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테창-릴레이완결] 물망초 #제1장

2006.12.20 17:19

아란 조회 수:60 추천:2

extra_vars1 Forget me not 
extra_vars2 09 
extra_vars3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테창-릴레이소설 완결]
제목(팀명) : 물망초
장르 : 판타지
총화수 : 전 23화 완결
팀장 : 아란
팀원 : [vk]파멸, 이블로드, 기브, 장사장, jedai, EnEd
연재기간 : 2004년 2월 7일부터 2004년 4월 6일 전 23화 완결

[물망초] #제1장 - 09
글쓴이 : 장사장
==========================================================================================




  1.

  「아, 글쎄 왜 날 데려 가냐니까?....요.」

  루시엔은 서슬이 시퍼런 눈으로 바트를 노려봤다. 불운하게도 거대한 소용돌이(?) 중심에 있는 예린을 잡아먹으려했던 그는 덕분에 머리에 5개 이상의 혹과 색 있는 눈탱이를 얻었다. 그리고 추가로 아주 친절한 일행의 아주 충실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었다. 루시엔은 자신보다 훨씬 큰 트롤 바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몰라서 물어? 예린이가 마로의 숲으로 갔다며?」

  바트는 특이하게도 자신을 무서워하기는커녕 자신이 무서워하는 존재를 내려다보며 쭈뼛쭈뼛 대답했다.

  「뭐, 아마도 대충 그쪽일거라고 예상.....」
  「그게 그거잖아!」
  「그, 그렇죠.. 근데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냐고.....요.」

  루시엔은 아무 대답 없이 바트를 앞으로 내몰았다. 영문을 모르는 바트는 어쨌거나 일단 눈앞의 고통을 면해야했기에 조심조심 마로의 숲을 향해 걸어갔다. 루시엔에게 바짝 쫄아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유란은 그가 안쓰러워 보였던지 살짝 옆으로 다가가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바트씨.」

  루시엔과 비슷한 체격에 비슷한 생김새(라지만 여자라면 모두 비슷한)라는 이유만으로 깜짝 놀라던 바트는 곧 그녀가 막가파 루시엔이 아닌 차분한 인상의 여자임을 알았다. 루시엔의 눈치를 살핀 뒤 그는 희미한 미소와 함께 콧방귀를 거칠게 내뿜었다.

  「뭐, 할말이라도 있는거야, 예쁜이?~♡」

  유란은 당황하지 않고 역시 빙긋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저, 아까 전에 제 설명을 듣지 않으셨나보네요?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어째서 트롤이시면서 마로의 숲에 대해서 모르시나요?」

  바트는 여전히 나름대로 멋있어보이는 표정과 포즈를 취하며(여전히 앞장서 걸으면서) 유란을 바라보았다.

  「오, 저런, 저런~ 모르다니~ 이 오빠는 마로의 숲에 대해서 아주 자~알 알고 있단다.」
  「그러세요? 음... 그럼 마로의 숲에서 제일 악하고 무서운 존재가 뭐죠?」

  유란의 물음에 약간 고개를 갸웃하던 바트는 곧 생각의 경험속에서 한장의 자료를 뽑아냈다.

  「오, 그게 궁금했던 거야, 예쁜이?~♡ 후후, 그건 바로 마로라고 하는 이상한 녀석이지. 그 숲이 마로의 숲이 된 이유도 녀석의 이름을 딴것 일뿐이거든.」
  「네, 그럼 그 마로라는 분에 대해서 좀 자세히 가르쳐 주시겠어요?」

  메리와 루시엔도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유란이 미리 말해둔덕에 루시엔은 주먹을 아끼고 있었고 메리는 혹시나 위험한 사태를 걱정하며 초조하게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후후, 어렵지 않지~♡ 그 마로라는 녀석은 마로의 숲 한가운데에 위치한 마로동굴에 사는 녀석인데 뭐 어떻게 생겨먹은 놈인지는 몰라도 독성을 즐기지. 보통 사람이라면 장시간 맡을 경우 병사할 수도 있는 독을 아주 향기로운 향수정도로 생각하는 녀석이라니까.」

  바트는 표정연기까지 더해가며 극진히 설명했다. 유란은 고개를 몇 번 끄덕이더니 다시 물었다.

  「예린이를 데려간 게 그 마로라는 사람이죠?」

  바트는 문득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한참 허공을 쳐다보던 그는 곧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그러고 보니.. 맞는 거 같은데. 하긴 마로의 숲에서 그런 짓을 할 녀석은 놈밖에 없으니.」
  「그럼, 그분이 사는 동굴에 해독제 없이 들어가면 어떻게 되죠?」

  침이 튀며 웃는 소리가 낫다.

