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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DESTINY」 運命의 系統樹

2005.12.16 14:10

아란 조회 수:382 추천:6

extra_vars1 시작, 그리고 새겨진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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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나력 1903년 7월 13일 PM 7:04 프란시스 공국 서쪽 국경지대 윌로우즈 평원]

와-와-와.

죽음의 공포와 형용할 수 없는 향수에 젖어든 이들의 함성소리만이 지배하는 전쟁터.
칼과 칼이 맞부딪칠 때마다, 화약의 냄새가 연기처럼 피어오를 때마다, 머리가 데굴데굴, 잘린 몸뚱이가 꿈틀꿈틀.
죽은 자의 비명소리는 산자의 함성 소리에 묻혀나가며, 또 한 명이 죽어나가고, 부서져 나간다.

“쿨럭, 쿨럭. 과연 12제인가?”

“제10제, 爆裂天使(폭렬천사) 에른스트 D 크루제. 샷셀에게 있어서는 그저 변절자일 뿐.”

가로드 란이 피를 한 움큼 뱉어내며 말하자, 카인도 손에 쥔 무기를 고쳐 쥐며 말하였다.

“변절자라…. 크크큭, 말 한 번 잘했다. 샷셀의 개들아!”

크루제가 크게 웃으며 소리치자, 그를 중심으로 염동력의 폭풍이 휘몰아치며, 가로드와 카인과 근처의 병사들을 집어삼켜버린다.
크루제의 금발과 같은 금빛의 벼락들이, 강대한 염동력이 일으킨 폭풍 속에 삼켜진 자들을 갈기갈기 찢으며, 피와 살과 뼈로 된 폭우를 광대한 지역에 뿌려대며, 크루제는 크게 웃음을 터트린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무엇이 정의란 말인가?”

“샷셀이? 풋, 크하하하하하!!!”

크루제는 웃고 또 웃고 기침이 나올 정도로 웃어대며, 몇 만이나 하는 진마국의 병사들이 무력하게 갈기갈기 찢기고 비틀어져, 그 액체가 폭우처럼 뿌려지는 피비린내 나는 전장을 환희에 들뜬 오른쪽 눈으로 지켜본다.

촤악.

무엇이 베이는 소리.
그 소리는 전장의 뿌려지는 피의 폭우의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피의 폭우가 그쳤을 때, 들리는 건 산자들이 외치는 승리의 함성이었다.



[가이아나력 1903년 7월 13일 PM 7:34]

어린 아이들이 좋아할 아기자기한 인형들, 그리고 어린 아이들을 확실히 사로잡을 수 있을 향내를 풍기는 보기만 해도 맛있어 보이는 과자들에 아이들이 좋아할 온갖 것들로 가득 차 있는 환상적인 정원.

“아, 이런 내가 졌네. 헤헤.”

“쿡쿡.”

해맑게 웃는 은발의 엘프의 모습에 검은 방독면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10살의 어린 연주자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흘린다.

“쿡쿡쿡….”

“헤헤헤….”

결국 두 사람 모두, 배를 부여잡으며 어린 아이들을 위한 정원에 드러누운 채 순수한 웃음을 터트린다.

“프리실라 님.”

금발이 아름다운 갓난 아이 정도의 키를 지닌 봉제 인형이 은발의 엘프를 프리실라라고 부른다.
그러나 프리실라는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는지, 아니면 봉제 인형의 목소리가 두 사람의 웃음소리보다 작아서 그런지, 프리실라가 봉제 인형에게 눈길 하나 주지 않자, 봉제 인형은 심호흡을 한 번 하며 단단히 마음을 먹은 채.

“프. 리. 실. 라. 님!!!”

광범위한 고주파가 정원을 휩쓸고 정원을 넘어 광대한 지역을 바람가는대로 휩쓴다.
단지, 봉제 인형이 소리를 한번 지른 것만으로 정원과 애꿎은 근방 지역들을 쑥밭으로 만들었건만, 정작 그 원흉인 은발의 엘프 ‘프리실라 테스타롯사’와 10살의 어린 연주자 ‘요한 베르캠프’는 아무렇지도 않은 채로 그저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봉제 인형을 바라볼 뿐.

훌쩍, 훌쩍.

“우에에에엥!!”

“아, 괜찮니. 요한은 많이 무서웠겠구나. 미안해. 미안.”

훌쩍, 훌쩍.

요한의 울음소리가 쑥밭이 된 정원에 중심에서 울려 퍼지고, 봉제 인형은 ‘앗.’ 했지만, 정작 원흉인 프리실라는 화를 내지 않은 채 요한을 꼬-옥 안아주며 달랜다.

