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SF Angel Feather

2005.12.22 02:25

아란 조회 수:168 추천:6

extra_vars1 이추하고도 아름다운 세상 
extra_vars2 [완] 27 
extra_vars3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하늘은 하늘에 있으며’
‘하늘은 땅에도 있으며’
‘별은 하늘에 있으며’
‘별은 땅에도 있으며’
‘하늘에 있는 것’
‘모두가 땅에도 존재하니’
‘수수께끼를 푼 자 행복하리라’


미자르가 눈을 뜨자, 눈앞을 스치는 수많은 기억들이 스쳐지나가는 듯 했다.

‘알고 있어. 11년 전, 망설인…. 그리고 지금이야 말로 결단을 내려야할 때라는 걸.’

미자르는 양 손을 가슴 앞에 떠 있는 작은 회색 구슬에 갖다 대었다.
그러자 구슬이 요동을 치며 미자르의 손을 벗어나려고 하였다.

콰지직.

미자르는 감정 없는 얼굴로, 회색 구슬이 부서지게 양 손으로 꽉 쥐었다.
순간 미자르의 주변 풍경이 그대로 빛을 잃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반짝인 순간, 미자르가 지금 있는 곳은 어느 새 시커먼 암 세포에 침식 당해가는 Angel Feather의 카다린 크리스탈이 있는 곳에 있었다.

“이제 망설이지 않아. 왜냐하면.”

미자르는 부서진 카다린 크리스탈이 있던 곳에 가 있는 다.

“시작과 끝, 빛과 어둠, 선과 악, 탄생과 죽음. 이 모든 건 둘 이자 하나이자, 진리이니까.”

미자르의 몸이 찬찬히, 에메랄드빛을 발하며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Arch Angel Feather. 이젠 끝을 내도록 하자.”

다 부서지고, 검은 암 세포에 침식 당해가는 Angel Feather의 보디를 미자르가 그 말을 꺼내자마자, 에메랄드빛이 Angel Feather의 보디를 감싸며 밤하늘로 떠올랐다.

파아아앗.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Angel Feather의 등에서 에메랄드빛의 날개가 한 장, 한 장 돋아나며 찬란하게 빛났다.
날개뿐만이 아니라, 잘려나간 팔과 다리가 새로 돋아났다.

『이것이 Angel Feather의 진정한 모습. Arch Angel Feather.』

눈이 부실 정도의 에메랄드빛이 차츰, 눈에 익어갈 무렵 밤하늘에 드러난 모습은 더 이상 Angel Feather가 아니었다.
13장의 날개를 지닌 에메랄드빛의 천사는, 말 그대로 Arch Angel Feather였다.








Angel Feather
최종화
無 / mu










“아카라….”

자신의 힘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은, 거제시 해안에 추락한 Angel Feather의 콕피트에서 아카라를 끌어내는 것 뿐.

“미안해….”

카렌티어스는 알고 있었다.
암에게 정통으로 당한 아카라의 몸의 반이 검은 암 세포로 침식되어 간다는 것, 구해 줄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카렌…티어… 스….”

카렌티어스의 목소리가 들렸던 것일까?
아카라가 힘겹게 눈을 뜨며, 카렌티어스에 이름을 부른다.
그러나 이미 아카라의 눈동자는 죽어가는 생명의 그것이었다.

“아무 말 하지 마. 아카라.”

“하지만… 꼭… 이야기… 하고 싶어….”

탁한 아카라의 눈동자에서 맑은 물이 흘러나왔다.

“아카라….”

아카라를 꼭 안으며 카렌티어스도 어느새 눈가에 맑은 물이 고였다.

“카렌티어스… 그만… 둬…. 나 때문… 에… 카렌티어스… 까지….”

카렌티어스는 알고 있었다.
아카라의 몸을 침식하고 있는 검은 암 세포가 아카라를 꼭 안고 있는 카렌티어스의 몸까지 침식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그러나 아카라의 소망은 그저 이야기 하고 싶을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카렌티어스는 아카라의 말을 도중에 자르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들어줄 뿐.

