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전쟁 TV 살인쇼

2005.06.12 21:27

idtptkd 조회 수:81 추천:1

extra_vars1 아무리 소중하더라도 너의 손에 없다면, 차라리 파괴해버려. 슬픈 미소. 
extra_vars2 25 
extra_vars3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언제나 소년에게는 큰 나무가 있었다. 다른 소년들처럼 부모님이 아니었다. 소년의 기억에 부모님은 없었다. 단 한 번도 누군가에게 '엄마, 아빠'라고 부른 기억이 없다. 소년이 기억 할 수 있는 것은 언제나 소년에게 그 누구보다 강할 거라고 믿었던, 형이었다.

"성현아."

소년의 형인 남자가 그렇게 소년을 부를 때마다, 소년은 남자에게 손을 뻗어 그의 소매를 잡았다. 남자는 그런 소년은 매우 귀여워 해줬다. 하지만, 단 한가지 아무리 귀여워 해줬던 소년에게도 허락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




"이게 뭐야, 형?"

소년에 물음에 남자는 쓰던 공책을 덮었다. 매우 평범한 공책, 하지만 느낌은 평범하지 않았다. 표지에는 뭔가를 쏟았는지 검붉은 약품이 묻어 있었고, 손때가 많이 묻어 있었다. 남자는 소년이 공책을 보았을까봐 두려워하는 표정으로 소년의 시선을 최대한 공책에서 멀리하려고 하였다.

"별 거 아냐."
"뭔데? 성현이 알고 싶단 말야!"
"정말로 안 돼. 형이 없더라도 저 걸 열어봐서는 안 돼."
"싫어! 성현이는 성현이는!"

소년의 투정을 부리자, 남자는 공책을 서랍에 넣고는 서랍을 잠갔다. 하지만, 소년은 계속 공책이 뭔지 궁금해했다.

"보여줘! 성현이도 보고 싶어!"
"안 된다고 했잖아!"

남성이 소리를 치자 소년은 놀라서 멍한 표정으로 있었다. 그리고 몇 초 되지 않아, 소년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남성은 자신이 잘 못 한 것을 알고는 소년을 끌어안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다 성현이를 위해서야. 응? 형이 잘 못 했어. 울지마."




"형이 잘 못 했어. 울지마."

이야기를 해준 건 안조민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안조민의 꿈도 아니었다. 그 이야기는 다름 아닌 타이의 입에서 나왔다. 타이가 더 이야기를 하려고 하자, 안조민이 리볼버를 정확히 타이의 이마에 조준했다. 하지만, 타이는 오히려 여유 있는 표정을 하며 안조민에게 말을 걸었다.

"이상으로 더 필요하나요, 안조민군! 아니, 박성현군. 어쩌면, 성현군조차 기억이 희미했을 이야기일텐데, 잘 기억하고 있나보군요."
"닥쳐!"

안조민은 상황을 수긍하지 않으려는 듯 외쳤다. 하지만, 타이는 오히려 어린애 다루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아마, 머리가 좋으니까 알 테지만 우리측에서는 필요한 사람이 함부로 죽는 걸 지켜보는 바보는 아냐. 가짜 시신들이 말하는 게 뭘까? 그들이 필요했기 때문에 우리는 가짜 시신까지 만들고, 영상을 조작하는 일까지 했지."

안조민의 눈동자는 흔들렸지만, 그는 계속 차가운 리볼버 총구를 치우지 않았다. 타이는 갑자기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물론~ 안조민군은 너무 귀여워서 내가 살려낼 거야!"
"달칵"
"농담이야."

안조민의 표정이 굳어지며 안전장치를 풀자 타이가 그제야 농담을 그만뒀다. 안조민은 리볼버를 거두고는 다시 안전장치를 했다. 그러고는 아무렇게나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타이는 그런 안조민을 보면서 말했다.

"잊은 건 아니겠지? 부탁했었던 거."
"난 형이 아냐."
"에? 그렇다고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

안조민이 냉정하게 건물로 들어가려고 하자, 타이가 뒤에서 뒷덜미를 끌어안고는 말했다.

