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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DESTINY」 運命의 系統樹

2005.09.21 02:03

아란 조회 수:139 추천:8

extra_vars1 <font color=CC0303 size=4 face=궁서체><b>복수는 나의 것.</b></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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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내에 시민들이 마드라엘 시내를 빠져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류네는 방금 슈우라는 로봇 새가 한 보고에 말도 안 된다고 소리쳤다. 젠가나 카나드도 슈우의 방금 보고에 안색이 좋지만은 않았다.

“무슨 문제가 있는 모양인가 보군.”

어깨까지 기른 청색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라오데키야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젠가와 카나드, 류네가 있는 곳에 도달하였고, 그 뒤를 이어 왼쪽 다리와 오른쪽 팔이 잘려나간 커니션이 신과 유리의 부축을 받으며 도달하였고, 가로드와 카인과 글릭세르도 현장에 도착하였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제일 먼저 양 팔이 잘리고 하반신의 한쪽이 잘려 중심을 잃고 건물 더미에 쓰러져 버린 30m가량의 黑死者(흑사자), 아니 이젠 누구 말대로 고철이 다된 깡통 로봇뿐이었다.

“저, 저건 엄청 크다.”

신과 유리가 깡통이 다 된 黑死者를 보며 동시에 감탄을 내뱉었다.

“오오, 이건 기계공학도인 내가 볼 때, 예술품, 그 자체라고!! 그런데 도대체 누가 이렇게 부숴놓은 거야!!!”

글릭세르가 펄쩍 뛰었다.

“가로드, 도대체 여기 있는 자들이 감탄사를 내지르고 있는 것이 도대체 뭔가?”

“아아, 그저 커다란 고철 깡통을 보고 좋아라 하는 것뿐이다. 신경 쓸 것 없다. 카인.”

맹인인 카인이 가로드에게 묻자, 가로드는 간단히 대답하였다.

“커니션, 개먹이 감들에게 당한 모양이군.”

카나드가 화상을 입은 채, 오른팔이 잘리고, 왼다리가 잘린 채 양쪽에서 신과 유리의 부축을 받는 커니션에게 말하자, 커니션이 말하였다.

“후후, 대장. 오늘 전투로 자폭이란 남자의 로망이라는 것을 하나 배웠습니다. 그건 그렇고 절대 돌아오실 것 같지 않으셨던 젠가 형님과 류네 누님이 어떻게 여기에 오신 거지요?”

커니션이 젠가와 류네에게 말을 건네자, 젠가와 류네는 라오데키야를 바라보며 동시에 말하였다.

“우리들은 실은 라오데키야 B 고든이라는 저기 있는 남자에 말을 듣고 스스로의 결정으로 온 것일 뿐.”

그때, 류네 옆에서 알짱거리던 로봇 새 슈우가 기계음이 섞인 음성을 내었다.

"경고. 고대신의 혼주 파괴가동 3분. 파괴시 마드라엘 전역 절멸."

“아, 그래. 마침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류네가 때마침 모인 모두에게 슈우의 말을 전했다. 더불어 젠가와 류네 자신과 로봇 새, 슈우의 설명도. 그러자 신과 유리, 가로드와 카인과 글릭세르와 커니션이 경악에 찬 표정을 지었다. 유리가 안절부절 놀라서 류네에게 말하였다.

“류, 류네 씨. 그거 엄청 위험하잖아요!! 이, 이 마드라엘이 3분 뒤 사라져버린다는 거잖아요. 어, 어떻게 방법을 써봐야죠!! 카나드 씨, 젠가 씨, 류네 씨. 당신들 세 명은 10년 전 샷셀 三連星(삼연성)이라 칭송 받았던 자들이잖아요!! 그런데, 정말 아무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말이에요!!”

“해봤어. 유일한 방법으로 내건 게 카나드의 쟈칼로 하나도 남김없이 고대신의 혼주와 함께 黑死者를 먹어 치워버리는 거였어. 하지만, 쟈칼은 黑死者의 장갑 자체를 건드리지를 못 했어. 놈들은 카나드의 쟈칼이 특별히 아주 싫어하는 무언가를 집어넣은 게 틀림없다고. 최후의 수인 그것마저 막혀버렸는데, 3분 내에 고대신의 혼주만 빼내어 저 하늘까지 날려버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그, 그래도 방법이 있을 거 아니에요!! 뭣하면 제가 각성해서!!”

퍼억.

카나드가 듣다못해 유리의 뺨을 주먹으로 강하게 쳐버렸다. 덕분에 유리는 흙바닥을 구르게 되었다.

“마왕자.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모두를 구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카나드가 흙바닥을 구르는 유리에게 말하였다. 라오데키야의 말에 유리는 그제야 진정하였는지 울먹거리고 있었다.

“그, 그렇겠죠. 죄송해요, 류네 씨. 아까는 제가 너무 흥분했네요. 그래도 앉아서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 건 너무해요. 우리들만 죽는 거라면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관계없는 무고한 시민들까지 다 죽어야 하는 건….”

"경고. 고대신의 혼주 파괴가동 60초. 파괴시 마드라엘 전역 절멸."

류네가 데리고 다니는 로봇 새, 슈우는 상황을 더 침울하게 만들려는지 카운트 다운을 실시간으로 세고 있었다. 젠가나 카나드는 표정이 그대로지만, 그러나 식은땀이 충분히 흐르고 있었다. 가로드나 카인이나 글릭세르나 커니션도 이대로 죽는 건가하고 자포자기하고 있었다. 신은 어찌 해야 할지 몰라, 그저 라오데키야를 바라보고 있었다.

