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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 「DESTINY」 運命의 系統樹

2005.10.12 10:48

레드샤크 조회 수:132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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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흐흑..."
유리는 울고 있었다. 그의 눈에서 흐르는 것은 눈물 그 이상의 무엇이었다.
"죽여... 죽여버릴 테다... 죽여버릴 테다아아앗!"
유리의 마검에서 터져 나오는 것은 분노 그 이상의 무엇이었다.





「DESTINY」
運命의 系統樹
第 11 夜. 혼전





대륙에 존재하는 각 나라의 수뇌들은 실바니아의 수도 마드라엘에서 대책 회의를 가졌다. 양동 작전으로 실바니아 다음의 강대국이라는 진마국이 멸망했다. 회의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는, 저스티스 토벌대로 조직된 샷셀이 너무 방어에 치중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 의견이 나오고, 반격의 때가 왔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그저 탁상공론일 뿐이었다.
"제길!"
레이첼이 책상을 치며 분통을 터뜨렸다.
"총통 각하. 진정하십시오."
발터가 조용히 말했다.
"지금 내가 진정하게 생겼어! 이건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거라고! 저스티스! 그 더러운 개자식들에게!"
레이첼의 분노가 사그러들리 없다.




제7조 대기실의 분위기도 암울했다. 유리는 유신을 잡아오겠다며 사라졌고, 가로드는 그런 유리를 막으러 갔다. 진마국의 멸망은 여러모로 샷셀의 사기 저하를 가져왔다.
"유이.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 거지."
카인이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태연한 듯 했지만 카인 역시 저스티스의 무서움을 새삼 느끼고 있었다. 카인은 자신의 무력함을 느끼며 절망했다.
"카인. 답이 있다면 우리가 이렇게 가만히 앉아 있지 않겠지."
유이가 무미건조한 어조로 말했다. 그들은 그저 멍하니 앉아 있는 것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베로니카. 명령 불복종은 곧 죽음이란 것을 알고 있겠지."
총수의 대리자가 싸늘한 목소리로 베로니카에게 말했다. 베로니카는 유이에 의해 잃은 팔과 다리를 기계 의수로 대체하고 있었다. 브루스는 베로니카가 살아 있는 덕분에 깨끗히 재생되었고.
"면목이 없습니다."
베로니카는 이미 각오하고 있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나 총수의 대리자는 아직 베로니카와 브루스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아직 사용가치가 있었기에.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 너희의 몸에 폭탄을 하나씩 장착하도록 하지. 그리고 시간 내에 '시드'를 잡아와라. 그러지 못하면 폭탄이 폭발해 너흰 죽을 것이다. 만약 시간 내에 잡아온다면 폭탄을 해체시켜 주도록 하지."
베로니카와 브루스는 명령에 불복종할 권리가 없었다.




"크윽... 젠장... 파이돌. 돌로레스, 마리앙. 그 년들을 잡아와라. 산 체로. 7부대 전체를 동원해도 좋다.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하게 데려와."
나바론의 여유 있는 모습은 이제 보이지 않았다. 독에 중독되어 치료받고 있는 나바론은 지금 제시와 올가에 대한 분노로 모든 것을 부숴버릴 듯한 기세였다.
"알겠습니다. 나바론님."
"알겠어요. 대장님. 키득."
-분부대로 합죠. 야하!"
파이돌, 돌로레스와 마리앙이 나가고 방에는 나바론 혼자 남은 듯 했지만, 누군가가 한명 더 있었다.
"...왠일이냐... 이런 나를 비웃으러 온 것이냐..."
나바론은 침실에서 자신을 찾아온 손님을 힘겹게 쳐다 봤다. 그 손님은 그저 웃으며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올가와 제시를 잡는 것을 도와주겠노라고 말했다.




"모두 죽어버린 건가..."
메두사가 에리뉘에스들을 내려다 보며 말했다. 에리뉘에스들은 기한이 지나 모두 죽고 말았다.
"이번에 7부대의 베로니카와 브루스가 시드 회수 작전을 펼친다고 했나. 시드가 있다면 에리뉘에스들을 살릴 수 있을지도..."




"글릭세르!"
올가가 밥을 먹고 있는 글릭세르에게 달려 왔다. 제시 역시 달려와 글릭세르 앞에 섰다. 그녀들은 저스티스의 눈을 피해 결국 저스티스로부터 가장 안전하다고 볼 수 있는 샷셀 본부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뉘신지...?"
글릭세르는 저번에 딱 한번 봤을 뿐인 그녀들을 기억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들은 글릭세르를 잘 알고 있었다.
"3개월 전 우리의 마을은 사라졌죠. 그 마을의 생존자입니다. 우리는 마을 최고의 발명가이신 당신을 알고 있었어요."
제시가 흥분하며 말했다.
"당신의 활약상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어요. 우리가 원수 나바론을 중독시켰답니다."
올가 역시 붉게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우리의 마을... 마을을 불태운 원수 나바론을...? 저스티스의 12제인 나바론을 무슨 수로...?"
글릭세르가 벙찐 얼굴로 물었다.
"그건... 설명하기 좀 그래요. 어쨌거나 우리는 저스티스의 눈을 피해 이곳까지 왔습니다. 우리를 보호해주실 수 없을까요?"
올가가 말했다.
"알겠수. 조장에게 말해보도록 하지."
글릭세르는 먹던 음식을 놔두고 올가, 제시와 함께 7조 대기실로 향했다.