“저, 죄, 죄송합니다. 프리실라 님. 저, 그게….”

“마리가 사과할 것 없어. 마침 이것 덕분에 마리의 고주파에서 무사했으니까 말이야.”

“그, 그래도….”

마리라고 불린 봉제 인형은 어쩔 줄 몰라 하지만, 프리실라는 그 특유의 어린아이의 순수한 미소를 지으며 한손을 마리의 금발을 쓰다듬어준다.

“날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니?”

“그야 저스티스 12제 중, 9제이신 寶具(보구)의 왕 프리실라 테스타롯사 님 입니다.”

“음, 맞아. 하나 빠트린 걸 더하자면, 인형의 왕이라고도 해.”

겉으로 보아서는 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은발의 머리카락과 은색의 눈동자, 은색의 의상 등, 온통 은색 투성이인 이 엘프은 저스티스 12제 중의 9번째인 보구(인형)의 왕 프리실라 테스타롯사.

“저기, 그런데 프리실라는 형이야, 누나야?”

저스티스 12제, 그중 6번째인 절망의 연주자 요한 베르캠프는 그에게 유일하게 마음을 털어놓는 친구라 할 수 있는 은색의 엘프, 프리실라에게 조용히 묻는다.

“글쎄, 어떻게 되는 걸까? 우리 귀여운 요한.”

프리실라는 그저 요한을 안은 채 부비부비 해댈 뿐이었다.









「DESTINY」
運命의 系統樹
第 14夜. D.E.S.T.I.N.Y of Planet Prism Destroy








[가이아나력 1903년 7월 13일 PM 7:34 저스티스의 비밀 장소]

“에른스트 D 크루제가 죽었다.”

저스티스 12제, 그들 중에서 가장 강하다 여겨지는 사천왕의 리더인 카이사르 유밀이 자리에 모인 12제의 일원들에게 담담히 말하지만, 나이가 어린 자 몇몇이 약간의 동요를 일으킨 것을 제외하면, 그 밖의 반응이나 말은 없었다.
살고 죽는 것. 그것은 마치, 자신이 챙길 문제(가 맞는 것이다.)라는 듯, 약간의 동요를 일으킨 어린 자들조차 곧 원래의 표정을 짓는다.
그들 12제, 더 나아가서 저스티스에게는 누가 죽고 살았다는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문제다. 중요한 건, 12제의 일원이자 10제인 폭렬천사 에른스트 D 크루제를 죽인 자가 누구냐? 하는 것에 관심이 집중될 뿐.

“그래서 누가 그 애꾸 아저씨를 죽였다는 거야?”

막대 사탕을 연신 빨아대던 붉은 머리카락의 소녀가 말을 꺼낸다.
비록 외견은 6살 정도의 작은 소녀에 불과했지만, 이 붉은 머리카락의 소녀 역시 저스티스 12제의 일원으로 8제인 ‘다우전드 니들-엘리스 카리나’였다.

“샷셀 7조에 소속된 가로드 란이란 인간과 카인 에르바네스라는 웨어 베어 녀석이라 하더군.”

12제의 마지막 넘버인 ‘장미 십자가-프레이저 크로바인츠’가 대답해주었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인다.

“방심을 한 것 같더군. 형편없는 놈 같으니.”

프레이저의 말이 끝났다.

“어쨌든 10제 녀석의 모가지가 날아간 것은 그쯤 해두고, 그보다 제10부대의 통솔 권한….”

“당연히, 나 블라디미르 카미코프의 통솔 하에 들어가야지!! 왜냐하면, 전쟁터에 보내질 것이라면 내가 아니면 안 되잖은가!!”

7제 ‘더 그리드 핸드-나바론’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11제인 ‘최후의 장군-블라디미르 카미코프’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나이가 의심될 정도로 광기 서린 박력 넘치는 목소리를 쩌렁쩌렁 울려대며 외치지만, 굳이 제지하려는 자는 없다.

“크크크, 그럼 전쟁광께서 친히 통솔하는 것으로 하고, 것보다 더 건방진 사태에 대해 이야기 하도록 하지. 유신, 니놈이 설명해라.”

12제에서도 가장 강한 자들은 따로 사천왕이라 분류가 되었다.
그 사천왕 중 2인자인 ‘살인귀-베리도트’가 특유의 웃음소리를 흘리며 사천왕 중 4인자인 ‘어벤져-퀘브레 크리올란(그 본명은 -칸자키 유신 하나쥬크 불리-)’을 지목한다.



