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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SF Angel Feather

2005.06.13 02:11

아란 조회 수:423 추천:3

extra_vars1 이추하고도 아름다운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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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 Feather
제 001화

동결(凍結)/Freeze










[AD 2031. 1. 1. PM 14:20 한국 나리어스 지부 PT 격납고]
유 신애 박사-통칭 ‘유 박사’-와 그 외 기술진들은 오늘도 미지의 PT, Angel Feather에 대해 조사하고 있었다.

“하아, 계속 조사할수록 영 알 수가 없군. 하지만 알 수가 없으니까 흥미가 있는 거지. 아카라 그녀석이 이런 흥미 있는 것을 가져와 준 덕분에 PT 개발부도 일이 생겨서 좋긴 좋지만.”

유 박사는 모니터에 데이터를 한번 보더니, 격납고 쪽에 배치된 채 여러 선들과 장비들이 들러붙어 있는 Angel Feather의 흰 전신을 바라보더니 말하였다.

“일단은 Angel Feather라고 임시로 부르긴 하겠지만, 그것보다 이 PT는 도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제조한 것일까? 그것보다도 이 녀석은 기계라고 하기엔 생물에 가까운데, 편의상 PT로 분류하긴 했다만.”





[AD 2031. 1. 1. PM 14:30 한국 나리어스 지부 A-19구역 032번 독방]
독방의 문이 열리고 빛이 새어 들어오자, 아카라 에르나는 눈부신지 오른손으로 잠시 시야를 가렸다.

“아카라, 이제 나와도 돼.”

빛이 새어 들어오는 쪽에서 톤이 낮지만 걱정하는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아카라는 시야를 가리는 오른손을 치운 뒤, 이젠 빛에 익숙해진 푸른 눈동자로 여성을 바라보았다. 허리까지 오는 백금발의 윤기 나는 머리카락에 약간 살구 빛 도는 우유 빛 피부, 그리고 적색의 눈동자를 흰색 나리어스 제복이 잘 어울리는 여성이 보였다. 아카라는 한번 피식 웃어주며 자리에서 일어서며 기지개를 피듯 양손을 잡고 양팔을 위로 한번 올리며 말하였다.

“휴식도 이제 끝이군.”

“무슨 뜻이야?”

아카라의 말에 여성이 되묻자, 아카라는 쓴 웃음을 지으며 말하였다.

“그 날 이후로 이렇게 독방에 갇히지 않으면 억지로라도 제대로 쉬지 못하게 되어서 말이야... 미안, 카렌티어스...”

카렌티어스라 불린 여성은 아카라의 말에 쓴 웃음을 지었다. 남극 소실 사건 이후에 출연하게 된 아르쟈논에 의해 어머니와 여동생 루브를 잃은 아카라에 사정을 모르지 않기 때문에, 그녀는 비록 아르쟈논에 의해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은 것은 아니었지만, 가족을 잃는다는 것이 어떤 고통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뚜벅, 뚜벅.

독방을 나온 아카라와 카렌티어스는 한동안 아무런 말없이 복도를 둘이서 걷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났다는 듯 아카라가 조심스레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카렌티어스, 미안한데, 루브, 아니 미자르는? 아니, 그전에 나 때문에 여러 사람 눈총을 받게 만든 거부터 사과할게...”