"이거 놔요! 전 칸자키 유신을 제거하러 가야만 합니다! 아버지의... 그리고 스승님의 복수를...!"
유리는 가로드의 팔을 뿌리치며 마드라엘을 벗어나려 했다. 그러나 가로드는 그런 유리를 놓아주지 않았다.
"진정해라 유리. 그런다고 죽은 네 아버지와 스승은 돌아오지 않는다."
"이이익!"
유리는 힘을 전개해 억지로 가로드에게서 벗어나려 했으나, 가로드의 주먹이 먼저 유리의 얼굴에 도달했다.
-퍽!
"크윽!"
유리는 바닥에서 구르며 왼쪽 뺨을 어루만졌다.
"너도 한 나라의 왕자 정도됐으면 사리 파악은 스스로하는 법을 배워라. 지금 네가 크리올란을 찾아가 봤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 시간에 그 힘을 제어하는 법부터 배우는 게 어때?"




"너희들은 시드를 잡아와라. 시드가 없으면 운명의 계통수가 이 땅에 뿌리내릴 수 없을 테니."
Destiny Crystal을 정제하던 4인의 로브인 중 한명이 부복해 있는 SIA1호와 EL13호에게 말했다.
"네!"
"존명!"




"...그래서. 우리가 너희를 보호해달라는 것인가?"
유이가 올가와 제시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저희는 나바론을 중독시켜서 저스티스에게 쫓기는 몸이 되었어요. 아마 지금 나바론 휘하의 7부대에는 저희들의 척살령이 내려졌을 거에요."
올가가 긴장한 얼굴로 말했다. 유이가 자신들을 보호해줄지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유이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 정도야 별거 아니겠지. 좋아. 너희들을 보호해주마."
유이가 말했다.
"별거 아닌 게 아닌 것 같군."
카인이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대 서서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지?"
유이가 물었다.
"녀석들이 쳐들어왔다. 올가와 제시를 내놓으라는군. 너희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을지 모르지만 내 귀에는 똑똑히 들린다. 자. 출격이다."
카인이 자신의 두자루 칼을 뽑아들며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크아아악!"
"꺄악!"
파이돌의 채찍이 사람들 사이를 휘저었다. 사람들은 파이돌의 채찍에 찢어지고, 파열됐다.
"크하하하! 죽어라! 죽어! 우리 저스티스의 정의를 위해!"
파이돌은 여전히 자신의 정의를 외치며 사람들을 죽이고 있었다.
"어머 파이돌. 너무 흥분하면 추해요. 키득."
마리앙이 우아하게 돌며 파이돌을 비웃었다. 마리앙이 몸을 돌리자 치마폭이 떠오르며 치마끝에 달린 칼날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리앙의 몸이 빠르게 회전하자, 그의 치마폭에 달린 칼날들이 날아가 사람들의 몸에 박혔다.
"크윽... 기분 나쁜 녀석..."
파이돌이 마리앙을 슬쩍 흘겨보며 투덜거렸다.
-자 이제 쇼가 시작되겠습니다! 야하!
돌로레스가 한쪽 팔을 가슴에 대고 우아한 포즈로 어떤 방향을 향해 인사했다.
"어머~ 샷셀의 멍청이들인가 봐요. 키득."
마리앙에게선 예의라곤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잔인하군. 제발 단 하루라도 마음 편히 쉬게 해줄 수 없겠나."
가로드가 지쳤다는 듯이 투덜거렸다. 사실 요즘은 출격 횟수가 너무 잦아져서 제대로 쉰적이 별로 없었다. 며칠전에 축제가 있었지만, 그런 것으로 풀릴 피로는 아니었다.
-야하! 저번의 그 꺽다리 손님이시군요! 오늘은 또 무슨 쇼를 보여드릴까요! 야하!
돌로레스가 우스꽝스러운 포즈로 가로드를 우롱했다. 가로드는 그런 돌로레스를 비웃으며 달려들 뿐이었다.
"이번엔 내가 쇼를 보여주지! 저번의 빚을 갚아주마!"
가로드가 그렇게 외치며 할버드 라이플을 크게 휘둘렀다. 그러나 돌로레스는 공중을 한바퀴 돌며 가로드의 공격을 가볍게 피했다.
"어머. 꺽다리 아저씨. 돌로레스는 강해요. 그정도 공격으론 안된다구요. 키득."
마리앙이 여전히 가로드를 비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 비웃음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를 일이었다.




