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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SF Angel Feather

2005.06.20 14:59

갈가마스터 조회 수:431 추천:3

extra_vars1 이 추하고도 아름다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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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 Feather
제 003화.

15분간의 사투




[2031. 1. 10. AM 0:55 한국 나리어스 지부 CIC(중앙 전투 정보 처리과)]

“하아. 이거야 원. 오늘도 라면인가.”

샌드아이 I 라튼은 모니터 앞에 놓인 컵라면을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또 라면이에요?”

옆에 앉은 전술통신담당 오퍼레이터 동료 영희가 손수건으로 안경을 닦으며 걱정스럽다는 듯 라튼에게 말했다.

“후후. 쥐꼬리만한 월급에 철야 신세니. 별 수 없잖아. 미스 리.”
“미스 리라고 부르지 마세요. 그거 별로 듣기 안좋다구요.”
“그래? 미안해. 잘 안 고쳐지네.”
“정말....”

영희는 안경이 잘 닦였는지 들어본 뒤 만족한 듯 안경을 꼈다. 안경을 낀 모습과 그다지 표정이 없는 얼굴, 턱까지 가지런히 내려오는 검은 머리카락, 단정한 제복 차림은 그녀가 엘리트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 같았다.

- 지잉.

뒤에서 자동문이 열리는 소리와 남자아이 같이 자른 단발의 귀여운 외모를 한 여자'아이'가 여섯 개의 커피 잔이 들린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 최근 싼 맛에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발령되어 온 사와타리 이즈미였다.

“선배님. 여기 커피요.”

이즈미는 영희의 책상 위에 커피를 내려다 놓으며 말했다.

“아, 고마워.”
“이즈미~ 여기도 커피.”
“아. 하이.”

이즈미가 라튼의 컵라면 옆에 커피를 내려놓자, 라튼은 화사하게 웃어 보이며 답해주었다. 귀여운 여동생을 바라보는 듯한 라튼의 웃음에 이즈미 또한 웃음으로 답해주었다. 이즈미가 CIC 내 다른 인원에게 커피를 전달하러 지나가자, 라튼은 컵라면의 뚜껑을 살짝 열어젖히며 라면의 상태를 살폈다. 라면이 잘 익은 걸 대변하듯 매콤한 냄새와 연기가 뿜어져 나오자 라튼은 즐거운 듯 콧노래를 부르며 나무젓가락을 들었다. 매일 라면은 지겹다고 노래를 불러댔지만, 실상을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잘먹겠습니다~”

- 삑! 삑. 삑.

라튼이 라면을 들자마자, 모니터 옆에 달린 붉은 신호가 삑삑 거리며 울리기 시작했다. 통신이 접수되었다는 소리였다. 라튼은 귀찮다는 듯 입에 라면조각을 문 채 영희를 바라보며 웃음 지었다.

“휴우... 예, 코드 C(찰리)-00. 나리어스 지휘 통제 본부 입니다.”

영희는 알았다는 듯 한숨을 쉬며 헤드폰을 귀에 가져갔다.

- 여긴 서해 함대 소속 제 12 분함대의 사령관 박 재윤 대령이다! 긴급상황! 세 기의 C21a형 아르쟈논 출현! 현재 본 함대가 전투태세에 들어갔지만 적은 약 17분 후 인천광역시 해안가에 당도할 예정임! 오바!

영희는 들어온 통신에 깝짝 놀라며 책상 옆 붉은 버튼을 재빨리 눌렀다.

.
.
.

[2031. 1. 10. AM 1:02 한국 나리어스 지부 C-7 에어리어 제 6 PT 격납고]

“제로 원....”
“놀랐어? 기존의 제로 원을 대폭으로 강화했다구. 어때, 강해보이지 않아?”
“아아.”

유 박사가 원한 것과는 달리 아카라는 3번 게이트에서 드러난 Zero-one 마크2의 모습을 바라보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좀 더 놀라주길 바란 유 박사 입장으론 솔직히 기분 나쁠 정도로 아카라는 담담했다.

“뭐야, 애마를 보고도 놀라지도 않는 거야? 이거 김빠지는 걸.”
“아, 아냐. 놀랐어. 고마워.”
“흐음..”

아카라는 어설픈 웃음을 지으며 유박사에게 말했다. 유박사는 나름대로 만족했는지 살짝 미소지으며 새로운 Zero-one 마크2에 대한 설명에 들어갔다. 유박사의 설명을 들으며 아카라는 흘낏 움직이지 않는 Angel Feather를 바라봤다.

