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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대사]나인티원 에이틴

2008.01.04 09:16

로케이트 조회 수:1132 추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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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아.. 하...”


“헉.. 헉..”




 그녀가 몸시 힘들어한다. 나 또한 체력이 한계이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조금만.. 조금만 더 가면 국경을 넘을 수 있다.


“저기 있다!”


벌써 여기까지 오다니! 순간 욕이 나올 뻔 했다. 실 없는 소리가 나온다.


“하아.. 어째서 이렇게 꼬여버린 거지?”




2.


“쳇, 도대체.”


 스치네 한 잔이 투덜거림과 함께 순식간에 비워졌다. 청아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테시오. 신이 얇은 펜촉으로 그린 듯한 얼굴선과 검게 윤기나는 긴 머리, 그녀는 성직자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사각테의 안경과 보석 같은 눈동자는 지적인 이미지를 주었고, 검은색으로 단정하게 입은 원피스 역시 그녀의 단아한 스타일을 흠뻑 느끼게 해주었다. 아마 그녀를 본 남자들은 가슴을 무척이나 졸이리라. 그러나..


“이 마을에는 남자가 없다구요. 무식하고 힘만 세엔 저게 트롤이지 남자에요?”


뽀루퉁한 얼굴로 한 마디 더 한다.


“으으.. 저는 연약하게 생긴 미소녀언 동생을 가지고 싶다구요!”


 ..그녀는 성격이 유별나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방금 마신 것을 보라. 스치네Ⅰ, 이것은 100% 무공해 오렌지주스 같은 순진한 음료수가 아니라 도수 40을 육박하는 독하기로 유명한 술이다. 연약한 여자에게는 분명히 무리인 음료지만 그녀에게는 평상수일 뿐이다.


 더구나 그녀는 남자 취향에 있어서 한 마디로 ‘변태’이다. 그녀의 이상형은 연약해서 한번 툭 쳐도 쓰러질 것만 같은 병약 미소년이다! 물론 이 마을에서 그런 남자는 눈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다. 이곳은 냉한의 최북단에 위치한 ‘아콕’으로 일 년 사계절 내내 눈이 내린다. 즉, 이 지역의 사내들은 모두 벌목과 사냥을 생업으로 삼는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자연스레 남정네들은 모두 근육질일 수밖에 없다. 아마 무(武)를 숭상하는 이웃 마비노기의 힘 측정 등급으로 따지면 모두 ‘10살에 골렘을 잡은’ 칭호 정도는 받지 않을까...


 놀라운 사실을 한 가지만 더 해두자면 이들 벌목집단의 우두머리는 바로 테시오라는 점이다! 테시오는 정령술사로 우든이라는 괴력의 정령을 한 부대 이상 거닐 수 있다. 그 능력을 이용해서 그녀는 아콕 최고의 벌목 수완을 자랑한다고......


“테시오, 푸념은 그만 해. 우리는 그 이야기를 하러 온 게 아니잖아.”


 지온이 테시오의 머리를 살짝 쥐어박으며 이야기했다.


 지온은 올해로 18살이지만 15살 이내의 외모를 소유하고 있는 동안 소년이다. 짙은 사파이어 색의 머리카락과 순백의 피부, 몽롱하게 빛나는 호박색 눈동자는 이국적이면서도 차가운 느낌을 준다. 한 가지 의문이 생기지 않는가? 왜 테시오가 지온을 넘보지(?) 않는가 말이다. 그것은 테시오와 지온이 친남매이기 때문이다. 뭐 어쨌던, 그는 미소년으로 말이 적은 편이다.


“파이날, 알렉시아.. 알렉시아는 어쩔거야?”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긴장감이 느껴졌다.


“휴우..”


 나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일년 전 그 밤이 머리 속에 복잡하게 나열되었다.




3.


 너무나 간단한 사건이었다. 한 소년이 악마를 물리치고 공주님을 구해냈다는 그런 일대기적이고 낭만적인 이야기는 될 수 없는 짫은 순간이었다.


