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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 「DESTINY」 運命의 系統樹

2005.12.18 03:28

다르칸 조회 수:86 추천:3

extra_vars1 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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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아아!"

피가 튀었다.
전쟁터라면 흔히 보이는 일상적인 모습이었고, 모두가 그렇듯이 이런 피는 두려워하기 마련이지만 프란시스 공국의 병사들의 붉게 충혈된 눈에는 피랄 것도 아니랄 것도 없는 반 쯤 미친 모습의 세상만 비춰지고 있었다. 진마국의 마족들의 힘은 예로부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월등하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광전사들을 상대로는 정신력이나 강인한 육체도 무색해지곤 했다.

"미친"

가로드와 카인은 이미 지쳐버렸다. 이미 수십명도 더 베어넘겼는데 저 끝에 평선에서는 아직도 병사들이 꾸역꾸역 나타나고 이미 주변은 한참 오래 전에 포위되어서 이런 체력으로는 빠져나갈 구멍도 만들 수가 없었다. 연한 은빛 실이 몇 가닥 늘어진 뒤 발터의 모습이 드러났다.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안경은 태양광을 비춰 새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오늘부터 제가 샷셀의 책임자로 임명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마왕폐하, 가로드님과 카인님"

"바, 발터?! 그럼 나머지는? 대체 이게 무슨 전쟁통이야!!"

카인이 버럭 화를 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썬느 도저히 이해가 불가능해진 상황에 접한다면 설사 그가 전설 속에나 등장하는 영웅이라고 해도 화가 치밀 것이었다. 발터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간단한 일입니다. 레이첼 인테크라 카발레아가 실바니아 공화국에 반기를 들었고 그에 따라 척살령이 떨어졌습니다. 의회에서 떨어진 명령입니다. 그리고 글릭세르님이라면 이곳으로 오고 계실테고요. 진마국 의 대공각하와 의회의 협의 하에 프란시스 공국은 대륙 공통적국으로 판명되었습니다"

공국은 공국일 뿐, 두개의 거대한 제국의 합의 하에는 바닥을 기는 벌레만도 못한 존재가 된다는 것은 그 흔하다는 정치학 초본에도 나오는 내용이었다. 물론 가로드나 카인이 그것을 읽었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웠지만, 충분히 상상할 수는 있었다. 발터는 재미있다는 얼굴이 되어서 검은 장갑을 흔들어 은색 와이어를 하늘 끝까지 뽑아올렸다.

"오랜만에 전장에서 뛰어보는 것 같군요. 그렇죠?"

"후후후후 그렇군."

"으악!"

잠시 쉬고 있는 카인의 옆으로 검붉은 코트자락이 풀렁거렸다. 레인코트를 걸치고 자신의 검은 총을 품에서 꺼내드는 모습이 영락없는 사자(死者)였으나 이미 사자라 부르기에도 뭐한 카나드는 새하얀 송곳니를 드러내면서 그 코트를 바람에 맡겼다. 품에서 뛰쳐나오는 새까만 늑대들은 거침없이 프란시스 공국의 광전사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이미 주변의 피는 흔적도 없이 카나드의 몸으로 쏠려들어가 버린 뒤였다.

"으흠, 그런데 마왕 꼬마는 어디있지?"

"저..응?!"

카인이 고개를 돌려바라본 곳에는 광전사들만 가득했을 뿐 유리라고 부를 만한 그 어떤 모습도 보이질 않았다.

"제길"

가로드는 열심히 앞에 선 상대를 짓밟으며 부활을 못 하도록 하려다가 이내 높이 뛰어올라 주변을 바라보았다. 새까맣게 몰려든 광전사들 틈에서 키가 작고 검은 눈에 매우 익숙한 이가 뭔가 큼지막한 기둥을 뽑아서 불기둥을 쏘아대는 것이 보였다.

"..글릭세르 찾았다"

"응?"

"뭐, 좋아 이곳은 너희들이 맡아라 발터라면 믿을만하겠고 나는 어린 마왕을 찾지"

"의회의 명령은.."