[가이아나력 1903년 7월 13일 PM 8:00 프란시스 공국 수도, 프란시스]

“진마국 만세!!”

“유리 마왕 폐하 만세!!”

프란시스를 행진하는 진마국의 군대를 보며, 그곳에 살던 시민들은 꽃을 흩날리며 그들이 할 수 있는 찬양과 감사를 아끼지 않는다.
특히 젊은 마왕, 시부야 유리 하나쥬크 불리에 대한 찬사는 끓이지 않았다.

“뭐가 뭔지 잘 모르겠네?”

아직 젊기도 하고, 이렇게 큰 환호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유리는 어색한 미소를 지을 뿐이지만.

“기쁜가?”

“응?”

“기쁘겠지. 네가 바라던 대로 구했으니까.”

유리의 옆에서 같이 말을 타고 오는 소녀는 유이 R 세이비어. 샷셀 제7조 DESTINY의 젊은 조장이며, 실은 이번 전투의 작전의 초안을 고안한 혼혈족이다.
유리는 유이의 말에 어색한 웃음을 지을 뿐이지만, 유이는 그저 무표정일 뿐이었다.

“왠지 이상한 기분이네요. 뭐랄까, 꼭 이래야만 하는 것인가 하고….”

“그렇게 일일이 신경 쓸 정도로 느긋하진 않을 텐데?”

“에?”

유이는 눈빛만으로 주변을 바라보라고 유리에게 말한다.
유리는 주변을 돌아보고, 주변의 열렬히 환호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보인다.

“넌 신마국이 프란시스 공국을 침공하였을 때, 주변의 신하들의 말들 때문에 망설였어. 하지만 프란시스 공국의 캘런 마비나기 공녀가 직접 도와달라고 호소했을 땐, 어떻게 했지.”

“아, 그건….”

“앞뒤 재지 않고, 즉각 병력을 차출해서 무모하게도 직접 출병했지. 덕분에 때마침 와있던 샷셀 제7조 DESTINY는 감시라는 명분으로 피곤한 전장까지 뒤치다꺼리 하는 신세가 되었지만.”

유리는 유이의 말에 조그맣게 대답하려고 하였다.

“오오, 유리 폐하 각하!!”

때마침, 프란시스 공국을 다스리는 나크 마비나기 4세 공왕이 마중 나옴으로서 유이와 유리의 대화는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았다.



[가이아나력 1903년 7월 13일 PM 9:00 프란시스 공국 수도, 프란시스 성]

모두들 즐겁게 먹고 마시며, 그야말로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때, 가로드 님이 당하시는 줄 알았다고요!!”

“가로드 님의 무용담을 들려주세요!!”

“가로드 님!!”

‘제길. 카인 녀석, 이런 골칫덩이들을 내던지고 먼저 도망치다니….’

가로드 란은 엉뚱한데서 여자들에게 쫓기는 수난을 당하며, 속으로는 먼저 도망친 카인 에르바네스를 욕하고 있었다.
하긴, 이번 전투에서의 영웅은 샷셀 제7조 DESTINY의 조원인 가로드 란과 카인 에르바네스였다고 할 수 있었다.

‘이 작전, 가로드와 카인이 얼마나 잘해주느냐에 따라 달렸어. 믿고 맡길게.’

유이가 내건 작전의 초안, 많은 부분이 수정되어 최종안이 나왔지만, 초안에서 지금의 최종안에서도 바뀌지 않은 것은, 가로드 란과 카인 에르바네스가 맡은 부분이었다.
규모는 줄었으나, 여전히 적의 대장 중의 한 명인 것도 저스티스 12제의 한 명인 제10제, 폭렬천사 에른스트 D 크루제를 상대로 시간을 끄는 큰 역할이었으니, 원래는 그저 시간만 끄는 역할이었지만 예상외의 결과가 발생하였다.
에른스트 D 크루제의 목을 지상에 떨궈 버리는 그야말로, 최고의 이변.
그것도 가로드 란과 카인 에르바네스의 목숨을 건 합동 필살의 공격으로 이루어내었기에, 신마국의 의뢰를 받고 신마국을 돕기 위해 따라나섰던 저스티스 제10부대의 사기는 그야말로 최하로 떨어지고, 그대로 줄행랑을 칠 수 밖에 없었다.

“(큭큭, 조장이 그때 나를 믿어준 건 고맙게 여기고 있습니다.)”

“(어이, 가로드. 나는 빼는 건가?)”

“(어디 있는 거냐? 카인? 그리고 설마 네 녀석도 전음을!)”

“(가로드. 난 그동안 놀고 있는 줄 알았나?)”

