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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ESCAPE」 가시덤불 성의 잠자는 공주님

2005.08.01 18:34

헤질녘 조회 수:66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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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화 ]
                                                    - 단독 행동 강령 -

  하지만 그들이 그녀를 묻어줄 수는 없었다. 워낙 시체가 많이 망가져 있었고, 땅을 팔 도구도 없었다. 성
은은 끝까지 묻어야 된다고 주장했으나,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고약한 추기와 여자와 아이들이 있다는 판단으로 성은의 주장을 묻어버렸다.

"제기랄..."

성은이 내뱉은 마지막 한마디였다. 성은은 시체를 들쳐매고 질질끌어대더니 수풀사이로 사라졌다. 이시스
가 그를 말릴려고 갔지만, 마이클과 코우 루디가 서로 말렸다.

"어쩌자는 거에요?"

이시스가 말리는 루디에게 따지자 루디는 짧게 대답했다.

"저 사람 군인이랬어... 어떻게든 되겠지..."

루디의 말에는 그다지 신빙성이 없었다. 사실 군인이라 함은 인간을 상대로 총과 같은 무기로 싸우는 인간
을 말한다. 하지만 지금 껏 자신들이 봐온 것은 도저히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극악한 괴물이었다.
이시스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울고 있는 영시를 빼곤 모두 루디의 말에 동참하는 분위기 였다.

"..."

이시스는 어쩔 수 없이 그대로 털썩 주저 앉았다. 그리고.. 그쯤에야 어둡기만 하던 적막감이 조금씩이나마 걷히기 시작했다.

                                                    *         *        *

사실 군인이라는 성은이라해도 초인은 아니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빨리 달리는 것도 불가능 했고, 삽이
없는 이상 자신이 질질 끌고 다니는 시체를 묻을 수는 없었다. 성은이 정착한 곳은 수풀이 많은 곳이었다.
더 이상 시체를 끌고 다닐 수는 없었다. 그는 시체를 내팽겨 두고 짤막한 묵념을 한 뒤 주머니를 뒤적거렸
다...

"하하..."

그의 주머니에선 아무것도 없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을때 미국 병사들을 따라하던 버릇이 몇십년이 지
났는데도 계속해서 사라지질 않고 있다.

"시발... 여기가 어디냐... 아이고... 인생 엿같내..."

그가 신세 한탄을 하고 있을 그 때 였다. 어디선가 수풀 해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처음에 사람들이
죽고 나빠질 때 들렸떤 "꾸르룩" 하는 소리가 그의 귀를 떠나질 않았다. 그는 본능 적으로 몸을 수풀에 숨
기고 최대한 엎드렸다.

이 것은 베트남전에서 많이 활용했던 방법이었다. 수풀을 지나는 한 소대 중 한 사람이 총을 맞아 죽으면
모두들 수풀 속으로 몸을 숨긴다. 하지만 총을 맞은 사람 주변에 사람이 있으면 그들은 튀어오르는 내수와
핏덩이에 본능 적으로 몸을 일으킨다. 그리곤 총을 맞는다...

그리고... 엎드린 그가 본 것은 눈이 뒤집한 시체였다. 그의 손은 조금씩 떨렸다. 아직도 꾸르륵 꾸르륵
하는 소리는 사라지질 않고 귓전에 멤돌 았다. 그는 본능적으로 일어나려는 습성을 조금씩 참았다. 그의 눈동자는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흔들리고 그의 온몸은 간질병자 처럼 흔들렸다. 사실 수풀 속에 몸을 숨길려
면 일체의 움직임이 없는 것이 아니어도 몸을 뒤척일 정도의 움직임이 있으면 바로 사살 당할 정도였다.
그 정도는 아는 성은은 자신의 온 몸을 팔로 막으며 뒤척였다....

"시... 시발!"

죽은 그녀의 얼굴이 꼭 자신의 동료 같이 느껴지는 건 왜 였을까? 온갖 전쟁에서 온갖 시체를 보며 살아온
성은이 목이 뒤틀려 죽은 그녀의 얼굴을 보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는 미칠 듯이 전율했다.

"뭐... 뭐야... 뭐야아아아!!!"

그의 주변에는 흡사 공룡을 보는 듯한 괴물들이 동서남북을 가로 막으며 포진해 있었다. 모두 시선은 성은을 향해 있었고, 성은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괴물들이 눈동자를 조금씩 크게 하며 자신을 쳐다볼때 모다 성은의 바지에는 적갈색 물체와 누런색 오줌이 흘러나왔다. 성은은 가만히 있었다... 아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꾸르르륵... 꾸르르륵?"

그리고.. 그는 이 장면이 베트남전 때의 긴장감의 비할 바 없는 강력함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죽음이라는 절박한 순간... 한 사람의 인생... 아니 우주가 끝나는 시점에 도달해 있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긴장감... 전쟁에서 길 가다가 총 맞아 죽을 수도 있는 것은 최소한 생존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치지 않
았지만... 이 상황은 달랐다... 누구라도 미칠 수 밖에 없었다..

"헤헤헤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소리를 내뱉었다... 그리고... 섬이 떠나갈 듯한 비명소리도 함께...


"으아아아아아아아악!!!!!"

                                                       *            *           *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비명소리가 일행의 귀를 자극했다.... 그 비명소리의 주인공은 김성은... 그것을 먼저 알아챈 마이클은 잘 됬다는 듯 비웃었다....


ps. 제 캐릭터를 여기서 사망하내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