그날 밤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눈이 내리고 있었다. 나는 일전에 뿌려놓은 덫이 눈 속에 뒤덮이면 안 되었기에 그것을 회수하러 숲으로 가고 있었다. 숲으로 갈수록 눈보라는 거세어져 갔다. 그 때였다.


“어?!”


 내 눈앞에는 얇은 옷 한 장만 걸친 소녀 하나가 서 있었다. 그녀는 서 있기에도 힘겨운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런 몸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나를 발견하자마자 나에게서 도망치려 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툭‘하고 눈 위에 쓰러져버렸다.


 나는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달려가 그녀를 등에 업고 마을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그녀를 펍의 러크씨에게 보인 것이 이야기의 끝이다. (마을에는 병원이 없기 때문에 펍의 러크씨가 의료를 담당하고 있다.) 한 가지만 빼면 말이다.


“헉크헉 이게 뭐지? 우왓, 굿! 이 아이 완전히 늑대소녀잖아..! ”


 경황이 없어서 못봤는데, 그녀의 머리에는 조그만 귀가 달려있었다.




4.


 그녀는 다음 날 깨어났다. 눈을 뜬 그녀의 귀가 쫑긋거렸다. 뾰족한 귀는 어깨 정도 길이의 갈색 머리카락과 잘 어울렸다. 그녀의 눈은 매우 컸는데, 동그란 모양은 호기심에 가득 차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전체적으로는 꽤 귀여운 얼굴이다.


 ‘늑대소녀‘는 곧 정신을 가다듬고 나를 쳐다보았다. 경계심은 없었다. 아마도 어젯밤의 그것은 눈보라 속의 심한 피로에서 비롯된 것 같았다. 그녀는 왜 그곳에 홀로 있었는지, 그녀가 이전에는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우리-나와 러크씨, 테시오, 지온-는 그녀에게 ‘알렉시아‘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아콕 고대언어로 늑대소녀라는 뜻이다.) 러크씨의 도움으로 알렉시아는 펍의 빈 방을 쓰게 되었다. 테시오가 그녀에게 기본적인 의사소통과 행동을 가르쳐주었다. (처음에 그녀는 알렉시아가 귀여운 남자아이인줄 착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호감을 가졌구나!) 알렉시아는 테시오가 가르쳐준 것들을 능숙하게 습득했다.


 세달 쯤 지났을 때, 우리는 이제 그녀도 돈을 벌어야함을 깨달았다. 지온이 ‘여자가 산골 벽촌에서 할 수 있는 직업 100가지‘라는 책을 가져왔다. ’아콕 로리회’.. 출처가 심히 수상하다. ’1.퍼브 2.접대부 3.서커스 4.메이드....’ 역시 이 책 뭔가 위험해!


 알렉시아는 ‘나무심기‘를 선택했다. 나무심기는 벌목이 주요 산업인 이곳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렇지만 나무심기는 땅이 척박하고 항상 얼어있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어려운 직업으로 꼽힌다. 그녀는 무언가 새로운 생명을 띄운다는 것에 관심이 있는 모양이었다. 또 나무를 심다보면 알 수 없지만 그녀의 과거와 관련된 기억이 살아나는 듯싶은 가 보다. 가끔 그녀는 이런 말을 하기도 하였다.



“[알렉시아(늑대소녀):         A         ]”


 그녀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우리들 속으로 스며들었고, 아콕의 일상은 곧 그녀의 일상이나 다름없었다. 그녀는 마을 변두리에 사는 평범한 나무꾼 사내와 결혼했고, 아들 하나와 딸 둘을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 라는 농담을 해도 될 정도로 말이다. 1년이 흘렀다.


 


5.


 위대한 철학자 헤인은 그녀의 저서 뱀신론에서 ‘알레이꿈’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알레이꿈은 행복한 일상은 아무리 긴 세월이라도 금방 지나가고 곧 불행한 일이 닥친다는 뜻이다. 우리의 일상 역시 이 법칙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어제는 유난히 눈보라가 휘날리고 있었다. 아침부터 나는 세이크(펍)에서 테시오, 지온과 노닥이고 있었다. 그때 ‘똑똑’ 그늘진 노크 소리가 들렸다.


