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SF So give me my sword

2005.11.10 06:53

갈가마스터 조회 수:88 추천:2

extra_vars1 지하, 그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extra_vars2 episode 6 
extra_vars3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쳇, 거 참 더럽게 길군.”

시현의 검은 메카노이드를 따라 구멍으로 들어온 진은 끝도 없이 이어지는 어둠에 불평을 쏟아냈다. 부스터를 사용해서 낙하 속도를 줄이고 있다곤 하나 도무지 땅 바닥이 보이지 않아 흡사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슬슬 몸이 피곤해지는군. 제시간에 도착해야 할 텐데.”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만약에 이대로 최대 조종 시간인 20분이 지나버린다면 중간에 아스모데우스의 콕핏에서 뛰쳐나가야 할 상황이 벌어진다. 진은 만약 그 순간이 되면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이내 고개를 가로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뭔 생각을 하는 거야. 그 녀석을 닮아가나?’

진은 해맑은 표정으로 밥만 찾는 하늘을 생각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하늘’이라는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가만, 그늘? 개울? 가을? 구름? 아냐, 아냐, 마늘이었던가?”

진은 한참동안 하늘의 이름을 생각하다가 머리를 긁적이며 포기했다. 어둠이 길어지니 이젠 별 잡생각이 다 떠오르는 것 같았다.

“흐아, 미치겠구만. 가시현 이런 개자식!”

진은 할 일 없이 시현의 욕을 해대다가 문득 위를 바라보았다. 하늘에서 정오의 태양이 활활 불타고 있었으나 발아래에서 입을 쩍- 벌리고 있는 어둠이라는 괴물은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괴물은 끝도 보이지 않는 입 구멍으로 탐욕스럽게 먹이를 갈구하고 있었다.

“어둠...인가.”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진은 어둠과 가장 잘 어울린다고 여길지 모른다. 하지만 진은 어둠이 싫었다. 발아래의 어둠을 죽일 듯이 노려보던 진은 문득 이빨을 부서져라 악물었다.

으드득.

갈고리 손톱의 남자, 그 자야 말로 어둠에 가장 가까운 인종이었고 진이 어둠을 싫어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 어둠 속에 홀로 있을 때면 매번 갈고리 손톱에 찢겨나가는 세레나의 육신과 그것을 바라보기만 했던 자신을 무표정하게 내려다보던 ‘그 자’의 소름끼치도록 싸늘한 눈빛이 떠올랐다.

- 삑삑삑.

한 1 km는 내려왔을까, 지상이 가까이 있음을 알리는 경고음이 진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드디어 도착한 것이다. 진은 어둠에 가려 보이지 않는 땅을 향해 아스모데우스의 검을 던졌다. 땅과의 거리가 얼마쯤 되며,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산하는 특수한 검의 빛을 이용하여 착륙지점을 확보할 생각이었다.

- 쿠구구궁!

검을 떨어뜨리고 몇 초가 지난 뒤 건물이 거칠게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먼지 구름이 뭉게뭉게 올라오며 검광을 산란시키고 있었다. 먼지가 꽤나 많이 피어오르는 것이 케리가 봤다면 길길이 날뛰었을 지도 모를 정도였다.

“음, 아주 경쾌한 소리군.”

그러나 진은 뭐 어때하는 식으로 떨어뜨린 검의 빛만을 쫓을 뿐이었다. 지상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안정 높이에 도달했다고 여긴 순간, 진은 아스모데우스의 부스터를 끄고 지면을 향해 자유낙하 했다.

“웃차!”

쿠웅! 지면에 발이 닿는 순간 아스모데우스가 무릎을 굽히며 착륙의 충격을 흡수하였고 진은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착륙할 수 있었다. 뒤이어 뜨겁게 달구어진 증기가 아스모데우스의 흉갑 여기저기에 나 있는 배기구에서 뿜어져 나왔고, 흉갑이 갈비뼈처럼 좌우로 열렸다. 이차적으로 복부 장갑이 아래로 내려가자 자그마한 조종석의 모습이 드러났다. 조종석을 감싸고 있는 최종 장갑이 위로 올라가고 그제야 진은 에메랄드 빛 젤리틴을 헤집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후우, 아슬아슬한가?”

진은 조종석 앞에서 식은땀을 훔치며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아스모데우스를 타고 15분, 아슬아슬한 수치였다. 그리고 그것은 여기가 엄청나게 깊은 곳이란 것도 의미했다. 진은 벌써부터 밖으로 나갈 일을 걱정했다.

- 우우웅!
“알았어, 알았다고. 거참 성미 급한 아가씨라니까.”

