다. 쿵! 분명 단단한 소재로 만들어졌을 법한 벽이 박살이 났다. 건너편 복도를 걷던 단원 몇몇은 놀랐고 익숙하거나 숙련된 이들은 모르는 척 재빠르게 자리를 피했다. 탕탕탕! 몇 번이 총소리가 기지 내에 한참동안이나 맴돌았다.

.
.
.
.
.

"이런, 당해버렸나? 중령"

붉은 기와가 왕창 깨져있고 집이라고 볼만한 흔적은 단독주택만의 근처를 둘러싼 좁은 담벼락의 잔해 뿐이었다. 그 사이에 치지적거리던 티타늄조각이 용케도 주인을 알아보고 반응을 했다.

"후우 - 초결정 크롬이라! ZEN에 그 정도의 물리학자가 있었나?"

박사는 고개를 조금 기울였다가 자신은 만들지 못 하는 괴물같은 금속에 대해 불만을 투덜거렸다. 확실히 중령이라고 하는 사이보그는 천문학적인 금액과 시간이 든 명작이라고 할만 했기에 잘하면 이름만 들어왔던 사신을 무찌를 수 있을 거라고도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였다. 단 박사는 실망하지 않고 몇시간이나 되는 시간을 사신과 함께 끌었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그는 티타늄 조각과 메모리카드를 집어들고 둥그런 이동용 메카를 불렀다. 박사를 태운 그것은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찾았다!"

담벼락 구석에 숨어있던 시퍼런 눈동자가 깔짝거리면서 붉은 입안을 끝도 없이 드러내며 '찾았다'를 읆조렸다. 어두운 담벼락 그늘 밑에서 나온 그 시퍼런 눈동자의 주인은 열댓살 되어 보이는 꼬마아이였다. 아직 젖살도 빠지지 않은 포동포동한 볼살과 툭 튀어나온 배를 연신 쓰다듬으면서 그 아이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외쳤다."찾았다!"
그의 가슴에는 'ZEN 02116 란피오'라고 적힌 명찰이 붙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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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의 기지는 아주 간단한 곳에 있었다. UN센터 지하 51층에 마련된 약 18만여평의 기지가 모두 ZEN이라는 무력집단이 소유한 곳이었다. 세계최고의 물리학자, 생명공학자, 지질학자 등 520여명의 세계최고수준의 과학자들과 각 분야의 첨단과 정점에 선 이들이 반 협박으로 만든 이 건물은 세계 2차 세계대전 이후 대략 200회 이상의 습격을 견뎌냈다. 비상시에는 5000ton 규모의 원자로가 폭발해 주위를 싸그리 날려버리는 자폭장치까지 있다는 소문이 있는 이 철옹성의 주인은 사무총장이었다. 사무총장의 허가와 심사 아래 뽑혀진 ZEN의 대원들은 이 기지의 30% 이상을 돌아다닐 수 있는 허가가 떨어진다. 그리고 은백색 복도를 거니는 검은 머리카락의 아가씨 역시 그런 부류에 포함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나는 ~ 마탄의 사수, 유상무상의 구분 없이 내 탄두는 용서치 않아 ~ "

흥겨워 보이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던 여자는 둥그런 뿔테안경을 쓰고 있었다. 주근깨가 아직도 많아 동안으로 보이기도 했고 피부 또안 맑았다. 다만 눈은 위로 조금 찢어져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큼지막해서 청순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녀는 'ZEN 00012 리프 링피젼' 이라는 직함을 지닌 듯 그런 이름이 쓰인 명찰을 차고 있었다. 또한 리프는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다. 정장바지는 늘씬한 몸매를 더욱 드러나게 하고 흐니 와이셔츠는 더 없이 깨끗했다. 흰 장갑을 낀 손에는 아주 긴 머스킷 총이 들려져 있었고 그것은 무척이나 고풍스러웠다.

"아! 다왔다"

은백색의 복도가 끝나는 외진 곳에는 '출입금지'라고 적힌 자동문이 있었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리프는 문을 열고 들어가 의자에 앉아 있는 소년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카드 ~ ! 란피오가 머신 파더를 찾았다는데요?"

"어? 아, 그래? 좋아!"

"뭐가요?"

"란피오에게 잡아오라고해!"

"그러면 그 녀석은 뭐든지 먹어치우거나 부숴버리잖아요! 내 머스킷 총 깨트린 거 기억 안 나요?!"

"어어, 그랬나?"

"분명 머신 파더까지 먹을 거라구요!"

"피곤한걸?"

아카드는 눈을 반 쯤 감고 잘 기세였다. 그러나 리프는 지지 않고 외쳤다.

"이 곳에는 당신이랑 란피오 밖에 없는 줄 알아요!"

"응? 아냐?"

"아녜요!"

"그렇네, 그럼 네가 가"

"칫, 옛설!'

문이 다시 닫히고 의자와 함께 아카드의 몸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빛 조차 없는 어둠 속에서 오로지 그의 새하얀 이빨과 눈이 아스라히 보였다. 그는 피곤한 몸을 누이고 사무총장의 구박에서 벗어나고 보너스를 받아 달까지 도망가 편하게 살 생활을 떠올리면서 편안한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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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하하하하하하


맛탱이가 갔심


우하하하하하하하핳항아하핳하하하핳ㅎ하핳ㅎㅎ하하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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