“신, 자네는 별을 볼 줄 아나?”

“네?”

“나는 별을 조금 볼 줄 안다네. 그래서 어쭙잖긴 하지만 어느 정도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예측할 수 있다네.”

“서, 설마?”

라오데키야의 말에 신과 유리의 표정이 환해지며 동시에 대답하였다. 가로드나 카인, 글릭세르나 커니션, 그리고 카나드와 젠가와 류네는 말로 표현을 안 하고 있지만, 라오데키야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아직 실바니아 공화국의 별은 빛이 약하긴 하지만 아직 밝게 빛나고 있네. 적어도 마드라엘이 오늘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란 뜻이지.”

"경고. 고대신의 혼주 파괴가동 10, 9…."

이제는 누가 봐도 블랙박스가 밝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폭발하기 직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때 저 어두운 하늘 저편에서 빛까지 흡수하는 칠흑의 구체가 찰나의 순간 날아와서는 블랙박스에 명중하였다. 그러자 블랙박스를 집어먹고 파괴된 흑사자의 잔해까지 집어먹을 정도의 거대한 반구형의 칠흑의 구체가 생성되어 근처에 가까운 건물이나 시체들을 빨아들이며 빛까지 먹어치우고 있었다. 모두들 뜻밖의 사태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을 때 반구형의 칠흑의 구체가 순식간에 수축하며 사라져버렸다. 반구형의 칠흑의 구체에 삼켜졌던 것은 하나도 남김없이 사라진 채, 그 대지는 둥글게 푹 파여 있었다. 물론 폭발 직전의 블랙박스의 잔해까지 말끔하게.

"고대신의 혼주 소멸, 위치 파악 불가"

로봇 새, 슈우가 기계음이 섞인 몇 마디를 내뱉었다. 잠시 후, 젠가와 카나드는 예의 미소를 짓고, 류네와 신, 유리와 글릭세르, 커니션은 기뻐서 크게 날뛰었다.

탁.

그때 그들의 틈에 완벽한 착지 법으로 착지하는 누더기가 다 된 흑단의 여행자 로브를 입은 한 흑색의 머리카락과 루비색의 눈동자를 지닌 소녀가 있었다. 그 소녀를 가로드와 유리, 글릭세르는 척 봐도 알아볼 수 있었다. 카인도 단지 기운 만으로 그 소녀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동시에 소리쳤다.

“조장!!”

“아아, 인사는 나중에 받겠어. 뭔가 터질 낌새가 보여서 미완성이긴 하지만 縮退砲(축퇴포)를 날리긴 했는데, 잘 제어가 된 모양이야. 이걸로 건 슬라이서 두 자루는 완전 버리게 생겼지만.”

유이는 완전히 너덜너덜해진 건 슬라이서 한 자루를 바라보며 제7조의 조원들에게 말하였다.

“자네가 소문의 유이 R 세이비어 군인가 보군. 소문보다 훨씬 강한 듯하네. 방금 전의 그 기술은 분명 공간을 강대한 중력으로 일그러뜨려 인위적으로 블랙홀을 일으키는 기술인 것 같은데 맞는가?”

라오데키야는 여전히 예의 그 여유로운 표정을 지은 채 환대를 받는 유이에게 말하였다. 유이는 처음 보는 남자, 라오데키야를 보며 약간 의아해 했다.

“縮退砲가 블랙홀을 일으키는 기술이라는 것을 어떻게 아신 거지요?”

“나는 이래보여도 천문학을 조금 전공하기에 말일세.”

“제가 착각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어디서 본 적 없나요?”

“글쎄. 나는 유이 군을 오늘 처음 본다만. 아, 마침 처음 만났으니 내 소개를 조금 하지. 라오데키야 B 고든이라고 하네. 천문학과 염동력을 조금 전공했다네.”

라오데키야의 말에 유이는 찬찬히 라오데키야의 얼굴 생김새와 말하는 투를 살펴보았다.

‘어디서 한번 만난 적 있는 것 같은데, 착각인가? 하긴 이 세상에는 비슷하게 닮은 자들이 많으니까.’

그러나 SIA 1호가 생각나서 더 이상 라오데키야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로 하였다.

“흠, 아무래도 진마국은 운명을 달리한 모양이군.”

“네?”

라오데키야가 밤하늘의 별들을 보며 갑작스레 한 말에 유리가 화들짝 놀라 소리쳤다. 유리만이 아니라 다른 자들도 놀라 라오데키야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아, 어디까지나 미숙한 천문학 지식으로 이야기 하는 걸세. 너무 귀담아 듣지는 말게. 하지만 아무리 봐도 지금 떨어지는 별은 진마국이 건국될 때 떠올랐다는 푸르고 큰 별인데. 그저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수십 조각씩 깨져서 여러 개의 별똥별이 되어 떨어진다는 것은 진마국의 심각한 일이 벌어졌거나, 최악의 가정이긴 하지만 진마국이 오늘 밤 산산이 멸망한다는 뜻이라는 건데.”

“그, 그럴 리가 없어요. 지, 진마국이….”

유리가 정색을 하며 라오데키야에게 말하자, 라오데키야는 예의 여유로운 표정을 지은 채 말하였다.

“이런, 마왕자께서 미숙한 천문학도의 말을 지나치게 귀담아 듣고 있군. 그렇게 귀담아 들을 것까지는 없네. 다만 안 좋은 소식이 올지도 모르니 미리 마음의 준비 정도는 해두는 편이 좋겠군.”