“끝까지, 함께인 거야. 아카라.”

카렌티어스는 미소를 지으며 두 눈을 감았다.
바다와 육지를 삼키며 급성장하고 있는 회색의 암 세포는 이미 관심 밖이었다.




“결국 깨어났군. 미자르.”

13장의 날개를 지닌 에메랄드 색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Angel Feather.
아니, 그 진정한 이름 Arch Angel Feather를 향해 거대한 암들은 공간을 울리는 음성으로 말한다.

“이미 그때부터 저는 깨어 있었습니다. 암(cancer).”

“그렇군. 이 세계를 살아가는 구 생물체들의 가능성을 지켜보았던 것이로군. 그래서 결론은?”

Arch Angel Feather는 묵묵히 오른팔로 13장의 날개 중의 한 장을 잡아 뜯어낸다.
잡아 뜯어내어 쥐고 있는 에메랄드 색의 날개는 그 형태를 바꾸더니, 거대한 망치로 그 모습을 바꾼다.

“묠니르(Mjollnir).”

Arch Angel Feather는 오른 손으로 에메랄드 색의 망치를 들어올린다.
망치는 눈이 부실 정도로, 에메랄드빛으로 찬란히 빛나기 시작하고, Arch Angel Feather는 그대로 암을 향해 돌진하며,

“내가 내린 결론, 지금 바로 보여 지는 그대로.”

빛나는 거대한 망치를 암에게 내려친다.
거대한 에메랄드빛의 폭발이 사방 수십 킬로를 감싸버리며, 모든 것을 무로 돌려보내버린다.

“겨우 그건가? 그것이야 말로, 더 나은 진화를, 이 땅에 태어난 생물체의 본능을!”

수십 가닥의 흰색의 암의 촉수들이 Arch Angel Feather를 공격한다.
Arch Angel Feather는 가까스로 그 공격을 피하나, 오른손은 촉수에 붙잡혀 잘려버린다.
더불어 오른손에 들려있던 거대한 에메랄드빛의 망치 역시, 그대로 잃어버린다.

“그 힘, 호모사피엔스들이 만든 롱기누스의 창이 기반으로 되어 있는 것이군. 그대로 되돌려 주지.”

거대한 에메랄드빛의 망치는 잘린 Arch Angel Feather의 오른손 채로 암세포에 동화 당해버린다.
빼앗긴 거대한 망치는, 이내 에메랄드빛이 아닌, 기분 나쁜 회색의 빛을 내뿜으며 잘린 Arch Angel Feather를 향해 휘둘러진다.

“이지스(Aegis).”

휘둘러지는 회색의 거대한 망치, 미자르는 그리 말하면서 Arch Angel Feather의 왼손은 남은 12장의 날개 중, 한 장을 잡아 뜯어낸다.
뜯겨진 날개는 그 형태를 어느새 팔각형의 형태를 하며 얇은 에메랄드빛의 유리처럼 늘려지더니, 에메랄드빛의 원형의 빛을 뿜어내며, 휘둘러진 회색의 거대한 망치와 부딪친다.

콰콰콰쾅.

천지를 울리는 세계를, 공간을 부숴버릴 것 같은 거대한 소리, 그리고 서로를 부숴버리는 거대한 에너지는 또 한 번 사방 수십, 수백 킬로를 산산이 부서 버린다.

“겨우 이 정도로, 이 나를, 생명체의 본능을 막겠다는 것인가!! 미자르, 태초의 생명의 호수여!!”

수십 가닥의 이르는 회색의 촉수들이 Arch Angel Feather를 사로잡는다.
그리고 그대로 잡아당기며 회색의 바다, 암으로 뒤덮인 곳으로 집어삼킨다.

“사이코 보이스(Psycho Voice) & 사이코 글로리(Psycho Glory).”

