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테창-릴레이완결] 물망초 #제2장

2006.12.20 17:29

아란 조회 수:67 추천:2

extra_vars1 Forget me not 
extra_vars2 22 
extra_vars3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테창-릴레이소설 완결]
제목(팀명) : 물망초
장르 : 판타지
총화수 : 전 23화 완결
팀장 : 아란
팀원 : [vk]파멸, 이블로드, 기브, 장사장, jedai, EnEd
연재기간 : 2004년 2월 7일부터 2004년 4월 6일 전 23화 완결

[물망초] #제2장 - 22
글쓴이 : 기브
==========================================================================================




어느 새 한이다. 한기와 독기와 원한이 도사리고 숨어 있는 곳. 무조건 부숴야 할. 모든 것에 대해 복수하고 부숴줘야 할. 바로 이곳이다. 한 대륙. 내가 뼈를 묻을 곳이며 이곳이란 단어 자체를 잔인하게 부숴버리리라. 망령의 땅으로 소금을 뿌려 다시는 살아나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모든 것을 부숴버려야 할 곳. 적어도 게르시스, 아니 무명에게는 그랬다. 추억이 숨어있는, 사랑이 죽은, 복수를 해야 할 곳. 한의 고수들. 생각만 해도 이가 갈린다. 이렇게 배신당할지는 몰랐는데. 게르시스는 이빨을 부드득 갈았다. 이곳을 철저히 부숴버리고야 말테다.

무너진 한의 성 속에 게르시스와 그의 군사들은 들어와 대충 부서진 곳을 수리하고 묵을 수 있는 곳을 만들었다. 부관은 게르시스를 텅텅 비어있는 알현실로 안내했다. 다행히도 그리 많이 부서지거나 피가 튀어 있진 않았다. 한의 겁쟁이들. 자신만 살 거라고 도망친 게 분명했다.

비록 부서졌기는 하지만 거대한 돌들로 만들어진 한의 성은 여전히 그 위용을 모든 곳에 뽐내고 있었다. 산을 눌러버릴 듯 당당한 기세의 성은 크리스킨의 군사들을 받아들이고 수용했다. 병사들은 그런 거대한 성을 보면서도 당당했다. 크리스킨의 성은 그보다 훨씬 더 크고 높은 성벽이 둘러싸고 있었기 때문일까. 한의 성은 돌로 된 성벽만 지나면 안은 나무로 된 건물들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크리스킨의 성은 말 그대로 성이기 때문에 크기도 그렇게 클 수 없었고 그 안에 알현 실이 있었다. 한의 성은 달랐다. 돌로 된 한 겹의 성벽을 지나면 엄청나게 넓은 장원이 있었다. 곳곳에 나무로 된 집들과 궁, 망루 등이 있었다. 그래서 일단 성벽을 넘어서면 한은 식은 죽 먹기였다.

크리스킨의 군사가 승승장구하면서 게르시스와 그의 군사들은 전쟁이 발발한지 세달 만에 어느 새 한의 대륙에 당도했다. 이제까지 부관이 지휘했던 군사들은 어느 새 지휘권이 게르시스에게 있었다.

게르시스, 아니 무명은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한... 얼마나 많은 일들을 겪은 곳인가. 이곳에서 사부를 만나 살수가 되었고 믿었던 사부에 의해 배신당하고 결국 사부를 살해하고 목숨만 살아 도망쳤으며 예린을 만나 사랑이란 감정을 깨닫게 되고 이별이란 아픔을 느끼게 되었으며 사랑이 죽은 곳...
무명은 주먹을 꼭 쥐었다. 이런 곳은 살려둘 수 없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복구가 불가능하도록 철저히 부숴버려야 했다. 가루도 남지 않도록 짓밟으리라. 무명은 자신도 모르게 품속에서 새까맣게 그을려 있는 이렇게 되기 이전에는 아마 물망초 모양을 띠고 있었을 뜻한 목걸이 하나를 꺼내들었다.

이렇게 잊자, 잊자 하면서도 꺼내지 말자, 꺼내지 말자 하면서도 할 수 없이 꺼내게 된 무명이었다. 아니, 꺼낼 수밖에 없었다. 꺼내는 것도 괴로웠지만 꺼내지 않는 것은 훨씬 더 괴로웠기에 아무리 꺼내고 싶지 않아도 몸의 제멋대로 명령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그 목걸이는 꺼내졌다. 그리고 그것을 봄으로 인해 무명은 너무나 아파할 수밖에 없었다. 아프기에 아파야만 하는 것은 무명의 운명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무명은 너무나 아파하고 있었다.