가로드와 카인이 전음을 통해 사나이의 대화를 나누고 있을 무렵, 샷셀 제7조의 조장 유이와 진마국의 젊은 마왕 유리, 두 사람은 프란시스 성의 파티가 벌어지는 중앙 홀에 있지 않았다.

“유이 씨. 저기 정말로 고마워요.”

“무엇이?”

유이와 유리 두 사람은 지금 프란시스 성의 정원을 거닐며 대화를 한다.
유리가 먼저 말을 거는 쪽이긴 하지만.

“그때 유이 씨가 작전을 짜 주시지 않았다면, 지금쯤.”

“고마워하지 마. 그건 어디까지나 전적으로 유리 너의 작전이며 공이야.”

“하지만….”

“너는 바람 앞의 등불이나 다름없는 곳의 젊은 마왕. 그렇기 때문에 나 따위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것은 위험해.”

“그래도… 앗! 위험해요!! 유이 씨!!!”

유리의 눈동자에는 유이가 때마침 뱀을 밟기 직전의 때가 보였다.
화들짝 그대로 유이를 밀쳐버리지만, 두 사람이 부딪친 나무의 밑바닥이 순간 꺼지면서 그대로 끝없이 지하로 추락해버린다.





“(아, 유리 폐하께서 부르신 이유가 뭘까?)”

캘런 마비나기 공녀는 유리가 전해달라고 부탁한 편지를 받고 한달음에 프란시스 성의 특별 손님을 위한 접대실에 한달음에 달려간다.

“(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두근. 과연 뭐라고 말을 건네야 할까?)”

“들어오세요. 캘런 마비나기 양.”

문 밖에서 유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캘런 마비나기 공녀는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천천히 접대실의 문을 열고 천천히 안으로 들어온다.

“유리 폐하, 부르셨… 아앗!!”

방안은 붉은 선혈로 흩뿌려져 있었다.
캘런의 아버지인 나크 마비나기 공왕을 비롯해, 그녀의 오빠, 어머니, 그리고 막내 동생이 처절하게 사지가 난자당한 채 싸늘한 시체가 되어 있었다. 다만, 죽은 사람들의 머리만은 섬뜩할 정도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설마, 유리 폐하께서?”

“그래, 내가 죽였지. 원래는 죽이지 않고, 병신으로만 만들 셈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다 죽어있더라.”

선혈이 난자한 접대실의 중심에는 아직도 피가 흐르는 마검을 들고 있는 피에 물든 유리가 서 있었다.

“어째서!! 어째서, 유리 폐하께서 이런 짓을!! 유리 폐하는, 저희 공국을 구하기 위해 오신 것이 아니었나요?”

“순진하기는. 크크크, 난 처음부터 이런 나라를 구해줄 생각 따윈 없었다. 군대를 보낸 건, 건방지게도 진마국을 사칭하는 신마국이 저스티스와 손을 잡고 먼저 먹으려고 하기에 눈꼴  시어 마지못해 보낸 것 뿐.”

유리의 말 하나하나에 캘런 마비나기는 커다란 충격을 받는다.
그럼에도 ‘그럴 리 없어. 그래 이건 그냥 꿈이야.’라는 최후의 미약한 믿음, 그리고 발버둥이 아직 남아있었다.

“그간 짐에 혈맹성에 보내준 원조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말이야, 역시 순수 마족도 아닌 녀석들에게 도움 따위나 받아야 할 정도라는 것, 왠지 모르게 기분이 더럽더라고.”

“살아남은 게 네 년뿐이니까 말해주지. 왜 죽였냐고? 혼혈족 따위가 행복해서 우쭐거리는 것이 꼴도 보기 싫었거든. 아니다. 혼혈족이라는 말도 고상한 말이지. 그래, 네 녀석들 잡종들이 순수 마족인 우리보다 잘 난 꼴은 두고 볼 수 없는 거다. 이제 알겠나?”

유리는 잔인하게 미소를 짓는다.
캘런 마비나기의 최후의 믿음은 날아 가버리고, 소녀는 분노의 절규를 한다.

‘어차피 이 세상에 믿을 수 있는 자는 없어. 힘이 없으면 이 꼴이 되는 것이다. 힘이 없으면 가진 것도 빼앗겨 버리지.’

‘어때? 화나지 않나? 지금 당장이라도 유리라는 놈을 갈갈이 찢어발기고 싶지 않나?’

캘런의 마음을 침투해오는 누군가의 검은 말들.
어느 새 유리는 캘런의 눈동자 색깔이 탁해지고 있는 것을 보며 슬슬 미소를 지어 보인다.
아니, 더 이상 그는 유리가 아니었다.