"아잉~ 그런 식으로 너무 틱틱대도 귀엽잖아!"
"놔!"

안조민이 타이를 멀리 밀어버리고 리볼버를 꺼내서 쏘려고 하는 순간, 타이가 자신을 향해 이미 먼저 리볼버를 조준하고 있는 것을 봤다. 그리고는…….

"팡!"




스텝인 여자가 한 사람에게 다가갔다. 그 사람은 간신히 숨만 쉬고 있을 뿐, 얼굴까지 하얀 시트를 덮은 채 침대에 누워있었다. 여자는 가서는 침대 옆에 있는 의자에 앉고는 천천히 말을 꺼냈다.

"안조민, 아니 박성현과 통화를 했어. 아주 당당하게 아나미라는 말을 꺼냈어."

침대에서 숨을 쉬고 있는 사람은 말이 없었다. 안조민과 통화를 했던 스텝 여자는 천을 살짝 거둬서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의 얼굴을 봤다. 그 얼굴은 안조민과 닮았으나, 느낌은 좀 더 부드러웠다. 20대 중반의 선하면서도 지적여보이는 얼굴. 여자는 누워있는 남자의 손을 잡았다.

"이제야, 시작할 수 있어. 당신의 부활 의식을!"

그리고는 기도하는 듯이 손을 잡고 중얼거리더니 누워있는 남자를 보며 말했다.

"성민씨, 당신의 부활의식을 이제 동생 손으로 하는 거야."



나에게는 소중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은 애인도 아니고 부모님도 아닙니다. 내 하나밖에 없는 동생, 박성현. 아직 어려서 나를 보며 '형, 형'이라며 따르고, 내가 없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습니다.
저에게도 부모님은 있었습니다. 두 분 다, 과학자였지요. 성현이가 태어나는 날까지, 그렇게 풍족한 삶은 아니었지만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 날.

"엄마?"

집에 들어왔을 때, 아무도 없었고 식탁 위에는 '진통이 시작되어서 병원에 있단다.'라는 쪽지밖에 없었습니다. 나는 집에서 기다리다가 잠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아버지가 거실에 계셨지만, 아무 말도 걸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표정은 뭔가를 결심했고, 게다가 비장한 표정이었으니까요. 나는 학교에 알아서 갔다오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녀왔습니다."

집에 들어섰을 때, 이상한 뭔가 썩는 냄새가 진동했습니다. 나는 가방을 내려놓고 주변을 살폈습니다. 아빠의 신발이 있었습니다. 나는 천천히 지하 연구실을 향했습니다. 그리고는 문고리를 살짝 돌렸습니다. 문을 잠겨 있지 않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열렸지요. 그리고는 봤습니다.

"띠띠띠띠띠띠"

심장박동 측정 기계는 규칙적으로 소리를 냈고, 실험대 위에 엄마가 누워있었습니다. 엄마는 집에서 자주 입는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원피스의 아래 부분은 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실험대 앞에는 아빠가 서 있었고, 뒤를 돌아 내가 들어온 걸 봤습니다. 그러고는 손을 내밀었습니다. 손에는 붉은 액체와 노란 끈적거리는 것이 묻어있었습니다.

"성민아, 이 것 보렴."

내가 다가가지 않으려고 하자, 아빠는 나를 억지로 끌고는 엄마 앞에 서게 했습니다. 엄마의 얼굴은 파리했고, 눈동자에 초점이 없었지만 간신히 입을 벌리고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몸은 썩어가고 있었습니다. 아빠는 두 손으로 내 어깨를 잡고는 말했습니다.

"아직, 성민이는 이해하지 못 할 거야. 이렇게 빨리 실험은 사람에게 적용시킬 줄은 몰랐는데. 우리는 토끼를 가지고 우선 이 실험을 했지."

