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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애 하모니카

2005.08.09 18:07

레드샤크 조회 수:241 추천:4

extra_vars1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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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저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

에스겔리우스 8세의 표정엔 근엄함과 함께 굳건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는 자신의 결정을 번복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가이우스 발레리우스 다마스커스. 자네는 더이상 우리 신시아의 사제가 아니라네. 순순히 파문 결정을 받아들이고, 조용히 레나를 떠나게나."

나는 병사들에게 붙들려 있어 거동이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아직 하느님의 영광을 포기할 수 없었다.

"교황! 저는 하늘의 이름 아래 수많은 이교도들을 숙청했으며, 하느님의 영광을 재현해보였습니다! 어찌 제게 이런 말도 안되는 형벌을!"
"가이우스. 우리 교황청에선 이유 없는 형벌을 내리지 않네. 자네는 죄인이며, 그것 하나로 파문당해야만 하네. 자네는 신시아에서 영구 제명이야."
"!"
"자네에게는 이제 미사와 축복도 허용되지 않고, 죽기 직전에 마지막 참회나 고해 성사조차 허락되지 않지. 자네의 죄악에 어울리는 형벌이야."
"저는... 저는 그저 추기경의 명령에 따라 베고, 베고, 또 베었을 뿐입니다... 그것에 죄악이 있다면 그것은 그것을 집행하게한 추기경에게 있을 것입니다... 그저 명령에 따랐을 뿐인 내게 이 형벌을 너무 가혹한 것 아닙니까!"
"오오 이런 이런... 진정하게나 가이우스. 자네는 이단 심문관으로서의 직무를 다하지 못했기에 파문당하는 것이라네. 자네는 죄 없는 사람들을 죽였으며, 그에 대한 대가가 바로 파문이라네. 이 같은 결정에 더 불만이 있나?"
"크으윽...! 에스겔리우스...! 이것은 분명 모함이다! 추기경은 이교도들이 분명하니 심판을 집행하라 하였단 말이다!"
"아아... 더이상 이 성스러운 곳을 더럽히지 말게나. 뭐하나! 어서 저 죄인을 끌어내지 않고!"

병사들이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예, 옛!"

이 병사들도 내 부하들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파문당한 시점에서 그들은 이제 나와 동등한 입장. 아마 우리 가문도 이 사건을 계기로 몰락할 것이다. 나는... 나는 그동안 무엇을 해온 것인가... 신의 철퇴로 지금까지 살아온 나는...




추기경. 아우구스렐리우스 3세. 그가 내게 내린 단 하나의 명령. '기사들을 이끌고 이교도들을 심판하라.' 이교도들의 추악한 행위는 이미 목격되었다고 하였다. 사람을 제물로 바치고, 간음했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그들에게 심판의 철퇴를 내렸다. 그러나 내게 내려진 포상은 파문이라는 형벌 뿐이었다. 그들은 이교도가 아니었으며, 그런 추악한 행위조차 목격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무언가 더 은밀하고 더러운 음모가 뒤에 숨어있을 것이다.
에스나르에서 추방된 내가 할 일은, 교황의 입김이 닿는 나라들로부터 내 파문에 대한 음모를 캐내는 것이다. 이단 심문소의 지휘를 맡고 있던 내가, 한순간에 이렇게 파문되어 버리다니... 이것은 무언가 잘못되도 크게 잘못된 것이다. 나는 이 모든 음모를 파헤치고, 음모의 주동자들에게 분노의 철퇴를 내릴 것이다. 이것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나의 개인적인 원한이다. 음모의 중심에 교황이 있다하여도 나는 벨 자신이 있다.
내가 파문당한 것으로 인해 가문 전체가 회복 불가능이 될 정도로 망가졌다. 게다가 가문의 차기 수장으로 추앙받던 나는, 가문 내에서도 질타를 받고 거의 쫓겨나다시피 했다. 그리하여 추방된 나는 현재 한자루의 검과 돈 몇푼과 몸뚱아리 하나 밖에 없다.