일주일 전, AD2030년 12월 25일에 있었던 일들. 분명 아카라가 Angel Feather라는 전혀 새로운 PT를 가지고 온 것은 한국 나리어스 지부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의미로 좋은 것이었겠지만, 같이 데리고 온 미자르라는 아이 때문에 지금까지 아카라는 독방에서 근신처분을 받았던 것이다. 아카라의 죽은 여동생인 루브 에르나에 모습을 닮았지만, 머리카락 색이나 눈동자 색이 에메랄드빛이라는 것과 에메랄드빛이 은은히 나는 흰 피부, 결정적으로 적색의 피가 아닌, 에메랄드빛의 피를 흘리는 미자르는 누가 봐도 충분히 아르쟈논이라고 단정 짓는다고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아카라는 미자르를 아르쟈논으로 간주, 사살하라는 지부장의 명령을 거부, 몸으로 감싸 보호하였고, 카렌티어스는 아카라의 친구였기 때문에 아카라가 지키려고 하는 것이 설사 정말로 아르쟈논이라고 해도 지켜주겠다고 생각하였고, 결국 살아있는 연구 재료라는 이름으로 미자르를 카렌티어스가 감시 겸 돌봐주는 것을 겨우 허락받았지만, 아카라는 일주일간 독방에서 근신처분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아니, 괜찮아. 아카라. 네가 그렇게 지키고 싶다면, 도와주는 것이 당연하잖아.”

“무섭지 않아? 카렌티어스?”

“무엇이?”

카렌티어스의 아무렇지도 않다는 질문에 아카라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입을 열려고 하였을 때 어디선가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AD 2031. 1. 1. PM 14:38 한국 나리어스 지부 A-21 구역 공원]
여기저기서 아직 어린 아이들의“죽어!”하는 소리와 “봐봐, 아르쟈논이 맞다고!! 피가 녹색이야! 녹색!!”, “아르쟈논들은 다 죽어야 해!!”, “맞아. 아르쟈논은 인류를 위협하는 악당이니까 당연히 악당은 물리쳐야지.”하는 아이들의 소리들과 개와 고양이들의 으르렁대는 소리와 돌에 누군가가 맞는 소리가 잔뜩 들려왔다. 카렌티어스의 표정이 굳은 채로 그대로 아이들의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달려갔다. 아카라는 싫은 상상을 하면서 카렌티어스를 따라가자, 아카라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처음에 만났던 것처럼, 에메랄드빛의 피로 피투성이가 된 채 풀밭에 엎어진 채로 아이들이 던지는 돌-여러 가지 잡 물건이 있었지만-을 맞고 있는 미자르의 모습이 보였다. 개와 고양이들은 언제든 물어뜯을 듯이 이빨과 발톱을 새운 채, 미자르를 보며 으르렁 대고 있었고, 주변에 다른 어른들은 무관심한 듯, 아니면 그 반대로 “흥, 역시 아르쟈논이 틀림없다고.”하는 식으로 중얼거리는 어른들 뿐이었다. 아무도 미자르를 도와줄 생각을 품지 않았다.

‘아카라 너도 실은 무섭지? 실은 본능은 ‘저 녀석은 적이다.’라고 이미 느끼고 있잖아? 부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구 지구 생물체라면 당연한 것이라고.’

“너희들 그만두지 못해!! 아직 이 아이가 아르쟈논이라고 판정된 것은 아니야! 좀 더 연구해 봐야 한다고!!”

그때 카렌티어스의 천둥 같은 목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덕분에 돌을 던지던 아이들과 고양이나 개들은 놀라서 도망가 버리고, 어른들은 가던 길을 가고, 아카라는 본능에 침식되어 가다 퍼뜩 정신을 차리고 에메랄드빛의 피투성이인 미자르를 안아서 상처를 돌보고 있는 카렌티어스의 모습이 보였다.

“미자르, 왜 또 나온 거야? 내 방에 계속 있으면 이런 심한 짓 안 당하잖아.”

“괜찮아요. 금방 나으니까요.”

미자르가 카렌티어스에게 말하였다. 루브와 꼭 같은 미자르의 목소리에 아카라는 잠깐 기억속에 루브의 목소리와 모습을 미자르와 대조시켜보았다. 그리고 입을 굳게 다문 채 카렌티어스가 상처를 돌봐주고 있는 미자르에게 다가가며 말하였다.

“미자르... 아니, 정말로 루브라면... 알고 있을 거야...”

미자르는 무표정한 에메랄드빛의 눈동자로 아카라의 푸른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미자르가 입을 열었다.

“아무것도... 몰라...”

“아카라...”

카렌티어스가 아카라의 이름을 부르자 아카라는 ‘역시.’라는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하나를 제외하면... 모두... 무서워하고 있어... 당신도...”

