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DESTINY」 運命의 系統樹

2006.01.04 07:09

다르칸 조회 수:130 추천:3

extra_vars1 섬에서.. 
extra_vars2 21 
extra_vars3
extra_vars4 26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쉴레이드 시 북부 외곽, 남아있는 사람들은 그닥 없었다. 남부 특유의 비릿한 햇빛이 쨍쨍거리는 와중에도 뛰어 다녀야 할 만한 아이들의 모습 보다는 재가 되어 쓰러지고 있는 몇몇 집만 간간히 눈에 뜨일 뿐이었다.






*



"저스티스, 예니체리, 프리벤터?! 웃기는 군"

옅은 회색 머리카락을 깔끔하게 넘긴 노 머시 장군이 조소를 지었다. 입에는 양귀비잎을 말아서 만든 두꺼운 시가를 피고 있었는데, 그 주위에서 오로지 그만이 평안한 모습을 띄고 있었다.

"어떤가, 자칭 뫼비우스"

"이익!"

리온하르트의 얼굴에 당혹감과 비장함이 뭍어날 정도로 노 머시 장군에게서 풍겨지는 위압감과 여태 그가 보여주었던 능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러나 리온하르트 뿐 아니라 그의 옆에는 스펜타 마이뉴라고 불리는 전 레이첼 카벨리아도 함께 있었다. 화염인지 우뢰인지 모를 빛덩이를 끝도 없이 던졌지만, 괴물같은 노 머시 장군의 옷 자락도 상하게 만들지 못 했다.

"뫼비우스라..아는가? 뫼비우스의 띠라는 건 아주 재미있는 거야, 앞도 뒤도 없고 검다면 검고 하얗다면 하얗고 동형이기 때문에 시간점과 진행점이 다르지 않아"

"무, 무슨 소리냐!"

"너희들은 멍청한 짓을 하고 있다는 거다, 뫼비우스가 뭔지도 모르는 녀석들아"

노 머시 장군이 끝끝내 주머니게 깊게 넣어두었던 손을 꺼냈다. 단순히 그런 행동 만으로도 위압감은 기하학적으로 늘어나 둘을 아예 움직일 수도 없게 만들어버렸다. 결박된 마냥 리온하르트는 검을 쥔 채 스펜타 마이뉴는 빛 덩이를 손에 쥔 채 아무런 제스처도 취하지 못 했다. 심지어 눈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지난 수천년 동안 이 땅 위엔 너희 같은 놈들이 수도 없이 나타났겠지. 물론 저 어딘가 우리의 고향에도 그런 멍청한 놈들은 나타났어"

"이, 이익"

"내 원래 임무가 뭔 줄 아나? 그래, 너희같은 불순분자들을 걸러내서 먼지로 만들어버리는거야"

콰직! 중압감에 땅이 파였다. 그 높이는 사람이 수십명 들어가도 채워지지 않을 만큼 깊었고 장군으로부터 서서히 넓혀져 공포감과 함께 둘을 압사시키려고 달려들었다.

"텔레포트!"

환한 빛이 일순간 그 둘을 감쌌고 잠시 여흥을 즐기려던 장군의 입가가 씰룩거렸다. 수염을 한 번 쓸어내린 뒤에야 씰룩거리던 입술은 천천히 위로 말아올려져 미소를 만들어냈고 눈은 세상의 한 점을 바라보고 있었다.

"재능있는 녀석들이 많군"




*




"대체 이해할 수가 없어! 수장님을 우릴 죽이려고 그런 거야?"

스펜타가 소리를 꾁 지르듯이 내뱉었다. 다만, 그 성질을 받아낼 만한 사람이 그 자리에는 있지도 않았고 있다 해도 그녀가 함부로 성질을 낼 만한 위인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옆에 있던 둘은 그를 다독거릴 수 밖에 없었다.