"가로드씨! 저기 저 뚱보는 제가 맡겠습니다!"
"뚜...뚱보!?"
파이돌은 뚱보라고 불리자 기분이 몹시 상한 것 같았다. 유리가 마검을 고쳐 잡으며 파이돌에게 달려 들었다. 강해 보이는 상대였지만, 힘을 전개할 수만 있다면 이길 수 있다. 유리는 마검에게 자신의 간절함을 전달하며 스승과 아버지를 죽인 원수, 유신을 생각했다. 분노 그 이상의 무엇이 유리를 휘감았다. 마검은 유리의 분노와 함께 공명하고 있었다.
"크... 크아아앗!!"
유리는 힘을 전개하고 있었다. 유리의 속에 숨겨져 있던 힘이 전개되며 마기가 폭발적으로 퍼져 나갔다.
"대단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군! 하지만 이걸 어쩌나! 너 같은 인재도 오늘로써 끝이다! 나를 뚱보라고 부르다니이이잇!"
파이돌의 채찍이 파공성을 내며 허공을 찢었다.
-위이이이이이잉!
정확히 유리의 목을 향하고 있었다.
"감히 짐에게 공격을 하다니."
유리가 마검을 들어 파이돌의 공격을 막았으나, 채찍은 유리의 검에 휘감겼다.
"나를 뚱보라고 부른 너는 악이다! 죽어라!"
파이돌이 그렇게 외치며 채찍을 잡아당기자, 유리는 중심을 잃으며 파이돌에게로 끌려 갔다. 감히 본좌를 끌려 가게 하다니. 유리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듯 표정을 굳혔다.




"광대! 저번의 복수를 해주마!"
가로드가 그 무거운 할버드를 한손으로 휘둘렀다. 돌로레스는 또다시 공중으로 뛰며 가로드의 공격을 피했다.
"공중에서도 움직일 수 있을까!"
가로드는 다시 한번 할버드를 있는 힘껏 휘둘렀다. 이번 공격은 피할 수 없다. 공중에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날개를 가진 새 뿐이다. 가로드의 할버드는 돌로레스의 지척까지 다다랐다.
-제법이군요 손님. 야하! 저번과는 많이 달라졌군요!
그러나 돌로레스는 여유를 부리며 손을 휘둘러 할버드의 날을 쳐냈다. 가로드는 중심을 잃으며 할버드가 돌아가는 방향으로 휘청거렸다.
"나도 잊지 말아줘요. 꺽다리!"
마리앙이 그렇게 외치며 입을 벌렸다. 그러자 마리앙의 입에서 기관총의 총구가 나왔다. 위험해. 지금 저 공격을 피할 수 없어. 가로드는 당황했다. 그리고 마리앙의 입에선 불이 뿜어졌다.




카인은 전쟁의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뛰었다. 눈이 멀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움직임이었다. 그의 뒤를 유이와 글릭세르가 좇았다.
"저 녀석 눈이 먼 거 맞아? 언제 봐도 신기하다니까~"
글릭세르가 유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웨어 베어잖아. 인간 이상의 신경을 지닌 것이겠지."
유이는 그렇게 말하곤 고속으로 이동해 카인을 추월했다.
-샤아악!
"음!?"
유이는 갑자기 닥쳐온 무시무시한 살기에 고속 이동을 멈췄다. 그러자 유이의 발 앞에 가느다란 선이 그어졌다.
'조금만 더 움직였어도 이 공격에 내 목이 날아갔을 것이다. 누구지...?'
유이가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자 저 먼 발치에 떨어져 있는 한 사람이 보였다. 그는 팔짱을 끼고 유이를 바라 보고 있었다. 카인과 글릭세르도 도착했다.
"왜그래 조장."
글릭세르가 물었다.
"저 사람. 나를 공격했어."
유이가 나지막히 말했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투지는 숨길 수 없었다.
"이런 이런. 제 공격을 피하시다니. 대단하시군요."
그 남자는 천천히 이쪽으로 걸어왔다.
"음...!"
저 음성, 저 냄새, 저 느낌! 카인에게서 갑자기 어마어마한 투지가 뿜어져 나왔다. 그 투지는 유이와 글릭세르조차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갑자기 왜그래 카인."
글릭세르가 카인을 보며 말했다.
"유이... 글릭세르... 여긴 내게 맡겨라..."
카인이 분노를 가득 담은 음성으로 말했다.
"왜... 그러지?"
유이가 카인에게 의문을 던졌다.
"내 원수다! 내 가족을 죽인 원수! 저 녀석은 내가 죽이겠다!"
카인이 분노를 터뜨리며 앞으로 튕겨져 나갔다. 카인이 분노를 터뜨리고 있는 상대는, 저스티스 제8부대의 간부인 <쉐도우 킬러> 에스게일 라브레시아였다.




"아미르! 이 녀석들 이번에 마드라엘을 완전히 멸망시키려고 마음먹은 것 같은데!"
젠가가 저스티스의 전사들을 베어 넘기며 외쳤다.
"슈우. 적들의 전력을 분석해봐."
아미르가 슈우에게 명령을 내리자 슈우가 분석을 시작했다.
"분석 결과. 침입자 남자 1267명. 여자 698명. 이번 전투에서 마드라엘을 함락시키려는 듯이 보임. 위험! 위험! S급 이상의 전사 다수 포함! 다수 포함!"
"진정해 슈우. 네가 싸우는 게 아니잖아."
아미르가 라이트닝 건에 적들 몇이 쓰러졌다.
-크아앙!
그때 카나드의 쟈칼들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며 저스티스의 전사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헤에~ 모스베라토 제법인데?"
아미르가 쟈칼들을 보며 말했다. 이런식으로 나가면 시간이 좀 걸리긴 하겠지만, 저스티스의 전사들을 모두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제는 S급 전사들이었다.
"놀랄 시간 있으면 녀석들을 하나라도 더 죽여라. 개먹이들도 모이면 무섭다고. 큭큭큭..."
그렇게 말한 카나드는 흑색 철포를 발포해 적의 머리를 터뜨렸다.