차갑게 식은 목걸이를 손에 쥐고 무명은 아무도 느끼지 못할 만큼 미미히 몸을 떨었다. 또 잊고자 했던 영상이 되살아났다. 예린의 그 부드럽던 뺨이 총알로 인해 갈기갈기 찢겨 나가고 빨간 근육과 뼈가 엉클어져 있는 모습... 목의 한쪽이 총알에 맞아 완전히 찢겨나가 지탱할 수 없는 머리가 그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모습...

「하악... 하악... 난 무명이 아니라고... 난 무명이 아니라고... 게르시스라고!」

예린의 총에 맞아 찢겨나가는 모습이 수없이 무명의 머릿속에서 재생되고, 또 재생되었다. 무명은 터져나갈 뜻한 머리를 두 손으로 꿰어 잡고 무릎에 머리를 묻었다. 난 게르시스야.. 난 게르시스야.. 난 러스티라고.. 크윽... 다시 한 번 되풀이되는 영상은 무명의 가슴을 또 다시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언젠가 살면서 예린을 대신할 사람을 한명 정도는 만나겠지. 언젠가 살면서 예린과 닮은, 사랑할 사람을 한명 정도는 만나겠지. 어쩜 살아가다 보면 한번쯤 날 찾을지 몰라... 무명은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에 가득 차 있는 이런 기대들을 부정했다. 사랑하지만, 너무나 사랑하지만, 미칠 듯이 사랑하지만 이룰 수가 없는 것이었다. 불가능한 사랑이기에 무명은 힘들어했다.

부관은 머리를 싸쥐고 힘들어하는 무명, 아니 게르시스를 보며 불안해했다. 그의 실력을 대충이나마 알고 그를 아주 존경했던 그였기에 괴로워하는 게르시스가 안타까웠다. 머리를 쥐고 마구 양옆으로 흔들고 있는 게르시스. 부관은 차마 보기 안쓰러워 고개를 숙였다. 그러다 부관은 고개를 들었다. 게르시스의 눈이 순간적으로 반짝이는 뜻한 느낌이 들었다. 순간적으로 부관은 게르시스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당황했다. 생명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미미한 움직임조차 잡히지 않았다.

「게르시스님...?」

부관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입을 열기 무섭게 게르시스의 모습은 한 가닥 바람에 날려 연기가 부서지듯 사라졌다. 부관은 눈을 크게 떴다. 잔상이었다! 무서운 쾌(快)! 부관은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정확히 게르시스의 모습이 나무 벽에 새겨져 있었다. 아니, 정확히 게르시스 모습의 구멍이 뚫려 있었다. 머리카락 하나하나의 크기의 구멍까지 세세히 뚫려있었다. 나무가 이 정도로 저항 없이 정확한 모습이 새겨질 정도면... 이 머리카락 정도의 조그만 구멍까지 나면서도 부서지지 않는 나무라면... 쾌(快)였다. 정말 미친 뜻한 속도! 그 누구보다 빠른 속도였기에 나무가 이렇게 되는 것이다! 부관은 게르시스가 나간 자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구멍은 아무 기척도, 아무 소식도 알려주지 않고 있었다.



목걸이가 조금 무거워지며 미미히 떨리는 것. 정확히 0.5초 전에 있었던 일이다. 목걸이가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알아채자마자 무명은 자신도 모르게 앉은 자세 그대로 그가 낼 수 있는 최대의 속도로 달려 나갔다. 목걸이가 반응하는 곳이 어디인지, 어디로 가야하는 지를 찾아서. 자신도 모르는 내키는 곳을 향해서. 누굴 찾는지도 알지 못하면서 왠지 가야만 한다는 생각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나무숲을 헤치고 땅을 밟았다. 이 속도 그대로 간다면 공기의 압력으로 온 몸의 뼈가 부서질 것이 확실했기에 머리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몸은 공기 사이를 뚫고 무중력 상태로 죽음의 속도로 치달았다.

「하아... 하아... ... ...예...린?」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진다는 것. 무명은 그 말이 어떤 것인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눈을, 자신이 보는 것을, 자신이 느끼는 것을 부정했다.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신이란 게 있고 그 신이 영상을 만들어 장난치는 것이라고 했다면 그는 한숨을 쉬면서 믿었을 것이다. 지금이 현실이라고 몸이 느끼는 것을 머리가 부정하는 가운데 무명은 힘들게 물었다.

「예...린? 예린?」
「...? 아저씨는...」

뇌가 엉클어지고 설크러지고 헝클어져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고 기억할 수 없는 느낌. 무명은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생각을 한다는 것조차 지각할 수 없었다.