"아니야, 나로 하여금 그 끔찍한 구렁텅이에서 너흴 구한 건 수장이거든"

"몬타나 맥스, 함부로 네가 입에 담을 분이 아니시다"

"크크큭, 나는 내가 원해서 이 조직에 들어온 거야. 너희처럼 광신도가 아니라고 멍청이들아"

"몬타나!"

"왜? 한 판 해볼까?"

검제라 알려진 리온하르트의 검이 많이 지친 모양인지, 더 이상 토실토실한 몬타나 맥스를 혀박하진 못 했다. 새하얗고 창백해서 도저히 사람의 피붙이라고 부를 수 없는 몬타나 맥스의 입가가 절로 씰룩거리더니 금새 와하하하고 웃어제꼈다.

"코만 높다랗던 멍청이들이 이렇게 당하니 속이 다 시원하네, 좋아. 나는 수장놈이나 보러 가야겠어"

"수장님이 어디계신지 아나?"

"으음, 나와 그, 그리고 또 한놈 맘에 안 드는 녀석이 있지만 셋 밖에 몰라"

스펜타는 따지려는 투로 몬타나 맥스의 코 앞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러나 그는 색기에는 관심이 없는지 다가오던 말던 혹은 입술을 부딪히던 말던 신경 쓰지 않고 몸을 획 돌려서 사라져 버렸다. 아무리 잘난 위인이라도 반신의 마법능력을 따라갈 수 는 없는지 리온하르트는 주위의 바위를 찾아 앉았다.

"스펜타, 혹시 그를 아나?"

"아니, 저 망할 시체놈보다 재수 없다는 것만큼은 확실해"

"확실히 이 조직에서 우리의 위치는 가장 낮을 꺼다. 그러나 나는 수장님을 믿는다, 일단은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지"

"아, 나는 배반자..였던가? 레이첼이라는"

스펜타가 잠시 농을 섞어 리온하르트와 몇 마디를 나누려고 하자, 그는 어느 새 몸을 감춰버린 이후였다. 볼을 통통하게 부풀렸던 그녀는 이곳을 떠나기 전 바닥에 풀어놓았던 로브를(용케 누구도 집어가지 않았던 모양이다)주섬주섬 걸치고 가장 가까운 쉴레이드 시를 향해 걸어갔다.









「DESTINY」
運命의 系統樹
第 21 夜. 섬에서..









구울들이 달려들자, 무리의 누군가가 이에 험한 말을 담았다.

"오 망할, 미치겠네"

쉴레이드 시에서 약 두 시간 동안 동쪽으로 쭉 걸으면 나오는 커다란 섬은 이 나라의 수도로 가는 중요한 길목이면서 동시에 빠른 해류가 흘러 함부로 지날 수 없는 곳이기도 했다. 비록 시네프스 왕국이 강성해지면서 이곳의 중요성을 인식해 아주 커다란 다리를 지어놓았지만, 무슨 일인지 섬으로 넘어오는 다리는 있었지만, 넘어갈 수 있는 다리는 사라져 있었다. 그 덕택에 엘스틴 공주를 호위하고 수도로 가던 프리벤터와 예니체리 군단는 회군해 다른 길을 모색할 수 밖에 없었다.
쾅! 간간히 습격을 해오던 구울과 좀비 무리가 이번에는 온 몸에 화약을 메고 숲에서 뛰쳐나왔다. 길의 가장자리에 있던 수십의 예니체리 병사들이 좀비와 구울의 자폭에 맥 없이 비명을 내질렀다.

"대장!"

땅딸막한 글릭세르가 입을 쩍 벌리고 섬에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출구인 서쪽 다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 다리는 이미 반 쯤 구울들이 메우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몸에 화약더미를 메고 있었다.
쾅! 글릭세르가 자신의 장기인 화약무기를 사용할 수도 없이 발을 동동 구르자, 가로드와 카인이 앞으로 뛰쳐나갔다. 뿐만 아니라 살로딘 역시 양 어깨 뒤에 칼을 뽑아 들면서 구울무리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아아앗, 피해요!"