"마야. 지금 녀석들은 마드라엘에 총공격을 감행하고 있는 건가."
라오데키야가 정보 분석을 하고 있는 마야에게 말했다.
"아... 아마도 그런 듯 해요. 지금 우리를 공격해온 녀석들은 7부대와 8부대 놈들인데, 전력의 반 정도를 쏟아부은 것 같더군요. 백부장, 천부장, 간부급까지 모두 출동한 듯 하니... 아. 그리고 8부대의 대장도 출동한 것 같네요."
라오데키야가 놀라며 물었다.
"무, 무슨 소린가. 그건 12제까지 공격을 해왔단 소린가?!"
"네. 맞아요. 어쩌면 이번 전투 우리에게 승산이 없을지도 몰라요."
라오데키야는 신음을 흘렸다.
"으음... 설마 실바니아도 진마국처럼 되어 버리는 건 아니겠지..."




"애송이 마왕자 녀석!"
파이돌이 채찍을 더 강하게 잡아 당겼지만, 유리는 더이상 끌려가지 않았다. 서로 힘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유리는 채찍을 끊어 보려 했지만, 채찍은 가죽으로 된 것이 아닌 듯 끊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서로의 힘싸움은 파이돌이 채찍을 거둠으로 해서 끝났다. 마검이 자유로워진 유리는 다시 파이돌에게 달려들었다.
-위이잉!
그러나 달려드는 유리에게로 채찍이 날아들었고, 유리는 몸을 살짝 돌려 채찍을 피했다. 채찍은 애꿎은 땅에만 긴 흔적을 남겼다. 유리는 파이돌에게 더 접근했지만, 그 이상 접근하기는 힘들었다. 파이돌이 채찍을 마구 휘두르며 자신의 주변을 보호하고 있는 탓이었다. 채찍의 벽. 그렇게 불러도 될 정도였다.
"채찍을 거둬라. 뚱보여."
유리가 딴엔 근엄하게 말한다고 말했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또 뚱보라고 부르다니이이잇!!"
파이돌은 완전히 유리에게 말려들었다. 뚱보라는 말에 흥분해서 채찍의 벽이 잠깐 허술해진 것이다. 각성한 유리가 그 틈을 놓칠리 없었다.
"죽어라 뚱보!"
마검이 파이돌의 목을 노리고 날아 들었다.
-위이잉!
그러나 마검은 파이돌의 목을 자르지 못했다. 채찍이 전혀 예상치 못한 궤도로 날아들어 유리의 등을 후려쳤기 때문이다.
-쫘아악!
엄청난 소리와 함께 유리는 파이돌을 넘어 뒤로 날아가 형편 없이 땅에 쳐박혔다.
"크윽! 감히 본좌에게 상처를...!"
파이돌은 유리의 말에 그저 코웃음칠 뿐이었다.




가로드는 자신에게로 날아오는 총탄들을 피할 틈이 없었다. 생명에 지장이 가는 부분은 할버드 라이플로 막아내고, 나머지는 그냥 몸으로 받아내는 수 밖에 없었다.
"크윽!"
몇발의 총알이 가로드의 몸에 박혔지만, 생명에 지장을 주는 정도는 아니었다. 약간의 고통은 있겠지만.
"어머~ 꺽다리 아저씨. 너무 터프해~ 총알을 몸으로 받다니~"
-터프해요 터프해! 야하!
가로드가 다시 중심을 잡고 마리앙과 돌로레스를 노려봤다.
"이제 장난은 그만하도록 하지. 한번에 끝내보도록 할까."
가로드는 전력을 다하고 있었지만, 아직 모든 능력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분명 승산이 있다. 자신의 능력 모두를 사용한다면 저 꼭두각시들을 죽일 수 있다. 가로드는 할버드 라이플을 단단히 움켜 쥐었다.
"돌로레스! 환상의 롤러코스터!"
-야하! 롤러코스터!
마리앙이 돌로레스의 어깨에 올라타자 돌로레스는 가로드의 주위를 뛰어다니며 어지럽게 했다. 그러다가 이따금씩 공격이 날아오면, 가로드는 침착하게 응수해 나갔다. 지금 가로드는 틈을 찾고 있었다.