☆                ∽                ★



[가이아나력 1903년 5월 16일 PM 08:30 진마국의 수도, 마왕성문 앞]

“…. 유신이냐?”

“당신, 너무 늙어버렸군.”

짙던 남색의 머리카락은 이제 희끗희끗해지고 주름살도 늘어나 도저히 젊었던 그 시절 적색의 사자 이스베리온이라고 믿어주지 못할 만큼 늙어버린 그 모습에 유신은 들어 올리던 마검, 화이트 블레이드를 늘어뜨렸다. 그러나 이스베리온은 검을 고쳐 쥘 뿐이었다.

“너는 인간의 피가 섞여서 빨리 성장 했구나.”

“또, 또! 당신은 언제나 비교하기만 했어!”

“…. 그래, 너는 저주받은 아이니까”

“이, 이이이이익!”

새하얀 액체가 유신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고 붉은 액체는 성문을 벌겋게 칠해버렸다. 백발이 성성하던 노인의 목은 굴러 떨어져 땅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유신은 고개를 들지 않고 천천히 그러나 조심스럽게 성문으로 향했다.
성문을 통해 들어서자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예상대로 진마국 정예 기사단. 그러나 지금의 유신에게 그들은 한낱 아무것도 아닌 잡병들이었다.

“태초의 흑마법의 위력을 잘 알고 있으면서 단지, 위험하다는 이유만으로, 태초의 흑마법을 버려버린 채, System MANA에 의지하는 녀석들이 나를 막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유신에게는, 정예 기사단과 마법사단을 몰살시키는 것은 단 몇 분이면 족했다.
유신의 주위에는 제대로 접근도 못해보고 무참하게 죽임을 당한 마족들의 시체가 무수했다.

“옛 선조의 말씀 중에, 이런 것이 있지.”

“시스템의 너무 의존하지 말라고.”

시체에서 흘러나온 피로 물든 곳을 지나 계속 성안에 있을 섭정, 귄터를 찾아 나섰다.



☆                ∽                ★



“큭, 빌어먹을. 꼴에 귄터가 손수 키워낸 진마국 5대 실력자들이란 말이지.”

유신은 숨을 헐떡이며 화이트 블레이드를 지팡이 삼아 일어서서 눈앞의 있는 5명의 마족 기사들을 바라보며 쓴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저스티스의 12제 중, 사천왕인 퀘브레 크리올란. 아니 추방자, 칸자키 유신 하나쥬크 불리.”

“호오, 이렇게 흑발을 가리기 위해 은색으로 염색했는데도 잘도 알아보는 군. 뭐 쌍흑의 눈동자까지 어떻게 가릴 수 있는 건 아니니 너무 쉽게 알아볼 수 있었던가?”

“더러운 잡종. 너는 이 이상 결단코 진입할 수 없으며, 결코 이 진마국을 멸망시킬 수 없을 것이다. 처음엔 네놈, 잡종의 계획에 한방 당했지만, 지금쯤 네 쓰레기 부하들은 우리들, 다크 나이트들에게 다 처리되었을 것이다. 이만 항복하고 무릎 꿇고 용서를 빈다면, 특별히 이번만은 잡종, 네놈을 용서해주지.”

5명의 마족 기사들의 말을 하나, 하나 귀담아 듣던 유신이 땅을 한번 바라보았다. 대리석 표면으로 된 바닥에 어렴풋이 비친 자신의 얼굴. 그리고 화이트 블레이드의 손잡이와 검신 사이에 위치한 미소녀의 조각을 보았다. 그리고 화이트 블레이드를 들어 올리며 당당히 일어서서는 5명의 마족 기사들을 쌍흑의 눈동자에서 살기를 뿜어대며 매섭게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더러운 잡종이라…. 푸하하하하!!! 웃기는 군!! 그렇게 따지면, 네 녀석들도 전부 잡종이겠구나!!”

“무슨 헛소리를!! 잡종이!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도 모자랄….”

갑자기 유신에게서 어마어마한 살인적인 마기가 폭발하듯 흘러나오는 바람에 5명의 마족 기사들은 전부 굳어버렸다. 이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크큭, 서, 설마, 잡종이 가, 각성을….”

“닥쳐!! 그리고 들어!! 이 세상에 절대 순종이라는 건 절대로 없어. 모든 생명체는 더 나은 진화를 위해, 서로 섞이고, 섞이는 것이 정상이지. 자연의 순리에 따르자면, 순종은 절대 열등이란 말이야. 하지만 이런 딱딱한 과학적 이론이 본론은 아니야. 정말로 니 놈들은 진짜로 순종이라고 믿는 거냐? 과연 그럴까? 네 놈들 조상 중에, 단 한명도 혼혈이 없을까? 없다고 해도, 그 부모들의 먼 조상들이 무슨 피가 섞였는지 알 수 있을까?”

“무, 무슨 소리를….”

“진짜 순종을 만들고 싶다면, 근친상간을 하면 돼. 그런 폐륜적인 행위를 통해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것이 바로 진정한 순종이란 거지!”

“그런 말도 안 되는 궤변을!!”

5명의 마족 기사들이 강력한 마기에도 불구하고 유신에게 각자의 무기를 들고 덤벼들었다.

“아무리 각성을 하였다 해도, 햇병아리에 불과한 잡종이, 귄터 대사부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은 우리들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은가?”