내가 라노스 공국으로 향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남쪽의 레이비어 왕국으로 향하지 않았으며, 바다를 건널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북쪽으로 향했을 뿐이다. 그런 내 머리 속을 채우고 있는 생각은 복수. 그저 그 뿐이다. 영광의 어제에서 타락의 오늘로 만든 이들에 대한 복수. 그들에게는 내가 맛본 굴욕보다도 더 심하고 고통스러운 지옥을 맛보게 해줄 것이다. 내 목숨이 어찌되든 상관 없다. 복수. 그것이 내가 지금 숨쉬게 하고 있는 단 하나의 원동력일 뿐이다.
라노스 공국 변방의 항구 도시에서 정보를 얻어보기로 했다. 이곳의 주교는 내가 알기로는 아마 사르벤치노 5세일 것이다. 내가 어릴 때 그는 스승으로서 내게 신시아의 교리와 사랑에 대해 가르쳐 줬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신시아는 사랑보다는 음모와 배신에 대해 가르쳐 주는 것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나처럼 배신당하고 파문당하는 자들이 생기지 않을 테니...
항구의 거친 사내들이 모이는 술집은 정보를 모으기 가장 좋은 곳이다. 물론, 신시아의 심장에 몸담고 있던 나에 대한 정보를 얻기는 힘들 테지만, 대체로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서 알아볼 수는 있을 것이다.

"주인장. 진한 걸로 한잔 주시오."

주인은 나를 곁눈질로 힐끔 보더니 보기에도 독할 것 같은 술을 테이블 위로 밀어 주었다.

"18리라요. 굉장히 독한 술이지."
"18리라? 조금 비싸군."
"어쩔 수 없수. 그거 북쪽에서 가져온 술이라 매우 귀한거요."

주인은 바다 사나이들만 대하던 사람답게 거친 말투를 구사하고 있었다. 게다가 한때 선원이었는지 꽤나 건장한 체구를 지니고 있었다.
나는 18리라의 비싼 액체를, 음미할 새도 없이 단숨에 들이켰다.

"컥...!"

순간 나는 자리에서 넘어질 뻔 했다. 게다가 토사물이 목구멍까지 쳐올라왔다. 간신히 간신히 토사물을 다시 삼키며 외쳤다.

"주...주인장...! 지금 나를 죽일 셈이오...! 서...설마 교황청의 첩자...?!"
"무슨 헛소리요? 그거 북쪽 지방 사람들이 추울 때 마시는 술이라오. 추위에 살아남기 위해 마시는 술이라 굉장히 독하지. 하지만 그만큼 달콤한 것이라오. 우리 바다 사람들에겐."

어쨌든 이건 즐기기 위해 마시는 물건은 아닌 것 같다. 그저 일상을 잊고 취하기 위해 마신다면 몰라도.

"당신. 지금 교황청이라 했나."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누구지. 교황청에 대해 알고 있는 자인가."
"알다마다.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이지."

나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슬쩍 돌렸다. 그쪽 테이블엔 6명의 사내가 앉아 있었는데, 아마도 모두 교황청에 속한 기사인 듯 싶었다. 말을 한 자는 그들 중 대장인 것 같았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의 테이블에 다가갔다.

"교황청의 기사들이 여긴 어인 일이시지? 여긴 천한 노동자들이 오는 곳 아니었나?"

그들 중 대장인 듯한 사람이 말했다.

"한 사내를 찾고 있지. 그는 최근에 신시아에서 파문당한 사람인데, 북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정보를 얻고 이곳에 다다랐지. 우리는 그의 인상착의만을 가지고 추적중이야. 당신 그에 대해 알고 있나?"
"아니. 나는 모른다. 왜 그를 쫓고 있는지 설명해주겠나?"
"그는 이교도야. 그것도 아주 더럽고 추악한 자이지. 바로 사탄을 섬기는 자라네."
"!"

나는 순간 너무도 큰 충격에 당황했다. 설마 설마하며 나는 그에게 물었다.

"아, 아주 충격적인 일이로군. 그, 그의 이름은 뭐지?"
"가이우스. 가이우스 발레리우스 다마스커스. 그는 이단 심문소의 지휘관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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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설정대로 갑니다. 그러나 모델이 되는 배경 시대는 15세기 말의 유럽입니다. 레나는 로마고, 신시아는 카톨릭입니다. 에스나르는 지금의 이탈리아 북쪽입니다. 남쪽의 레이비어 왕국은 지금의 이탈리아 남쪽이구요.(나폴리 왕국입니다.) 그리고 라노스 공국은 밀라노 공국입니다. 15세기 말의 유럽을 삽화로 넣었습니다. 참고하시길...(다운받아서 알씨 등으로 확대해서 보시면 되요.)