미자르의 말에 아카라는 쓴 웃음을 지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루브를 닮았기 때문에 루브와 겹쳐보여서 충동적으로 상부의 명령을 거부하고 미자르를 보호했었던 것일 뿐, 본능은 무서워하고 있었으니까.

“아카라...”

“카렌티어스, 아까 내가 물었지? ‘무섭지 않아?’ 하고 말이야?”

“설마...”

“미자르, 네 말대로 내 안의 본능은 끊임없이 너를 무서워하고 있어. 적이다, 죽여라 하고 외치고 있어.”

“아카라!! 도대체 다들 왜 그래!! 아직 미자르가 아르쟈논이라고 판명된 건 아니야!! 독방에 갇힐 각오를 하면서까지 미자르를 보호했던 건 겨우 루브를 닮았기 때문에, 그래서 그랬던 거야?”

카렌티어스가 화를 내며 소리치자, 아카라는 쓴 미소를 지으며 화를 내는 카렌티어스의 머리를 오른손으로 갑자기 쓰다듬으며 말하였다.

“미안해. 여러 가지로 마음이 복잡하지만, 하지만 미자르를 지켜주어서 고마워. 왠지 카렌티어스 넌 미자르를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아. 그런고로 계속 부탁해도 될까?”

“아카라...”

그때 비상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AD 2031. 1. 1. PM 14:43 한국 나리어스 지부 C-00 구역 메인 CDC]

“목표 현재 거리 300. 최종 방어라인과 접촉할 때까지 약 5분 남았습니다.”

흰색 나리어스 제복을 입은 검은 머리카락에 안경을 쓴 여성 오퍼레이터인 ‘이 영희’의 보고에 김 지훈 지부장의 표정이 구겨졌다.

“꽤 빠르군. 놈의 데이터는?”

“데이터 상으로는 알파파 타입 A23번의 데이터와 유사합니다만 AD 2030년 12월 25일 서해 해변가에서 출몰했던 3기의 아르쟈논과 마찬가지로 이제까지 한 번도 한국에 출현한 바 없는 타입니다. 더불어 그때 출몰했던 3기와 마찬가지로 데이터는 비슷하나 신형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한 브라운색의 잘 손질된 긴 머리카락을 지닌 여성 오퍼레이터인 ‘샌드아이 I 라튼’이 데이터를 뽑아내어 보고를 하였고 보고를 듣던 유 박사는 ‘저번처럼 끝나면 좋겠는데...’라고 중얼거렸다.

“유 박사님, 현재 전황은?”

급히 뛰어왔는지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는 카렌티어스를 보며 유 박사는 ‘네가 보는 바와 같이...’라고 답변하였다.

-이봐, 이쪽은 언제든지 발진 O.K라고. 언제 출격하는 거야? 전투 지휘관!

카렌티어스가 있는 곳 앞에 모니터에 케이지의 얼굴과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카렌티어스가 유 박사를 바라보았다.

“아직, 목표의 공격수단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야. 함부로 공격할 수는 없어.”

-그럼 제가 출격하여 데이터를 확보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니터에 주황색의 머리카락의 아직 소년티를 벗지 못한 청년의 얼굴과 목소리가 나왔다.

-어이, 신참. 괜한 오기를 부리는 것이 아니야. 죽을지도 모른다고.

-하하, 저도 제몫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엔디미온의 매라 불리시는 케이지 선배님이나 아카라 선배님의 비하면 부족하겠지만, 적의 데이터를 알아내는 것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저, ‘시이나 츠바사(남, 19, 국적 : 일본)’에게 맡겨주십시오.

카렌티어스는 슬쩍 김 지훈 지부장을 바라보았다. 김 지훈 지부장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였다. 카렌티어스는 알았다는 듯 살며시 눈을 감았다 뜨며 굳은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그럼 지금부터 목표를 처치하는 요격 작전을 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번 목표는 데이터 상으로는 알파파 타입 A23번이라 나옵니다만 신형일 가능성을 역시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 점 유의해주시고, 작전에 임해주십시요.”