“잡종, 잡종 거리지마!! 이, 내가 이런 섞어빠진 나라를 지도상에서 없애버리려는 이유에는 네 녀석들 같은 웃기지도 않는 순종 우월주의자들도 포함되어 있어!!!”

각성한 유신은 각성의 영향으로 모양이 크게 변한 화이트 블레이드를 들고 5명의 마족 기사들과 한 차례 격렬하게 싸우기 시작하였다. 타계한 전 사천왕인 크리올란 리베른에게 직접 전수받은 태초의 흑마법을 구사하며, 악마들을 소환하는 등, 그리고 그 틈에 가지고 있는 영혼을 약 빙의시켜 그 능력을 구사하면서 싸워 되었다.

“쿨럭, 역시, 니 녀석들은 확실히 귄터 대사부에게 직접 가르침 받은 게 맞긴, 맞는 것 같군.”

유신이 피를 한 움큼 토해내며, 화이트 블레이드를 지팡이 삼아 한쪽 무릎으로 바닥을 딛고 일어서려고 하였지만, 이미 유신의 목에 5명의 마족 기사들의 각종 무기들의 날이 바짝 겨누어져 있었다.

“헉헉, 이런 위험한 잡종, 헉헉, 자비란 필요없, 헉헉, 다, 당장 찔, 헉헉.”

“이런 녀석들 때문에 2단 각성을 해야 한다니, 나도 참 한심….”

그러나 유신의 눈에 들어온 건 온통 칠흑 같은 붕대로 온몸을 칭칭 감고, 그것도 모자라 검은 로브와 검은 천으로 된 옷과 검은 가죽으로 된 구드를 신은 작은 체구의 존재가 5명의 마족 기사들의 틈바구니로 들어와(들어올 정도로 온통 검은색으로 자신을 감싼 존재의 체구는 상당한 덩치를 자랑하는 마족 기사들과 비교했을 때 그들의 허리까지 밖의 안 올 정도의 체구였다. 물론 유신 자신과 비교하면 머리 한 개 반 정도의 키 차이지만.) 아름다운 춤을 추기 시작하였다.

‘총수? 어째서?’

유신은 입 밖으로 말을 꺼내지 않았지만, 방금 전 단지, 춤을 추던 검은 존재를 보며 속으로 말하였다. 그 체구가 작은 검은 존재가 춤을 다 추었을 때는 유신의 목에 무기를 겨누던 5명의 마족 기사들은 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모두 소멸해버렸다. 1단계 각성한 유신을 그렇게 밀어붙인 5명의 마족 기사들을 단지 검은 존재는 아름다운 춤을 한번 추는 것으로 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소멸시켜버린 것이었다.

“혹시나 해서 와 봤더니, 되려 당하고 있길래, 좀 간만에 춤을 추어봤어.”

“영제 각하께서 굳이 도와주시지 않으셔도, 저와 크리올란 사부의 계획은….”

유신은 진심으로 그 검은 존재에게 무릎을 꿇으며 말하였다.
영제라고 말하였지만, 12제에 영제는 사실 없었다. 다만, 아직 저스티스의 총수는 아직 이 세상에는 비밀이었기에, 유신은 대신 영제라고 바꿔 불렀던 것이었다.

“내가 왔을 때는, 다른 자들이 너의 부하들, 에리뉘에스의 3자매인 줄리아, 마리아, 아리아들을 도와서 다크 나이트들을 전멸시켜버렸던데. 나는 그저 여기서 춤을 춘 게 다일 뿐이야.”

검은 존재는 검은 붕대로 칭칭 감은 손으로 무릎 꿇고 앉아 있는 유신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주었다.

“잘해봐.”

“영제 각하….”

“너와 타계한 제3제, 크리올란 리베른의 숙원이잖아. 개인적으로는 이런 걸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긴 하지만, 흥하면 망하는 법. 나는 퀘브레 크리올란, 네가 진마국의 멸망을 이룩하게 된다면 더 이상 ‘Avenger’라는 칭호도 무의미해질 거다. 그러나 그때는 앞으로의 너에게 어울릴 새로운 칭호를 얻기를 바란다.”

‘총수 각하…. 감사합니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총수 각하 당신만을….’



☆                ∽                ★



“유신‥. 저하, 이 못난 놈의 가슴에 검을 찔러 넣어 분이 풀리신다면 베십시오. 그러나 이 나라는 진왕 폐하의 목숨을 값어치로 하여 세워진 나라. 세상을 파멸시키던 파멸주에게 모두가 대항해서 만들어진 마족들의 희망입니다. 부디….”

“귄터. 당신과 나는 이제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넘어와 버린 것 같아.”

은백색의 머리카락이 새하얀 대리석 바닥에 흩뿌려졌다. 붉은 피가 긴 백색의 머리칼을 적시고 붉게, 붉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리석 바닥에는 늙은 귄터의 목이 구르고 있었다.



☆                ∽                ★



“여기가 그 빌어먹을 진왕의 영혼을 모셨다는 사당이로군.”

유신은 화이트 블레이드로 진왕의 사당을 한 번에 부숴버렸다. 그리고 사당에 있는 진왕의 영혼을 화이트 블레이드의 능력인 영혼 흡수를 통해 흡수시키며 말하였다.

“이걸로, 진마국은 영원히 그 뿌리부터 사라지는 거다!!”

「…. 아직 젊군.」

화이트 블레이드에 흡수된 진왕의 영혼이 내뱉은 말은 유신이 앞서 내뱉은 큰 소리에 묻혀 유신 자신에게 들리지 않았다.