  「하하, 물론, 중독되어서 피를 쏟으며 처참하게 죽겠지. 벗뜨, 우리 트롤들은 체질상 놈의 독이 통하지 않지~ 쿠헬헬헬~ 대단하지 않아?」
  「…….」
  「음? 왜? 우리 예쁜이는 그게 별로 놀랍지 않은가봐?~♡」

  유란은 조용히 속도를 늦춰 뒤에 있는 메리와 나란히 섰다. 메리는 입을 막고 쿡쿡거리며 웃고 있었고 루시엔은 십자모양의 핏줄을 이마에 달더니 바트를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멍청한 자식, 누가 트롤 아니랄까봐... 」

  아무리 자기보다 강력한 루시엔이라 할지라도 왠지 무시당하는 뜻한 느낌이 들자 약간 성질이 나기 시작했다. 사실, 유란 덕분에 폭력에 대한 긴장감이 좀 줄어든 탓이기도 했다.

  「어허, 거기 말이 좀 심하네. 내가 뭘 잘못했다고 멍청하다니. 이래 뵈도 트롤들 중에는 학자로 통한다고.」
  「호오~ 그러셔? 그래, 그렇다 치고 유란한테 추태부린 죗값을 받게 해주지.」

  루시엔의 눈이 순간 반짝 빛났다. 바트는 신체 폭력에 대한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불안함에 부들부들 떨었다.

  「뭐, 뭐야? 다 들은 거야? 그렇게 조용히 속삭인 걸? 아, 아, 사, 살려줘~」

  루시엔은 금방이라도 바트를 족치려던 살기를 내뿜더니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는지 다시 잠잠해졌다. 바트는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지우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루시엔은 바트를 바라보며 지긋이 웃었다.

  「뭐해, 어서 가질 않고. 일단 동굴까지 간 다음에 이야기하자고. 후후후후」

  적어도 바트에게는 등골이 서늘한 웃음이었다.



  2.

  그들은 곧 동굴에 도착했다. 지상으로 나온 동굴은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았지만 땅속으로 연결되어 있어 크기를 짐작하기는 어려웠다. 어쨌거나 어두침침하고 찝찝한 기운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었다.

  「자, 도착했습니다. 그럼, 안내자는 이만 물러날 시간이군요~ 모두 행복한 하루 되세요~ 굿바이~」
  「가긴 어딜 가.」

  바트는 재빠르게 발을 움직여 보았지만 몸은 앞으로 나가지 않고 있었다. 루시엔이 눈을 휘번뜩 뜨더니 바트를 동굴 입구 쪽으로 던져버렸다. 바트는 안타깝게도 대자로 누워 심판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네가 동굴 안에 들어가서 예린이를 구해와야지.」
  「뭐야? 내가 왜?」
  「멍청아! 우리가 들어가면 중독 되서 위험할 수도 있잖아! 넌 트롤이니까 아무 상관없을 거 아냐!」

  바트는 눈을 껌뻑였다.

  「아, 그렇군. 그래서 날 데려온 거였나.」
  「이제 알았냐...」

  루시엔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노려보았다. 바트는 약간 겁먹은 듯한 표정을 짓더니, 문득 얼굴이 펴지고 곧 미소가 확 퍼졌다. 그는 실소를 터뜨렸다.

  「뭐야? 미쳤어? 웃긴 왜 웃어?」
  「쿠켈켈켈~ 내가 거절하면 어쩔 건데? 동굴 안에 그냥 들어갔다 나오기만 하면 되는 줄 알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라고. 굳이 위험을 무릅쓰며 너희를 도울 필요는 없지. 그리고 미리 경고해두는데 폭력은 어림도 없어 그럼 너흰 평생 그 예린인가 뭔가 하는 애를 볼 수 없을 테니까. 쿠켈켈켈~ 역시 난 천재야~♡」

  바트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바닥을 뒹굴었다. 그게 어지간히 재미있는가보다.... 라고 생각하는 일행이었다.
  특히 루시엔은 여전히 같잖다는 듯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역시 멍청하군. 네 녀석의 행동패턴 따위가 다 그렇지 뭐. 이미 예상했다.」
  「호오, 그러셔? 그래서? 어쩔껀데? 쿠켈켈켈켈~~」

  바트가 혼자 재밌어 죽겠다는 듯 바닥을 뒹구는 동안 루시엔은 바닥에서 나뭇가지 하나를 주웠다. 그리곤 작은 v자 모양으로 근사하게 조각했다. 그리곤 그것을 들고 메리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뭐라 뭐라 말했다.
  메리는 정색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아아~ 전 못해요 자매님.. 그런 짓을 했다간 신께서 저를...」
  「이봐, 그럼 예린은 어쩔 거야? 죽게 내버려둘래? 한시가 급한 마당에 그게 무슨 상관이야. 그리고 저 녀석이  예린이한테 해코지를 할지 누가 알아? 이건 완전 일석이조라고~」
  「그렇지만....」