유이와 글릭세르는 전투를 시작한 카인을 두고 다시 움직였다. 마드라엘의 도입부에선 엄청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전투가 가능한 부대는 전부 출동해 그들을 막아서고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7, 8부대의 전력 대부분이 공격을 해온 것이기 때문에.
-슈아악!
"글릭세르! 위험해!"
유이가 그들에게로 날아오는 무언가를 느끼고, 글릭세르와 함께 몸을 던졌다. 그들이 서있던 자리엔 그라비티 웨이브가 작렬했고, 그곳의 땅은 움푹 패여버렸다.
"SIA1호..."
유이가 중얼거렸다. 건물의 옥상에서 SIA1호와 EL13호가 그들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유이 R 세이비어. 저번의 빚을 갚아주러 왔습니다."
SIA1호가 말했지만, EL13호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을 뿐이었다.
"이봐 이봐 그게 아니잖아. 우리는 시드를 잡으러 온 거라구."
SIA1호가 EL13호를 흘겨 보다가 갑자기 건물에서 뛰어내렸다. EL13호도 못 이기겠다는 듯이 그녀와 함께 뛰어내렸다.
"글릭세르. 나는 저기 저 남자 녀석을 맡을 테니 넌... 저 SIA1호를 맡도록 해."
유이가 글릭세르에게 지시했다.
"에에?? 저건 너잖아?! 저게 뭐지?! 게다가 어리잖아! 어떻게 맡으란 거야!"
글릭세르의 반발이 거센 건 어쩌면 당연했다.
"큭... 그냥 제압만 해. 저기 저 꼬마 녀석이 훨씬 강해 보이니까 너라면 SIA1호를 제압할 수 있을 거야."
유이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에게 달려드는 둘을 맞이했다.




"호오! 제법 강하구나! 넌 대체 누구지?"
에스게일이 카인의 칼을 피하며 말했다. 어쩐 일인지 에스게일은 카인을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벌써 나를 잊은 것인가! 능욕당한 아내의 남편이며! 처참하게 찢긴 아들의 아버지인 나를 잊었단 말인가! 네놈에게 죽었던 나를, 나를 잊었단 말인가!"
카인은 절규했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원수였건만 원수는 놀라기는 커녕 자신을 기억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서, 설마...!"
에스게일이 카인의 손목을 잡으며 탄성을 터뜨렸다.
"너, 너는 죽었잖아! 20년 전에...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에스게일은 카인을 밀쳐내며 뒤로 물러났다.
"20년 전에 나는 죽었다. 그러나 누군가에 의해 되살아났지. 그것도 수인족의 형태로 말야."
카인이 그렇게 말하며 한발자국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자 에스게일은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아, 아니. 수인족으로 만드는 마법이 있다곤 들었지만, 되살리는 마법까지 있었나? 그런 건 금시초문인데...!"
"어쨌건 난 살아 있고, 이렇게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나는 다시 복수를 할 수 있게 됐지. 능욕당한 아내와 처참하게 뜯긴 아들의 복수를 해주겠다. 편안히 죽을 생각은 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죽지 않을 정도로만 너를 계속 괴롭히다가 나중엔 죽여달라고 울부짖게 해주겠다."
에스게일은 카인을 두려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 표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풉, 푸하하하! 네 녀석이 날 죽이겠다고?! 물론, 되살아난 건 놀랄만 하지만, 그때와 넌 달라진 것이 없다! 아니, 오히려 눈을 잃었지! 그런 네가 날 죽여?! 푸하하하!"
"마음대로 생각해라. 오히려 난 그때보다 더 강해졌으니."
"훗. 그럼 어디 한번 막아보시지."
그의 그림자가 카인의 그림자를 향해 늘어나기 시작했다.




"본좌를 화나게 하다니. 네녀석은 편히 죽지도 못할 것이다."
유리가 무시무시한 마기를 뿜어내며 한발자국 한발자국 파이돌에게 다가섰다. 그러나 파이돌은 여유 있는 모습으로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언제까지 그 여유가 계속될지 두고보도록 하지."
갑자기 마검에서 새하얀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어마어마한 마기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고, 파이돌의 얼굴에선 여유가 사라졌다.
"가라!"
마검이 휘둘러지고, 땅에선 물줄기가 치솟아 오르며 수룡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유리는 수룡과 함께 파이돌에게 짓쳐 들었고, 마검은 백염을 뿜어내며 수룡과 함께 파이돌을 집어 삼켰다.
-위이이이이잉!
-파파파파팟!
유리가 파이돌을 스쳐 지나갈 때 파이돌은 채찍을 마구 휘둘렀다. 백염과 수룡은 파이돌을 집어 삼켰지만, 유리는 파이돌의 채찍에 의해 만신창이가 되어 쓰러졌다. 백염에 의해 옷이 타고 몸에서 연기가 나고 있는 파이돌은, 만신창이가 되어 쓰러진 유리를 내려다 봤다.
"강하군. 마왕자. 크리올란님의 동생이 아니었다면 죽였을 텐데 아쉽군. 네녀석의 처리는 크리올란님께서 하실 거다. 지금 죽지 않았다고 좋아할 필요 없다. 다음번엔 크리올란님께서 널 죽이실 테니."
그러나 파이돌도 유리의 옆에 쓰러져 버렸다. 채찍으로 유리의 공격을 막아봤지만, 그것만으론 유리의 공격을 다 막아낼 수 없었던 것이다.