‘역시, 사해 문서의 적혀있는 아카식 레코드대로인가? 어떻게든 이 나라의 멸망만큼은 피하고 싶었지만…. 이 나라의 운명과 나의 운명은 멸망이라는 것만은 바뀔 수 없다는 거로군. 하긴 흥할 때가 있으면, 망하는 법도 있는 법.’

진왕의 영혼은 속으로 그 로브를 입은 5명의 존재들에게 소환되어 그들 로브 입은 5명과 이야기를 했던 것을 생각하였다.

‘비록, 그들 5명은 이 나의 영혼에 강대한 힘을 빼앗으려고 나를 소환했지만, 비록 힘없이 힘을 모두 빼앗겼지만, 덕분에 신화로만 전해져 오던 사해 문서에 적힌 아카식 레코드의 일부를 읽고 해석하는데 성공하였다. 당시에는 나와 진마국이 멸망할 운명이라는 것을 어떻게 바꾸려고 했었다. 하지만, 결국 아카식 레코드대로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들 5명은 이로서 자신들의 계획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지. 그러나 아카식 레코드에서 유신에게는 정해진 운명 외에 또 다른 길이라는 운명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이 나도 알 수는 없지만, 그러나….’

「하하하하하하하!!!」

갑자기 화이트 블레이드에 흡수된 진왕의 영혼이 크게 소리 내어 웃기 시작하였다. 덕분에 유신은 깜짝 놀라, 하마터면 화이트 블레이드를 떨어뜨릴 뻔했다.

“영혼 밖의 안 남은 주제에 무슨 생각이냐!!”

「자네가 칸자키 유신 하나쥬크 불리로구만. 직접 만나 보는 건 처음이구만.」

“당신 때문에, 나는!!”

「그 일에 관해서는 말일세. 나를 따르던 무녀들이 나의 말을 잘못 해석한 거라네. 물론 유신 자네에겐, 정말로 미안하네. 하지만 이렇게 훌륭하게 자란 자네를 보니, 정말 눈물이 다 나는 군. 내가 세운 이 나라를 한순간에 멸망시킬 정도라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이 나라를 멸망시킨다는 것은 그만큼 더 잘난 나라를 만들겠다는 각오가 있다는 뜻이지. 그런 야망과 각오가 없고서야, 수많은 무고한 자들을 죽여가면서 까지 한 나라를 멸망시킬 이유가 없지 않나?」

“그런 건 몰라!! 어차피 네 놈의 영혼은 내 손안에 있어!! 뭣하면 상급 악마 소환의 재물로 줘버리건 말건 이젠 내 맘이라고!!”

「어허, 애송이 주제에 배짱이 좋구나. 좋아, 어디 네 맘대로 해봐라. 애송아. 지금부터 세상살이가 얼마나 험한지 확실히 조교해주지. 애송아.」



[가이아나력 1903년 5월 16일 PM 10:04]

이날부로 섭정을 잃고 수도가 괴멸당한 이후, 이 역사가 깊은 마족들의 국가 진마국은 그 오랜 충성심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각지의 마족 영주들의 반란과 종족들의 봉기, 기다렸다는 듯 침략하는 주변국들로 인해 순식간에 모래성처럼 무너져 흔적도 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렸다.
훗날, 역사가들은 진마국의 갑작스런 멸망에 대해 여러 가지 이론을 제시하지만, 기본적으로 절대 멸망할 리가 없는데 멸망했다는 공통된 견해와 동시에 모종의 세력이 오래 전부터 개입했다는 가설이 지배적이었다.
이즈음 실바니아 공화국은 저스티스에 의해 수도인 마드라엘이 공격을 당해, 진마국의 멸망 소식은 한참 뒤에나 듣게 되었는데, 이 또한 이후 역사가들은 누군가 정보 조작을 하지 않는 한 아무리 마드라엘이 습격을 받아 크게 혼란스럽다고 해도, 하루 뒤에 진마국의 멸망을 알 수 있을 거라는 공통 견해를 내보였다.



☆                ∽                ★



[가이아나력 1903년 5월 26일 PM 9:04 마드라엘 샷셀 본부 내 훈련소]

"와아…."

유리와 가로드와 글릭세르와 카인과 기계 의수를 장착한 커니션 외에, 몰려든 수많은 샷셀의 전사들은 모두 입이 떡 벌어졌다.
물론 젠가도 지켜보고 있었지만, 거의 표정 변화가 없었으나, 류네는 확실히 유이의 실력에 놀라고 있었다.

“저게, 정말 그때 그 조장 맞아?”

"뭐랄까,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글릭세르와 커니션이 굳어진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들 앞에는 맹렬하게 싸우는 두 명의 인영이 있었다. 1조 헬싱의 조장 모스베라토 카나드, 7조 데스티니의 조장 유이 R 세이비어였다.

"…. 쟈칼이 걷어차였어"

희망을 잃는 눈이 되어버린 커니션의 머리 한 구석에서는 쟈칼에게 물려 정신을 잃은 과거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것에 관계없이 둘은 맹렬했다. 한방만 맞아도 뒤틀려 살이 뜯겨져 나가는 탄환이 수도 없이 날아들었지만 중력장을 지나치면 어김없이 얼마 안가 땅으로 떨어져 버렸다.