“실례합니다만.”


 짫은 인사와 함께 단청색의 셔츠와 바지를 입은 여자가 들어왔다. 가볍게 가르마를 탄 금색 머리와 루비를 다듬은 듯한 눈빛은 차가워 보였다. 아마 행정관이나 검서역 같은 사무적인 직업을 한다면 어울릴 것이다. 그녀의 인상은 딱딱함과 함께 은은한 기품과 위엄이 예사롭지 않았다.


 프론트에서 칵테일을 만들던 러크씨가 대답했다.


“외부에서 오신 분이로군요. 여성 회원, 아니 여성 여행객이 방문하는 것은 드문 일인데.. 하핫, 무엇을 드릴까요?”


 역시 위대한 서비스정신을 지닌 러크씨.. 이런 타입의 여자는 말을 거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 말이다. 러크씨는 넉살은 이럴 때면 괴력을 발휘한다.


“전 무얼 마시러 온 것이 아닙니다. 다만... 늑대 귀를 한 소녀를 찾으러 왔습니다.”


“..!!”


“아차, 제 소개를 하지 않았군요. 저는 클라우드. 클라우드 서머라고 합니다. 이 나라의 군사령관을 맡고 있습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저는 늑대의 귀를 가진 소녀를 찾으러 왔습니다. 이곳에 그녀가 있다는 보고를 들었습니다. 그녀는 원래 군(軍)의 소유물입니다. 그녀를 당장 제게 내어주시죠.”


 다짜고짜 알렉시아를 내놓으라니. 거기다 그녀가 군에 속해 있었다니. 믿기지 않는 일이다.


 당연히 우리는 그녀를 클라우드에게 넘기지 않았다. 그녀는 무력으로 마을을 짓밟기 전에 알렉시아를 넘기라고 협박했지만, 사령관이라는 작자가 직접 온 것은 그만큼 캥기는 일이 있을 거라는 지온의 발언으로 무마할 수 있었다. 우리가 완강하게 알렉시아를 보호하려들자 클라우드는 최후의 통첩을 날렸다.


“제 호의를 거절하시다니.. 정 그러시다면 저에게도 생각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선택한 것이니 후회하지 마시길.”


 문을 나가면서 흘린 그녀의 옅은 미소는 차갑고 건조했다.




6.


“헉... 헉..”


 그녀의 생각은 간단했다. 오늘 아침 성문을 지키던 로케이트씨가 날카로운 무언가에 동맥을 끊긴 채 발견되었다. 로케이트씨의 주검이 발견되자마자 군 당국은 알렉시아를 범인으로 단정하고 군대를 보냈다.


 나는 군대가 도착하기 직전 그녀를 데리고 산으로 내달렸다. 하지만 훈련된 군대에 우리는 따라잡히고 있었다. 더 이상은 한계...다.


“하아... 하..”


 순간 클라우드가 알렉시아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떠올랐다. 지온의 반박 후 그녀는 믿기지 않는 사실 하나를 우리에게 띄워보냈다.


“           B            "


"..!!"


 아차. 어제 눈보라가 친 것을 잊고 있었다. 눈보라가 차디찬 밤 날씨에 얼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나와 내 손을 잡고 뒤를 따라오던 알렉시아는 칼날 같은 얼음판에 미끄러져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왜 이렇게 일이 꼬여버린거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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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늑대소년 님의 일상과 연관시켜 상상해 주세요~'_');~뿌우


B: 군(軍)과 알렉시아를 연관시켜 상상해 주세요~'_');~뿌우(좀, 억진가..;)


 처음부터 끝까지 허술해요..! 실력이 없어서..ㅠ(특히 뒷부분은 분량에 쪼들려서..)


 등장인물 분들 (맘대루 써서) 죄송해요오-ㅠ(러크님, 헤인님, 파이날님, 늑대소년님, 夏雲님, 테시오님, 지온님)


 


 


Forever。P.S. : 작품글 이외에 설명하는 글 때문에 10kb를 넘으므로 10kb미만으로 인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