「러...스티?」

많이 들어보았던 이름에 무명은 멍한 표정 그대로 고개를 들었다. 금발의 엘프... 그는 자신이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도 그것을 보았다. 그의 머리는 더 이상 판단을 포기하고 녹음기처럼 무명이 보는 것들을 무조건 수용하고 있었다.

「러스티... 어째서 이곳에...」
「...」

무명은 속에서 울컥 차오르는 것이 무엇인가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을 했다.
그런 무명을 한 사람이 가로막았다.



「우리 어머니께 손대면 가만 두지 않겠다!」



「...넌...」
「내 이름은 미루다! 예린에게, 우리 어머니에게 손대면 가만 두지 않겠다.」

무명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현실에 억지로 머리를 자신의 위치로 되돌렸다. 그리고 냉정을 되찾으려 애쓰면서 자신이 받은 정보들을 정리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 정보들은 너무나 엉클어져 무엇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사실 파악을 그만두고 무명은 자신이 느끼는 그대로 느끼자고 다짐했다. 어느 새 냉정을 되찾은 무명이 고개를 들었다.

「덤벼라.」

무명은 자신의 칼을 빼들었다.

저... 놈을 죽이면 예린이 다시 내 곁에 있을 수 있는 걸까? 그럴 거야. 그럴 거야. 무명의 귀에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오직 예린이 죽어갈 때의 그 소리면이 야속히도 무명의 귀에서 맴돌고 있을 뿐이었다.

「이얏! 론 제국 제 12검식 파(破)」

오른쪽에서 무수히 많은 검기를, 허초와 실초를 분간이 불가능하도록 얼키고 설키게 하여 달려드는 엘프. 왜 달려드는지 모르면서도 무명의 몸은 본능을 따랐다. 무명의 도를 든 오른손은 엘프를 향해 허공으로 가로로 한 수를 부드럽게 그었다. 놀랍게도 허공으로 그어진 수는 검강을 형성해 엄청난 속도로 그녀에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놀란 엘프는 곧 모든 실초를 그 검강에 집중했지만 모두 튕겨났다.



루시엔은 혼란에 휩싸였다. 왜... 왜! 러스티가 또 있냐는 거다! 분명 수많은 화승총이 그를 향하고 있었는데, 아니 그 전에 내 무릎위에서 마지막을 맞았었던... 러스티였다. 그는 살아있을 수 없었다. 이런 내 앞에 있는 물체는 무엇이지?

「우리 어머니께 손대면 가만두지 않겠다!」

미루였다. 미루는 어느 새 어리둥절한 표정의 예린을 앞에 서서 그 멍한 표정의 러스티와 정면으로 대치했다.

「넌...」
「내 이름은 미루다! 예린에게, 우리 어머니에게 손대면 가만 두지 않겠다.」

루시엔은 자신도 아팠지만 마음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정의되어 있는 것은 무엇이고, 정의되어 있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가능한 것은 무엇인지. 불가능한 것은 무엇인지.
러스티가 미루에게 검을 뽑는 것을 본 순간 모든 판단은 중단되었다. 그리고 모든 판단은 완결되었다. 루시엔은 깨달았다. 러스티는 죽었고, 살아날 수 없으며, 자신은 미루를 사랑한다는 것. 루시엔은 검을 빼들고 달려 나갔다.

「이얏! 론 제국 제 12검식, 파(破)」

순간 루시엔은 러스티가 자신을 향해 검을 가로로 천천히 긋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 선을 따라 무서운 속도로 날아오는 시퍼런 검강. 초식을 모조리 그곳에 쏟아 부었지만 모두 튕겨났다. 순간 루시엔은 이제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커다란 공포를 느꼈다. 이 강에 자신의 몸이 두 동강 날 것이라는 것을 루시엔은 직감으로 느꼈다. 루시엔은 검을 어느 새 지척으로 다가온 검강에 갖다 대었다.

「챙-!」

루시엔에게 무서운 속도로 달려들던 검강은 둘 사이의 가운데에 끼어든 제 3자에 의해 차단되었다. 미루였다. 자신도 쓰지 못하던 검강을 마음대로 구사하던 자, 미루.

「사부님께 손을 대어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순간적으로 미루는 사라지는 무명을 보고 당황했다. 그리고 어느 새 자신의 목 줄기에 서늘히 닿아 있는 시퍼런 살기를 내뿜고 있는 검날을 보고 다시 한 번 당황했다. 비로소 미루는 자신의 목에 도를 겨누고 있는 그가 자신은 대적조차 할 수 없는 까마득한 고수라는 것을 느꼈다. 미루는 피식 웃었다. 이 무서운 쾌도 자신의 필살기에는 대적하지 못할 것이다. 미루는 절대적으로 믿고 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미루의 눈이 살짝 붉은색으로 빛났다.