발터가 카나드의 어깨를 잡으려고 하자 그 품에서 쟈칼 한마리가 뛰쳐나와 발터를 위협했다. 카나드는 검은 흑발을 늘어뜨리고 새하얀 코만을 발터에게 보여주면서 그 섬뜩한 선홍색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의회의 인간 따위가 나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으리란 상상을 버려라 발터"

"후후, 어련하시겠습니까 대공각하"

"...흥"

펄럭. 카나드가 지나가는 길은 너무나 깨끗했다. 핏자국도 없었고 광전사들도 없었다. 모두 쟈칼에게 먹히거나 스스로 찾아들어 카나드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그는 천천히 쟈칼들 수천만마리를 풀어 길다란 통로를 만들면서 주위의 광전사들을 집어삼켰으며, 어딘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유리를 찾았다.

"이 피가있는 한, 인간들의 전쟁이 존재하는 한, 그들의 광기가 멈추지 않는 한 나는 죽지 않으리다"

평화의 시대에 전쟁을 일으켜 나락으로 추방된 전쟁의 신 피보이오스의 '세상을 향한 저주'중 서막을 읽으면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던 그의 앞에 재미있는 것이 나타났다.








「DESTINY」
運命의 系統樹
第 15 夜. 마왕.




"이게 누구신가?"

"크크큭, 크하 아하하하하하!!! 베에 리이 도오 트으 !"

카나드의 새하얀 장갑이 끼워진 오른 손에 철포가 불을 뿜었다. 연달아서 네 번의 총격과 함께 베리도트의 흉부는 완전히 파헤쳐져 반대편에 황량한 대지가 그대로 드러났지만, 무슨 연유에서인지 그는 그것을 즐기고 있었다.

"이젠 정공법 따위론 죽지도 않겠구나, 카나드"

"크하하하, 그래 네가 준 힘 때문에 나는 진정한 불사가 되었다. 보이는가? 이 피들이 모여들어 내게 힘이된다. 먹어치운 시체와 영혼들은 내 혼이 되어 죽음을 막는다!"

"불쌍한 진왕의 핏줄아 - ."

퍼엉! 새하얀 빛이 하늘에서부터 떨어져 베리도트와 카나드 인간으로써는 상종치 못할 두 괴물들을 집어삼켰다. 그러나 주위에는 온통 광전사들 뿐이었고 그들의 목적은 오로지 샷셀의 멸망과 세상의 파멸 뿐이었다.




*




"이, 이런!"

유리는 도대체 어찌할 수가 없었다. 혈맹성에서 있을 때 배워두었던 검술이란 지극히 초보적이어서 도적단 따위에게 자신의 몸을 지킬 수단 이상이 아니었고 샷셀에 들어와 많은 싸움을 거치면서도 정작 자신의 검술을 사용한 적이 없었다. 했다 하더라도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광전사들의 체력은 끝을 보기도 힘들었고 두려움까지 몰고왔다. 그 스스로 동료들에게서 떨어지지 말자고 했는데도 이미 카인이나 가로드의 그림자도 찾기 힘들어졌다.

"으악!"

검이 깊게 무릎을 베고 지나가 새하얀 뼈가 보였다. 이빨이 딱딱딱 부딪히고 이제는 추위까지 찾아든 것 같아 점점 공포 속으로 혼이 끌려가는 것 같았다. 검을 휘둘러보았지만, 무식한 광전사들의 새빨간 눈과 힘에 제대로 대응하기조차 힘들었다.

"아악!"

등이 다시 베였는데도 높은 것은 오로지 비명 뿐이었다.

'힘...'

"크윽...?"

간신히 들고 있는 가짜 마검에서 뭔가가 울리는 것도 같았는데, 잔혹한 고통에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게다가 사소한 일에도 치밀어 오르던 분노와 각성의 기미는 도저히 보이지도 않아서 유리는 지금에야 말로 그가 살아온 수년의 인생 중 마지막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힘..을 원하나?'

"힘?"