이곳 한국 나리어스 지부의 발진 오퍼레이터를 -처음-맡게 된 흑청색의 남자아이 같은 단발머리를 한 14세의 소녀, ‘사와타리 이즈미’는 모니터를 보며, 그리고 훈련받은 대로의 내용을 암기하며 깊게 숨을 한번 내쉰 뒤 콘솔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PERSONAL TROOPER 전 시스템 온라인.”

“G-Saber mk2, 무라사메 발진대기 해주십시요.”

“PT-T003# G-Saber mk2. 케이지 기 발진 스탠바이.”

“PERSONAL TROOPER 전 시스템 온라인을 확인했습니다.”

“기밀 셔터를 폐쇄합니다. 1번 게이트 오픈 확인. 캐터펄트 스탠바이 OK.”

“사출 시스템 정상 작동 확인. 캐터펄츠 추력 상승. 진로 클리어.”

“G-Saber mk2 발진해도 좋습니다.”

-꼬맹이, 처음 하는 것 치곤 제법인걸. 하지만, 그런 잡다한 것들은 대충 패스해도 상관없다고.

“에... 하, 하지만...”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과정 쫌 패스한다고 뭐라 할 사람 없으니까 말이지. 여하여간... 케이지 R 아르카디아. G-Saber mk2 출격한다!

하얀 PT G-Saber mk2가 파란색 부스터를 풀로 가동하며 지상으로 사출되어 나아가자, G-Saber mk2의 왼쪽 어깨 장갑에 새겨진 적색의 십자가 햇빛을 받아 번쩍였다.

“12번 게이트 오픈 확인. PT-JT01 Murasama. 츠바사기 발진해도 좋습니다.”

-시이나 츠바사. 무라사메 발진합니다!

주황색의 PT아니, 전투기가 하늘로 날아오르며 순식간에 아르쟈논-문어같이 생겼는데 머리에는 금빛의 커다란 눈이 하나 달렸고, 금빛의 채찍처럼 생긴 두 다리가 항상 살랑거렸다.-에게 날아들더니 순식간에 변형되더니 곧, 주황색의 PT로 그 모습을 바꾸었다. 유 박사는 무라사메가 전투기 형태에서 인간형 병기 PT로 완벽하게 변형하는 것을 바라보며 생각하였다.

‘호오 세계 최초의 가변형 PT라고 일본 나리어스 지부에서 자랑한 것처럼 정말로 변형을 하네. 하지만, 그 성능은 어떨지 한번 지켜볼까. 어차피 그들도 테스트용으로 한 대 뽑아본 것에 불가하니까.’

전투 스크린에 비친 무라사메는 곧바로 아르쟈논에게 들고 있던 빔 라이플로 공격을 시도하였고, 문어같이 생긱 아르쟈논에 하나뿐인 금빛의 눈에서 빛이 일더니 금빛의 막이 생성되며 빔을 튕겨내버렸다. 그것도 모자라 그 금빛의 눈이 빛나더니 금새 금색의 대형 빔이 뿜어져나왔지만, 무라사메는 가뿐히 피해버렸다.

‘역시, 신형이었군. 하지만 이제까지 한국에선 저런 빔 리플렉터나 빔 공격기를 가진 아르쟈논은 한 번도 출현한 적이 없는데... 좋아.’

카렌티어스는 결단을 내린 듯 소리쳤다.

“무라사메는 G-Saber mk2를 엄호, 목표의 주의를 끌도록 합니다. 그 틈을 타서 G-Saber mk2가 목표에 근접하여 목표의 눈을 공격하도록 하십시요.”

-알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무라사메는 G-Saber mk2의 엄호와 동시에 목표의 주의를 끌도록 하겠습니다.

-전투 지휘관. 엄호나 주의를 끄는 거나 그게 그거잖아. 뭐 상관없겠지. 그럼 츠바사, 엄호를 부탁하겠다.