공주의 목소리와 함께 앞으로 뛰쳐나가던 셋이 우뚝 멈춰섰다. 아슬아슬하게 멈춰선 코앞에서 붉은 화염과 함께 불덩어리가 된 좀비 개가 다리 가운데로 뛰어들어갔다.
쾅, 콰가가강! 폭만 수십명의 사람이 양 팔을 쫙 펴고 걸을 수 있을 만한 크기의 다리위에 빽빽하게 선 구울들이 각자의 폭약에 불을 붙이려고 안달이 난 것처럼 불로 뛰어들어 다리를 뒤흔들어놓았다. 한 번 두번의 폭음이야 수년 간 버텨온 것처럼 다리는 굳건하게 버텼지만, 그것이 커져 수백, 수천으로 불어나자 봇물이 터진 것처럼 금이 가기 시작하다 결국 지축을 뒤흔드는 소음과 함께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웅장하게 무너져 내리는 다리의 운명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표현할만큼 그 자리에 있는 모두의 심정은 절망스러웠지만, 그렇다고 달려드는 폭탄테러구울들을 모른 척 할 수도 없었다. 막강한 전투력의 예니체리 병사들과 프리벤터, 잔존 시네프스 왕국 병사들이 재빠르게 병기를 휘둘러 착착 괴물들을 베어넘겼다. 그러나 화약을 안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사상자가 나오는 것은 불가피했다.

"이제 어쩌죠?"

괴물들이 정리 되고 난 뒤에 공주의 거처로 정해진 막사에서는 공주와 유이, 살라딘 등 간부들이 모여 탁상공론을 벌이고 있었다. 섬 주변의 해류는 굉장히 빨라서 헤엄쳐 지나간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고 간이다리를 짓는 것 또한 이 왕국 특유의 공법으로 만들어진 터라 불가능했다.

"딱 하나, 길이 있어요"

"뭐죠?"

모두의 시선이 공주에게로 향했다. 모두가 모여있는 탁자의 가운데에는 섬을 간이적으로 나타내는 지도와 낮에만 해도 존재했지만, 이제는 과거형이 되어버린 다리를 명확하게 표시하고 있었으며, 남부에 아주 작은 항구의 표시가 그려져 있었다.

"지금은 쓰지도 않지만 불과 십여년 전만 해도 이 항구는 군사적 목적으로 자주 이용되었어요, 물론 해적들이 대부분 소탕된 오늘날에는 사용치 않지만...아직 군함이 몇 척 남아있을 꺼예요"

"군함이라구요? 좋군요! 군함이라면 해류는 뚫을 수 있겠죠. 그리고 항구도시인 수도까지도 단숨에 갈 수 있을 겁니다!"

살라딘이 공주의 의견에 전적으로 찬성을 하자 그 자리에는 반대를 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 시네프스 왕국의 기사장 한 명이 조금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표정 따위는 결정에 아무런 지장을 줄 수 없었고 발터와 유이, 살라딘, 공주의 찬성 하에 섬 남부 작은 군항으로 목적지가 바꾸게 되었다.





*





"확실히 십여년 전부터 사용되지 않은 만큼  이 앞부터는 길이 험할 꺼예요"

아침 나절 모두가 출발한 준비를 마치자 공주는 당찬 모습으로 모두에게 일렀다. 그러나 정작 남부 군항으로 나눠지는 길목으로 가는 순간 모두의 표정은 불신과 의아함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분명히 덩쿨로 막혀져 있어야 할 길목은 깨끗했고 바로 얼마 전에도 누군가가 지나간 흔적이 면밀히 보였다.

"누군가가..지나갔어..."

"우워어어어!"