다시 어깨죽지가 베어졌는데, 검의 날이 상했는지 악마가 나타나 저주를 내릴 것만 같은 고통과 함께 살이 찢어졌다. 이미 그 깨끗했던 마왕의 정장은 잔혹하게 피로 얼룩졌고 몸은 얼음장보다도 차가워져서 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기적이었다. 그 중에 머릿 속을 진하게 울리는 뭔가는 그에게 계속해서 유혹을 걸고 있었다.

'원생(原生)의 후계여, 힘을 주리니 그것은...'

"힘...."

어차피 이대로 가면 죽음이라는 공포가 온 몸을 휘감았다. 이제는 어디를 베였다고 해도 차가운 감각만이 엄습할 뿐 고통이라는 것이 느껴지질 않았다. 다만 오래전부터 믿어왔던 지옥의 나락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다가와 목을 조르는 것 같았다.

"그래, 힘...힘이 가지고 싶..!"

저 먼 프란시스 공국의 수도 즈음 되는 곳에서 시퍼런 빛이 튀어올라 유리를 새하얀 구(球) 속에 가두어 버렸다.




*





"여..긴?"

그의 상처는 보이지도 않았고 육체라던가 정신적인 부분도 놀랄만큼 치료되었다. 아니 애초에 상처라는 것이 나질 않았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나체의 유리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실타래의 가운데에 있는 것 같았는데 움직이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았다. 다만 움직이는 방법이 수영을 하는 것처럼 해야하기 때문에 맥주인 그로썬 상당히 곤혹스러웠을 뿐이다. 함참이나 멀리 헤엄쳐 오자 실타래의 가운데로 추정되는 곳에 길쭉한 황금색 기둥이 새까만 눈과 함께 존재했다.

'주인들을 멸망시킨 원생의 후계야'

"..원생?"

'내가 발동되면 너는 무한한 힘을 얻고 이 세상은 사라진다. 좋은가?'

"뭐, 뭐?"

주위를 산만하게 쳐다보던 검은 눈이 유리를 발견하고 거대해져 그 앞에 다가와 말을 걸었다. 유리는 세상의 멸망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몸이 굳어버렸다.

"어째서! 내가 힘을 얻으면 세상이 파괴되는 거지?"

언제부턴가 있었던 어린아이들의 유치하기 그지없는 고집으로 유리는 검은 눈에게 따지 듯이 말했다. 그러나 때론 그 어린아이들이 승리를 쟁취할 때가 있듯이 검은 눈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잠시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것은 주인들이 내게 내린 사명.'

"사명? 그런 게 어딨어! 우리 어머니는 운명이란 개척하는 거라고 하셨어!"

'그럼 너는 운명을 개척하는가? 지금 네게 짊어진 운명은 원생이 남긴 운명이다'

"아냐! 나는 나 스스로 세상을 평화롭게 만들고 싶었고 그 바램을 진왕폐하가 이뤄주신 거야!"

유리는 부정했다. 그러나 검은 눈은 안구를 좁히면서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유리를 주시하고 있었다. 잠시 주위를 향해 산만하게 눈알을 굴리더니 밑의 눈꺼풀이 위로 볼록 솟아오르는 것이 영락없는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래서 지금 평화가 이뤄졌나? 저 밖에서 펼쳐지는 전쟁은 너 때문이 아닌가? 원생의 후손들이 세운 나라는 당신 후계자를 잃고 싶어하지 않고 그 때문에 전쟁이 벌어졌다. 이것이 평화인가?'

"아냐! 저건..."

끝끝내 소년은 침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가 평생을 바래오던 소망은 단순하지만 그 어떤 영웅조차 시도하지 않았고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세계평화였다. 샷셀에 들어가는 순간 소년은 그것이 이뤄질 수 있으리라 믿었지만, 주위에서 일어나는 피비린내나는 전쟁은 현실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그 중 진마국은 무너지고 진왕의 묘가 파헤쳐졌으며, 이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과연 소년은 세계평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 그 스스로도 의심이 피어올랐다.

"하지만, 나는 희망하고 있으니까! 세계평화는 꼭 찾아올 것이라고!"

