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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충돌

2007.01.11 11:18

루에르혼 조회 수:1581 추천:4

extra_vars1 루에르혼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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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는 많은 분실사고가 일어난다.

가볍게는 필기도구부터 크게는 지갑이나 전자사전까지.

단순한 주인의 부주의로 일어난 사고인지 누군가의 노림으로 도난당한 사고인지는 알 수 없지만

조심하지 않으면 금방 물건이 없어진다.

민욱은 이 도서관이 분실사고가 유난히 많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특별한 귀중품은 들고 다니지 않았고, 왠만해선 자신의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

자리를 비워야 할 일이 생기면 자신의 물건을 사물함에 보관했다.

민욱은 오늘도 하루종일 도서관에 앉아 공부를 했다.

슬슬 일어나 집으로 가려던 민욱은 자신의 옆자리에 있는 검은색의 가방을 발견했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민욱의 옆자리는 계속 비어있었다.

민욱은 ‘또 분실사고가 일어났다는 소리가 들리겠군’이라는 생각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로 집으로 가려던 그는 일어나서 한동안 가방을 노려보았다.

민욱은 고민하다가 그 가방을 들고 도서관을 나왔다.

민욱은 집으로 가면서 가방의 내용물을 꺼내보았다.

연습장 두권과 미분과 적분, mp3, 전자수첩이 들어있었다.

길이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한개의 연습장은 그림이 몇장 그려져 있었는데,

낙서같지는 않았다. 다른 연습장에는 문제를 푼 흔적이 있었고 정석책에는 주인의 이름이 써 있었다.

“이햇살. 뭐야, 알기 쉬운 이름이네.”

민욱은 연습장과 정석을 가방에 다시 넣고 전자사전을 켰다.

그러나 전자사전엔 비밀번호가 걸려 있었고

민욱은 신경질적으로 전자사전을 닫고 가방에 집어넣었다.

마지막으로 mp3의 이어폰을 귀에 꽂고 노래를 틀어보았다.

mp3에는 민욱이 알아듣지 못하는 J-pop이 흘러나왔다.

평소에 가요만 좋아하던 민욱은 자신과는 취향이 너무 다른 곡들이 흘러나오자 mp3를 꺼버렸다.

이어폰을 빼고 무슨 기능이 있나 하며 mp3를 보고 만지작거리며 걸어가다가

자신의 앞에 사람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민욱은

그만 그 사람과 ‘쿵’소리를 내며 부딪혀버렸다.

마침 ‘이거 가져간거 들키면 도둑으로 몰릴텐데’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민욱은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깜짝 놀라 몸을 뒤로 크게 물러섰다.

“아, 죄송합니다.”
“앗, 죄송합니다.”

민욱은 반사적으로 대답하며 자신의 잘못으로 부딪혔는데

먼저 사과를 하는, 자신과 부딪힌 사람을 쳐다봤다.

20대 중반정도로 보이는 슬림한 체형의 남자였다.

남자는 잠시 민욱을 바라보다 곧 “그럼, 이만”이라는 말을 하며 걸음을 옮겼다.

“아, 네.”
민욱은 남자가 발을 옮기는 것을 보고

‘아, 비켜줘야지’라고 생각하며 옆으로 움직였지만

남자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바람에 남자의 앞을 막은 상황이 되어버렸다.

당황한 민욱은 바로 반대방향으로 몸을 옮겼지만

남자 또한 반대방향으로 몸을 옮겨서 다시 한번 길을 막게 되었다.

“흐에?”

당황한 민욱은 이상한 소리를 내었고 남자는 그런 민욱을 쳐다보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아,아하하하하하!”

민욱은 남자가 자신을 보고 웃자 기분이 나빠져서

“흐이익,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재빨리 달렸다.

민욱의 집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고, 민욱은 재빨리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아씨, 쪽팔려. 이 근처 사는 사람인가? 다시 안 만났으면 좋겠네.”

민욱의 부모님은 이미 주무시고 계셨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민욱은 다시 한번 가방 속을 열었다.

밝은 곳에서 가방속을 들여다 보니 아까는 보지 못했던 주머니를 발견했다.

부드러운 천으로 만들어진 주머니였다. 속에는 수정으로 된 펜듀럼이 들어 있었다.

‘에, 이런거 좋아하는 앤가.’

민욱은 펜듀럼을 이리 저리 흔들며 놀다가 재미가 없자 다시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그리곤 그림이 그려져 있던 연습장을 펴보았다.

사람보단 풍경이나 동물이 더 많이 그려져 있었다.

왠지 마음이 편해지는 그림들이었다.

민욱은 그림들을 보며 주인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성들여 그려진 그림인데 잃어버린 걸 알면 크게 상심할텐데….’

그러나 가방을 돌려주기엔 전자사전과 mp3가 너무 탐났다.

전자사전은 리셋을 누르면 사용 할 수 있었고,

mp3는 usb가 없긴 하지만 유명한 모델이니 usb를 따로 구하기도 쉬울테고

평소에도 갖고싶었지만 돈이 없어서 구할 수 없던 두가지를 모두 얻은 셈이니

자꾸 ‘그냥 모른 척 하고 가져버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가방에 대한 문제로 고민하던 민욱은 졸음이 몰려들자

내일 다시 고민하기로 하고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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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받고 바로 대충 쓴거라 글이 짧습니다. 딱딱 끊어져도 그냥 이해해주세요, 제가 좀 그래요. (..)
시간을 좀 더 들이려다가 텀이 너무 길면 안될것 같아서 그냥 바로 올립니다.
다음 타자님 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