"꺄르르르르! 돌로레스! 선풍기 칼날!"
-알았어 마리앙! 선풍기 칼날 갑니다요! 야하!
돌로레스는 손 끝에 칼날을 세우고, 몸을 회전시키며 가로드에게 날아들었다. 그러나 가로드는 회전축인 돌로레스의 발끝을 쳐 돌로레스의 회전을 멈추게 하는 동시에, 돌로레스의 중심을 흐뜨려 놨다. 마리앙은 돌로레스의 회전이 갑자기 멈추자 원심력에 의해 튕겨져 나갔다. 기회다. 계속 틈을 보던 가로드는 기회를 잡았다. 더이상 전투를 길게 끌면 상처를 입은 자신이 불리하다. 가로드는 마리앙과 돌로레스의 사이를 이어주는 은사를 할버드 라이플로 끊어버리려 했다. 한개. 두개. 은사가 하나씩 끊어져 나갔다. 그러나 그때...
-푹!
"커헉!"
돌로레스가 다시 중심을 잡고 왼손 끝의 칼날로 가로드의 옆구리를 찌른 것이다. 그러나 돌로레스의 오른팔은 끊어진 은사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다. 돌로레스는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움직임으로 마리앙에게 달려 갔다.
-마리앙! 우리를 연결시키는 끈이 끊어졌어! 야하!
"당황하지마 돌로레스. 승부는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자. 꺽다리 아저씨~ 다음 시간까지 안녕!"
가로드는 옆구리를 움켜쥐고 바닥에 주저 않았고, 마리앙과 돌로레스는 쓰러진 파이돌을 들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쉐도우 킬러 에스게일 라브레시아. 나는 20년 전에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 말인지 몰랐지. 나는 그저 네가 그림자처럼 빠르다길래 붙여진 이름인 줄 알았다. 그러나 너는 그림자처럼 빠른 것이 아니라, 그림자로 상대를 죽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것이었지."
카인은 에스게일의 그림자가 따라붙지 못하게 이리저리 피해다녔지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큰 약점이었다. 빠르게 뛰어다니고 있는 덕에 큰 상처는 입지 않았지만, 몸 여기 저기에 자잘한 상처가 생기고 있었다.
"맞아. 내 그림자는 상대의 그림자를 공격해, 그 그림자의 주인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 능력이 있지. 그러나 상대는 그러지 못해. 너무 불공평한가. 크하핫!"
"하지만, 내 본능이 일깨워진다면, 네 그림자를 피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음...!?"
카인은 몸을 낮추고 엄청난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크...크워어어어어어어엉!"
마치 그것은 곰의 포효와도 같았다. 카인의 몸에선 검은 털이 점점 자라나기 시작하더니, 덩치가 점점 커지고, 동물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카인의 변이가 완성되었을 때, 카인은 한마리의 흑곰의 모습이 되었다. 상대는 그림자로 상대를 죽이는 쉐도우 킬러. 보이지 않는 카인으로선 곰으로 변하는 수 밖에 없었다. 에스게일의 그림자를 보고 피할 수 없으니, 곰의 뛰어난 본능으로 피하려는 것이다.
"곰으로 변했군. 그래서 승산은 늘어났나."
"크워어어엉!"
곰으로 변해 성대가 없어진 카인은 그저 포효할 뿐이었다. 그리고 에스게일에게로 달려 들었다. 에스게일의 그림자가 늘어나 카인의 그림자를 공격했지만, 곰의 뛰어난 본능으로 자신의 그림자가 에스게일의 그림자에 닿지 않게 피했다. 곰은 덩치는 크지만 사실 민첩한 동물이다.
"피한줄 알았지?"
"크렁!"
그러나 그림자에선 또다른 줄기가 뻗어나가 카인의 그림자를 공격했다. 카인의 몸에 깊은 상처가 생겼다.
"후후후... 어때 아픈가?"
에스게일이 여유롭게 카인에게 다가갔다. 죽는다. 카인은 죽는다고 생각했다. 녀석이 방심하고 있을 때 덮쳐야해.
"크워어어엉!"
카인이 순간적으로 튀어올라 에스게일에게 날아들었다.
-푸욱!
그러나 에스게일의 칼이 카인의 배를 꿰뚫는 것이 먼저였다. 카인은 바닥에 떨어지며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배에 박힌 칼 때문에 고통스러워했다.
"크으윽..."
에스게일은 카인의 배에 박힌 칼을 거칠게 뽑으며 조소를 보냈다.
"푸하핫. 이봐이봐. 내가 칼을 쓴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되지. 난 쉐도우 킬러이기 이전에 한명의 검사라고. 크큭. 네 눈과 네 몸에 입힌 그 상처들도 내 칼에 의한 것이란 걸 벌써 잊었나?"
"크으윽... 이녀석... 에스게일... 죽여버리겠다..."
"하하하 어디 한번 해보시지! 푸하핫!"
에스게일은 쓰러진 카인을 놔둔 체 어디론가 사라졌다.




