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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Bloody pus

2008.01.30 09:08

핑크팬더 조회 수:1388 추천:3

extra_vars1 피고름 
extra_vars2 Prologue 
extra_vars3 2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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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dy pus 는 '피고름' 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저희 사회의 악을 표현하고 있는 소설로써, 좀 더 많은 부분의


사회를 이 소설로 통해 알리고 그리고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싶습니다.


 


 -by핑크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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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는날 밤이었다.
부모님은 나에게 관심이 없었기에 자정이 넘도록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기다림에 지쳐 나 혼자서 깊은 잠에 빠져버린 것이다.
얼마나 잠에 빠져있었을까?.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듯한 소리가 들렸다.
저 멀리서 메아리처럼 들려오는 그 소리에 다시 잠을 잘수 없었다.
어른들의 잔혹한 그 행동에 상처입을대로 상처입었던 나는


덜컥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 늦은 시간에 내 이름을 부를만한 사람은 없는 것이다.


 


"도대체 누구야!."


 


두 눈을 바로 뜨고 고개를 똑바로 치켜들었다.
그제서야 확실하게 잠이 깨어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도 없다.
눈이 수북히 쌓인 창을 열어보아도 밖에는 인기척따위 없었다.
그런고로 집은 당연지사였다.


 


"누가 날 불렀던걸까?."


 


다시 잠을 청했다.


신경쓰였었던 방금과는 달리 금새 잠에 취할수 있었다.
물론 그 목소리가 계속해서 생각났지만 잠을 못잘정도는 아니었다.


 


한시간…


 


두시간…


 


세시간…


 


또다시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번에는 좀 더 가까운 곳에서 날 애타게 부르는듯 하다.


이번만큼을 그 목소리의 정체를 찾기위해 조용히 누워있다가
고개를 번쩍 들어올렸다. 너무 빨리 들어올려서 머리가 아파올 정도였다.


이상했다.


 


창문에 비춰 환해야 할 주변이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새캄한 암흑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것은 창문 역시 마찬가지였다.


늦은밤 창문을 비출 가로수의 등이 모두 꺼져버린 것 같았다.


한마디로 암흑도시가 되어버린 것이다.


순간 겁에질린 나는 이리저리 눈을 굴렸다.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던 지금 내가
누워있었던 이 방을 비출 스위치면 될 것 이다.


그때 내 눈에 보인것은 흐릿하게 어둠에 묻혀 빛을 뿜고있던 팬던트였다.


그저 관상용으로 구해다 놓은 것이기에 차고나간적이
한번도 없어서 먼지가 쌓인 팬던트였지만 확실히 그것은 밝게 빛나고 있었다.
내 눈에는 그것만이 어둠에 쌓인 이 방을 밝혀줄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다짜고짜 일어나서 그 팬던트가 걸려있던 거치대로 걸었다.




 


벌써 네걸음째다.


진작에 내 손에 들려있어야 할 팬던트는 저만치 달아나있었다.
꼭 귀신에 홀린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니, 정말 홀린것일까?. 달리기 시작했다.
역시나 팬던트는 저만치 달아나있었다.


분명, 무언가 잘못돌아가고 있는것이다.
그 달음박질이 얼마나 길었던 것일까?.


서서히 지쳐가고 있을때 굉장한 한기를 느꼇다.


분명 겨울바람이 잠옷입은 내 몸을 스쳐지나가고 있는 것이었다.
추위를 이기지 못한 나는 그대로 어둠속에서 웅크리고 말았다.


부르르 떨고있는, 주인없는 유기견처럼 애처롭게 있었다.


잠이들고 말았다.


 


또다시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번엔 바로 옆에서 얘기하는 것 처럼 정말 큰 소리였다.
눈을 슬며시 떠서 소리가 들린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땅에 닿을 정도의 긴 망토를 전신에 걸친 사람이 한손에 랜턴을 들고


내 어깨를 흔들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날 깨우고 있다.


 


"일어나십시오."


 


그의 점잖고도 조용한 목소리는 계속 내 귓전을 때렸다.
그리고 그제서야 난 정신을 차렸다.


