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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Flame Blaze

2006.03.28 07:02

다르칸 조회 수:210 추천:2

extra_vars1 七仙 
extra_vars2 Fire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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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_vars4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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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적휘적 내려오던 흰 도포의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문득 멈춰섰다. 그는 고운 백미를 꿈틀거리더니, 잠깐 고개를 들어올렸다가 너털 웃었다.

"허허허, 아직 진성(眞成)에 들지 못 한 왕이 은하를 움직이니 신기한 일일세. 멍청한 제자놈이 있을 곳에 다 모여있을테니 오랜만에 옛 죽마고우들 얼굴이나 볼 수 있겠구먼"

바람이 살랑살랑 불었다. 새하얀 도포자락의 펄럭임까지 바람에 실려 사라져 버리고 곱던 백미의 노인은 산등성이에서 모습을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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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웠다. 듀렌달과 네야, 잭, 페이트, 러시아, 미국, 일본. 중국은 삽시간에 혼란에 휩싸여버렸다. 손가락을 까닥이는 것보다도 간편하게 세상을 무너트릴 수 있었다. 지금 내게는 그럴 힘과 능력이 있다. 추억을 앗아가고 거짓된 세상을 보였던 거울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이제 길에는 오로지 새것만이 들어설 수 있으리라!

'뭐지?'

흰 도포였다. 보라색 천자락도 보인 듯 싶었다. 어느 순간 승복이 보이기도 했고 다시 보니 샛노란 두루마기였다. 이 세상 그 자체였는데, 희안하게도 그 일곱 노인은 아주 또렷이 나를 보고 있었다. 섬뜩함에 손을 오무리듯이 일곱 노인을 찌그러트렸다.

"어허, 머리에 핏덩이도 벌겋게 보이는 반쪽이 내게 서슬퍼런 칼을 멋도 모르고 들이미는구나"

샛노란 두루마기의 노인은 그 중 가장 젊어보였다. 그는 발까지 내려오는 검은 수염과 윤기있는 검은 머리를 틀어올리고 주름진 얼굴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러나 그 노인은 섬뜩한 눈을 하고 있어서 겁이 났고 머리가 새하얗게 되어버리는 것 같았다.

"쯧쯧쯧, 환웅아 그만 하거라. 네 녀석도 그 불같은 성정을 다스리지 못 했으니, 저 반쪽과 다를 바가 없다. 반고께서 살신성인을 하셨건만 너는 아직도 왕검과 다를 바가 없구나"

샛노란 두루마기를 입고 있던 환웅이 금새 치켜새웠던 눈썹을 풀었다. 새하애지던 머리가 조금씩 맑아오자, 겁이 덜컥 났다. 저 일곱은 눈빛으로 나를 죽일 수 있다! 허름한 승복을 입고 있는 이마에 반점과 은은한 빛을 머금은 남자의 온화한 표정에서 불길이 뿜어져나왔다. 그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겐가, 익은 보리는 고개를 숙이는데 우리도 유형을 지녔는데, 반쪽이 무형으로 우릴 굽어보는구나" 라고 하자, 나의 모습이 돌아왔다. 허약하던 몸뚱아리가 생겨나고 검던 머리카락이 자라났다. 페이트는 쓰러져 있고 전사범은 주저앉아 있었으며, 잭은 반쯤 이성을 잃은 듯 헐떡이며 민정이 앞에 서 있었다. 네야와 듀렌달은 싸늘하게 굳은 듯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얘야, 은하를 가지고 싶은게냐"

"대체?"

"우리는 칠선이란다, 아무것도 아닌 노친네들이지만 가끔 산보를 나오곤 하지 허허허"

새하얀 도포를 입고 있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은 내 말에 대답은 않고 동문서답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 누구에게도 패배하지 않았는데! 아니, 모두 파멸시킬 수 있고 다시 만들어 낼 수도 있었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당신들은 누구란 말이야! 대답해달라는 내 눈빛이 그리도 간절했는지, 환웅이 다가와 무릎 꿇고 있는 나에게 고개를 들이밀면서 빙그레 웃으며, 한 소리 했다.

"이놈아! 네놈 그릇이 큰 건 알겠다만, 오로지 그분이 유일무이하게 움직였던 이 은하를 통제하려고 들어? 우리가 조금만 늦었어도 네 녀석은 이 세상에 섞여들어가 먼지도 안 남겼을거다!"

환웅 뒤로 일곱 모두가 내게 한 소리씩 하기 시작했다.

