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DESTINY」 運命의 系統樹

2006.02.10 09:58

다르칸 조회 수:102 추천:3

extra_vars1 구원 
extra_vars2 24 
extra_vars3
extra_vars4 26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이, 이러지 마세요!"

"캬르르!"

어제까지만 해도 방긋 웃으면서 사과를 담아주던 아저씨였다. 잿빛하늘에서 내리치던 폭풍우조차 섬짓한 괴성에 주춤했다. 피가 몇 방울 튀자,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었던 그것은 마치 넓게 퍼지는 피자처럼 발악을 하던 꼬마아이를 삼켰다. 그것의 배를 찢고 나온 것은 분명 아까 그 아이였지만, 그 눈에는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박살난 팻말에는 실바니아 공화국이라는 이름이 어렵지 않게 읽을 정도로 핏물이 튀어 있었다.

"이대로 정면을 뚫는다!"

실력이라면 없지 않았다. 이 억겁의 지하 속 지옥과 같이 변해버린 땅에 저항을 그만둔 이들은 아직 없었다. 건장한 이들이라면 검을 들고 어린아이들은 활을 잡았다. 여자들은 돌맹이라고 집어던졌으며, 노인들은 그 지혜로움으로 벽을 쌓았다. 그러나 견고한 벽조차 바위를 한 주먹에 으깨어버리는 괴물들의 공격에 무참히 깨어질 뿐이었다.
몇몇의 용감한 용병들과 기사들이 퇴로를 뚫기 위해 난전을 펼쳤다. 먹히면 괴물이 되어서 사람을 베어내기 때문에 베고 또 베어도 좀 처럼 수가 줄어들지 않았다.



실낱같은 희망 마저 사라져 갈때

창공을 날아오르는 불사조는 화염으로 세상을 불태우리라.


-주신 오딘의 성경「카마다쿠스」 묵시 예언록 제 1장 中-







「DESTINY」
運命의 系統樹
第 24 夜. 구원







프리벤터들은 수도 근처까지 와 있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지속적으로 습격 해오는 저스티스의 잔당이라 생각될 만한 괴생명체들 때문에 빠른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그 괴물들은 사람과 똑같이 생겼지만, 날카로운 이빨이 돋고 몸이 무쇠처럼 단단했을 뿐만 아니라 아군을 삼켜버리면, 그 뱃속에서 괴물로 변해버린 아군이 튀어나왔다. 이성을 잃은 그들의 무력은 평범한 사람으로써는 충분히 공포스러웠다.

"비켜!"

탕! 그 소리만으로도 충분히 위압감 넘치는 탄환이 괴물들의 중심축을 뚫고 지나갔다. 가슴이 깊게 파여진 그것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검붉은 망토자락이 잠깐 허공에 붕 뜨더니 그 망토에서는 안구가 없이 피눈물을 흘리는 자들이 튀어나왔다. 좀비도 구울도 아닌, 죽지도 살지도 못 하는 자들. 그 망토의 주인은 카나드였다.

"내가 여태 삼켜왔던 모든 이들이다. 내 영토의 백성과 병사와 적이다!"

프리벤터들이 치료를 위해 뒷선으로 물러나자, 망토에서는 끈임없이 병사들이 빠져나왔다. 개중에는 아주 오래된 갑옷을 입고 있는 이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비명소리를 질러댔다. 먹물같이 피눈물을 흘리면서도 창과 칼 따위를 휘둘렀다. 또한 말을 탄 이들도 있었는데, 말은 다리가 핏물로 되어 있어서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그들은 괴물들에게 먹혀도 괴물이 되지 않았고 다만 핏덩이가 되어 땅을 적셨다.


.
.
.
.
.

수도는 마치 잘 휘저어놓은 루비빛의 와인통같았다. 새빨간 흰자위를 가진 것들은 그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대면서 걷거나, 누군가를 먹고 배를 찢어 또 다른 동료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다만 그런 비극이 벌어지지 않은 곳은 가장 안전했던 궁전이었다. 새하얀 대리석을 마름모 꼴로 세공해 바닥을 장식해 놓은 이 화려한 궁전에는 무척이나 덩치가 크고 구릿빛의 피부를 지닌, 윤기가 나는 갈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두 자루의 몸통만큼 큰 도끼를 쥔 채 흔들고 있었다. 그는 무척이나 날카로운 눈매와 힘있어 보이는 눈빛을 하고 있었고 그 눈빛의 끝에는 여려보이는 남자에게 향해 있었다.

