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SF Machine Father

2006.08.07 08:01

갈가마스터 조회 수:1572 추천:1

extra_vars1 머신파더 최후의 날 
extra_vars2 Sc 24 
extra_vars3
extra_vars4 45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나두!”
  “에에잇! 이참에 엑스트라의 운명을 타파해 보겠다!”
  “나도 할 말 많아! 난 말이지, 저번에 집이 무너지고 이번에도 무너지고 이젠 보험회사에서도 일부로 부수는 거 아니냐고 태클이 들어와!”
  “으흐흑 난 말야 마누라까지 도망갔어! 이 놈의 서울은 도저히 인간이 살 곳이 아니라면서! 흑흑흑!”
  “으아앙! 돌아와줘 영순아! 보람아!~”

  갑자기 울음바다가 되어 버린 경기장, 서로서로 엑스트라의 설움들을 얘기하며 비극의 주연이 되기 위해 몸부림을 쳤지만,

  “에에잇! 시끄러워 엑스트라들아!”

  그것을 시끄럽다고 머신파더는 주먹을 휘둘러 불쌍한 백성들을 저 하늘의 별로 만들어버렸다. 자기의 무시무시한 주먹에 맞아 우루루 무너지는 콜로세움의 한쪽 벽을 감상하며 머신파더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엑스트라의 최후는 이제 보는 사람들마저 즐겁게 해주는 요소가 있었다.

  “어. 쨌. 든!”

  머신파더는 문득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고 엄청나게 긴 총기를 꺼내들었다. 아니 그 작은 주머니가 도라O몽도 아니고 구경이 120mm, 총신이 3m는 됨직한 엄청난 전차포가 튀어나오다니 역시 이 소설은 갈 때까지 가는 모양이었다.

  “락 앤 롤~~~~!”

  두두두두두!

  특수 개조 전차포가 기관총처럼 불을 뿜는다, 120mm 열화우라늄 탄이 무슨 중기관총처럼 탄을 내뿜더니 그 무지막지한 포화의 탄막을 가이스트로 18세, 비잔틴 나이트들의 머리 위에 가했다. 물론 가이스트로의 팔뚝엔 손녀 딸 미애가 있었다. 머신 파더는 짐짓 장렬히 산화할 미애를 생각하며 가식으로 가득한(?) 눈물을 흘리며 생각했다.

  ‘미안하다 미애야, 네 시신은 내가 다시 만들어주마.’
  “닥쳐! 다 들려!”

  생각했을 터였다.

  “음? 회상씬이었을텐데? 저 작은 따옴표가 보이지 않아?! 에에잇! 어쨌든 미안하다! 잘 가라!”
  “꺄아아아아~저주할꺼야~!”
  “쭉쭉빵빵으로 다시 만들어줄께! 에잇! 시끄러운 손녀딸 같으니!”

  무심코 속으로 생각한 말을 입 밖에 낸 머신파더는 증거 인멸을 하기 위해서인지 기관포(?)의 탄창을 모조리 비워버렸다.

  쾅쾅쾅!

  삽시간에 귀청을 찢는 폭음과 함께 시뻘건 화염이 가이스트로와 미애를 향해 쇄도했다.

  “음홧홧홧! 역시 악의 총수답쿠나! 오라쌰!”

  그러나 가이스트로는 되려 미애를 옆구리에 낀 채 쏟아지는 포탄을 뚫고 머신파더를 향해 돌진했다. 맨손으로 포탄들을 튕겨내고 어쩌다 빗맞은 포탄도 그의 질기고 튼튼한 근육을 뚫지 못하고 허망하게 탄심이 분리되며 불발이 되었다.

  “각! 오!”

  슈우웅! 수많은 시련(?)을 뚫고 최종 보스에게 다다른 가이스트로의 주먹이 긴 파공성을 내지르며 머신파더를 향해 쇄도했다.

  “이런 캐사기같은!”

  머신파더는 놀라서 120mm 개조전차포를 내던지고 가이스트로의 어깨너머로 날아올라 주먹을 피했다. 가히 핵폭탄에 버금가는 파괴력의 주먹은 제트기가 음속을 돌파할 때 내뿜는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지르며 머신파더가 서 있던 콜로세움을 가르고 덤으로 지진까지 일으켰다.

  “으음! 안되겠군!”

  머신파더는 쫄았는지 품에서 리모콘을 하나 꺼내 애마 UFO를 불러냈다. 손오공이 부르면 어디서든 나타나는 근두운처럼 UFO는 놀랍게도 경기장 바닥을 드릴로 뚫고 나온 뒤 머신파더를 조종석에 태웠다.

  “음홧홧홧! 드디어 도망이냐! 역시 악당답구나!”
  “두고보자~!”

  머신파더가 악당들이 도망갈 때 내뱉는 전형적인 소리를 하며 UFO를 움직여 도망가려고 할 때였다.

  “음?”

  가이스트로는 갑자기 옆구리에서 스산한 한기를 느끼곤 슬금슬금 눈을 굴려 미애를 내려다보았다.

  “용. 서. 못. 해.”

  미애의 전신에서 검은 오오라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왔다.

  “아닛! 공주가 아니고 마녀였나?!”

  가이스트로는 순간 오싹한 기분이 들어 미애의 뒷덜미를 잡고 도망치는 머신파더의 UFO를 향해 홱하고 던져버렸다. 그 순간 귓청을 찢는 귀곡성과 함께 미애의 안경 속 두 눈에서 시퍼런 불이 넘실넘실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용서못해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

  “어?”

  머신파더는 뒷덜미를 콕콕 찌르는 듯한 살기를 느끼고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그 순간 미애의 눈에서 방출된 어마어마한 에너지 덩어리가 일직선으로 머신파더를 향해 쇄도했다.

  “으헙?!”

  퍼벙!

  그걸로 끝이었다. 이미 예전에 각성한 적이 있는 미애의 눈깔레이저는 대기권을 돌파하고 우주를 향해 내뻗으면서 주변에 떠다니던 달의 잔해를 완전히 소멸시켜버렸다.

  그리고 그 일직선상에 남아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으음. 가공할 만한 위력이로다.”

  가이스트로는 겉으론 태연한 척 했지만 불똥이 튀길까 무서워 비잔틴 나이트들을 내버려두고 슬금슬금 도망치기 시작했다.

  “꺄울!”

  뒤에서 미애의 공격을 받은 비잔틴 나이트들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려왔지만 가이스트로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오히려 후련한 미소를 짓곤 그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여자가 젤 무셔.”

  덜덜덜. 이상하게 이 의태어가 생각나는 것은 무슨 연유에서였을까?


----------

덜덜...

여자가 무서워.

덜덜.....

아란님이 무서워.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