"오냐, 아주 죽고싶어 환장을 했구나"

"쯧쯧쯧, 간만에 큰 그릇 봤다 했는데. 힘에 쏠려서 지 몸 간수도 못 하다니"

"나도 이제 이 세상 미련 없이 가고 싶은데, 아직도 이런 놈들이 있다니!"

"이래뵈도 중재자라고 불리는데, 공간이 흔들릴만한 일을 벌여? 예끼!"

"아이고, 저 멍창한 제자놈은 얼이 빠져서 주저 앉아 있구만. 저러고도 24선에 속하다니, 에잉!"

"흑진준지 뭔지 하는 년을 잡아올까요? 괜한 소릴 지껄이다니"

"반고형님이 어머니 자식이었던 건 개나소나 다 아는데 뒷북이구먼 헐헐헐"

반상회라도 하는지, 그렇게 몇 마디씩을 주고받던 이들이 갑자기 얼굴을 굳혔다. 그 중 이마가 길쭉하게 위로 솟고 주변머리로 백발이 길게 늘어서 있는 노인의 미간에 있던 거므스름한 구슬이 번쩍였다. 하늘에서 은은한 구름과 함께 까만 학과 하얀 학이 하나씩 내려와 페이트의 위에 올라섰다.

"갈!! 네 이놈! 불여시의 심장을 감히 열었겠다?! 어머니의 이름을 잇는 자에게 걸린 숙명조차 모르는 놈이 감히 심장을 열었으렸다!"

온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렸다. 미간에 검은 구슬이 박힌 노인은 두 눈을 호랑이처럼 부릅뜨고 나를 노려보았다. 온 몸의 뼈가 산산히 부서지는 것 같은 고통에 얼굴을 일그러트리자, 고통은 천천히 옅어졌다. 눈을 떴을 때는 페이트와 두 마리 학, 검은 구슬의 노인이 없어진 뒤였다.

"반쪽짜리 꼬맹아. 어머니의 숙명을 잇는 불여시는 원시천존이 반고님에게 데려갈거다, 여기는 좀 어지럽겠지만, 제자놈과 24선이 있으며, 어찌어찌 수습은 될꺼다. 함께 가겠느냐?"

말을 마친 흰 도포의 노인이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그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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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있던 것 같던 세상이 풀렸다. 아스팔트 위의 듀렌달의 어름쪽같은 얼굴이 네야를 향했다.

『모든 세상을 통 털어 초대 플래임 블레이즈의 숙명을 아는 유일한 일곱 중재자가 갔다』

네야의 눈은 토끼보다 커져있었다. 이제는 그 무엇에게도 꿀리지 않으리라는 자신감이 삽시간에 무너져 내린 탓에 입이 제대로 벌어지지 않았다.

『지금 모든 세상들을 통털어 그 일곱 중재자를 제압할 만한 이는 그 누구도 없다. 왕들조차 고개를 숙이는 그들은 분명 왕을 그에게 데려갔을거다』

어렵게 네야의 입이 벌어졌다."그?"

『존경마지 않는 이름 반고다. 마스터, 내 실력이라면 많이 늦긴 해도 그가 있는 세상까지 갈 순 있을거다』

네야의 입이 악다물어졌다. 호기있게 다물어진 입 사이고 굳게 결심한 한마디가 튀어나왔다. "가자" 듀렌달의 얼음같은 미소와 함께 차디찬 냉기가 그 둘을 데리고 하늘 높이 사라졌다. 민정을 막아서고 있던 잭의 표정은 아직까지도 서슬퍼랬다.

"크르르르, 나와라 레오나"

"음, 알고 있네"

"토테믹 신드롬 상위간부가 왜 왔나"

"아니아니, 은태라는 녀석에게는 흥미 없어. 사실 클러치 클라크가 제대로 일하나 보러 온건데"

파란 머리카락에 은빛같은 피부가 반짝거리는 여자였다. 청록색 러시아제 군복을 입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머리를 묶어올린 그녀는 붉은 입술이 무척이나 차가워 보였다. 다만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칠선분들도 보다니, 꾀나 운이 좋았던 것 같아. 그리고 새로운 왕의 재목도 보다니 놀라운걸?"

"민정이를 건들이면 죽는다"

"잘 모르겠군. 잭, 너는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는데 되도록이면 상처 입히고 싶지 않아"

"랄프도 왔나"

변함없던 레오나의 표정에 미소가 번졌다. "아직도 그를 기억해? 대단한 걸! 하긴, 우랄대간의 설원에서 널 구해준 건 그니까" 레오나는 미소를 조용히 지우고 손을 들어올렸다, 어느 새 허리춤에서 뽑아 든 은빛의 초승달 모양의 날이 시퍼런 부메랑이 빛을 발하자 하늘에서 뭔가 떨어져 내렸다.