15세기 말에 교황 이노켄티우스 8세에 의해 마녀 사냥이 합법화됩니다. 그리고 도미니크 수도회가 이단 심문관의 관리 하에 들어가면서 이단 심문소가 되죠. 이 마녀 사냥이란 것은 정치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어요. 이때 카톨릭의 힘이 많이 약해지고 사회가 흑사병등으로 많이 불안정해지면서, 카톨릭 스스로 권력을 다시 되찾기 위해 마녀 사냥을 시작한 거죠. 즉, 공포 분위기 조성입니다. 카톨릭에게 반항하지 말라는... 그것에 대해 최근 타개하신 요한 바오로2세께서 직접 대대적으로 사과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쨌건 힘 없는 사회의 소외 계층 여성들. 즉, 농촌의 평범한 여성, 혹은 노파나 집시, 돈 없는 늙은 과부, 어린 소녀, 지나치게 똑똑한 여자, 노처녀 등등이 마녀 사냥의 제물이 됐죠. 그 중 남성이 20~25%라고 하더군요. 19세기의 미국까지 마녀 사냥이 계속됐는데 그 피해 상황은 수백만이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마녀라고 매도된 사람들은 검사관이 붙어 마녀인지 여부를 가리게 됩니다. 그리고 갖은 고문으로 마녀라고 자백하게 하죠. 못이 가득 박힌 의자에 앉히거나 바늘로 찌르거나 하는 등의 고문이요. 만약 마녀라면 고통스럽지 않을 것이라는 억지 논리로 말이죠. 즉, 한번 마녀라고 매도된 사람들은 100% 죽는 거죠. 물에 빠뜨리고 빠져 죽으면 마녀가 아니고 떠오르면 마녀라고 결정 짓는 경우도 있다네요. 마녀 구별법은 너무 많아서 다 쓰기도 어려울 정도.
어쨌든 마녀 구별법은 전부 마녀라고 덮어 씌우기 위함인 것만 알면 됩니다. 그리고 검사관(이 당시 검사관이 검사, 변호사, 재판관의 역할까지 다 합니다. 그래서 수사 과정 자체가 재판의 역할까지 하게 되는 것이죠. 자백은 증거의 왕이라고 하여 자백만 받아내면 즉결 처분이 가능했습니다.)의 경우 마녀라고 매도된 사람을 전부 벗기고 머리털부터 음모까지 전부 제모하기도 하는데, 마녀의 흔적을 찾기 위함이라고 하네요.(여기서 검사관은 육체적인 욕구를 채우는 겁니다.) 그리고 음부에 쇠 꼬챙이를 쑤셔 넣는다던가 그런 잔인한 짓도 서슴치 않았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아프다고 하면 마녀라고 사형시키고... 마녀라고 매도된 사람들은 거의가 사형당했습니다.
영국은 거의 교수형. 독일은 화형이었다고 하네요. 참수형도 있었구요. 그러나 마녀 사냥하면 뭐니뭐니해도 화형이죠. 그리고 마녀를 처형시킬 때는 공개적으로 처형시킬 때가 많았다고 합니다. 특히 화형시킬 때는 나체의 몸에 유황을 바르고 불을 붙인다고 하네요. 군중들 앞에서... 잔인하죠?
이때의 유럽은 참으로 혼란스러웠다고 합니다. 재판관들이 각 마을을 돌아다니며 주민들에게 수상한 사람을 신고하라고 하고, 첩자를 두어 밀고하게 하고 그러니 서로를 믿을 수가 없었겠죠. 한명이 밀고당하는 것이 두려워 맞밀고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구요.

그리고 카톨릭에는 교황, 대주교, 주교, 사제 순으로 지위가 정해집니다. 그리고 대주교나 주교에서 추기경이란 직함을 얻을 수 있죠.(그러나 추기경은 대부분 대주교가 맡습니다.) 교황의 옷은 백색, 추기경의 옷은 홍색, 주교의 옷은 자색, 사제는 흑색입니다.

장르는 역사 멜로물? 정도일까요. 거기에 약간의 서스펜스와 스릴러가 가미된...

시점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했는데, 바꾸셔도 되요. 어디까지나 다음 타자의 자유로 하겠습니다. 아직 주인공을 만나지 않은 하모니카의 시점으로 쓰셔도 되고, 3인칭으로 쓰셔도 되고, 아니면 가이우스를 추적하는 추적자의 시점으로 쓰셔도 되구요. 다음 타자 마음대로 하세요. 이야기도 마음대로 풀어나가시구요. 하모니카를 등장시키기 싫으시면 억지로 등장시키지 않으셔도 되요. 제가 나중에 등장시키면 되니까요.

순서는 레드샤크 -> 아란 -> Hirock 의 순서로 갑니다. 그리고 1주일 이상 글 안 올리시면 자동 패스로 간주하고 다음 타자에게 순서가 넘어갑니다. 그리고 재밌을 것 같게는 써주시길. 너무 이상한 내용으로 빠지지 않게...(납득이 가는 내용이면 뭐든지 가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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