주황색의 PT 무라사메는 작전대로 아르쟈논에게 계속 빔 라이플로 공격을 가하며 주의를 끌자 예상대로 아르쟈논은 채찍 같은 두 팔을 휘두르며, 그리고 하나뿐인 눈에서는 빔 공격을 하며 무라사메에게 달려들었고, G-Saber mk2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급강하하여 단숨에 접근하여 당황한 아르쟈논이 빔 리플렉터를 펼치기도 전에 허리에 장비된 라켈타 빔 샤벨을 꺼내어 금빛의 눈동자에 박아버렸다.

-이걸로 끝장이다!!

그대로 G-Saber mk2는 허리의 레일건 2문, 부스터에 장비된 다발 빔포 2문과 루프스 빔 라이플을 아르쟈논의 금빛의 눈동자에 박아버리며 동시에 발사하였다. 곧 문어같이 생긴 아르쟈논의 머리가 부풀어 올랐고, G-Saber mk2와 무라사메는 예상 폭파 반경에서 순식간에 벗어나기 시작하였고, 아르쟈논은 폭발하였다.

-최고였어요! 케이지 선배! 역시 엔디미온의 매라 불리는 이유를 알겠군요.

-방심은 금... 이봐!!!

G-Saber mk2의 눈앞에서 주황색의 PT 무라사메는 갑자기 아르쟈논의 폭파로 인해 아직 연기가 가시지 않은 곳에서 날아든 촉수에 오른쪽 다리를 붙잡히며 순식간에 끌려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이봐!! 잡히기 전에 빔 샤벨로 오른쪽 다리를 잘라버려!!

케이지의 G-Saber mk2는 순식간에 급강하하여 아슬아슬하게 빔 샤벨로 무라사메의 오른쪽 다리를 베어버렸지만, 파일럿인 시이나 츠바사는 정신을 잃었는지 무라사메는 계속 바다로 추락하고 있었고, G-Saber mk2를 조종하는 케이지의 즉각적인 판단으로 무라사메를 받아내었지만, 곧바로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촉수들과 다발 빔포에 피하는데 급급했다.

-도,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또 신형인거야!!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산출한 결과 최종 결론은 목표는 알파파 타입 A23번은 웜 타입 B22번을 내장하기 위한 트로이 목마형으로 결론지어졌습니다.”

오퍼레이터인 라튼의 보고에 카렌티어스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고, 김지훈 지부장이 모두의 심정을 대변하는 말을 한마디 하였다.

“속았군.”

-속은 건 둘째 치고, 트로이 목마형도 여태껏 한국에 한 번도 출현한 적 없잖아!

케이지의 불평을 뒤이어 또 다시 적색 경고음과 동시에 오퍼레이터인 영희가 급박한 목소리로 또 다른 보고를 하였다.

“아! Z구역 X 240 Y 190 지점에 또 다른 목표 출현! 타입은 역시나 웜 타입이며 순번은 D13번입니다!! 이동 속도를 추산한 결과 빠르면 본부까지 약 8분이면 도달합니다!”

순식간에 사람 몇 없는 CDC 내부 분위기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다들 표정이 굳어버렸다. 보고를 했던 오퍼레이터인 영희는 자신이 보고했음에도 공포에 얼굴색이 하얗게 변하였다.

-내가 나간다.

카렌티어스가 귀에 장착하고 있는 통신기를 통해 아카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카렌티어스의 두 눈동자가 놀람으로 커졌다.

“하지만! 아카라의 PT인 ZERO-ONE은 아직 수리 중이잖아!! 무엇을 타고 나간다는 거야!!!”

-Angel Feather를 타고 나갈 거야. 지금 케이지 선배나 츠바사나 나설 수 없는 거겠지. 허락을 내리지 않는다고 해도 게이트를 부수고 나가면 그만이니까. 물론 그만큼 시말서는 쓰겠지만.