"으하하하, 반가운데 잭! 아쉽지만, 이건 토테믹 신드롬의 명예가 걸린 일이라구"

"랄프, 엔젤과 결탁한거냐"

랄프는 갈색의 곱슬머리였지만, 붉고 연갈색의 굵은 곡선이 멋들어지게 새겨진 두건으로 대부분 가려져 있었다. 군용장화와 짙은 회색 주름진 군복바지를 입고 청록색의 간편한 반팔 티에 짙은 갈색의 탄피주머니를 안에 걸치고 조끼를 입고 있었다. 잭은 은빛의 늑대로 변했다.

"크르르르, 민정이를 건들지 마라"

"이런! 민정이라는 그 계집? 흐음, 너는 그 계집을 택할거냐 아니면 녹록의 세계를 부활시킬거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랄프의 갈색 곱슬머리를 흔들었다. 민정은 아직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 한 듯 혼미한 눈을 하고 있었다. 잠깐 민정의 표정을 보던 잭은 고개를 내렸다.

"민정이다"

"좋다, 너는 이제 비스트도 반인반수(半人半獸)도 아니다"

잭은 아주 어렴풋이 옛날 그가 녹록의 세계에서 외쳤던 구호를 떠올렸다. 그것은 아무 적절하고 기분 좋은 추억이었기 때문에 상쾌하게 입가에 구호를 머금을 수 있었다. "크르르르, 토테믹 신드롬! 영웅과 새와 호랑이와 사자와 모든 짐승들이게 영광을!" 랄프는 귀에 닿을 정도로 미소를 지었다. 눈은 이미 웃고 있었으며, 그 꿈틀거리던 근육은 더욱 팽창해서 어느 새 알아 볼 수 없을 만큼 묵직해졌다.

"토테믹 신드롬! 언젠가 눈 쌓인 숲을 거닐었던 늑대와 사자의 맹세는 끝났다!"

랄프의 온 몸에서 브라운색의 털이 삐죽거리면서 자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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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힝 >_< 깽판 ~ 깽판 ~ 깽판 ~ 깽판 ~ 우헤헤헤헤!!!


아 맞다. 7선에도 단군이 있고 24선에도 단군이 있더라구요 ㄱ= 7선에는 단군이 아니라 환웅이 있는거고 24선에 단군이 있는 검미다 ㅇㅅㅇ;;;;


랄프 클라크
클라크 형제의 형이며, 태곳적 녹록의 세계에서 태어나 살아남은 몇 안되는 반인반수이다. 원형은 사자이며, 현재 토테믹 신드롬의 회장이다. 열혈적인 근성이 무척이나 커서 동생인 클러치와는 자주 반목하는 면도 보였으나, 리더쉽이 뛰어나기도 하기 때문에 토테믹 신드롬을 몇백년째 잘 이끌고 있다. 러시아의 우랄대간에서 잭, 레오나, 클러치와 함께 다니며 '브레멘 파멸단'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무력으로 꼽자면, 칠선들도 한수 접어준다는 실력파이고 생애 최대의 목표는 새 왕과 함께 녹록의 세계를 부활시키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레오나 하이데른
랄프와 마찬가지로 녹록의 세계에서 태어나긴 했으나, 그녀가 태어날 때에는 이미 반쯤 세상이 붕괴되었을 때였다. 은하로 넘어온 랄프와는 다르게 녹록의 세계에 남아있던 클러치에게 구해진 그녀는 현재 클러치보다도 높은 상위 간부로 일하고 있다. 그녀의 손에 쥐도 새도 모르게 죽어버린 왕이나 엔트로피는 수십만명이나 된다고 알려져 있다. 세간에는 흑진주와 그의 왕이 레오나를 데리고 가기 위해 왔다가 아무런 소득 없이 돌아갔다는 소문도 퍼져있다.

칠선의 능력
엄밀히 말해 칠선이 모두 힘을 합하면 은하를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으며, 반고에 필적하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칠선 하나 하나가 높은 깨달음을 얻어 무시무시한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힘을 합친 적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 원시천존은 천리안으로 세상을 굽어볼 수 있고 석가모니는 공간을 다루며, 환웅은 무위에 정점에 서 있고 예수는 재생을 다룰 수 있다. 도한 태상노군은 잠을 잘 때 미래를 예언하고 천보도군은 사람마다의 운명을 굴리며, 환인은 지혜가 세상을 가득히 매울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