‘이걸로... 당분간은 싸울 수 있겠군. 괴물놈들과.’

움직이지 않는 천사를 바라보는 아카라는 뭔가 아쉬움에 가득해보였다. 아카라는 처음 Angel Feather를 탓을 때를 떠올리고 있었다. 눈앞에 보이는 적의 단단한 껍질을 일격에 꿰뚫을 정도의 강력함. 그리고 기존의 PT를 가볍게 상회하는 속도. 그리고 직접 아르쟈논과 싸우는 듯 생생한 감각.

‘그때 난 분명... 기뻐하고 있었다.’

그 때 아카라는 강력한 힘을 손에 넣었다고 기뻐했었다. 증오스러운 아르쟈논의 사지를 찢어버리는 즐거움. 그 느낌을 갈망해 두 째 출격에 나섰지만 돌아온 것은 팔이 부서지는 듯한 고통과 머리를 뚫어버리는 더러운 경험뿐이었다.
아카라는 안타까움에 Zero-one Mk2를 지긋이 바라봤다. Angel Feather는 이제 다시 가동할 지 안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고, 만약 다시 기동한다 할지라도 유능한 과학자들이 많은 아시아 본부에 넘겨질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러니 이제 아카라의 파트너는 이 강화형 Zero-one 뿐이었다.

- 위이잉! 위이잉!

그 때 갑자기 붉은 전조등이 깜빡이며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를 토해냈다. 그리곤 CIC 오퍼레이터 라튼의 긴급한 목소리가 나리어스 지부 전체에 울려 퍼졌다.

- 아르쟈논 출현! 속히 각원들은 각자 담당된 부처로 이동바람! 반복합니다. 아르쟈논 출현! 속히 각원들은.....
“아르쟈논!”

.
.
.

[2031. 1. 10. AM 1:05 한국 나리어스 지부 CIC(중앙 전투 정보 처리과)]

“현재 적의 위치는?”

자동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카렌티어스가 물었다.

“현재 코드 A(알파)-01,03의 위치는 무의도 서쪽 7K, A-02은 무의도 서쪽 31K에서 제 12 분함대와 전투중입니다! 가까운 곳의 제 11분함대와 13분함대가 그쪽으로 향하는 중입니다! A-01,02,03 셋 다 타입 C21a형으로 보고가 들어왔고 A-01은 현재 속도 40Knot로 침로 0-8-9를 유지한 채 이동 중! 이대로라면 약 350초 뒤 인천 해안에 당도합니다”
“C21a.. crawfish(가재)형인가! C급 아르쟈논이라니! 갑자기 무슨 영문으로?”

카렌티어스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가재형의 아르쟈논은 두 개의 거대한 근접 전투용 집게를 가지고 있고, 등갑에서 강력한 생체 소이탄을 지닌 가시를 발사하는데다가 1문이긴 하지만 강력한 바이오 입자포도 가지고 있는 전투력이 좋은 아르쟈논이기 때문이었다. 등급은 C급이었지만 껍질은 웬만한 A급 아르쟈논과 비슷할 정도로 단단하며 비록 미약하지만 약한 전자 실드가 덥혀져 있어 원거리 레이져 포는 능히 견뎌내는 강력한 종이었다.

‘현재 우리 지부에 있는 PT는...’

카렌티어스는 지체할 것도 없이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제 6 PT격납고 연결해.”

잠시간의 시간이 흐르고 전화기 너머로 굵직하고 씩씩한 소리가 들려왔다.

- 예! 제 6 PT격납고 정 대길 준위임다!
“현재 발진할 수 있는 PT는 총 몇 기입니까?!”
- 현재 강화형 제로 원이 출격 준비 중에 있슴다! 그 쪽바리 노무 시키의 무라사메는 저 양키 센스의 빌어먹을 놈이 다리를 빔 샤벨로 녹여버려서 다리 전체를 갈아 끼워야 하는데 부품이 아직도 당도 안한 상태이고, G-saber는 현재 정비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슴다! 지금 초고속으로 일하는 중이니 앞으로 30분 뒤엔 출격 가능함다!