예니체리 군단의 병사들 중 몇몇이 괴성을 내지르면서 앞으로 튀어나갔고 살라딘은 놀란 표정으로 달려드는 병사들의 목을 베었고 잘린 목에서는 거무튀튀하게 썩은 피가 튀었다. 죽은 자들이나 죽은 뒤 되살아난 자들에게서나 보 수 있는 검은 피를 보며 모두는 경악을 감출 수 없었다. 좀비가 그 오랜 시간 동안 인간의 행세를 한 것부터 이 결속력이 강한 예니체리 군단의 속을 비집고 들어갔다는 사실은 좀처럼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지난 세월 수도 없이 이 군단에 잠입을 하려고 시도했던 이들은 많았지만, 이 썩어가는 괴물보다 성공적으로 잠입을 한 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더 이상의 진군은 불가능합니다. 막사를 세워야겠습니다"

뚝 떨어진 사기를 살핀 발터가 재빠르게 다독거려 막사를 세우고 불을 피웠다. 아직 날이 저물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했기 때문에 모두가 쉬는 동안 공주의 막사에는 또 다시 몇몇이 모여들었다. 프리벤터가 떠날 때 도착해 데스티니와 함께 하기로 한 발터와 유이, 글릭세르, 카인, 가로드, 살라딘, 공주, 기사장이 전부였지만 그들은 그 모두의 생명이 걸린 작전을 세밀하게 짜고 있었다.

"이전부터 생각은 해왔지만 이제 확신이 들었습니다. 군항은 분명 저스티스일지도 모르는 집단에 의해 점거된 상태고 우리 내부에도 좀비가 몇명이나 있는 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그러니 일단 좀비가 끼어들 수 없는 저희 프리벤터가 먼저 군항을 살펴보고 올테니, 따라서 오세요"

발터가 의견을 냈지만, 살라딘의 표정이 전혀 탐탁치 못 해보였다. 그의 예니체리 군단에서 좀비가 튀어나왔으니, 명예도 실추되었을 뿐더러 얼마 전부터 설치고 다니는 프리벤터라는 신생부대에게 밀려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살라딘 역시 스스로 병사들에게 문제가 엿보인다는 생각에 차마 반대를 할 수가 없었다.

"공주님, 여기서 군항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까요?"

"으음, 지도에 보면 도보 7분 거리라고 적혀 있네요."

"좋습니다. 군항까지 가는 데 3분이라고 잡고 만약에 적들이 많을 경우를 대비해 약 20분 후에 들어오시면 될 겁니다."

발터가 상세한 의견을 내놓았다.

"21분 정도요?"

"네"

"나쁘지 않군"

살라딘이 마지막으로 찬성을 하자, 발터가 미소지은 얼굴로 유이의 팔을 잡고 일어섰다.

"곧 날이 저물을 테니, 잠입하기엔 적기죠. 프리벤터 특무부대 데스티니 출동하겠습니다"






*





"망할, 어떤 놈이 이딴 작전 짠거야?"

"접니다"

군항의 모습은 평범한 항구와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모래사장 위에 선착장이 나무판자로 길게 늘어졌고 바위같은 것들이 주위에 산개되어 있어서 군사적인 목적이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목적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한적했다. 다만 좀비와 구울들이 득실거렸고 개 중에서는 총이나 활 따위의 장거리 무기를 쓰는 것들도 있었다는 것이 조금의 문제가 되었다. 투덜거린 글릭세르의 눈 앞에 발터가 나타나 무시무시한 은빛 와이어를 늘어뜨려 구울들의 목을 따놓았다. 잠시 식은 땀을 흘리던 글릭세르가 '쳇'이라고 조그맣게 웅얼거리면서 화약에 가득 담긴 수류탄을 저 멀리 집어던지며 발터의 얼굴을 피해버렸다.

"앞으로 10분 남았습니다"

유이가 모두에게 조금이라도 응원을 해주고 싶었는지, 허리춤에서 줄시계를 꺼내 남은 시간을 알려주었으나 까마득하게 몰려드는 좀비들 앞에서는 오히려 독이 되면 되었이 득이 될 일은 없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구울이나 좀비나 모두들 몸에 화약더미는 지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모두들 비켜 !"