아빠가 나에게 실험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토끼 시체를 보며 말했습니다. 나는 공포에 떨었습니다. 그런데, 토끼 시체 사이에서 한 토끼가 아빠 쪽으로 걸어왔습니다. 아니, 간신히 몸을 이끌며 왔습니다. 그 토끼의 눈은 붉은 색이 아닌 파란 색이었습니다. 잊을 수 없을 정도로 파란 색이었습니다. 게다가 토끼의 걸음은 이상했습니다. 계속 발작을 일으키는 듯이 몸에 작고 큰 경련을 일으키며 아빠 쪽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빠는 벽에 걸려있는 상추 몇 개를 토끼에게 주었고, 토끼는 그 상추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삭삭삭……."

조용한 실험실에 토끼가 상추를 먹는 소리만 들렸습니다. 아빠는 다시 나의 시선을 엄마 쪽으로 돌렸습니다. 나는 그제야 엄마의 눈을 발견했습니다. 그건 파란색이었습니다. 엄마의 눈동자 색은 원래 파란색이 아닙니다. 아주 까만 검은색이었는데, 지금 누워 있는 엄마의 눈은 파란 색이었습니다.

"동생을 낳다가 어쩔 수 없이 그랬지. 그래, 남자아이니까 박성현, 박성현이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그러고는 어쩔 수 없었어. 나는 이대로 보낼 수 없었으니까."

나는 몸에 소름이 돋는 듯 했습니다. 엄마는 초점 없이 나를 쳐다봤지만, 나는 오히려 그게 더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아빠가 내 어깨에 올려놓은 손을 뿌리치지도 못 했습니다.

"왜, 왜 엄마한테……."
"성민아, 너도 이해 할 수 있을 거야. 소중한 것을 잃고 싶지 않은 건 누구나 똑같아. 단, 다른 바보들은 울면서 보내야하지만, 난 틀려. 신이 있다면, 그 신을 죽이더라도 소중한 것을 되찾는 건 당연한 건데, 다른 바보들은 신을 죽이지 못 해 되찾지 못 할 뿐! 나는 이미 신을 죽인 것이나 마찬가지야. 그리고 소중한 것을 되찾았다고!"

아빠는 흥분되어 말했습니다. 그 순간 초점이 없던 엄마가 파란 눈동자를 굴려 아빠를 쳐다보고는 손을 내밀며 말했습니다.





"왜 날 살렸어요?"

그 순간 소년은 읽던 노트를 떨어트려 버렸다. 소년은 형이라고 부르는 남성에게 혼날 것보다는 노트의 내용을 읽은 것에 매우 후회했다. 하지만, 소년은 뭔가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 들었다. 분명 그건 남성의 실험실에서 나는 소리였다. 소년은 두렵지만, 발걸음을 옮겨서 남성의 실험실 문을 열었다.
실험대 위에서 사람의 형체를 한 것이 떨어져 바닥에 있었다. 바닥에 있던 사람의 형체를 한 것이 소년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파란 눈동자를 굴려 소년을 보고는 말했다.

"꼬마야, 왜 날 살린 게냐?"



================================


-_-; 네가 쓰고도 이해 할 사람이 있을까 의문이네;

어짜피 외로운 갈매기님 설정(?) 대로 안조민은 반드시 죽지만,

현재 이건 죽는게 아닙니다.

스텝이 안조민을 써 먹기 위해서지요.

-_-; 아, 내용 거시기해지네;


내 차례야! 늦게 돌아와라!(퍽!)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 TV 살인쇼 [5] 영원전설 2005.06.17 137
» TV 살인쇼 [9] idtptkd 2005.06.12 81
7 TV 살인쇼 [6] 도지군 2005.06.12 95
6 TV 살인쇼 [7] 외로운갈매기 2005.06.11 145
5 TV 살인쇼 [9] 아란 2005.06.08 157
4 TV 살인쇼 [5] 영원전설 2005.06.06 137
3 TV 살인쇼 [3] 외로운갈매기 2005.06.04 164
2 TV 살인쇼 [1] 외로운갈매기 2005.06.04 142
1 TV 살인쇼 [6] 외로운갈매기 2005.06.04 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