"반란자 이그리트!!"

"왜, 왜 그러세요? 쿠쿡. 제, 제가 무슨 죄, 죄를 지, 지었다구요?"

이그리트는 벌벌 떨리는 목소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목소리에서 베어나오는 감정은 고양이가 쥐를 바라볼 때나 생길 법한 위선적인 연민이었다. 궁전의 커다란 문으로 꾸역꾸역 몰려드는 그 괴물들을 서넛씩 베어넘기면서도 그는 당당하게 한 발씩 디뎌 이그리트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이그리트가 비꼬 듯이 목소리를 높였다.

"킥킥킥, 왜 그러시나? 북부 호랑이 멜기릅슨 장군님, 이런 모습 바란 게 아니셧나? 응? 어, 어버버? 킥킥"

"네 이놈!!"

맹렬하게 도끼를 휘두르던 멜기릅슨의 앞에 상하의원 수십명이 나타났다. 바로 얼마 전만 해도 탁상공론을 벌이면서 뒤룩뒤룩 살만 찌우던 돼지들이 한 순간에 살벌한 괴물이 되어버렸다. 개 중에는 멜기롭슨과 절친했던 몇몇도 있었지만, 공화국 북부를 토벌한 북부 호랑이 멜기릅슨의 눈 에는 더 이상 친구나 동료로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적이었고 베었으며, 산산히 조각을 내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다.

"후후훗 - 무섭군요, 북부 호랑이 멜기릅슨 장군님, 킥킥킥 여기까지 올 수나 있으실까?"

"닥쳐라!"

도끼의 섬세함이 조금 누그러진 모양인지, 둔탁해진 소리가 한층 더 크게 궁전에 울렸다. 돔 모양으로 움푹 올라간 천장에 새겨진 천사의 합창은 지독히도 끔찍했다. 입을 비틀어 말아올린 멜기릅슨은 앞으로 가던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도끼 한 자루를 집어던졌다. 그의 몸통 만큼 커다란 도끼는 박달나무로 만들어진 옅은 회색빛의 문을 박살냈다. 무너져 내린 문이 더 이상 괴물들을 궁전 안으로 들여보내지 못 했다. 이제 몇몇 밖에 남지 않은 그것들은 제대로 된 포위조차 하지 못 했다. 홀의 정 중앙에 서 있는 이그리트에게 달려간 멜기릅슨은 두 눈을 부릅뜨고 도끼를 휘둘렀다.

"내가 그렇게 네 녀석에게 잘 대해주었건만!"

멜기릅슨은 이그리트에게 잘 대해준 몇 안되는 고위인사들 중 한 명이었다. 멜기릅슨의 도끼가 아슬아슬하게 이그리트의 가슴에 닿는 순간 그의 손이 멜기릅슨의 두꺼운 가슴에 닿았다. 펑. 새하얀 조각과 붉은 덩어리, 액체가 사방에 튀었다. 새하얗던 대리석은 핏물로 가득해졌고 더 이상 큰 목소리는 흔적도 없었다. 그러나 이그리트의 눈은 싸늘하게 굳어버린 그것을 응시하지 않고 무너졌지만, 꿈틀거리는 잔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말했다.

"이곳까지 용케 뚫고 오셨군요. 카나드"