미자르의 목소리에 반응하듯, Arch Angel Feather의 남은 11장의 날개 중, 4장이 회색의 암세포의 바다 속에서 에메랄드빛으로 강렬하게 불타오른다.
그리고 순간 분해되면서 거대한 힘을 지닌 에메랄드빛 소리의 파장으로 사방 수백 킬로를 또 다시 증발시킨다.

“어쩔 셈인가? 이 땅의 모든 생명의 근원이여.”

대지에서, 하늘에서, 그리고 바다에서 회색의 암세포로 이루어진 촉수들이 날카로운 창으로 변해 Arch Angel Feather를 공격한다.

푹.

도망갈 곳을 찾지 못하고 Arch Angel Feather는 하늘에서 암세포의 창들에 몸을 관통당하며, 붙잡힌다.

“Psycho Voice and Psycho Glory.”

엉망진창으로 붙잡힌 Arch Angel Feather의 남은 7장의 날개 중, 또 다시 4장의 날개가 방금 전과 같이 빛나며 거대한 에너지를 품은 소리의 파장으로 몸을 관통하는 암세포의 창은 물론 또 다시 사방 수백 킬로를 증발시켜버린다.

푸욱.

그러나 이미 이 지구를 거의 암으로 뒤덮은 암은 어느 샌가 수복을 마쳐버린 채, 하늘과 바다와 지상에서 다시금 회색의 창, 수백으로 만신창이가 다 된 Arch Angel Feather를 다시 관통하며 붙잡아버린다.

“알 수 없군. 그런 구 지구 생물체의 대표 격인 호모사피엔스 식의 소모전 같은 것이 이 나, 궁극의 진화체인 암에게 먹힐 것이라 생각하는 가?”

어느 새 암세포는 Arch Angel Feather의 몸체를 갉아대며 침식해 가고 있었다.
그 속도는 점차적으로 가속화되어 간다.

“미자르, 태초의 생명의 호수여. 그대는 틀렸다. 틀렸기 때문에 이 나와 하나가 되어 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네가, 진실로 옳은 길을 향해 나아갔던 세계의 의지라면 나를 넘어뜨렸겠지.”

암이 말을 마칠 즈음, 암 세포는 Arch Angel Feather를 완전히 침식을 마친 듯, Arch Angel Feather의 몸체는 회색빛의 암과 같은 색이 되어 있었다.

“염색체의 나선은 이중으로 이어져 있음으로 공생하며, 환경의 변화에 의해 재배치된다.
무한한 세포분열은 호모사피엔스에게도 아르쟈논에게 있어서도 진화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유일하게… 암과 같은 능력을 갖는 것… 그것은….”

Arch Angel Feather의 몸체가 순식간에 색이 변한다.
찬란한 황금빛으로 변해버리며, Arch Angel Feather를 관통했던 암세포의 창들을 소멸시켜버리며, Arch Angel Feather에서 뿜어져 나오는 황금빛의 파장은 주변으로 퍼져가며, 암 세포들을 소멸시켜 나아간다.

“Psycho Birth!!”

어느 새 완전히 회복된 Arch Angel Feather의 13장의 날개가 찬란하게 펼쳐진다.
마주잡은 채 내뻗어진 황금의 양 주먹은, 거대한 암을 향해 황금빛을 찬란하게 뿌려대며 돌진한다.

“생식(生殖)세포?! 거짓말 하지마라!!! 생식 세포야 말로, 암의 원천이기도 하다는 것을 모른다는 말이냐!!!”

암의 외침.
그러나 암의 외침과는 달리, Arch Angel Feather가 내뿜는 황금빛의 닿는 암세포들을 이루는 유전자들이 하나하나, 뒤틀리며 조각조각 무로 돌아가는 까닭은 무엇인지 암은 알지 못한다.

“암이야 말로 정말로 모르는 가?”

“설마….”

황금빛의 사그라지는 암을 보며 미자르는 마저 말을 이어나간다.

“모든 유전 정보가 눈을 뜨게 되었을 때, 모든 프로그램은….”

“무(無-mu)로 돌아간다!”