카렌티어스는 고민스러운 듯 미간을 찡그렸다. 아무래도 C21a형 아르쟈논 3기를 상대로 Zero-one 한기로는 걱정이었다. 어쩔 수 없이 육군과 공군을 총 동원 해서 아카라의 Zero-one을 최대한 서포트하며 시간을 끌고 케이지 중위를 축차 투입하는 방법밖엔 없었다.

“좋아, 정 준위! 제로 원 지상 사출 준비 완료 되면 연락 줘요! 그리고 시간 없으니까 최대한 단축하세요! 지금부터 20분주겠습니다! 이상!”
- 자, 잠깐만요! 20분.. 으음.... 라져! 알았슴다! 정 대길 아웃!
“좋아! 영희씨! 통일한국 합참 의장과 연결해줘요!”
“네.... 네!”

잠시 시간이 흐른 후 PDP 화면 중앙에 백발이 희게 선 노인의 모습이 나타났다. 현재 통일 한국 합동 참모 본부의 의장직을 맡고 있는 리 백환 대장이었다. 백발이 희게 선 노인이었지만 눈은 강한 빛을 잃지 않고 있는 백전노장의 기백을 가진 사람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사령관님. 전 나리어스 한국지부 전투 지휘관 카렌티어스 N 프로브라고 합니다.”

카렌티어스의 인사를 받은 리 장군은 조용하고 의젓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인사는 생략하도록 하지. 인천으로 향하고 있는 아르쟈논 때문인가. 나에게 연락한 이유는.

리 장군은 이미 정보기관을 통해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카렌티어스가 자신을 부른 이유도 대략 짐작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일이 간단하게 풀릴 것 같자 카렌티어스는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사령관님. 아르쟈논을 상대할 때 현 한국군의 도움이 필요할 듯 합니다.”
- 전투 지휘관이 직접 연락하다니. 김 장관은 어디로 간건가? 무책임하군.

김 장관. 즉 김 지훈 한국 지부장의 이름을 부르는 리 장군의 얼굴 표정은 별로 좋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마치 통일 한국군이 자기 휘하인 양 마구 부려먹는 김 지훈이 리 장군 입장에서 좋게 보일 리 만무했다.

“그렇습니다. 현재 김 지훈 지부장님은 공적인 일로 인혜 아시아 본부장님을 만나러 갔습니다. 어쨌든 현재 인천 앞바다에 등장한 아르쟈논은 저희 전력만으론 부족하니 도와주십시오.”
- 흐음.... 알았네.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원하는가.
“솔직히 말해서 지금 저희 지부에서 대 아르쟈논으로 가지고 있는 PT는 세 기 입니다만 얼마 전의 전투로 인해 두 기가 현재 전역으로의 출격이 불가능합니다. 사령관님께서 공군과 지상군으로 저희 PT를 지원해줬으면 합니다.”

리 장군은 잠시 생각에 빠진 듯 했다. 솔직히 말해 대 아르쟈논 용 장비가 한국군은 많이 부족했다. 한국 나리어스 지부가 예산이 적 듯 한국군의 예산도 매우 적었고, 과거 최강의 육군을 가지고 있던 한국군이었지만, 통일로 인한 군비 축소의 영향을 많이 받아 현재는 전군의 숫자가 10만 정도로까지 줄었다. 게다가 인천엔 나리어스 한국 지부가 있었기에 전투형 PT를 몇 기 배치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수도 방위 사령부 소속의 PT는 총 10기가 채 되지 않았다. 그것도 인천에 위치한 한국 나리어스 지부 때문에 실전 경험도 전무한 실정이었다.

- 알았네. 지금 즉시 전선에 배치하도록 하지. 대신 우리 군의 방해는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군.
“감사합니다. 사령관각하.”

리 장군은 이번 기회에 수도 방위 PT대대로 하여금 실전을 경험해 보게 할 심산이었다. 물론 PT만 투입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수도 경비 사령부 휘하의 기갑대대도 투입할 생각이었다. 여하튼 수도 경비 사령부 예하의 군사 작전을 행하는데 나리어스 지부의 PT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리 장군은 마지막 말에 힘을 주어 말하곤 영상통신을 끊었다.

‘하아. 일단 수도 경비대의 배치가 완료될 때까지 한 기 정도는 견제를 가해야 되겠지.’

- 삑삑삑.

리 장군과의 대화가 끝난 후 전화기의 불빛이 반짝거렸다. 카렌티어스는 전화기를 재빨리 들어 귀에 가져갔다.