신은 거대한 웨어 베어를 상대하고 있었다. 정말 그 어떤 웨어 베어보다 큰 덩치를 가진 그 웨어 베어는, 백곰의 모습이었다. 신은 그 웨어 베어를 상대하느라 이미 온몸이 상처 투성이였다.
"네 녀석이 저스티스 8부대의 대장인가!"
신이 그렇게 외치며 건 슬라이서를 크게 휘둘렀다.
"크워어어엉!"
웨어 베어는 엄청난 포효 소리와 함께 신의 건 슬라이서를 튕겨냈다.
"젠장! 너무 강하잖아!"
"신. 내가 상대하도록 하지."
그때 젠가 드가인이 신의 어깨를 짚으며 앞으로 나섰다.
"젠가님!"
신은 마치 구세주를 만난 양 기뻐했다.
"슈우. 분석을 부탁해."
아미르도 젠가와 함께 도착했다.
"분석 결과. 제8부대 대장. <화이트 베어러> 가르베스 로운. 전투력 S+H급. 젠가 드가인의 승률 80%"
"좋아. 젠가 파이팅!"
아미르가 젠가에게 빅토리를 외쳤고, 젠가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 응수했다.
"이 덩치만 큰 비계 덩어리. 죽여주마!"
젠가가 참합도를 크게 휘둘렀지만, 가르베스는 덩치완 다르게 젠가의 공격을 가볍게 피해버렸다.
"그건 페이크야 임마! 체.스.토!!!"
젠가는 참합도를 휘두르는 힘 그대로 한바퀴 돌아 가르베스를 베어버렸다. 가르베스는 어마어마한 덩치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젠가의 공격에 공중을 날았다. 그러나...
"위험해!"
가르베스의 낙하 지점엔 6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 아이가 사탕을 빨며 서 있었다. 젠가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달려가 그 꼬마 아이의 앞을 막아섰다.
"내가 지켜줄게!"
"흥. 바보 녀석."
"!?"
꼬마 아이의 입에서 의외의 말이 흘러 나옴과 동시에 젠가의 몸엔 무수히 많은 침이 박혔다. 저 꼬마 아이의 짓인가. 젠가는 고통 속에서도 고개를 뒤로 돌려 꼬마 아이의 손을 봤고, 꼬마 아이의 손가락 사이에 잡힌 무수히 많은 침들을 확인했다. 젠장. 완벽하게 속았다. 꼬마 아이라 방심했어. 꼬마 아이는 가르베스와 젠가가 부딛히기 전에 옆으로 슬쩍 피했고, 가르베스는 젠가와 함께 땅을 굴렀다.
"이봐 곰팅이. 언제까지 그렇게 엎어져 있을 거야. 빨리 가자고. 임무는 성공이야."
사실 세간에 알려진 바로는 8부대의 대장이 가르베스 로운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 8부대의 대장은 바로 이 꼬마다. 이 꼬마의 이름은 12제 <다우전드 니들> 엘리스 카리나. 아무도 이런 꼬마 아이가 12제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엘리스는 가슴에 큰 상처를 입고 고통스럽게 일어나는 가르베스의 어깨에 올라 탔다. 가르베스는 엘리스와 함께 어디론가 사라졌고, 아미르는 황당함에 얼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가만 있어! 안그럼 이 여자는 죽는다!"
브루스는 안나를 인질로 잡아, 그녀의 볼에 기관총을 댄 체 6조의 해커들에게 외쳤다. 베로니카는 세레나를 가방에 넣어 먼저 자리를 벗어났다.
"안나를 무사히 놔준다면 우린 움직이지 않겠소. 그러니 진정하시오."
라오데키야가 말했다.
"크크크크큭. 그래. 무사히 놔주도록 하지."
브루스는 안나를 라오데키야에게 밀쳐 내며 수류탄을 몇개 까서 던졌다. 그리고 베로니카를 따라 빠르게 자리를 벗어났다.
"모두 피하시오!"
라오데키야는 그렇게 외치며 염동력을 전개했다. 그러자 수류탄들은 허공에 떠서 움직이지 않더니 빠르게 창 밖으로 날아갔다. 수류탄들은 허공에서 터져 버렸고,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세레나가 잡혀갔군요. 이 세상에 남은 마지막 페어리였는데..."
마야가 중얼거렸다.
"그들이 왜 이렇게 세레나에게 집착하는지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겠소. 그 페어리에게 어떠한 힘이 존재하는 것인지..."




"나를 막지마! 나를 막는 건 다 죽여버릴 거야! 내가 세이비어를 죽이고 진짜 세이비어가 될 거라구!"
SIA 1호가 그렇게 외치며 그라비티 웨이브를 쏘아댔지만, 글릭세르는 자신이 개발한 매직 배리어로 SIA 1호의 공격을 여유롭게 막고 있었다.
"이봐. 이제 제발 그만 좀 하지? 나도 지겹다고."
글릭세르는 지치지도 않는 SIA 1호에게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세이비어! 당신은 날 이기지 못합니다! 나는 저스티스의 12제와는 비교도 안되게 강하거든요!"
EL13호는 그렇게 외치며 손목의 고리를 흔들며 링 형태의 에너지 파동을 뿜어내었다. 유이는 그 공격을 가볍게 피하며 그라비티 소드를 전개했다.
"얼마나 강한지는 모르겠지만, 자만하는 자는 그만큼 약해."
유이가 EL13호에게 그라비티 캐논을 쏘았다. EL13호는 그라비티 캐논을 가볍게 피하며 반격을 준비를 했지만, 그것은 함정이었다.
"자아 간다!"
유이의 건 슬라이서에서 그라비티 웨이브가 뿜어져 나가 EL13호를 향했다.
"크윽!"
EL13호는 당황한 듯 했지만, 고리를 흔들어 그라비티 웨이브가 비껴 나가게 했다.
"제법이군요! 하지만 이건 어떨까요!"
EL13호는 양손을 마구 흔들어대었다. 그러자 링 형태의 에너지 파 수십개가 유이에게 짓쳐 들었다. 모든 각도에서 날아오고 있어 피하기엔 이미 늦었다. 그렇다면...!
"미완성이지만, 이정도로 충분할 거야!"
유이는 건 슬라이서에 힘을 집중해 축퇴포를 쏘아냈다. 유이의 건 슬라이서는 그라비티 소드를 전개한 데다가 축퇴포까지 쏘는 바람에 터져나가 사방에 그 조각을 뿌렸다.
축퇴포는 링 에너지를 모두 흡수해 버리고 근처의 모든 것들을 빨아들이며 EL13호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EL13호는 축퇴포를 피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슬쩍 몸을 틀어 팔에 스치는 정도로 끝나긴 했지만, EL13호의 오른팔은 그 정도만으로도 뜯겨 나갔다.
"크윽! 이게 뭐지!"
EL13호는 없어져 버린 오른쪽 팔의 어깨를 왼손으로 감싸쥐었다.