어느 바다에서 시작된 황금빛은 이내, 바다를, 대지를, 하늘을 감싸며, 마침내는 지구를 감싸버린다.
그 빛은 진화의 극을 달린 암을 붕괴시키며, 무로 돌려보낸다.

살아남은 몇 안 되는 호모사피엔스, 아니 인간은 아직 알지 못하는 새에 그렇게 싸움은 이 별을 황금의 여명으로 감싸며 막을 내린다.



쓸쓸한 바다, 그리고 무너진 건물의 잔해 사이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던 조엘 카트린은 천천히 소중하게 품에 안고 있는 아이를 바라본다.

“나사렛.”

“아르쟈논은… 사라졌니?”

조엘 카트린이 그녀의 소중한 딸, 나사렛에게 던진 몇 마디.

“으응. 이젠, 없어.”

꺼져가는 나사렛의 말들.
조엘의 눈가에 말라버린 것 같던 물들이 샘솟듯 솟구친다.

“어째서 이런 일이 되버린 걸까‥.”

짧다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긴 아르쟈논과의 싸움.

“나사렛…?”

그리고 어느새 결론지어진 싸움.

“나사렛!?”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이 싸움은?
애초에 인류나 아르쟈논이나 싸울 필요조차 없었던 건 아닐까?

“나사렛….”

아르쟈논들이 사라진다 한들, 소중한 것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었는데, 왜 그렇게 복수에 집착했던 것인지.

“그래….”

“잠들었니…….”

그렇게나 커다란 희생을 치르고도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여러 잡동사니가 밀려드는 해안가, 그곳에 누워있는 것은 세 명의 소녀들.

“미츠키, 카린… 우린 아직 살아 있지?”

입고 있던 나리어스 지부의 제복은 이미 만신창이.
흐릿하지만 분명히 시야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아직 믿겨지지 않는 지, 사와타리 자매의 맏이인 이즈미는 동생들에게 묻는다.

“살아 있어.”

막내인 카린의 두 눈은 이미 빛을 잃었건만, 그러나 이거 하나만은 확신한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모래의 감촉, 바다의 찬 느낌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말, 정말로…. 살아 있어.”

차녀인 미츠키의 대답.

“아하하하하하!!!”

“하하하하!!!”

“살아 있다고!!!”

그렇게나 커다란 희생을 치르고도,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지.
우리들은 분명, 한 가지는 확실히 얻어내었다.
살아남는다는 것을.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분명한 건 현재 우리들은 살아가고 있다는 것, 단지 그 뿐이다.


==============================================================================================


드디어 대망의 A.F 완결편입니다.

많이 허접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저런 의미로 허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여간 그동안 함께해준,

만연필 님, 갈가마스터 님, 외로운갈매기 님, 늑대소년 님, 다르칸 님.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1 Machine Father [2] 다르칸 2006.04.15 1605
70 Machine Father [2] file 아란 2006.04.14 2474
69 Machine Father [4] 갈가마스터 2006.04.09 1374
68 Machine Father [2] 또또님 2006.04.07 1426
67 Machine Father [3] 다르칸 2006.04.01 1793
66 Machine Father [2] 아란 2006.03.26 2463
65 Machine Father [3] 갈가마스터 2006.03.18 1486
64 Machine Father [4] 또또님 2006.03.15 1287
63 Machine Father [3] 다르칸 2006.03.12 1458
62 Machine Father [1] 아란 2006.03.12 2237
61 Machine Father [2] 갈가마스터 2006.03.11 1268
60 Machine Father [2] 또또님 2006.03.08 1236
59 Machine Father [3] 다르칸 2006.03.06 1300
58 Machine Father [3] 아란 2006.03.03 2207
57 Machine Father [2] 아란 2006.03.03 2109
56 So give me my sword [2] 갈가마스터 2006.01.22 81
55 So give me my sword [5] 아란 2005.12.31 276
54 So give me my sword [5] 협객 2005.12.29 94
» Angel Feather [6] 아란 2005.12.22 168
52 So give me my sword [3] 갈가마스터 2005.12.08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