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세계의 축

2008.02.26 23:47

드로덴 조회 수:1103

extra_vars1 정령검...이 아니라 정령고무줄?! 
extra_vars2 13 
extra_vars3 132956-2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아아 젠장. 여기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내가 어떤 위치인지도 모르는 상황에 유일하게 그것들을 설명해줄 아군을 적으로 돌려버렸으니 이걸 어쩐다? 갑자기 언성을 높이길래 열받은거긴 하지만 그래도 화를 내는건 아니었다. 왜 이따위 시츄에이션이 벌어지는건데... 욱씬거리는것도 모자라서 춥기까지하네. 여기선 감기걸리면 약도없는데... 선뜻 지나가는 하피 하나 붙잡고 '옷 좀 주세요' 라고 하면... 뭔 개소리. 실현가능성이 전혀 없다. 차라리 아까 나한테 크리티컬을 먹이고 나간 마마걸 하피를 끌어안고 자는게 더 현실성있겠네. 등짝에 묘한 감촉이 느껴진다. 이게 뭐지. 등짝...등짝을 보자.

 

「어, 어라?!」

 

잘 돌아가지도 않는 목을 억지로 돌려 뒤를 보자 왠 폭 5~7센티 정도의 긴 막대기가 있었다. 오른쪽 팔을 뒤로 올려 앞으로 끌어내리자, 이게 무엇인지 알수있었다.

 

「일단...딱보니까 검이네.」

 

십자의 손잡이와 80cm 정도의 검집. 이걸 검이 아니라 하면 뭐라고 할수있을까. 검집을 잡아빼자 눈을부시게 하는 이상한 선들이 잔뜩 보였다. 그리고 선들은 일직선으로 늘여져서는 검의 끝이라고 해야할 부분에 달린 이상한 뭉치에 이어져있었다. 검집의 길이와 폭과 딱맞게 수많은 선들이 하얀빛을 내 얼굴에 뿌려대고있었다. 이게 뭐지? 손가락을 대보니 감촉이 상당히 이상했다. 검이라면 이렇게 부드러운 감촉일리가 없는데... 이상하게 느끼고 검 비스무레하지만 검이 아닌 그것을 두손가락으로 잡고 살짝 당겼더니 그대로 한가닥, 빛이 쭈욱 늘어났다.

 

「뭐...뭥미...이거...완전 고무줄이네.」

 

정체가 뭔지 감이 안온다. 검이 맞기는 한거야? 입수경로도 모르는 이상한게 등짝에 메여있었는데 여태 모르고있었다니... 몸이 예전같지않다. 아, 확실히 예전같지않구나. 난 이제 아저씨가 되어버렸으니... 손가락으로 계속 쓸고있으니 기분이 좋았다. 왠지 따듯한 느낌도 살짝 있었고. 추워죽겠는 판에 마침 이불대용으로 감고있을게 생겼구나. 일단은 겨드랑이부터.

 

『꺄아아아악!! 숨막혀!! 암내나!!』

 

「뭐..뭥미?!」

 

이 대사를 읊는것도 이제 슬슬 질린다... 대체 이건 또 뭐야?

 

『헉,헉,헉.. 엑, 당신은 또 뭐에요?! 당신이 뭔데 날 가지고있는거야! 앗, 혹시 좀전에 자고있을때 날 만졌던것도 당신?! 으아아아아!!! 변태다!!!』

 

뭐라는겨. 도데체 뭐가 말하고있는거지?

 

「도데체 어디서 말하고있는거야?」

 

『지금 안보여요!? 당신이 지금 겨드랑이에 끼고있잖아!!! 냄새나니까 얼른 빼란말이야!!』

 

내가 겨드랑이에 끼고있는것..이라면 역시 이 시허옇고 부드러운 미지근한 검이지, 분명히? 이 목소리가 이 검에서 나오는거라면 난 말로만 듣던 정령검을 들고있는게 되는거네.

 

「또 이상한게 하나 늘었다...」

 

『이상한건 당신이에욧!!! 30년동안 창고에서 잘 자고있었는데 갑자기 엉덩일 더듬지를 않나!! 이 변태!! 정령검의 공적!! 베어버릴 남자아!!!』

 

「뭐...엉덩..이? 그게 어디있는데?」

 

『에, 엣...저..그건..왜 물어보는건데요! 역시 당신 변태지! 내 엉덩이가 어디있는지 알면 막 더듬어댈거잖아!!』

 

「아..모처럼 좀 조용히 있을시간이 생겼나 했더니... 시끄러워 죽겠네. 도로 검집에 꽂아버려야지.」

 

『아...앗..음.....됐으니까 그만둬요! 오랜만에 일어났는데 또 검집속에서 풍경도 못보고 잠만자긴 싫단말이야.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용서해줄테니까...』

 

느낌상으로 이녀석 아쉬운주제에 뻗대고있는것같구만. 이게 정령검인지도 모르고 손가락으로 쓸었던건 확실히 내 불찰이다만... 내가 그걸 어떻게 알겠냐고. 하아, 사과할 대상이 하나 더 늘어났구나. 뭐 이건 무생물이니까 사과해도 괜찮겠지뭐. 벽을보고 하악거리는것과 비슷한거야. 내가 벽보고 하악거린적은 없고 앞으로도 없을테지만. 좋아. 바늘방석에서 일어나기 위해서라도 이것한테 대행연습을 해야겠다. 사과를 하기전에는 뭣도 못물어보게생겼으니까.