카렌티어스는 아카라가 하는 말에 ‘남의 속도 모르고... 괜히 걱정시키고 있어...’라고 생각했지만 현재 전황을 보며 입술을 깨물며 아카라에게 통신기를 통해 말하였다.

“그건 아무 문제도 안돼! 하지만 Angel Feather는 아직 여러 가지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아. 시스템도 현재 전혀 파악이 안 된 상황이라, 통신조차도 아카라 네가 가지고 있는 통신기로 밖에 안돼는 상황이야. 무엇보다도 그때 어떻게 조종했는지는 모르지만, 이번에도 조종할 수 있다는 확신은 어디서 나는 거지?”

-걱정마. 조종하는 방식은 이건 내 예상이긴 하지만, 콕피트에 있는 젤리질의 둥그런 스위치 비슷한 것에 두 손을 삽입하면 아마 신경을 연결하여 파일럿이 생각하는데로 움직이는 그런 시스템 같아. 내가 여러 번 손을 움직이는 생각이나 고개를 좌우로 돌린다는 생각을 해서 움직이는 것을 봤으니까, 아마 맞을 거야.

카렌티어스는 아카라의 말에 입술을 악물며 다시 김지훈 지부장을 바라보았다. 김지훈 지부장의 표정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손가락으로 제스처를 취했다.

“알겠다. 아카라. 그럼 발진하도록 해. 하지만 무리는 하지 마. 무장은 개틀링 캐논과 혹시 모르니 빔 샤벨-Angel Feather의 시스템과 연결을 못하므로 자체 배터리 팩 장착-을 들고 가도록 해. 그리고 시간이 별로 없으니 11번 게이트를 열어 둘 테니 캐터펄트로 달려오도록 해. 구속구나 그 밖에 사소한 파손은 일단은 내가 책임을 질 테니까.”

-무리하지마. 카렌티어스. 그럼 이따 봐.

그리고 얼마 후 전투 스크린에는 개틀링 캐논을 들고 전투 지역에 복귀한 다각도에서 여러 색깔을 빛내는 프리즘 날개를 지닌 하얀 PT, Angel Feather와 눈이 13개나 달린 발이 많이 달린 지네 모양의 아르쟈논과 대치하였다.

-에라이! 이거나 먹어라!!!

Angel Feather에 두 손에 들린 개틀링 캐논이 불을 뿜으며 엄청난 속도로 탄환을 사출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지네 모양의 아르쟈논에게는 박히기는커녕 총탄이 튕겨나갈 뿐이었다.

-제길!! 유체장갑인가? 웜 타입 D13번 계열은 유체 장갑 따위 데이터 상에는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카라, 어차피 우리가 가진 데이터는 그동안의 전투를 벌이면서 축적한 데이터일 뿐,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싸우지만 언제든 신형이 나올 수도 있다는 기본 바탕이 깔린다는 것은 알고 있잖아!”

-알고 있어. 카렌티어스. 케이지 선배나, 츠바사 녀석은 현재 어떻게 되어가?

카렌티어스는 전투 스크린에 전투 상황을 보며 이를 악물며 아카라에게 대답하였다.

“현재 G-Saber mk2는 무장 빌딩으로부터 에너지를 보급 받고 있다. 조금만 더 버티면 돼. G-Saber mk2의 충전이 끝나면 곧바로 무라사메를 네 쪽으로 원호를 보내줄게.”

-케이지 선배는?

“아직 첫 목표를 완전히 제압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라면 혼자서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테니. 일단 아카라는 헛짓은 하지 말아줘.”

-알겠어.

지네 모양의 아르쟈논의 13개의 눈이 빛나더니 13개의 빔이 Angel Feather를 향해 발사대면서 하나로 뭉쳐서 거대한 한 개의 빔 캐논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아카라는 그 빔을 피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때 순간, 미처 피하지 못한 가족이 아카라의 시선에 보였다. 아주 잠깐의 망설임 끝에 Angel Feather는 피하지를 않고 그대로 빔 캐논을 향해 달려들었다. 모두가 경악을 하여 말도 제대로 나오기 전에 빔 캐논은 Angel Feather에 동체에 부딪치기 직전이었다.