“힘이 필요하다면, 이 티르빙을 손에 쥐어라. 그리고 병사들에게 명을 하여 술에 쩔어 있을 어리석은 진마국의 병사들과 샷셀의 제7조를 말살하라. 물론 유리라는 애송이는 직접 처리해도 좋네.”

유리가 아닌, 그 존재가 캘런에게 내민 한 자루의 칠흑의 검, 티르빙.
이미 그 존재에게 분노라는 이름으로 마음을 빼앗기고 붕괴되어버린 캘런은 망설임없이 티르빙을 그 여린 손에 쥔다.

“캘런 님. 어디 계셨사옵니까? 그동안 찾아….”

“반 시크 경. 지금 당장 성의 병사들에게 명해, 술에 쩔어 있을 진마국의 병사들과 샷셀 제7조를 말살하라 일러라.”

“아니, 갑자기 그런 명을 내린다하여도, 캘런 님은 아직 공녀일 뿐입니다. 나크 공왕 각하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뿐만 아니라, 오라버니와 어머님, 동생들까지 모두, 유리 그 자의 의해 비참하게 돌아가셨다고! 그렇기 때문에 이 나, 캘런 마비나기가 현 공왕으로서 반 시크 너에게 명을 내리는 것이다! 특히, 유리는 반드시 붙잡아서 내 앞의 끌고 오도록!”

“그, 그런…. 아, 알겠습니다. 일단은.”

캘런이 내뱉은 충격적인 말들에 반 시크는 크게 쇼크를 먹는다.
그러나 확인은 일단 뒤로 미루고, 그는 캘런의 눈동자에 단 하나의 거짓도 없이 모두가 진실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아니, 그저 눈동자만 보고도 그녀의 마음을 대강 알 수 있었다.

“(사랑하는 캘런. 네가 그리 분노를 할 정도의 일이라면 나는 거침없이, 너의 검이 되어줄게.)”

반 시크는 속으로 그리 다짐하며, 병사들에 명을 내려 아직 술에서 깨지 못한 진마국의 병사들을 죽이고, 또 죽이고, 계속 죽여 버렸다.
하나도 남기지 않고.

“돌 날라 봤자, 흥얼흥얼.”

잠꼬대를 해대며 얼큰하게 술에 취한 글릭세르를 카인이 짐짝 메듯 들고 그나마 제 정신 박힌 진마국의 병사 일부를 데리고 프란시스 공화국을 도망치고 있었다.

“(가로드. 조장과 유리는 정말 괜찮은 건가?)”

“(카인, 조장이 유리 곁에 있는 것을 아까 최종 확인했다.)”

“(그렇군. 조장이 곁에 있다면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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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시스 공국
: 오랜 세월 동안, 진마국의 동맹국이자, 제후국. 아니 부하 국가이다.
프란시스 영지를 다스리는 귀족들이 진마국의 마왕의 혈족들이기 때문.
어쨌든 현재는 나크 마비나기 4세 공왕이 다스리고 있다.



# 나크 마비나기 4세 공왕
: 59세. 혼혈 마족 남자. 혼혈이지만 마족의 피가 섞여서 겉으로 봐서는, 30대 중반으로 보인다.
유리의 후원자이자 현재 진마국의 몇 안 돼는 동맹국의 지도자 중 한 명.
저스티스 5제인 이반 아이작에게 목숨을 잃는다.



# 캘런 마비나기 공녀
: 18세. 혼혈 마족 여성. 나크 마비나기 4세의 딸이며, 유리를 좋아하고 있다.
이번 화에서는 저스티스 5제의 음모로 인해, 완전히 적으로 돌변해버렸지만.



# 반 시크
: 39세. 마족 남자. 나크 마비나기 4세의 충실한 기사. 캘런과는 어렸을 적 사제 관계이며 친구.



# 신마국
: 진마국이 무너지고 생긴 여러 국가 중의 하나.
그 세력 중, 가장 강대한 세력이며 진마국의 후예를 자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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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분량이 많아서, 상하로 나누어서 업로드 하는 것임.
하편도 곧 업로드 하겠지만, 일단은
시간도 시간이고 졸리기도 해서,
아직 설정도 몇가지 휘갈겨 써야 할게 있는 관계로, 하편은 일단 한숨 자고 나서 올릴 것임...


# 순서
아란레드샤크다르칸갈가마스터도지군


p.s 에이, 뭐 릴레이 소설인데, 걍 막나가... 치밀하게 스토리를 의논하며 기획한 것도 아닌데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