카나드는 예의 검은 풀 플레이트 갑옷과 검붉은 망토를 걸치고 사지에서 뿜어지는 핏줄기는 수백의 병사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박살나 더 이상 제 역활을 하지 못하던 문의 잔해는 이제 궁전과 밖을 통하게 하는 유일한 통로처럼 변했다. 카나드로부터 쏟아져나오는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병사들은 눈과 귀, 사지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어서 바닥을 핏물로 적셨는데, 그것은 모두 카나드에게 이어져 있었고 줄기차게 다시 병사들 몸 속으로 흘러들어갔다. 개중에는 말을 탄 기병, 여자, 노인, 어린아이, 주술사, 마법사, 마족 등 수도 없는 생명들이 모여있었고 모두들 이그리트에게 적의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그리트는 손을 들어올려 가볍게 핏물을 쏟아내는 병사들의 모습을 박살냈지만, 또 다른 핏물위에서 모습을 갖추고 창이던 칼이던 휘둘러댔다. 그렇게 날이 완전히 저물어 새벽달이 뜰때까지 죽지 않는 병사들과 퇴패하지 않는 자의 싸움은 계속이어졌다. 새벽의 달과 태양이 동시에 떠오는 시간이 되어서야 병사들은 조금 주춤했다.

"아주 먼 옛날, 우리들이 이 세상에 도착했을 때 무척 놀라웠습니다. 이 행성에는 실제로 '신'이 존재했기 대문에 그리고 그들의 지혜로움과 힘은 여태 보아왔던 어떤 존재들 보다 대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영악했고 신들을 잘 구슬를 수 있었기에 이 행성에 발을 붙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우리를 의심하는 신들이 생겨났고 몇 년 안되는 동안 그들의 세력은 강력해져서 어느 새 마지막 안식처라고 생각되던 이곳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그리트는 달려들던 병사의 목을 터트리고 다시 말했다.

"우리들은 신들을 이간질했고 지혜롭지만 순수한 신들은 결국 서로의 무참한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전쟁과 파괴, 생명과 사랑 그들을 의미하던 모든 것들이 한 순간에 전쟁이라는 구렁텅이에 빠져 아우성쳤고 우리를 견제하려던 신들은 더욱 우리를 적대했습니다. 그들이 신들끼리의 전쟁 중에서도 우리를 적대시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 신 중의 신인 주신 오딘이 그 세력의 주축이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오랜 시간 전쟁을 벌였고 결국 신들은 이 행성을 사랑했기 때문에 떠나버렸습니다. 개 중에는 실망한 이들도 있었고 우리의 속셈을 알지만 생명을 버리고 싶었던 신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딘은 끝까지 우리를 적대했고 홀로 행성에 남았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요. 오딘은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세상을 관찰했고 노력 끝에 우리는 그 괴물같은 자의 손에서 벗어날 구실을 찾았습니다. 주신의 부재로 떠나버린 신들 중 대다수가 되돌아 온 것이었습니다. 신들의 회읜는 엄중했고 결국 오딘은 떠났습니다."

"어쩌라는거지"

병사들은 더욱 맹렬하게 달려들었지만, 이그리트는 여유롭게 피하면서 계속 말했다.

"그는 자신의 신창인 궁그니르의 힘과 자신의 혼 일부를 떼어내 그를 믿는 교리를 담은 성경에 힘을 봉인해두고 언젠가 우리가 이 땅을 차지하려 할 때 깨어나도록 해두었습니다. 그런데 진왕이라는 자가 그 힘은 쓰지도 않고 파멸주라 불리던 우리 대부분을 봉인해버린 것입니다. 그 힘은 결국 때를 놓치고 수백년이나 후에 세상에 나타났는데, 마침 자유를 꿈꾸던 진마국 휘하의 젊은 대공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대공은 그 힘으로 재앙을 일으켰고 그의 불쌍한 나라는 독립을 이룰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강대국들의 그늘 밑에서 벗어나지 못 한 그는 결국 패퇴했으며, 그 힘은 허무하게 무너지고 나라와 백성들을 불 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죽어나갔습니다. 그들의 생명을 취한 대공은 세상을 떠돌다 뱀파이어의 비밀을 캐내던 박사에게 걸려 뱀파이어가 되었다고 합니다."

"..."

병사들의 공격이 멈췄다. 핏물은 더욱 깊게 쌓여 이그리트의 모습도 삼켜버릴 듯이 부풀어 올랐지만, 그는 말했다.