주변에서 살랑거리던 나뭇잎이 순간적으로 모두 굳어버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 루시엔의 입에서 나오는 비명이 엄청나게 낮은 음파가 되어 주변에 우렁우렁 울렸다. 미루는 적이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이용해 그의 도를 자신의 검으로 살짝 쳐내고 유린...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미루는 하지 못했다.

미루는 너무 믿고 있었다. 어떤 것이든. 어떤 것이 가장 확실하든 너무 믿으면 안 된다. 미루는 마안을 굳게 믿고 있었고 그것의 힘을 과신했다.



미루의 검이 침입자의 도를 반으로 가르고 적의 목 깊숙이 침투했다.
순간적으로 미루는 자신의 손에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에 당황했다. 그리고 또 도가 쳐지지 않고 아무 저항 없이 반으로 갈라지며 목을 뚫고 들어가도 피가 나지 않는다는 것에 당황했다. 그리고 그것이 잔상이며 스르르 사라지는 것을 보고 다시 한 번 당황했다.

「크아악!」

미루의 눈이 다시 파란색으로 변했다.
미루의 상의가 수십 조각으로 산산조각 나 찢겨 공중으로 날아가면서 미루의 온 상체에는 피는 나지만 뼈까지는 이르지 않은 잔 검상이 가득 찼다. 자신의 힘을 너무 믿었기에 생긴 결과였다. 그는 자신보다 강한, 예외를 생각하지 않았다.
뒤늦게 숨 한번 가쁘게 내쉬지 않았던 무명이 가뿐히 지상에 내려섰다.



「아저씨는... 아저씨는... 혹시...」
「... .... 너... 예... 린 맞지...? 예린... 맞지?」

얼마나 그려왔던 얼굴이던가. 얼마나 꿈속에서 찾아왔던 얼굴이던가. 얼마나 원하고, 또 갈구했던 얼굴이던가. 얼마나... 찾았던 얼굴이던가. 무명은 다시 한 번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지는 느낌을 감상해야만 해다.

「아저씨는... 혹시... 바보? 히이...」

무명을 바보라고 부르면서 예린은 해맑게 웃었다. 그 해맑은 미소에 무명은 이제까지의 불신과 생각과 상상과 판단들이 무너지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미소를 보는 것. 그것만으로 무명은 행복했다. 순간적이었지만 무명은 그 무엇을 하는 것보다 행복함을 느꼈다. 산만큼 쌓여왔던 긴장이 일시에 풀리면서 무명은 온몸이 나른해지는 뜻한 쾌감을 맛보았다. 머릿속이 하얗게 되면서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하며 오직 행복만을 느끼는 것.
그 어떤 꽃보다 아름답게 웃는 예린의 머리카락을 무명은 오른손을 내뻗어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그때였다.


「탕!」


예린의 해맑게 웃던 표정이 순간적으로 굳었다. 무명은 그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예린은 웃음 띤 얼굴로 입을 열어 무명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애쓰다가 결국 옆으로 풀썩 쓰러지고 말았다. 가늘게 떠는 예린의 입에선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어느 새 예린의 심장은 파열되어 있었고, 그녀의 경동맥은 움직임을 멈추고 있었다.
무명은 순간적으로 아무 생각도 하지 못했다.
나무 위에서 셰라자드가 살짝 화승총을 숨기고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이런... 어떡하지요?」
「... 어쩔 수 없습니다. 한번까지는 가능하다 쳐도 저승의 법도를 두 번이나 어길 순 없죠.」
「너무... 불쌍하지 않습니까?」
「우리로썬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아쉽지만, 우리의 유희도 여기서 끝내야 할 것 같습니다.」
「후우... 불쌍하군요. 어쨌든 여기에서 끝내든 해야겠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저도 이제 무명에게서 마신의 힘을 거둬들이기로 하죠.」
「자,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봐야죠!」

안타까운 표정도 있었으며 재미있었다는 표정도 있었지만 신은 여기에서 그만두기로 하고 뿔뿔이 헤어졌다. 다음 천년에 기회가 있다면 한 번 더 하기로 하고.





무명의 피로 물든 눈동자가 사라진 셰리자드를 찾아 반짝였다.



==========================================================================================



# 순서
아란 -> [vk]파멸 -> 이블로드 -> 기브 -> 장사장 -> jedai -> En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