“호오, 정말로 대단한 엄청난 싸움이군. 대공도 그렇지만, 유이 군에겐 미완성이긴 하지만 이 싸움에서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비장의 기술이 있는데 왜 쓰지 않는 걸까?”

“라, 라오데키야 씨. 카나드 님이 쟈, 쟈칼을 풀었다가는 주위는 피바다가 될 게 뻔한데, 유이 씨가 縮退砲(축퇴포)를 한방 잘못 썼다가는 여기 있는 분들 모두….”

“신 군. 내가 농담을 하지 말란 법이 이 나라의 법조항 몇 조, 몇 항에 있나?”

“그, 그런 것이 있을 리 없잖습니까?”

결국, 철포의 탄환이 떨어지자, 자연스럽게 싸움이 끝났다. 승자와 패자를 가리기엔 너무 숨겨둔 수가 많았고 그 끝을 보기엔 너무 위험했기에 유이 역시 건 슬라이서를 늘어뜨렸다.

"제법이군. 600년 전 나를 개처럼 기게 만든 것보다 향상된 실력이군. 그림자의 여제."

"…."

"다음번에 내 발밑을 개처럼 기게 만들게 해주지. 그림자의 여제."

"기억해두지요."

카나드가 유이에게 오른손을 펴서 건네었다. 유이가 오른손을 뻗어 카나드의 오른손을 잡자, 둘은 서로의 손을 꽉 쥐며 힘 있게 악수를 나누며 말하였다.

“마침, 땀을 한바탕 뺏더니, 배가 허전해지는 군.

“마침, 식사를 할 때도 되었군요.”

카나드는 훈련소의 구석에서 유이와 자신의 전투를 지켜보던 요리사용 옷을 입고 있는 터질듯 한 근육을 가진 엘프 남자를 보며 말하였다.

“그림자의 여제의 부활 파티에 걸 맞는 요리를 부탁하지. 요리신권의 계승자 ‘켄시로’.”

“알겠다.”

켄시로가 간단하게 대답하자, 유이는 한쪽 눈썹을 살짝 올리며 불만스러운 듯 중얼거렸다.

“그렇게 거창한 파티를 할 것까지는….”



왁자지껄.
말 그대로 마드라엘 시내 전체가 축제 분위기였다.
명목상으로는 ‘600년 전 카나드를 개처럼 기게 만든 「그림자의 여제」의 부활 기념’이라는 명목으로 카나드가 멋대로 파티를 열어버린 것이, 어느새 실바니아 공화국 정부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지원하는 마드라엘 전체 파티, 아니 축제로 변해있었다.
10일 전, 저스티스의 습격으로 수많은 무고한 자들이 죽고 다치고, 샷셀은 괴멸 직전까지 몰렸었다. 물론 라오데키야 B 고든의 말을 들은 젠가와 류네가 스스로의 결정으로 다시 마드라엘에 돌아오면서, 이야기를 전해들은 그들을 따르는 강자들을 비롯하여 친분이 있는 자들까지 마드라엘로 모이면서 결국 저스티스를 물리치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진짜 마드라엘을 구한 영웅은 단 한 명이었다.

“쳇, 우리 조장이 아니었으면 이, 마드라엘은 펑, 지도상에서 영원히 사라졌을 텐데. 왜 아무도….”

“글릭세르….”

유이는 남쪽 지방의 향기로운 딸기로 만든 쥬스(알콜이 없는 그냥 쥬스)를 한잔 마시며 글릭세르의 이름을 조용히 부르며 입을 다물게 하였다.

“아부, 아부, 아부.”

“후우, 정말 세레나는 말을 안 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모르겠군.”

온통 에메랄드빛깔의 최후의 페어리족인 세레나는 커다란 빵을 집고 야금야금 먹으며, 행복한 듯 특유의 아부, 거리는 소리를 내며 유이의 어깨에 기대어 왔다.

“조장이 숨기고 싶다고 하시니 따르지.”

그때 黑死者(흑사자)의 파괴된 잔해에 있던 블랙박스가 폭발하기 직전 유이가 미완성 縮退砲(축퇴포)를 날려서 소멸시키지 않았다면, 아마 마드라엘은 이 지도상에서 사라져버렸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유이는 그 사실이 알려지면 당연히 피곤해진다는 이유로 카나드에게 공을 넘겼지만, 카나드도 공을 도로 떠넘기면서, 결국 대충 黑死者를 철저히 때려 부쉈더니 폭발해서 사라졌다고 보고에다 써버렸다.

“그건 그렇고, 정말 켄시로라는 엘프분. 대단해요. 무려 온 마드라엘 시민분의 요리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면서 전혀 지치지도 않고, 더군다나 맛도 최고에요. 무엇보다도 보셨어요? 그 현란한 요리 솜씨!!”

유리가 황홀하다는 듯, 켄시로의 대해 설명하였지만, 유이는 들은 채 만 채였다.

“마왕자, 이거 아냐? 사실, 샷셀 제1조는 부조장이 두 명이었대. 한 명은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커니션이고, 또 한명은 바로 이번 일로 인해 돌아온 그 엘프란 거지. 이 대륙 최고의 요리사, 그 이름 하여 ‘요리신권 켄시로’라는 엘프지. 태생은 저 동쪽의 무 대륙 어딘가라는데, 말이야….”

글릭세르의 말에 유리는 흥미진진하게 듣고 있었다.

“유리, 조심해!!”

“어, 조장, 우, 우와앗!!”