"모스베라토 카나드 대공각하, 당신의 피와 그들의 영혼이 만들어낸 힘으로 무엇을 지키려하십니까? 나는 뫼비우스의 종이고 그분의 수족입니다. 이제 그 힘. 쟈칼을 찾아가겠습니다"

"마음대로 해봐라 개새끼"

핏물이 한 순간에 사라져 카나드의 몸 속으로 되돌아갔다. 그는 붉은 롱 코트의 모습으로 돌아갔고 선홍색 눈과 새까만 머리카락은 흔들면서 육망성이 그려진 흰 장갑을 휘둘렀다. 무척이나 빨라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그 몸을 이그리트는 용케 피했고 손을 뻗어 카나드의 가슴을 터트렸다. 멈칫한 카나드의 가슴은 다시 제 모습을 찾았고 카나드는 그의 팔을 뽑아버렸다. 이그리트의 팔은 얼마 되지 않아 자라났다. 지독히도 지루한 싸움이 다시금 시작되었다. 뽑히거나 터지면 다시 생겨났다. 궁전은 그 화려했던 모습을 새기려는 듯이 처참하게 파괴되어 제 구실을 잃어버렸다. 존재이유가 사라진 건물은 허무하게 무너졌지만, 검붉은 늑대와 같은 자나 섬뜩한 기계 같은 존재를 막기엔 무리가 있었다.

"지루하군"

"저는 죽지 않습니다. 과거는 기억하지만, 파멸주도 아니며 오로지 그분의 수족일 뿐입니다. 쟈칼을 내놓으십시오"

"이 힘은 너에게 가지 않아. 내가 죽더라도 또 다른 모습을 취해 새로운 주인을 찾겠지, 주신의 보고였던 힘이고 그 영혼이었다. 구속될리도 없고 그러지도 않아"

"제가 그 주인일지도 모르겠죠. 아니면 혼자 남을 때까지 주인들을 죽이면 되고요"

"불가능해"

카나드는 짧게 고개를 저었다. 흰 장갑은 이그리트의 몸을 후벼팔때 흐르는 채액에 젖지도 않았고 멀쩡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가 손을 모아 이그리트를 겨냥하듯 네모난 구멍을 만들어 그 안으로 이그리트를 보고 말했다.

"쟈칼을 가지고 싶다면, 보여주지"

세상은 어두워졌다. 태양은 사라졌고 땅 위는 오로지 용암만이 펄펄 끓고 있었다. 땅이라면 이그리트의 아래에 팔을 디디지도 못 할 약간의 땅을 제외하고는 암흑이거나 용암들이었다. 카나드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저 천공이라 생각되는 곳에 있는 선홍색 눈은 아마 그일 것이다. 그것이 말했다.

"이게 쟈칼의 모습이다. 지독한 공포...신이 아닌 자는 짊어지는 것 자체가 공포스럽다. 내가 가 본 지옥보다도 더럽고 뜨겁다. 이 세상은 곧 사라져, 내 속의 쟈칼은 사라지지만 또 누군가를 찾아 가겠지."

용암이 천천히 땅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이그리트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허망히 허공을 응시했다. 불안도 없었고 슬픔이나 안타까움, 즐거움이라는 감정도 없었다. 용암이 펄펄 끓어 허벅지를 녹이기 시작했는데도 아무런 표정을 짓지 않았다.

"이 붉은 화염이 너를 태우고 이 세상을 태우리라"

"당신도 죽을텐데요?"

"지루한 싸움을 계속하는 것 보다는 구원이겠지"

용암이 이그리트의 목까지 녹였다. 이미 암흑조차 그 붉은 비에 먹혀버렸다. 남은 것은 이그리트의 머리와 그 머리 위에 있는 선홍색 눈이었다. 아주 짧지만, 느리게 용암은 차 올라 이그리트의 머리카락 한 올마저 불길로 태워버렸다. 오로지 남은 것은 약간의 암흑과 선홍색 눈이었다.


실낱같은 희망 마저 사라져 갈때

창공을 날아오르는 불사조는 화염으로 세상을 불태우리라.


-주신 오딘의 성경「카마다쿠스」 묵시 예언록 제 1장 中-



'내가 만든 이 세상이 불타는 것이 구원을 아닐 것이다. 이 힘은 누군가를 찾아가겠지'

선홍색의 눈이 용암 속으로 사라졌다.













======================================================









에이 귀찮아 -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