「카다린 크리스탈(Khaydarin Crystal) 제네레이팅 아머 출력.」

아카라의 귀에 들려오는 여성의 목소리. 그리고 Angel Feather의 동체는 사파이어 색으로 빛나는 빛으로 휘감기기 시작하더니 아르쟈논이 발사한 빔 캐논을 소멸시키고 있었다.

-도, 도대체, 이, 이건...

“아카라,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 카다린 크리스탈 제네레이팅 아머 출력이라니... 무슨 뜻이지?

아카라의 말에 카렌티어스는 전투 스크린을 보며 한숨을 내쉬며 말하였다.

“아직 우린 Angel Feather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어쩌면 Angel Feather가 사용가능한 특수기인지도 모르지.”

유 박사도 한마디 덧붙였다.

“잘만 연구하면 빔 리플렉터를 실용화할 수 있는 열쇠가 될지도 모르겠는걸.”





[AD 2031. 1. 1. PM 15:01 한국 나리어스 지부 근방]

“운이 좋았군요.”

핑크빛의 머리와 눈동자를 지닌 5살 정도의 소녀가 사파이어 색으로 전신이 빛나는 Angel Feather를 바라보며 말하자, 옆에 있던 금발의 젊은 여자가 입을 열었다.

“확실히 그런 것 같아. 인간이라는 구 지구 생물체들이 쓸데없는 호기심으로 괜히 이것저것 건드려서 제네레이팅 아머의 설정을 수동으로 바꿔놓을 줄 알았는데, 아깝네.”

“파넬리아.”

소녀가 젊은 금발의 여자를 파넬리아라고 부르며 눈동자를 마주치자 파넬리아는 순간 온몸에 전기가 약하게 흐르는 느낌을 받았다.

“아깝다라는 건 다, 다른 의미였다고요. 나사렛 카트린 님. 어, 어쨌든 카다린 크리스탈의 정제자인 나사렛 카트린 님이 혼신을 다해 만든 예술품이나 다름없는 vessel인 Angel Feather를 설마 그 맹한 미자르가 들고 튀어버릴 줄은 정말 예상 밖에 일이었다고요. 어차피 튀어봤자, 구 지구 생물체들이나 우리들 인간형 아르쟈논이 아닌 다른 형태의 아르쟈논들에겐 죽임을 당할지도 모르는데...”

“미자르는 죽지 않습니다. 하지만 죽고 싶을 만큼 고통을 느끼게 되지요.”

Angel Feather가 빔 샤벨을 꺼내어 들어 지네 같이 생긴 아르쟈논에게 달려들자, 나사렛 카트린이라 불린 핑크빛의 머리카락의 소녀가 웃으면서 말하였다.

“확실히 멍청한 구 지구 인류는 아무것도 모르나 보네. 카다린 소드라는 기본 무장을 전혀 쓸 줄을 모르잖아. 제네레이팅 아머도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위기시 자동으로 발동되는 기본 설정 그대로고, 날 줄도 모르고. 생각해보니 우린 vessel의 사용법을 가르쳐 준 적이 없었지. 뭐 상관없지만.”

“나사렛 님. Angel Feather의 회수를 위해 굳이 육성시킨 신형 아르쟈논을 2마리나 투입한 이유는 무엇인지요?”

파넬리아의 질문에 나사렛은 웃으면서 말하였다.

“구 지구 인류가 Angel Feather를 얼마나 잘 사용하는지, 그리고 구 지구 인류의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 한번 보고 싶다고 해야 할까요? 결론은 저 PT라는 병기는 너무 비효율적이라는 결론이 나오지만요. 호호호. 그에 반해서는 vessel인 Angel Feather는 제대로 사용할 줄 몰라서 그렇지, PT에 비하면 엄청난 고 효율.”