아스모데우스에게서 작은 울림이 들려오고, 진은 곧바로 밑으로 뛰어내렸다. 진이 뛰어내리자마자 아스모데우스의 흉부 장갑이 원상태로 돌아갔고, 어둠 속에서도 홀연히 빛나던 새하얀 장갑의 빛이 식어가기 시작했다. ‘이제부턴 알아서 해, 난 잘래.’라고 말하며 눈을 감고 있는 아스모데우스를 바라보며 진은 손목시계의 라이트를 키고 주변을 비춰보았다.

“보이는 것뿐이라곤 잔해뿐이군. 케로로 그 녀석. 잘못 안 거 아냐?”

아무리 봐도 보이는 것이라곤 무너진 건물의 흉물스러운 잔해들과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고철들뿐. 아무리 생각해도 갈고리 손톱의 사내가 이곳을 찾아올 이유가 없어보였다. 그러나 진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아니지. 뭔가가 있으니 ‘그 녀석’이 이곳을 찾았을 테지. 그럼 그게 도대체 뭐지?”

도대체 어디로 가야할 지 갈피도 못 잡을 지경이었다. 칠흑 같은 어둠 때문에 하늘에서 찾는 것도 불가능했고, 화랑의 장갑은 천연의 위장색인 검은 색이기에 그 놈을 찾아 쫓을 수도 없었다.

“사람도 없고, 역시 준비도 없이 뒤쫓아 온 건 성급했군. 음?”

진은 문득 위쪽을 바라보았다. 구멍에서 가느다란 빛줄기 하나와 함께 다른 밝은 빛 한 개가 반딧불처럼 윙윙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오! 저기 마침 좋은 게 있었군! 어-이!”

진은 비행정을 향해 소리치며 빛을 내고 있는 손목시계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이렇게 무턱대고 찾을 게 아니라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
.
.

“어? 케로로 아줌마. 저기 아래에서 빛......”
“케리야! 케리! 케리 랑그로슈! 그리고 아줌마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야 하니?  그 녀석 누가 ‘머저리 진’ 아니랄까봐! 도대체 애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거야?”
“헤에~ ‘머저리 진’ 아니에요. 아까 들으셨죠? 지금은 ‘상냥한 진’이래요.”
“호호, 그 녀석은 누가 뭐래도 ‘머저리 진’이 가장 잘 어울린단다, 꼬마야.”
“우웅... 그런가?”

아래에서 보인 빛에 대해선 까맣게 잊어버리고 손가락으로 턱을 집고 고민하고 있는 하늘을 바라보며 케리는 한숨을 쉬었다. 진이나 이 꼬마 아이에게 보통 사람 같은 반응을 바란 것은 애초에 무리였고 인간인 자신이 먼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방금 전에 하려던 말이나 계속해봐.”
“아! 그러고 보니, 아래에서 빛이 번쩍번쩍 거렸어요!”
“빛이라고?”

케리는 하부에 달린 적외선 카메라 앵글을 조작하여 하늘이 말한 지점을 살펴보았다. 과연 하늘의 말대로 지상에서 하얀 점이 번쩍거리고 있었다. 그 점을 확대시키자 손을 흔들고 있는 진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하늘은 화면에 나타난 진의 모습을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소리쳤다.

“와아! 진이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그러게 왜 아무 생각도 없이 돌진하는 거야? 남자들이란...”

케리는 혀를 끌끌 차며 빛을 향해 토론베를 하강시켰다.

.
.
.

“아아, 살았군. 정말 난감했었는데 말야.”

진은 능청스럽게 케리와 하늘을 바라보며 서두를 꺼냈다. 다행히도 케리는 아스모데우스의 검에 의해 무너진 건물을 눈치 채지 못했고, 진은 단순히 케리의 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사태를 무마시킬 수 있었다.

“그나저나 시현은? 놓쳤어요?”
“음. 이 어둠 속에서 그 검둥이 녀석을 쫓을 수 있었을 것 같아?”
“흥, 뻔해. 보나마나 적외선 모드로 바꾸는 법을 몰랐던 거겠지.”

정곡이 찔린 진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거릴 뿐이었다. 내로라하는 정보통인 케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 남자가 얼마나 형편없는 메카노이드 마스터인지. 자기 기체의 스펙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어련하겠는가! 여태 그 실력으로 살아 있는 것도 용했다.

“에휴, 머저리.”
“아! 맞아! 이제부터 진은 ‘머저리 진’이야, 좋지?”