- 제 6 PT 격납고임다! 제로 원 사출 준비 오케이!
“좋아! 파일럿 연결해!”

카렌티어스의 명령에 따라 PDP 화면에 헬멧을 착용한 아카라의 얼굴이 떴다.

“좋아, 아카라. 내 말 잘 들어. 사출이 완료된 뒤엔 작전 내용에 대해 일체 말하지 않을거니까. C21a형은 통신 전파를 감청하거든. 게다가 머리도 좋아.”
- 라저.

아카라가 대답하자 카렌티어스는 잠시 손목에 찬 시계를 살피고 말을 이었다.

“일단은 시간을 끄는 게 중요해. 케이지 씨의 G세이버가 정비 완료되기까지 대략 15분. 그 시간 동안 수도 경비 사령부에서 파견한 부대와 함께 A-01,03을 적당히 견제만 해. 알았지? 절대 정면으로 상대하려 하지 마!”
- .....알았어.

아카라의 대답이 들려왔지만, 아카라의 아르쟈논에 대한 증오심을 알기에 카렌티어스는 불안했다.

“약속해. 반드시야!”
“......라져.”
“이제부터 사출 관제를 시작합니다! 제로 원 사출 위치에 스탠바이.”

영상 통신이 꺼지고 이즈미의 사출 관제가 시작되었다. 이제부턴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한참을 CIC 내부가 사출관제와 한국군과의 연계를 위한 암호 통신을 전파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을 때, 카렌티어스는 심각한 얼굴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최근 들어. 평소와는 다른 강력한 종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어. 그것도 Angel Feather와 미자르가 이곳으로 온 뒤부터. 도대체 왜?'

.
.
.

[2031. 1. 10. AM 1:12 인천항]

쿠웅!

아카라가 어두운 지상으로 나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약간 먼 곳에서 번쩍이는 불꽃들이었다. 현재 한국군 공군의 공대지 미사일 폭격이 목표를 향해 작열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벌써 시작한 건가.”

아카라는 전술시스템에 표시된 각종 표시를 살펴봤다. 서쪽으로 A-01,03이라고 표시된 두 개의 붉은 아르쟈논 표시를 향해 녹색의 아군 미사일 표시 수십 개가 움직이고 있었다. 아직 수경사의 PT 대대가 전선에 배치되진 못한 모양이었다.

“빌어먹을... C21a형이라. 이곳에 저런 놈이 등장하다니.. 그때도 그렇고.."

아카라는 1월 1일에 있었던 신형 아르쟈논과의 전투를 회상했다. 지네형의 신종(이것도 결국은 D급으로 지정됨.) 게다가 트로이 목마형이라는 최악의 종이 그 전투에서 등장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 등장한 놈들도 한국엔 반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C급-그것도 장갑은 A급인-으로 전 세계의 각 전략 거점에 투입되는 아주 강력한 종이었다. 게다가 한마리도 아닌 세마리나 오다니... 이건 절대 예삿일이 아니었다. 뭔가 일어날 징조임에 틀림없었다.

"어쨌든.. 정면 승부는 불가능해. 작전에 따르는 수밖에. 일단... 이놈부터다!”

아카라는 Zero-one을 A-01보다 아래에 있고 지부에 더 가까워보이는 A-03을 향해 움직였다. 둘 다를 견제할 수는 없으니 두 마리를 따로 떼어놓는 것이 좋았다. A-01이 나리어스 지부를 향해 움직인다하더라도 수경사의 PT부대, 기갑부대와 각종 방어 기구가 그것을 막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15분인가...”

짧고도 긴 15분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빌딩의 숲을 지나가자 하늘을 날아다니는 전투기를 향해 입으로 추정되는 부위에서 백색의 기나긴 빛줄기를 발사하는 가재형태의 아르쟈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카라는 아르쟈논의 뒤로 돌아가기 위해 아르쟈논을 중심. 시계 방향으로 Zero-one을 움직였다.

“죽어버려!”

아르쟈논의 뒤를 잡은 뒤 아카라는 양 어깨에 달린 75mm 기관포를 발사했다. 분당 3000발을 내뱉는 기관포의 예광탄 빛줄기가 아르쟈논의 등에서 막 발사되려는 수십개의 가시를 적중했다.

- 캬아아아아악!

