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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Flame Blaze

2006.02.10 01:58

BARD OF DESTINY 조회 수:73 추천:2

extra_vars1 Confusion 
extra_vars2 Fire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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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이가 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난 뒤에도 나는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혀 한참을 집 앞에서 서 있었다.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지만 그다지 나쁘진 않았다.. 고 생각한 나는 집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려고 문고리를 잡아 돌리는 순간, 내 뒤에서는 엄청난 폭음이 들렸다. 소리가 들렸던 곳에는 황금빛 갑옷을 입고 거대한 검을 든 자가 서 있었다. 아니 서 있다기보다는 떠 있다고 해야 맞을것이다. 머릿속에는 뭔가가 떠올랐지만 그것을 제대로 생각하기도 전에 무언가가 나를 향해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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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할 수 조차 없는, 그야말로 어둠이란 단어가 가장 잘어울리는 공간에서 손을 튕기는 듯한 소리가 울려 펴졌다. 순식간에 주위는 눈부시도록 밝은 거대한 빛덩어리에 의해 밝혀졌다. 빛에의해 나타난 곳은 꼭대기가 보이지 않는 거대한 방이었다. 엔젤스 홀(Angel's Hall)이라 불리는 그곳엔 열 세개의 그림자가 비춰졌다. 엔젤의 가장 오래된 13인. 원래는 가장 오래된 25인이어야 하지만 그들중 대부분은 엔젤의 첫번째 전투에서 파괴되어 지금은 군단장 12명과 황제 하나만이 존재했다. 입실론(Εε),이오타(Ιι),오미크론(Οο),시그마(Σσ),오메가(Ωω),타우(Ττ),알파(Αα),제타(Ζζ), 람다(Λλ), 뮤(Μμ), 카이(Χχ), 프사이(Ψψ)... 그들에겐 통솔력이라는 힘이 주어졌다. 다른 막강한 엔젤들을 자신의 수하로 부리는 힘이. 그리고 그들의 정점에 선 황제(카이저 혹은 엠페러(Kaiser Or Emperor))라 불리는자. 그에게는 통솔력 대신 막강한 힘이 있었다. 그러나 오직 혼자서만 그 힘을 사용해야 할 뿐.

"왕의 각성... 우리들에겐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열 두개의 엔젤들로 이루어진 원 안에 서 있는 황금빛 갑옷을 입은 황제라 불리는 자가 말했다. 그의 시선은 피빛의 망토에 머리에는 후드를 덮어쓴 자에게로 향했다. 입실론. 엔젤들이 그를 부르는 칭호였다.

"원래 내 목적은 이게 아니었지만, 그래 이렇게 된 바에야 차라리 말해버리는게 좋겠군. 왕은.."

후드 사이로 보이는 렌즈의 빛이 밝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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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과 비슷한 그러나 미사일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작은 그 물체는 나를 향해 날아왔다. 그 느낌은 분명 예전 나와 캐서린이 있을때 나왔던 로봇이었다. 물론 캐서린에 의해 간단히 격파 당했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 미사일은 벌써 내 코앞으로 와 있었다. 나도 모르게 눈이 감겼다.


폭발음이 내 귀를 울린다.

"깨갱"

개? 눈을 떠보니 내 앞에는 한마리 늑대로 변한 잭이 서 있었다. 너무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었지만 지금 잭의 상태는 만신창이였다. 조그마한 미사일이었지만 위력은 대단했던것 같다. 앞에 서 있던 황금빛 갑옷을 입은 그가 검을 들고 잭에게로 향했다. 잭은 일자로 내려쳐진 그의 검을 힘겹게 피해냈다. 잭의 움직임은 정말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빨랏지만 그 황금빛 갑옷도 마찬가지였다. 저런 무거운 갑옷을 입고도 저런 속도로 움직이다니, 어느순간 잭이 뒤로 나뒹글었다. 그의 거대한 검이 잭에게로 향했다. 잭은 힘겨운지 움직일수조차 없었다. 안돼....

화르륵  

그 갑옷의 밑에서부터 불길이 일었다. 거대한 불기둥이 그를 감쌌다. 누나?! 그래.. 누나였다.

"이번에도 또 도움을 받았네. 물러서 잭. 이번에는 내가 빚을 갚을 차례다"

누나의 붉은 단발 머리가 바람에 흩날린다. 누나의 두 손에 작은 불꽃들이 모였다.

"엔젤이군"

누나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누나의 양 손에 모였던 불꽃들이 그에게로 날아갔다. 그러나, 별다른 피해는 없어보였다.

"조심해. 그건 일반적인 엔젤과는 확실히 달라"

어느샌가에 잭이 다시 인간으로 돌아와 있었다.

"알고있으니까. 조용히 찌그러져 있어"

누나가 잠시 고개를 돌린 사이에 또 무언가가 날아왔다. 누나는 양 손을 들어 불덩어리를 쏘아 보냈다. 두개가 충돌하는 순간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다. 아까는 잭이 온몸으로 막아서 크게 느껴지진 않았지만 지금은 분명 모든 마을사람들의 귀에 들렸을거다. 주변이 점점 시끄러워진다. 이 모습을 마을사람들이 보면... 안될텐데...

"오늘은 이로써 끝내야겠군. 우리 엔젤들이 알려져선 곤란하거든 다음에 또 보자고."

황금빛 갑옷을 입은 그 자가 말했다.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는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었다. 어디로 사라진거지? 속옷 차림의 옆집 아저씨가 허겁지겁 집에서 뛰어나왔다.

"이? 어떻게 된거냐? 주희야?"

"저도 방금 밖으로 나와 잘은 모르겠는데요? 어디에 미사일이 떨어지거나 한건 아닐까요?"

이런.. 누나가 저런 시치미를 떼다니. 어쨋든 그렇게 대충 마무리짓고 나와 누나는 집으로 들어갔다. 아니, 하나가 더 붙었다. 잭도 함께. 잭은 우리집에 들어오더니 대뜸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이봐, 문은 좀 닫고 씻는게 좋을텐데. 누나는 집에 온 뒤에 자기 방에서 문을 잠그고 나올 생각도 하지 않는다. 생각할 거라도 있는지..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 자신은 이런 상황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지? 오늘 사건만 해도 일반 사람들은 상상하지도 못할 엄청난 일이었는데.... 갑자기 머리가 아파온다. 내가 잊고 있었던 한가지 사실. 왜 나에게 이런 일들이 일어나야 하지? 안좋은 기억들이 하나씩 떠오른다. 제길, 나는.. 이런걸 원했던게 아니었는데..

"헤이, 은태"

어느새 샤워를 다 맞췄는지 잭이 짧은 머리를 수건으로 말리며 나에게 다가왔다. TV에서는 또 전쟁 이야기뿐. 지금은 세계는 전쟁터. 나는 오락프로그램으로 채널을 돌렸다. 연예인이랍시고 나와 말장난을 하는.. 난 TV를 끄고 잭에게 말했다.

"설명해줘. 엔젤이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