유리는 갑자기 날아오는 상자를 무심결에 받았다. 화려하게 포장된 상자에는 ‘시부야 유리 하나쥬크 불리 귀하에게, (주) 택배비 착불’이라는 글귀가 적힌 종이가 리본에 달려 있었다.

“뭐냐? 마왕자, 그건?”

“그, 글쎄요. 일단 저에게 보내진 것 같긴 한데, 일단 뜯어 볼 까요.”

유리가 리본을 풀고, 포장을 뜯자, 정말 코를 자극하는 달콤한 향기가 피어올랐다.
유리는 더욱 박차를 가해, 포장을 다 풀자, 고급스런 상자가 드러났다. 상자에는 자물쇠가 채워졌지만, 열쇠가 달려있었기에 유리는 열쇠로 상자의 자물쇠를 따고 상자의 뚜껑을 기대하면서 열어보았다.

“아, 아아….”

유리의 얼굴이 새하얘졌다.

“아, 아니야, 거, 거짓말이지. 그, 그렇지.”

“유리? 이, 이건!!”

유리의 갑작스런 표정 변화에 유이가 상자 속에 담긴 것을 보며 루비색의 눈동자가 커졌다.

“이런….”

갑자기 강대한 마기가 유리를 중심으로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래, 귄터 아저씨가 장난치는 걸 거야. 그러니까, 제발 누가 좀 질이 심한 장난이라고 말해줘. 제발!!”

유리는 강대한 마기를 사방으로 터트리며 자제력을 잃고 마검을 빼들고 날뛰려고 하였다.

퍼억.

그러나 유리의 폭주는 가까이에 있던 유이가 주먹으로 유리의 얼굴을 강타함으로서 간단히 멈춰버렸다.

“이, 멍청아. 정신 차려. 그렇게 날뛴다고 해결될 것이 아니잖아!”

“조, 조장….”

상자 안에는 이미 부패가 상당히 진행되어 구더기가 파먹고 있는 귄터의 잘린 목이 들어있었다.

“택배비는 착불이라고 써두었는데, 결국 못 받네.”

갑자기 들려온 중성의 목소리에 유이를 비롯한 모두가 무기를 빼들며 소리가 들려온 행방을 찾았다. 그러나 찾을 수 없었다.

“어서 나와!! 이런, 장난을 친 건 네 녀석이지!! 당장 나와!!!”

유리가 마검을 들고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그러자 중성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나오라고 해서 나오는 바보가 어디 있을까? 그리고 난 어디까지나 물건을 전했을 뿐, 장난을 치지는 않는다고. 아, 그리고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진마국’이 멸망했다고 지금 다른 나라에서 난리가 아니야.”

들려온 중성의 목소리에 유리는 순간, 라오데키야가 한 말이 생각났다.

‘아, 어디까지나 미숙한 천문학 지식으로 이야기 하는 걸세. 너무 귀담아 듣지는 말게. 하지만 아무리 봐도 지금 떨어지는 별은 진마국이 건국될 때 떠올랐다는 푸르고 큰 별인데. 그저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수십 조각씩 깨져서 여러 개의 별똥별이 되어 떨어진다는 것은 진마국의 심각한 일이 벌어졌거나, 최악의 가정이긴 하지만 진마국이 오늘 밤 산산이 멸망한다는 뜻이라는 건데.’

“아, 맞다. 참고로 그 물건을 보낸 자는 칸자키 유신 하나쥬크 불리라는 자야. 꼭 자신이 진마국을 멸망시킨 사실을 유리 마왕자에게 알려달라고 부탁해서 말이야. 그럼 다음에 만나요.”

중년의 목소리는 그걸 끝으로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유리는 ‘칸자키 유신 하나쥬크 불리’라는 이름을 귄터에게 단 한번 들어봐서 조금 알고 있었다.
그 이상은 유신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지만.

“우리들은 누군가의 정보조작에 완전히 당했어!! 마드라엘이 습격당한 그 날, 저스티스의 공격에 그 진마국이…. 에, 다들 왜 그래?”

때마침 마야가 헐레벌떡 뛰어오며 뒤늦게 진마국의 멸망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지만 분위기가 상당히 험악하기에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다, 상자에 담겨져 있는 부패가 심하게 진행된 귄터의 머리를 보고 크게 놀랐다.



☆                ∽                ★



"퀘브레 크리올란."

"예! 영제 각하!"

중성의 목소리를 내는 온 몸에 붕대 칠을 한 검은 존재가 유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감히 범접할 수 없다는 듯이 유신은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들지 못 했다.

"네 부탁대로, 마왕자에게 귄터의 머리를 보냈다."

"각하께 이 졸부의 청을 들어주신 것에 무한한 감사를."

“감사 할 것까지는 없어. 그저 조금 심심하던 것뿐이거든. 그럼 난, 이만 돌아갈래. 거기 파티 음식이 참 맛있거든.”

바람이 슬며시 불어오자 그 존재는 이내 사라져버렸다.

"…."

"크큭, 꼬맹이 제법 끼가 있군 그래. 그런데 그 말 아나? 낮말은 개가 듣고 밤말은 와이번 새끼가 듣는다는 거 말이야, 동쪽의 속담이라지?"

어둠 속에서 저스티스 12제 중, 2제이자 四天王(사천왕) 중 한 명인 ‘殺人鬼(살인귀)’라는 칭호를 가진 ‘베리도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새하얀 송곳니를 번뜩이며 웃는 것이 영 꺼림칙한데다 어둠과 어울려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마저 어설픈 속담의 여파를 막지는 못 했다.