가시형태의 생체 소이탄이 연쇄적으로 폭발하자 아르쟈논은 귀가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질러댔다. 약간의 타격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등 뒤에 약간 벌어진 외골격 속에서 불꽃과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생체 소이탄을 발사할 때 등갑이 열리는 틈을 탄 공격이었기 때문에 내부에 이런 손실을 주는 것이 가능했다. 이걸로 A-03의 생체 소이탄을 막을 수는 있었지만. 그렇게 심한 타격을 주진 못한 것 같았다.
아니나다를까 아카라의 공격에 화가 잔뜩 난 아르쟈논이 비행기들을 향한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아카라쪽으로 향했다. 얼굴에 달린 8개의 빛나는 눈동자가 아카라의 Zero-one 을 향했고 아카라를 겨냥한 입에서 새하얀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칫!”

아카라는 재빨리 부스터의 출력을 최대로 하고 Zero-one을 왼쪽으로 빠르게 날렸다. 아카라의 Zero-one이 왼쪽으로 날아간 뒤 아르쟈논의 입에서 새 하얀 빛줄기가 일직선으로 뿜어져 나왔다. 아르쟈논은 빔이 아카라를 맞추지 못하자 바이오 빔을 유지한 채 천천히 고개를 움직여 아카라를 따라갔다. 가는 빛줄기가 건물을 가르고 지나가자 마치 두부라도 베인 듯 잘려진 건물이 힘없이 쓰러져버렸다.
아카라는 건물을 절단하며 다가오는 레이져를 피하기 위해 콘크리트 바닥이 움푹 패일 정도로 바닥을 차 살짝 점프했다. 건물에 가려 Zero-one은 보이지 않았기에 빔은 아슬아슬하게 Zero-one의 발바닥을 스치고 지나갔다. 빔이 멀리 지나가자 아카라는 건물을 스치고 지나가 아르쟈논을 향해 달려들며 손에 들고 있던 빔 라이플과 양 어깨의 75mm 포로 아르쟈논의 머리부분을 공격했다.

- 그아아아아아아!

아르쟈논은 표효하며 급하게 레이져를 거두고 양 집게로 얼굴을 가려 아카라의 공격을 막았다. 양 집게에 75mm철갑탄과 새하얀 빛이 연이어 명중했지만, 철갑탄은 형편없이 튕겨나오고 빔이 명중한 부분엔 이 정도 거리론 어림도 없다는 듯 그을음조차 없이 깨끗했다. 탄환을 아끼기 위해 공격을 멈추자 아르쟈논은 거대한 집게를 땅에 거칠게 박아 넣었다. 다시 입을 벌리는 것이 또 레이져를 발사할 모양 같았다.

“음?”

급히 방향을 바꿔 피하려하는데 아카라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Zero-one 바로 앞 건물 사이에서 두려움에 덜덜 떨고 있는 작은 그림자였다. 한 명의 남자 아이가 여동생으로 짐작되는 작은 꼬마를 감싸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아카라의 머리에, 그리고 귓가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오빠아! 오빠아아아아아아!

그 목소리는 눈앞에 대치하고 있는 아르쟈논의 입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레이져와 함께 아카라를 향해 다가왔다. 곧 정신을 차렸지만, 아카라는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이, 이런!”

왼쪽, 오른쪽? 어떤 곳으로도 피할 수는 없었다. 피하는 즉시 따라오는 레이져에 의해 건물이 잘려지며 저 남매는 죽게 될 것이다. 찰라의 순간 아카라는 본능적으로 재빨리 왼쪽 손에 들린 방패를 들고, 전속력으로 뒤로 날았다.

- 퍼엉!
“으아아아아아아!”

발사된 레이져가 아카라의 방패에 적중할 때까지 1초의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대 빔 코팅이 되어있는 방패인지라 어느 정도 버틸거라 여겼지만 그건 헛된 믿음이었다. 아르쟈논의 새하얀 빛줄기는 방패 전체를 녹이며 서서히 아카라를 향해 다가왔다.
빔이 방패를 거의 뚫었다고 생각되었을 때 아카라는 재빨리 방패를 버리고 위로 날아올랐다. 그러나 아르쟈논은 그걸 놓치지는 않았다. 아르쟈논은 재빨리 고개를 쳐들어 날아오른 Zero-one을 향해 빔을 이동시켰다. 찰라의 순간 아카라는 재빨리 Zero-one의 몸을 왼쪽으로 기울이며 공중에서의 자세제어용 스러스터(Thruster)와 등에 달린 부스터를 최대출력으로 올렸다.