소년은 고개를 들었다. 검은 눈에 비쳐지는 소년의 모습은 인간들이 창세기라 이르르는 그가 태어났던 시대의 주인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는 광휘였고 그 매력에 검은 눈은 끌어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창조했으며, 이제 파멸을 해야만 하는 기계...이다'

"아냐! 말도 하고 생각도 하는 기계가 어딨어!"

'나는...생명이라고?'

"희망을 지닌 생명이야!"

소년의 어리석기 그지없는 고집과 투정은 희망을 낳아 세상의 멸망을 넘겼다. 그리고 검은 눈은 그가 구동되기 이전이나 이후 그 언제나 느껴보지 못 했던 타오르는 듯한 쾌감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것은 희열이라 부르는 희망의 원동력이었다.

'믿어보겠다. 원생의 후계. 파멸의 힘을 그대에게 바치니 희망을 바라이다'

시퍼런 빛과 함께 황금빛 휘장을 두른 유리는 그가 이전에 있던 장소. 프란시스 공국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의 손에는 새까만 검이 흉측한 모습으로 들려 있었고 검에는 아까 전에 검은 눈이 유리를 올려다 보며 미소를 지었다.

'나를 휘둘러 보아라 이 세상을 멸망시키고도 넘치는 파괴력이 주어진 나다.'

"으, 으응"

콰과광!! 수도를 향해 내리친 검의 끝에서 시작된 검은 파동은 마치 세상을 가르려는 듯이 주위의 광전사들을 집어삼켰다.




*



"저건 또 뭐야!!"

글릭세르와 카인은 저 끝에서 피어오르는 새까만 불길에 고개가 절로 돌아갔다.

"흐음, 아군이길 빌어야겠군요"

발터는 웃으면서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




프란시스 공국의 궁전.
새까만 화염은 이곳까지 미쳐서 성벽을 무너뜨리고 거대한 건물을 박살내놓았다. 그리고 대대로 내려오는 봉인된 보물방의 문을 두드려 놓았다. 이미 공녀는 죽어버렸는지 보이지도 않고 폐허가 되어버린 수도는 시체도 없이 먼지가 된 광전사들의 넋만이 산개한 지옥이 되어버렸다.

"지옥...? 크하하하"

화려한 견장과 이색적인 황색의 옷을 입은 남자가 폐허의 돌무더기를 뚤고 나타났다. 그는 머리를 멋스럽게 뒤로 넘겼고 수염을 아메리칸 스타일로 덮수룩하게 길렀는데 눈썹이 높이 치솟아 굉장히 사나워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몸을 부활시키다니, 시스템에 이상이 생긴건가? 응?? 동족 중에서도 중범죄자로 봉인된 나 존 노 머시(
Jon No Mercy) 장군이 부활하다니? 하하하하, 상쾌해서 좋긴 하군"

검게 치솟는 불길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그의 황색 군복에서 시퍼런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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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노 머시 (Jon No Mercy)장군

파멸주들 중에서도 잔악하여 그들 내부에서 이미 봉인을 선고받아 대륙 어딘가에 봉인되었다. 많은 고대 서적들이 나타나면서 이 존 노머시에 대한 일부 서적이 나타났는데 이를 보고 많은 신학자들이 그를 전쟁의 신 피보이오스라고 불렀다. 파멸주들조차 피를 부르면서 전쟁을 만들고 산자를 산산히 조각내면서 식사를 즐겼으며, 안 사람의 내장을 뜯어내 남편에게 먹이는 등 추악한 짓을 서슴없이 저지른 그를 No Mercy(자비가 없다.)라고 일컬었다.
잔학한 행동에 맞추어 그 힘은 파멸주들 중에서도 최고에 손꼽혔으며, 뫼비우스들 조차도 D.E.S.T.I.N.Y of Planet Prism Destroy 를 이 존 노 머시 대령에게 행성이 지옥이 될 것을 대비한 병기라고 할 정도로 이자를 두려워했다.



















드디어 파멸주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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