그리고 이내 나사렛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하지만, 더 이상 희생을 내면 또 곤란하니 이쯤에서 회수하도록 하지요. Angel Feather의 설정들을 하나도 건드리지 않은 상태니, 마음만 먹으면 이쪽에서 조종해드릴 수도 있지만, 오늘은 회수하러 온 것뿐이니까요. 그런 고로 카다린 크리스탈을 동결시키도록 하지요.”

그리고 나사렛은 입을 열지 않고 리미피트 채널을 통해 말하였다.

『Freeze.』



○                ○



“어, 어라! 갑자기 움직임이...”

아카라는 갑자기 Angel Feather의 움직임이 급속도록 느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곧 이어 Angel Feather 내부에서 여성의 음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외부로부터 긴급정지 커맨드 입력 확인. 카다린 크리스탈을 동결합니다.」

“뭐, 뭣!!”

-Angel Feather에 전신을 감싸던 사파이어 빛의 쉴드가 사라져버렸다!! 거기다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다니, 무슨 일이야!! 아카라!!

아카라가 귀에 장착한 통신장치에서 카렌티어스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무슨 일인지 아무것도 모르겠어. 하지만 누군가에 의해 동력원이, 카다린 크리스탈이 동결된 거 같아!”

지네 모양의 아르쟈논은 갑자기 한 발을 늘려서 멈춰서버린 Angel Feather의 오른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있는 힘껏 으스러뜨리더니 팔을 부러뜨렸다. 그리고 그 고통은 그대로 아카라에게 전달되었다.

“으, 으아아아악!!!”

-아카라!! 무슨 일이야!! Angel Feather의 오른팔이 부러져버린 것 뿐인데, 도대체!!

“모, 몰라, 하, 하지만... 이 PT, 왠지 싫은 고통까지 파일럿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것 같아...”

지네 모양의 아르쟈논은 그대로 팔을 잡아당겨 Angel Feather를 바로 앞까지 끌어당겼다. 그것을 보며 나사렛 카트린은 아이다운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저런, 저런. 내 vessel에 흠집을 내다니. 카다린 크리스탈이 동결된 상태에서 자기 수복 능력도 발휘되지 않게 되는데, 뭐 하지만 그 안에 탄 인간이 고통스러워하는 게 왠지 재미있는 걸. 부러지는 건 Angel Feather의 팔인데, 자기 팔이 부러진 것 마냥 비명을 지르고, 그리고 별거 아닌데 난리를 치는 여자라던가. 재미있어. 좋아, 좋아. 그럼 머리가 관통되는 고통에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나?”

지네 모양의 아르쟈논의 13개의 눈 중, 가운데의 눈이 튀어나오더니 그대로 Angel Feather의 머리를 관통해버렸다.

“어...”

-아카라!!!



-=-=-=-=-=-=-=-=-=-=-=-=-=-=-=-=-=-=-=-=-=-=-=-=-=-=-=-=-=-=-=-=-=-=-=-=-=-=-=-=-=-=-=-=-=-=-=




저기 나오지는 않았지만, 남성 오퍼레이터 몇명 있긴 있습니다...
설정이 귀찮아서 안 적었지만...
여하여간, 인류는 아직 Angel Feather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 카다린 크리스탈을 동결당한다고 해도
속수 무책이지요... 여하여간, 다음화는 어떻게 될까나? 후후후...


p.s 참고로 이즈미가 하는 대사는... 그러니까 발진 오퍼레이터는 어떻게 대사를 써야 할까 하다가, 건달 씨앗 운명을 보고, 그것을 참고-거의 빼겼지...-하였음...

p.s2 그리고 CDC라고 표시를 하는데... 사실 기지 내부에 전투를 지휘하는 그 방을 뭐라 표기해야 할지 몰라서... 파프너를 보고 거기서 CDC라고 하길래, 가지고 왔음... 일단 임시로...

p.s3 우리 릴레이 팀의 규칙 중 하나는, 글을 올릴 때, 펌금지태그를 무조건 해제시키고 올리시길 바랍니다. 올라오는 화를 전부 복사 하드에 저장해 두어서 만일에 사태-백섭이라던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니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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