"베리도트 님, 그 속담.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아니었나요?"

빡, 묵직한 주먹이 유신의 가슴팍에 내리꽂혔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몸을 훌쩍 날아가 벽에 금을 내며 처박혔다.

"흥, 건방진 새끼. 크리올란 리베른 그 자식이 작위를 남긴 것만 아니라면 네놈에 새끼는 사천왕에 들어올 자격도 없었다. 그런데 총수께 부탁을 해? 응? 재수 없는 놈."

"쿨럭, 제 행동이 그렇게 보였다면 죄송합니다."

부복을 한 유신이 가슴팍을 잡고 고개를 숙였다. 표정은 볼 수 없었지만, 베리도트는 그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질 않았다. 표정이 조금 더 험악해질 무렵 새하얀 가면을 쓴 남자가 나타났다.

"베리도트, 심한 짓 말아라."

3제이자 四天王 중 한 명인 ‘勇者(용자) 레이 미스테리오’는 하얀 가면 속의 시퍼런 눈으로 유신을 굽어보았지만, 그의 팔짱 낀 팔은 풀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용자? 웃기지 말아라, 고양이 새끼야. 너 따위가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모양이구나?"

"베리도트, 덤비고 싶은거냐?"

레이의 팔짱이 풀어지자 작지만 듬직한 근육이 보였다.

"크크큭, 나쁘진 않지"

"…."

하얀 가면 속의 시퍼런 눈알이 베리도트를 노려보았다. 얼마나 섬뜩한지 유신은 오금이 저려오는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

"그만하시게나."

무게감이 잔뜩 실려서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마치 육중한 철옹성을 앞에 둔 뜻한 느낌을 주는 이 남자가 바로, 저스티스 12제 중 최강 1제이자, 四天王 중 ‘惡卽斬(악즉참)’이라는 호칭을 가진 바로 총수를 제외하면 저스티스 최강이라는 ‘카이사르 유밀’이었다.

"거, 베리도트 자네는 성질 좀 죽이고 레이 자네도 욱하는 성격 좀 자제하게나"

그 악즉참의 남자 카이사르 유밀이 어느 새 돌더미 위에 앉아 있었다. 그를 향해 빠르게 부복을 한 레이와 베리도트 사이에서는 아직도 신경전이 치밀었지만, 카이사르의 표정은 인자함만이 묻어나왔다.

"‥. 알겠습니다."

"칫, 알겠수."

기하학적인 가면을 쓴 흑발의 남자, 커다란 키에도 중후함 때문에 나이가 제법 들어 보이는 그는 등에 커다란 참함도를 매고 있었는데, 앉아 있는데도 칼의 끝이 돌무더기를 한참 파고들어가 있었다.

"총수 각하께옵서 부탁을 들어주시는 것은 그분의 뜻이다. 우리는 그 분의 검과 총이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베리도트!"

"‥. 예."

"그분의 행동에 불만을 달고 싶은 건가?"

"아니‥."

"그런 건가!"

카이사르의 목소리가 커지자, 그것은 중후함보다는 태산 같은 육중함이 되어있었다. 감히 올려다 볼 수 없는.

"아닙니다!"

"총수 각하께 우리는 한낱 필부의 짧은 단도일 뿐이다."



☆                ∽                ★



로브를 입은 4명이 똑같이 엎드려 절하고 있는 수십 명의 EL들에게 명하여 물러가게 하였다. 그리고 뒤에 무색의 자그마한 크리스탈을 보며 로브 입은 4명이 말하였다.

“사해 문서의 적힌 아카식 레코드대로, 결국 진마국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소.”

“약간 이르긴 하지만, 우리들이 EL 시리즈를 보내어 진마국을 유린하고, 선동하지 않더라도 얼마 되지 않아 멸망할 진마국이었지.”

“우리들이 굳이 손을 대지 않더라도 모든 것은 사해 문서의 적힌 아카식 레코드의 인도대로 실현될 것이었네. 그러나 아직 가장 가까운 국가인 실바니아 공화국이나 샷셀은 아직 진마국의 멸망을 당분간 모르는 게 여러모로 계획상 필요하네.”

“정보 조작에 관해서는 우리들 최고의 장이 이미 아카식 레코드의 인도대로 직접 그들의 무리에 개입하여 정보조작에 들어갔다.”

“이제 우리들은 때가 될 때까지 최고 장을 제외한 우리들은 개입하지 않는다. 우리들은 앞으로 새로운 ‘DESTINY CRYSTAL’을 창조해내는데 주력해야 한다.”

“사해 문서의 아카식 레코드의 인도대로라면, 우리들은 결국 새로운 DESTINY CRYSTAL을 창조해내게 된다. 그리고 아카식 레코드의 인도대로 우리들은….”

“그러나 우리들이 하는 모든 것들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어차피 사해 문서의 적혀 있는 대로 이루어질 일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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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브 입은 놈들이 4명이라고 나오는 이유는...
1명이 직접 개입을 했으니까요...



# 순서
아란레드샤크다르칸갈가마스터도지군



p.s 음, 사실 카이사르에게 베리도트나 레이가 존명을 외치며 무릎을 꿇는 것은... 귀찮아서 그렇게 처리... 하지만, 카이사르가 총수를 제외하고 저스티스 최강자라는 사실은 맞음...
p.s2 음냐냥... 이제 다음 턴은 레드샤크 님...
p.s3 기술명은 크게 신경쓸 것은... 뭐 여기저기서 가져온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