"에잇 귀찮아! 이번에 발명한 졸려 졸려 수면탄을 받아랏!"
글릭세르는 가만히 있는 것도 지쳤는지 품속에서 둥근 공을 꺼내 SIA 1호에게 던졌다. SIA 1호는 벙찐 표정으로 날아오는 공을 쳐냈지만, 공은 튕겨 나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터져 버렸다. 터져 버린 공에선 뿌연 안개 같은 것이 뿜어져 나왔고, 그 안개는 수면제가 섞여 있었던 듯 SIA 1호는 꾸벅 꾸벅 졸기 시작했다.
"이제 좀 조용하겠군."
SIA 1호는 완전히 잠들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자. 이제 패배를 인정하시지."
유이가 바닥에 주저앉은 EL13호를 내려다 보며 말했다.
"크윽... 당신은 이제 무기도 없잖습니까..."
"하지만 내겐 중력을 다룰 수 있는 힘이 있다."
"크으윽..."
EL 13호는 절망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몸을 일으켜 잠들어 있는 SIA 1호에게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작전 실패다. 돌아가자 SIA 1호."
EL 13호는 한쪽 팔로 SIA 1호를 들어 올려 한줄기 빛과 함께 사라졌다.




"이, 이거 놔!"
덩치 큰 사내가 올가를 어깨에 메고 수많은 저스티스의 전사들과 함께 돌아가고 있었다. 제시 역시 다른 덩치 큰 사내가 어깨에 메고 있었다. 나바론의 지시에 따라 제시와 올가는 상처 하나 없이 깨끗했으며, 7부대의 전력 반 정도가 이 작전에 참여했다. 8부대 역시 대장과 간부들, 정예 부대가 작전에 참여했으며, 작전은 완전한 성공으로 돌아갔다. 베로니카와 브루스 역시 제시, 올가 탈취 작전의 혼란을 틈탄 시드 포획 작전에 성공했으며, 그들은 죽지 않게 되었다. 시드의 힘에 의해 에리뉘에스들은 다시 살아나게 되었고, 메두사는 또다시 영원한 젊음이 약속되었다.




"시드는 어떻게 된 것이냐."
로브 4인 중 한명이 말했다. EL13호는 오른쪽 어깨를 움켜쥔 체 말이 없었다.
"시드는 어떻게 된 것이냐 물었다!"
EL13호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 저기... 그게... 찾지 못했습니다... 도중에 세이비어가 방해를 하는 바람에..."
이번엔 다른 로브인이 말했다.
"아카식 코드대로라면 시드는 이미 저스티스의 손에 들어갔을 것이다. 녀석들의 손에 시드가 있다면, 가져 와라. 일단 교섭을 해보고, 안되면 강탈해 와라."
"네 알겠습니다."
EL13호는 그렇게 대답하고선 어디론가 사라졌다.
"시드... 우리들의 수장이 개입한 것인가 보군. 그 사람의 힘이 없었다면 시드는 저스티스의 손에 들어가지 않았을 거야..."
로브인 중 한명이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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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도우 킬러> 에스게일 라브레시아
저스티스 제8부대 간부. 그림자를 자유 자재로 사용할 수 있으며, 그 그림자로 상대의 그림자를 공격해, 그 상대의 몸에 상처를 입힌다. 검술 실력도 수준급으로, 그림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강하다.
S+I급.
<화이트 베어러> 가르베스 로운.
제8부대의 간부. 그러나 세간엔 제8부대의 대장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건 잘못 알려진 사실로, 제8부대의 대장은 엘리스다.
S+H급.
<다우전드 니들> 엘리스 카리나.
12제. 제8부대의 대장. 다우전드 니들은 1000개의 바늘이란 뜻으로, 그녀는 수만개의 바늘을 몸 속에 숨기고 있다. 그리고 그 바늘들을 뿌려 적들을 공격한다. 그 바늘들은 상대의 급소를 공격해 바늘 하나만으로도 죽일 수 있다.
S+A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