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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SF 몬스터

2009.12.02 01:00

블라블라울라블라 조회 수: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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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디엄




나의 이름은 랜디엄이다. 한국이름 아니, 정확히 이전에 쓰던 이름은 신민우 이다. 나는 세상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괴물을 처단하기 위한 조직의 대원 이였다. 전 세계인이 모여 이루어진 이 단체는 어느 날 그 숫자를 급격히 줄였고 결국 나까지 여섯 명이 작전에 투입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여섯 명중 랜디엄이란 한국인이 괴물에 의해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다시 2년이 지나고 우리 또한 모습을 감추었다. 내가 눈을 떴을 때에는 모든 것이 깜깜했다. 나는 세상에서 그렇게 떠들어대던 사후세계라는 것이 드디어 내 눈앞에 펼쳐지는 듯 했다. ‘사후세계란 죄다 어둠속에 묻힌 곳 이였군…….’ 신을 믿는 나는 기분이 좋았다. 나는 나의 신을 믿었기 때문이다. 오직 나라는 신자밖에 없는 나의 신. 나만의 세상.


온통 암흑 이였던 나의 세상이 점점 형태가 들어나기 시작했다. 어둠이 서서히 물러나고 내 앞에는 거대한 건물 한 채가 나타났다. 그 건물은 나무로 만든 듯했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건물에 너무 집중을 해서 그런지 주위에 나타나는 배경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눈을 깜빡깜빡 거리면서 몇 초되지 않아 모든 것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다른 건물보다 몇 배는 더 거대한 나무로 이루어진 건물, 다들 즐겁게 자기의 일을 하는 사람들, 나비와 비슷해 보이는 아름다운 그 무엇 등. 그것들은 나의 모든 감각을 사로잡은 듯 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누군가의 손길에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 어깨를 툭 하고 친 그는 나보다 덩치가 큰 건장한 사내였다. 그는 밝게 웃으며 “여기 있었구만.”이라고 한 뒤 내 얼굴에 주먹질을 해대었다. 당황한 나는 그 주먹질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아마 고통이 있을 거란 생각을 못했나보다. 그 거센 주먹질을 몇 번 맞더니 슬슬 반격해야겠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스쳤다. 그래서 난 발로 그를 밀어낸 다음 이번엔 내가 그의 위에 자리를 잡고 주먹질을 해대었다. 이대로 계속 될 줄 알았던 내 주먹질이 앞뒤에 나타난 남자들로부터 제지당했다. 같은 패거리였던 것이다. 그들은 나를 어딘가로 끌고 갔다. 가는 동안 난 도와달라고 소리를 쳤지만 주위는 너무 고요했고 내 긴박한 목소리만 퍼져갔다.








……그는 위험하다.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한다. 하지만 법이 있기에 손을 댈 수가 없다. 앞으로 우리는 그를 M1이라 부르기로 했다. 그를 조심하라!




-유날드 모니르의 연구 No. 423-






그 때였을 것이다. 나의 힘을 깨달은 것은…….




“크, 감히 우리를…….”




나를 끌고 간 패거리들은 모두 쓰러졌다. 그 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만이 정신이 남아있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언제부터 이런…”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나도 내가 왜 이런 힘을 가졌는지 그 때는 몰랐다. 중요한 것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깡패들을 쓰러트렸다는 것이다! 매일 특수 장비에 대한 적응훈련과 실전에서도 장비로만 싸웠기 때문에 나의 신체적 능력은 보통이다. 아니, 오히려 퇴화했을 지도 모르겠다. 나는 퇴화했을지도 모르는 몸을 이끌고 그 장소의 출구를 찾으려 눈동자를 굴렸다. 문은 매우 많았지만 난 출구가 어딘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출구를 향해 쩔뚝거리며 걸어가는데 널브러져있는 깡패 우두머리가 중얼거린다.




“젠장, 녀석이 아닌가…….”




난 그 말을 무시한 채 그곳을 나갔다. 밖은 여전히 어두웠고, 아까 내가 본 배경과 그다지 달라 보이지 않았다. 그곳에서 별로 멀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난 이곳이 처음이라 어디로 향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일단 이곳에서 벗어나야겠다. 저 녀석들이 다시 일어나기 전에.




나에게 첫 친구는 라이에이트라는 이름의 남자였다. 그는 나의 상처를 치료해주며 자신의 집에 머물 수 있게 허락해주었다. 나는 꽤 오랜 시간동안 밖에도 나가지 않고 그의 집에서 머물며 그에게 이곳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나의 이곳에 대한 생각은 한 마디로 ‘내가 원하던 세상!’ 이다. 이곳은 ‘르 센트로 듀몽드’라는 이름의 세상이다. 이 세상 자체를 그렇게 부르고 있고 내가 지금 있는 이곳은 ‘레드’라는 이름의 한 나라이다. 처음에 레드라는 것을 듣고 그럼 블랙이나 블루라는 나라도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라이에이트는 그렇다고 답했다. 난 이 세상의 나라들 이름이 모두 색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고, 전쟁이 없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래도 이들은 인간인데 어떻게 전쟁이 없을까? 게다가 사소한 분쟁 또한 없다는 것이다. 또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도 발생하지 않은 채 여태껏 살아왔고, 인간 말고도 여러 가지 생물들이 살 고 있어서 식량 문제도 걱정이 없다. 완전히 천국이 아닌가! 라이에이트에게 이곳이 사후세계냐며 물어보았지만 그는 사후세계란 것이 무엇이냐며 나에게 되물었다. 난 인간이 죽으면 가는 곳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했지만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하, 이곳은 인간이 죽으면 오게 되는 천국 같은 세계이며 내가 원하는 세상으로 변하여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전 세계에서 살던 기억이 사라지는 곳이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한 뒤 라이에이트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