  바트는 여전히 바닥을 뒹굴다가 그들의 대화에서 뭔가 불안한 기운이 느껴져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기회를 잘 엿보다가 루시엔이 잡기 전에 도망쳐야만했다.
  그가 타이밍을 재고 있는데 갑자기 메리가 v자 모양의 나뭇조각을 들고 조심조심 걸어왔다. 바트는 밀려오는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봐, 이봐, 폭력은 안 된다고~ 저 막가파 엘프 녀석에게 무슨 사주를 받았는지 몰라도 신중해야해~」
  「죄송합니다!」

  메리는 그렇게 말하곤 두 손으로 v자 모양의 나뭇조각을 바트 앞으로 불쑥 내밀었다. 바트가 그것이 어딘가로 휘둘러지지 않을까 싶어 잔뜩 주목하고 있는 사이 메리는 뭔가를 계속 중얼거렸다.
  루시엔은 희희낙락 미소 짓고 있고 유란은 걱정스러운 듯 쳐다보고 있었다.
  긴장감이 감돌고.. 순간, 나뭇조각에서 작은 빛이 빠져나가 바트의 머리 쪽으로 내려앉아 몇 바퀴를 돌더니 스르르 사라졌다. 바트는 마법인가? 라고 생각하며 주위를 계속 돌아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메리는 재빨리 돌아서서 루시엔에게 나뭇조각을 전해주었다. 바트는 허리를 꺾으며 웃어재꼈다.

  「와하하핫~ 트롤에게는 마법도 잘 통하지 않는다고~ 와하하하~」
  「누가 그래? 마법이 잘 통하지 않는다고?」

  루시엔은 미소를 짓더니 v자 모양의 나뭇조각을 허공으로 던졌다. 바트는 그것을 쳐다보았다. 그것은 아무런 움직임 없이 공중을 회전하고 있었다. 불이 붙는다거나 번개를 불러온다거나 하지도 않았다.
  안심하려는 순간, 그는 갑자기 그 나뭇조각이 얼굴 쪽으로 확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질 않았다.

  「악, 뭐, 뭐야~! 폭력은 안 돼!」

  그렇게 소리친 후 문득, 바트는 깨닫고 말았다. 나뭇조각이 그에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그가 나뭇조각에게 다가가고 있음을.

  타악~!

  루시엔의 충실한 개 바트는 정확하게 목표물을 입으로 '물었다.'
  공중 1회전을 하며 가볍게 착지한 바트는 오른쪽 팔 검지를 내밀어 태양 쪽을 가리켰다. 그리곤 자랑스럽게 외쳤다.

  「월, 월!」

  그리고 침묵....................................................................................................

  「하.. 하.. 하... 재밌군. 이런 건 두 번이상 안 통해!」

  그렇게 말하고 있었지만 바트는 어느새 v자 나뭇조각을 루시엔에게로 던진 후였다. 루시엔은 다시 다른 쪽 방향으로 그 나뭇조각을 던졌다. 바트는 어김없이 열심히 달려가 공중으로 뛰어오르더니 과감하게 나뭇조각을 다시 '물었다.'
  그리고 착지, 그리고 나뭇조각을 루시엔에게 반환, 그리고 침묵.....................................
  유란은 놀라서 입을 연채로 서 있었고 메리는 죄책감을 느끼는지 고개를 계속 숙이고 있었다.
  문득 루시엔이 굵은 나무쪽으로 다가가더니 털썩 앉아버렸다. 그리곤 편하게 등을 기댔다.

  「바트야~」

  그녀는 상체를 완전히 눕히고 양손을 깍지 껴 머리 뒤에 놓았다. 그리곤 눈을 감아버렸다.

  「갔다 와라.」



================================================================================



이번회의 새로운 아이템~☆

# V자 모양의 평범한 나뭇조각.
제조 : 루시엔
용법 : 아무 곳이나 허공으로 그냥 던지면 됩니다.
효능 : 트롤 바트를 일시적으로 '개'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것을 기점으로 자유롭게 응용)
알아둘 것 : 바트의 마음을 움직인다거나 성격을 바꾼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단지 무의식적인 반응으로 바트가 나뭇조각을 무는 것일 뿐임.



==========================================================================================



# 순서
아란 -> [vk]파멸 -> 이블로드 -> 기브 -> 장사장 -> jedai -> En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