- 지잉.

아르쟈논의 빔은 간발의 차이로 Zero-one의 오른발을 스쳐 오른손에 들린 빔 라이플과 오른쪽 어깨장갑의 귀퉁이 일부를 갈랐다. 정말 찰라의 순간이었다.

- 쿠구구궁
“으윽!”

그러나 무리한 기동으로 인해 Zero-one은 땅에 안전하게 착지할 수 없었고. 몇 채의 빌딩을 무너뜨리며 거칠게 땅을 굴렀다.

- 아카라! 무슨 일이야!
“비, 빌어먹을!”

몇개의 건물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땅에 쓰러진 아카라는 콘솔을 조종해 기체의 상태를 살폈다.

“오른쪽 어깨 장갑이 약간 손상을 입었고, 대빔 실드와 빔 라이플을 잃었다! 즉시 전역으로 빔 라이플을 사출해줘!”
- 알았어! 지도에 표시된 지점으로 빔 라이플과 실드를 보내겠다!
“아니! MA-M20a1 을 내가 지정하는 곳으로 보내줘!”
- 뭐라고?! 아카라!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아카라가 다른 무기를 요구하자 카렌티어스가 격하게 소리쳤다. MA-M20은 별 다른 특징이 없는 루프스 빔 라이플의 제식명이었다. 하지만 뒤에 a1이 붙은 것은 빔 라이플 밑에 500mm 포탄이 장비된 개량형이었고, 무게도 무겁기 때문에 견제용으로 쓸 수 없는 무기이기도 했다. 아카라는 아무런 말없이 콘솔을 조작하기 시작했고. 어느 곳의 좌표를 입력했다.

- 아카라! 여. 여긴!
“부탁해! 카렌티어스! 지금은 설명할 시간이 없어! 나중에 해명한다!”

아카라는 화면 저쪽에서 아직도 피하지 않고 있는 꼬마들을 보며 그 말만을 남기고 Zero-one을 급하게 일으켜 세웠다.

“빌어먹을...기체가 너무 무거워.”

아카라가 콘솔의 스위치 하나를 누르자, Zero-one의 몸을 감싸고 있던 하얀 장갑들이 떨어져나갔다. 새하얀 장갑들이 모두 떨어져 나가자, 굵직한 강화 장갑을 달기 전 Zero-one의 본 모습인 회색 동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장갑이 모두 떨어져 나가고 아카라는 다시금 조종간을 잡았다.

“간다!”

- 쿠웅!

다시금 Zero-one이 땅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 캬아아아아아아아!

Zero-one이 밤 하늘에 모습을 드러내자 아르쟈논이 화가 난 듯 거칠게 포효했다. 그리곤 다시금 입에서 바이오 빔을 내뿜기 시작했다.

“쉽게 당하진 않아!”

아카라는 재빨리 다른 건물의 옥상에 착지. 발을 구르며 다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자세제어와 부스터의 사용이 완벽했기 때문에 아카라의 Zero-one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고 부드럽게 점프할 수 있었다. 아르쟈논의 빔은 아카라가 밟아 무너지고 있는 건물을 뚫어버리곤 사라졌다. 아카라는 계속해서 건물을 무너뜨리며 아르쟈논과의 거리를 시계방향으로 움직이며 좁혀나가기 시작했다. 아르쟈논은 화가 난 듯 빔을 짧게 길게 끊어서 아카라를 향해 난사했고, 일부는 Zero-one의 몸을 스치고 지나갔지만, 기민하게 움직이는 아카라의 Zero-one을 꿰뚫지는 못했다.

- 쿠아아아아아!

아르쟈논이 아카라의 Zero-one의 스피드를 잡지 못해 쩔쩔매고 있을 때 아카라는 애초에 목적한 지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 때 아르쟈논과의 거리는 불과 200m 안팎이었다.

“카렌티어스!”
- MA-M20a1 목표 지점 도착!

- 쿠궁!

아카라가 한 건물 앞으로 착지하자마자 지축이 울리며 건물이 열렸다. 하지만 아카라는 기다릴 시간이 없었고. Zero-one의 팔을 거칠게 건물에 쑤셔 넣어 도착한 물건을 빼냈다. 기존의 길죽한 빔 라이플의 총신 아래 굵직한 관이 하나 달려 있는 총이었다.

“으아아아아아!”