글릭세르가 등에 메고 있던 큼지막한 배낭을 땅에 내려놓더니 큰 모션을 취하면서 구울들 사이에 그것을 집어던졌고 이어서 무지막지한 폭음이 들렸다. 수직으로 치솟아 오르는 화염기둥과 사방으로 퍼지는 무수한 파편들에 그 일대 괴물들이 조금 느려지거나 아예 까맣게 타버렸다. 그러나 글릭세르는 이제 탄이 모두 떨어졌는지 허리춤에서 주먹만한 망치를 꺼내 썩어가는 머리통을 부숴댔다. 이에 질세라 카인은 커다란 곰의 모습으로 변해서 뭔가를 볼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고 주위의 모든 것을 쓸어버리기 시작했다. 발터의 두배는 됨직한 곰이 큰 팔을 양 옆으로 휘저으며 날뛰자, 주위는 어느 정도 청소가 된 듯 했다. 가로드 역시 라이플의 총알이 모두 떨어진 탓에 할버드의 날로 구울들을 박살내고 있었는데 조금 무료했는지 라이플의 끝을 창대 삼아 수십의 좀비들을 자빠트리면서 도미노를 만드는 개인기도 보여주고 있었다. 그 중 가장 끔찍한 것은 발터의 모습이었는데, 검은 장갑에 말쑥하게 차려입은 정장으로 괴물들 사이를 걸어다니면서 팔을 한 두번 휘저을 때마다 주위 수십미터에 들어와 있는 시체들이 더 이상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가루가 되어버리는 광경은 꿈에 나온다면 악몽임이 분명한 끔찍한 모습이었다.

"아하하하하, 멋지구나"

"네 녀석은?"

"아아, 이 몸은 아크리치 몬타나 맥스라고 하네"

통통한 몸에 온 몸에는 검은 천으로 로브를 만들어 뒤집어 쓴 남자가 희끗한 머리카락과 죽은 것 마냥 새하얀 피부를 자랑하면서 근해에 떠 있는 군함 중 하나의 선미에 서 있었다. 그는 마치 연주를 하는 것처럼 연신 손을 흔들었는데, 그 손은 웅장하다 못해 장엄하기까지 했다.

"자, 서곡은 슈베르트의 마왕이 어떠한가?"

"뭐?!"

몬타나 맥스의 손짓에 빠르기가 바뀌었다. 그 순간 좀비들은 조금 더 열정적으로 덤벼들었고 구울들은 미친 듯이 빠르게 달려들었다. 비명소리까지 내지르는 구울과 좀비의 맹공세에 놀란 글릭세르가 주춤한 사이에 검은 안광을 반짝거리는 좀비 한 마리가 그의 머리 위로 달려들었다.

"쿠어엉!"

카인의 묵직한 곰 발바닥이 아슬아슬하게 글릭세르의 머리를 지나쳐 좀비의 몸통을 날렸다. 그러나 이 난장이를 구하기 위해 무리를 한 탓에 좀비와 구울의 뾰족하고 괴기스러운 이빨이 수도 없이 그 가죽에 박혀들어서 카인 본인도 끔직한 고통에 시달렸다. 몸을 흔들어서 몇몇의 괴물들을 털어냈지만, 아직까지 끈질기게 붙은 이들에게 그는 마치 영혼을 빼앗길 것과도 같은 느낌에 섬짓한 공포를 내비췄다.

"이런!"

좀비와 구울들이 내는 비명소리와 글릭세르, 유이, 가로드가 내는 기합 소리는 절묘하게 어우러져서 하나의 음색을 맞췄다. 괴테의 詩 '마왕'에서처럼 좀비와 구울들은 그들의 영혼을 빼앗으려는 듯 달려들고 이 모든 장면과 소리와 배경은 하나의 노래를 만들었는데, 섬뜩한 음색은 바로 슈베르트가 작곡한 마왕이었다. 발터는 주위의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경악에 찬 소리를 내질렀다. 방금 전에 나타난 몬타나 맥스라는 자가 이 주위를 완전히 제압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오오, 용감하고 지혜로운 발터! 그러나 너의 속셈은 뻔히 보여!"