하늘이 아까 토론베 조종실에서 케리와 나눈 대화를 떠올리곤 즉석에서 진의 별명을 ‘머저리 진’으로 바꿔주었다. 진은 인상을 더럽게 구기며 하늘을 노려보았다. 그리곤 이내 억지로 미소를 지어보이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내심 이 꼬맹이를 패주고 싶었지만 진은 극도의 인내심을 발휘했다.

“음. 별로 듣기 좋은 별명은 아니지만 참아주기로 하지. 그나저나 캐롯.”

케로로에 이어서 이젠 당근(carrot)인가, 케리는 조용히 녹색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래 내가 포기해야지. 바보의 머리에 메모리를 달아줄 수도 없고.”
“말에 가시가 있군. 뭐가 그리 불만이야?”
“아하하 진 바보~”
‘너도 똑같잖아!’

한순간 하늘을 향해 버럭 소리 지르려던 케리는 가벼운 심호흡으로 마음을 가라앉힌 뒤 진에게 말했다.

“어쨌든 하려던 말이 뭐예요.”
“아, 미안하군. 묻고 싶었는데 말야. ‘그 녀석’ 여기 온 게 확실해?”

케리는 진의 이 짧고 간단한 물음을 듣자 그가 하고자하는 말을 단숨에 파악할 수 있었다.

“온 것은 확실하지만 뭘 노리고 왔는지는 몰라요. 행방은 비교적 쉽게 잡히지만 그가 하는 일까진 알 수 없었어요. 나도 목숨까지 걸고 싶진 않으니까요. 하지만 그가 볼 일 있는 것은 언제나 고대 유적. 그렇다면 이곳에 있는 뭔가를 찾아왔다고 말할 수 있지 않겠어요?”

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말했다.

“그럼 질문을 바꾸지. 이 도시가 도대체 뭔데 녀석이 이곳을 찾아왔지?”

진의 날카로운 물음에 케리가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고민하고 있지만, 마땅히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글쎄요, 으음. 아악! 생각해보니 내가 알 바가 아니잖아! 그건 당신들이 알아봐요! 난 당신들 복수 놀이에 끼어들고 싶지 않으니까.”
“칫, 쓸모없긴.”

유도 심문으로 정보를 뽑아내려던 진은 더 이상 케리에게서 뽑아낼 정보가 없다 여기자 미련 없이 고개를 돌렸다. 그 소리에 어이없어진 케리가 길길이 날뛴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었다.

“잠깐! 내가 왜 당신에게 그런 소릴 들어야 하는 거야!”
“아아, 죄송했습니다아~ ‘머저리’가 한 말이라 여기시고 너그럽게 용서해주십시오.”

콧방귀를 뀌며 건방진 포즈로 능글거리는 진의 모습을 바라보며 케리는 분통을 가까스로 삭이고 앞으로 성큼성큼 나아갔다.

-----------------------------------------------------------------------------------------------

오늘은 여기까지. 일단 지하로 들어왔습니다만, 뭔가 글 쓰는데 의욕이 없어 짧게 씁니다..

맨날 일만 만들고 수습도 안한다고 욕하지 마세용 =ㅅ=; 요즘 정말 의욕이 없다는...

지옥가도 써야하는데 ㅡㅜ;

설정 나온 것은 하나도 없고, 생각한 것이 머리에서 꼬여서 안 풀리기에 그냥 이렇게 무난하게 연결 시켰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 So give me my sword [3] 아란 2005.12.04 97
50 So give me my sword [2] 협객 2005.11.13 364
» So give me my sword [2] 갈가마스터 2005.11.10 88
48 So give me my sword [4] 아란 2005.11.08 109
47 Angel Feather [4] 히카라 2005.11.06 87
46 So give me my sword [5] file 협객 2005.11.05 228
45 So give me my sword [3] huugo.jimbrk 2005.11.04 81
44 So give me my sword [8] 갈가마스터 2005.11.01 115
43 So give me my sword [8] 아란 2005.10.30 217
42 So give me my sword [5] 아란 2005.10.29 201
41 Angel Feather [3] file 갈가마스터 2005.10.23 70
40 Angel Feather [4] file 갈가마스터 2005.10.01 112
39 Angel Feather [3] 아란 2005.09.26 186
38 Angel Feather [4] file 늑대소년 2005.09.04 206
37 Angel Feather [5] 외로운갈매기 2005.08.25 114
36 Angel Feather [3] 갈가마스터 2005.08.21 89
35 Angel Feather [7] 아란 2005.08.17 417
34 Angel Feather [7] file 늑대소년 2005.08.15 128
33 Angel Feather [7] file 갈가마스터 2005.08.11 99
32 Angel Feather [7] 아란 2005.08.09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