건물이 무너지는 것도 기다라지 않고 아카라는 부스터를 최대 출력으로 다시 한 번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Zero-one이 날아오르자마자 아르쟈논의 새하얀 빔이 무너지는 건물의 연기를 꿰뚫고 지나갔다.

“으아아아아아아!”
-캬아아아아아아!

공중에 날아오른 Zero-one의 발밑에 휩겹게 고개를 쳐든 아르쟈논의 육중한 모습이 보였다. 아르쟈논이 Zero-one을 향해 입을 벌리자 아카라는 기다렸다는 듯 다시금 부스터 엔진을 최고속도로 올렸다. 부스터의 힘을 받아 Zero-one의 몸이 엄청난 속도로 아르쟈논의 등을 향해 내리꽂혔고 아르쟈논의 빔은 Zero-one의 오른쪽 다리를 꿰뚫고 지나갔다. 이 가재형의 아르쟈논의 머리는 더이상 각도를 높힐 수 없었고, 빔은 Zero-one의 다리만을 반으로 갈랐다.

“으아아아아!”
- 캬아아아아아!

- 쿠웅!

아르쟈논의 등에 거칠게 착지한 아카라는 아까 생체 소이탄을 연쇄 폭발 시켰을 시 등에 난 작은 틈을 향해 오른손을 박아넣었다. 그리곤 이번에 새로 장비된 초근거리용 분쇄 너클을 발동했다.

- 펑!
- 키아아아아아아아아!

오른손에 장비된 너클이 포탄이 터지는 듯한 둔탁한 소리를 내며 아르쟈논의 등갑에 난 작은 틈에 박히자 작은 틈을 중심으로 순식간에 금이 뻗어나갔다.

“으아아아아아아!”

아카라는 그대로 왼손에 든 총을 틈으로 쑤셔 넣었다.

- 콰지지지직!
- 캬아아아아아아아!

총신이 거칠게 틈을 헤집고 들어가자 아르쟈논이 거칠게 몸부림치기 시작했고, 아카라는 재빨리 방아쇠를 당겼다.

- 퍼어엉!

500mm의 강력한 포탄이 아르쟈논의 내부에서 폭발하는 소리가 지축을 흔들었다. 아르쟈논의 머리가 안에서 분출되는 불꽃과 함께 날아가 버리고 아카라가 쑤셔 넣은 틈에서도 강한 열풍이 불어 닥쳐 Zero-one을 날려버렸다.

“크윽!”

강력한 반동에 땅에 거칠게 쑤셔박힌 아카라는 흔들리는 동체에 신음을 흘렀다. 연기가 서서히 거치고 아카라의 눈앞엔 머리가 날아가 버린 아르쟈논이 6개의 굵직한 다리로 비틀거리며 서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 쿠웅.

드디어 힘겹게 서 있던 아르쟈논이 쓰러졌다. 내부에서 반경 400m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강력한 폭탄이 터졌는데 그 당사자인 아르쟈논은 몸은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고 머리만 날아간 상태였다. 그만큼 껍질이 강력하다는 소리였다.

“하악. 하악. 하악.”
- 아카라! 아카라! 살아있어?! 살아 있으면 응답해!

아르쟈논이 사방에 연기를 내뿜으며 쓰러지는 것을 확인한 아카라는 통신 채널을 열며 힘겹게 말했다.

“하아. 하아. 여기는 Zero-one. 아카라기. A-03은 지금 침묵했다. 하아. 하아.”
- 여기는 G-saber. 케이지기. A-01도 수도 경비대의 공격을 받아 지금 막 침묵했다. 이거 뻘쭘한데? 아카라. 그쪽 상태는 어때?
“왼손, 오른손. 오른발 대파. 상태는...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케이지 선배. 하아. 하아.”
- 그정도면 잘했어. 그럼 이따 보자. 케이지 아웃.
"예."

아카라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 케이지가 사라지고 이어서 카렌티어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멋대로 행동한 것. 처벌 받을 준비는 됐겠지?

분기어린 카렌티어스의 목소리였지만, 아카라는 담담했다. 오히려 화면 한 켠을 확대시켜 그 남매가 무사한 것을 확인하며 기쁜 미소를 지어보이기까지 했다.

“예,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지휘관님.”

아카라는 의자에 기대 조용히 눈을 감았다.




[2031. 1. 10 AM 1:30 서해안 전투 종료.]