발터가 모습이 사라졌다가 몬타나 맥스의 옆에 나타났다. 그러나 몬타나 맥스는 선미가 아닌 선착장에 내려서 있었고 그 자리에는 발터를 목표로 한 수십구의 좀비들만이 있었다. 바다에서 기어올라와 배 위에 올라서서 발터의 목을 깨무려는 좀비와 구울의 숫자는 발터의 날카로운 와이어로도 어떻게 되지 않았다. 앞으로 5분, 유이는 속으로 되뇌이면서 중압탄을 내쏘았다.

"오오, 유이! 가녀린 창녀야!! 네 년이 생각하는 구원군은 오지 못 해, 왜냐하면 예니체리 군단의 잘난 병사들 모두가 이미 구울이 되었거든!"

"뭐!"

중압탄을 쏘려던 자세가 무너졌다. 그 순간을 노린 몬타나 맥스의 손짓이 약간 빨라졌고 구울 두 마리가 유이의 허리를 깨물었다.

"그마아아안 !!"

바다의 지평선 넘어서 거대한 함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중 가장 찬란하게 빛나던 것이 날아와 유이와 모두를 감쌌는데, 빛덩이 근처로 구울이나 좀비가 다가서면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함대가 근해로 다가오자 작은 보트가 선착장으로 들어왔는데, 거기에는 검은 눈과 머리를 지닌 쌍흑의 남자가 둘 있었다. 한 명은 모두에게 익숙한 모습인 유리였다.

"감히 짐의 친우들에게 무슨 짓을 하는 것이냐 !"

근엄한 목소리와 유리의 온 몸에서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푸른 빛은 그의 각성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윤기가 흐르는 검은 머리카락이 넘실거리며 치솟아 길게 보이기도 했고 스멀거리는 푸른 기운에는 바닷 파도가 넘실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무시무시한 기운이 퍼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짐이 비록 살생을 원하지는 않으나, 너희들의 행실이 바르지 못함으로..

처벌!"

콰르릉, 바다에서 물이 용의 형태를 띄면서 치솟아 올라와 성스러운 푸른 빛과 함께 모래사장으로 처박혔다. 물방울에 닿기만 해도 좀비와 구울들은 녹아내렸고 살아있는 이들에게는 힘이 되었다. 그 뿐만 아니라 하늘에서는 벼락이 내리쳐 군함을 박살내놓았다. 무지막지한 처벌이 행해진 몇 분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 푸른 빛과 함께 유리가 보트 위에서 쓰러지자 뒤에 서 있던 쌍흑의 남자가 그를 들쳐업었다.

"오호 - . 쌍흑의 마왕님과...새로운 12제 이신가? 각별히 사이가 좋아 보이시는 군, 좋아좋아. 이런 우정을 보여준다면 이몸이 사라져 주지 즐거운 만남의 시간이나 가져 보시라고 후후훗"

환한 빛과 함께 아크리치 몬타나 맥스가 사라졌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좀비나 구울들은 검은 흙이 되어 무너져내렸고 남아있는 것은 곰에서 변신이 풀린 카인과 쓰러진 가로드와 유이, 남은 이들을 안전하게 살피려고 뛰어다니는 발터와 글릭세르 뿐이었다.

"그래, 자네..유신인가?"

글릭세르가 모두를 안전한 풀밭에 옮기는 사이 발터가 박살난 군함의 잔재에서 헤엄쳐 선착장으로 올라와 유리를 들쳐 업은 쌍흑의 남자 앞에 서서 말했다.

"네"

"적인가"

"아니요"

유신의 대답과 함께 발터의 만면에 미소가 띄워졌다.

"그렇다면, 프리벤터에 온 걸 환영하네"








=======================================




조금 기네요.



귀찮아서 대충대충 쓰느라 짧아졌습니다만...


에이 귀찮아


그보다 아란님 아크리치가 언제부터 몬테크리트드 였죠?

몬타나 맥스 였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