 

「미안.」

 

『뭐예요 그게! 여자 몸을더듬고 미안하다고만 하면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해요!? 아주 내 발을 핥아보시죠!!』

 

「(확실히 이게 여자라면 절대로 이걸론 안끝나지. 판단미스다.) 이..이샠휘가...뭐라고 지껄이는겨..검주제에 발을 핥아보라니...발이나 있냐? 이런 시바휘밤바 개념 초비상사태의 정령검을 봤나. 아, 검도 아니지. 정령 고무줄. 성별이 있으면 뭐에다 쓰냐? 검 두개 맛붙이고 몇번부딫혀주면 단검이라도 태어나냐? 성별이 있던없던 별 차이도 없는게 용쓰네.」

 

『진짜로 사과 못해요?!』

 

「응. 왠지 싸가지가 너무 없어서 사과하고싶을마음이 안생겨.」

 

그전에 내가 할수있는걸 주문해보라고...발없는 말이 천리갈 소릴 하고있는 발없는 정령검 님하야...

 

『우우, 정말로 화났어!』

 

말을 마치더니 갑자기 이 정령고무줄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서.설마 이녀석 검같지도 않은 검주제에 움직이기까지 하는것이야?! 이런 먼치킨! 이건 아니잖아!!

 

「우, 우, 우와아아악!」

 

흰 실같은것들은 조금씩 요동치더니 점점 매여져있던 검에서 풀려나기 시작했다. 이게 뭐꼬?! 정신이 없어 몸에 찌릿찌릿하게 전해져오는 아픔도 무시하고 뒷걸음질을 쳤지만 너무 늦었다. 통로로통하는 입구에 반발짝도 못다가가서 난 이 미친 정령고무줄에게 붙잡혀버렸다. 아까랑은 다르게 팽팽하고 튼튼하다... 이,이 망할게 목을 조르네..허억...

 

「뭐하는, 커억, 짓이냐...응?!」

 

『그러니까 사과하라고 할때 사과했어야죠!!! 매너도 없는 인간이 날 가지고있다는것부터가 이미 자살행위야! 난 내 힘으로 움직일수 있다고! 이대로 목을 콱 졸라서 죽여버릴꺼야!!』

 

「이, 이런 미친 정령고무줄을...봤턻! 우웩, 퉵! 봤나... 니 나한테 이짓하고도 무사할성싶냐?!」

 

나도 살아야지. 나는 급한대로 온몸을 칭칭감은채 헤드락+넥 조인트를 병행하고있는 이 파이터의 피가 흐르는 정령고무줄을 마구 잡아당겼다. 고무줄이라 쫙쫙 늘어나네.

 

『이, 이 변태! 어디를 만져대는거야!!! 악, 거긴 안돼!』

 

거긴 안된다면서도 계속 목을 조르냐!! 너 이샠휘 즐기는거 아니야?! 그런데 거기라니, 도데체 어디가 거기일까. 생각하고싶진 않은데. 왠지 그랬다간 성추행범이 될법한 느낌이 들거든.

 

「예익, 이판차판이여!」

 

목이 졸려서 발음이 틀리게 나오긴 했지만 뭔상관이여. 난 온몸으로 트위스트를 춰대며 팽팽하게 조여오는 실들은 죽어라고 늘여대기시작했다. 얼굴 근처를 감고있던 것들이 입근처로 내려온걸 기회삼아 깨물고 씹고 혀로 적시고 하자 이 지독한놈도 못견딜지경이었나보다. (부위가 어디였든 입으로 건드린건 명확한....)

 

『꺄아아악!! 그만!! 아프고 축축하고 더럽고 부끄러워!! 그만해요 그만!!』

 

「허억..헉..그럼 니가 먼저 풀어...이 고무줄아..」

 

사르르르륵- 이 미친 고무줄은 그제서야 말을 듣고 조금씩 풀려나갔다. 그리고 이내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 좀전과 같은 형태로 돌아갔다. 휴우, 손잡이에 매여있다가 여차하면 풀려나서 주인목을 조르는 미친 고무줄이라. 누가 이걸 정령검이래?! 개싸가지. 도로 검집을 씌워버릴테다.

 

『아, 안돼요! 죄송했으니까, 제발 검집을 씌우지 마요!!』

 

「니가 잘했어아지. 즐.」

 

『꺄아아아아악!!!』

 

터억. 빠른 움직임으로 검집을 꽂자 이번엔 검집속에서 우는소리가 들려왔다. 시발, 어쩌라고. 생명의 위협을 받은나는 거친 동작으로 검을 벽에 던져버렸다. 한번 부딫히고, 떨어지고. 우는소리는 더이상 들려오지않았다.

 

====================================================================================================

 

결국 저도 등짝을 보자 를 써버렸습니다. 요새 갑자기 소설쓰기가 살짝 재밌어지고 있어요..흐흐. 하지만 퀄리티는 시궁창이 된다는거~ 고로 보기만하셔요..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