BGM:Old boy OST 中 Fran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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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 길다... 이거 쓰는데 자그만치 3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지도찾고 앞의 설정 읽어보고 구상하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자그만치 5시간!
내 생에 이렇게 오래 글을 써본적이 있을까라고 생각될 정도...

여하튼 저렇게 일단은 AF 없이 전투를 벌였습니다. 게다가 피난하지 못한 어린 아이들 때문에 지휘관의 명을 거역하고 단신으로 B급의 전투형 아르쟈논을 공격해서 기껏 다시 만든 Zero-one 기를 박살내버렸다는...

무기. MA-M20a1은 아란님이 케이지 보조 무장으로 설정한 MA-M20 루프스 빔 라이플을 개조한 형태라 하겠습니다.

기존의 빔 라이플의 총신 아래에 m16 처럼 유탄발사기 같은 걸 달아놓은 거지요.

500mm 의 강력한 폭탄으로. 사용시에 반경 400m 직경 800m 를 쑥밭으로 만듭니다. 하지만, 이건 대형 B급 아르쟈논들의 장갑에 티끌정도의 손상밖에 못주기 때문에 속에 집어넣고 폭발시켜야 했습니다.

심심해서 짠 한국의 기체. 이번편에 등장 시킬려다 내용이 너무 길어져서 등장 장면이 짤린 비운의 엑스트라

# K13a1 class
형식코드 : PT-K13a1 0001~0049
병기분류 : Personal trooper
전고 : 15.4m
중량 : 59t
동력원 : 현대중공 중형 배터리
기본 무장 : 20mm 두부 개틀링 기관포, 오른쪽 팔뚝에 빔 샤벨, 왼쪽 팔뚝은 파일럿과 임무에 따라 다름.(ex:탄창, 빔 샤벨)
옵션 무장 : 양 어깨 장갑에 각각 3연장 미사일 컨테이너, 각종 PT용 무장 장착가능.
외장컬러 : 부대에 따라 다름.
파일럿 : 하사~대령까지 많음.
설명 : 한국군이 만든 범용 양산기. 지금으로부터 2년 전에 첫 양산기가 발족되고 나서 지금까지 총 49기가 각 PT부대에 투입되었다. 각종 임무와 다양한 아르쟈논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범용적인 기체로 각 부대의 파일럿들의 취향에 따라 무장도 다르다. 한국엔 아르쟈논의 출현이 적지만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라도 공격을 취할 수 있는 것이 중요했고 군비가 매우 적게 드는 것 또한 중요했다. 그 상황에서 등장한 가격도 싸고 범용적인 꽤나 쓸모있는 기체.



이어서 아란님의 요청에 따라 엑스트라 추가

# 대길(정비반내의 각원들과 파일럿들은 통칭 아저씨라고 부른다.)

이름 : 정 대길
성별 : 40대의 건장한 남자
나이 : 43
외모 : 전체적으로 탄탄한 근육질의 우락부락하고 남자다운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남자.
         (전형적인 한국인 처럼 생겼심.;;)
가족 : 없삼. 부모는 남극 소실 사건때 남극 조사하다 비명횡사했음.
국적 : 한국
소속 : 한국 나리어스 지부
직책 : PT 정비반장, 준위
성격 : 평소엔 시원시원. 털털. 게다가 시끄러울 정도로 쾌활하다.
       그러나 PT를 정비할 땐 이상하게 성격이 민감해져서 누가 툭 치고 지나가도 불같이 화를 낸다.
       전투에서 돌아오는 PT를 보며 서글픈 표정도 지어보인다.
       그래도 마음은 따뜻하며 다른 이들도 그걸 알기 때문에 트러블이 별루 안 생긴다.
설명 : 과거 남극소실 사건때 남극 조사원이었던 부모님들은 죽었고.
       아내는 15년 전에 기계밖에 모르고 가족일을 소홀히하자 도망가버렸음.
       기계라면 첨보는 거라도 즉시 구조를 파악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과거 한국군 PT 정비교관도 지냈다.
이상형 : 쭉쭉빵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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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이번 편은 개인적으로 괴수랑 싸우는 PT와 전술을 쓰고 싶어서 쓴 거라. 내용에 별 진전은 없군요.

-_-; 죄송하게 생각함~네다

마지막에 BGM 넣은건 파란닷컴에 개인 자료실만들어 놓고 링크 시험해보려고 넣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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