그의 모습을 정확히 파악하고 소스라치게 놀라버린 것이다.
분명 길다란 망토를 전신에 걸치고서는 한손에 랜턴을 들고 있었지만 그의


몸은 공중에 떠 있었다.


 



 


"누, 누구시죠!. 절 죽이려는 건가요?."


"아닙니다. 놀라게 해드렸다면 사과하겠습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서는 뒤로 슬쩍 물러섰다.
애시당초 날 해 할수있는 무기도 없었건만 생김새에 지레 겁을 먹고만 것이다.
그래도 뒤로 물러났기에 안심하고 엉덩이를 털고선 일어설 수 있었다.


 


"이곳엔 어떻게 오게 되신겁니까?. 당신은 초대 받지않은 손님입니다."


 


그의 표정을 읽을수 없었다.


어떤 표정을 지으며 저런 소리를 하는지 구분되질 않았다.
망토에 가려진 그의 얼굴을 보기위해 얼굴을 슬쩍 가져다대며 대꾸했다.


 


"이런곳에도 초대를 받고 오나요?."
"물론입니다. 조금 특이한 분들만 오시긴 하지요."
"저도 특이하다는 소리인가요!."


 


소리를 빽 질렀다.


하지만 그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혹시라도 감정을 느끼지못하는 정신병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내 말을 이해하고 모두 대꾸하는것을 보니 정신병자는 아닌것 같았다.


 


"그런뜻은 없었습니다."
"흥,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전 당장 집으로 가고싶어요."


 


그랬다. 난 정말 집으로 가고싶었다.


이런곳에 있는것도 싫었지만 감정따위 느끼지 못하는 재미없는 인간이랑


있는것이 더 싫었다.


하지만 그는 내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제자리에 가만히 서서 그대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다시 한번 소리쳤다.


 


"못들었어요?, 전 집으로 가고싶어요!."
"당신이 집으로 가는것과 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당신의


집이 어딘지 전 모릅니다."
"아…"


 


듣고보니 그랬다.


누구에게 투정을 부리는거지 난?. 그는 날 처음봤고 나도 그를 처음봤다.
흥분해서 그만 바보같은 소리를 하고 만 것이다. 물론 말문이 막혀버렸다.
어색한 시간이 잠시간 지속됐다. 이번엔 그가 답답했는지 먼저 말을 꺼냈다.


 


"당신은 이곳을 전혀 모르는 것 같군요. 어떻게 온지 스스로도 모르니까요. 그렇지요?."
"마, 맞아요."
"당신의 집이 어디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곳에서 당신이 사는


그곳으로 빠져 나갈수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알려드리도록 하지요."
"정말인가요?."


 


아이처럼 기뻐했다.


여전히 그는 미동이 없이 가만히 날 바라보고 있었지만 갑작스레 그에게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예, 그렇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이요?."


 


그는 조건을 걸었다.


아직 열세살 밖에 되지않은 나에게 조건을 건다는 자체가 웃겼지만
턱없이 무모한것이 아니면 무슨짓을 해서라도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기에 대뜸


다음에 나올 그의 조건을 기다렸다.


 


"이곳은 세계수라는 거대한 크기의 나무를 중심으로 마을이 빙 둘러싸고 있습니다.


당신이 사는 그곳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세계수의 상층으로 가야하는데 그곳으로 가려면


 모든 마을을 돌아서 가야합니다."
"그렇군요... 그럼 조건은 뭐죠?."
"절 믿고 따라오시기만 하면 됩니다."
"그게 조건 인가요?."
"그렇습니다."


 


생각보단 너무 쉬운 조건이었다.


그를 믿고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물론 몸을 맡길만큼 확실한 믿음이 가는것은 아니었지만, 어차피 혼자서는 나가는
 
길을 모르고 가만히 있는것보단 길을 알고있는 그를 따르는것이 상책이니 나에겐
최선의 선택이었다.


 


"좋아요, 그런데 세계수라고 하는것은 저기 보이는 저 나무 인가요?."
"아닙니다. 저 나무와는 상상도 할 수 없을정도의 거대한 나무 입니다."
"이곳에서 세계수가 보이나요?."
"물론입니다. 저곳을 보시죠."


 



 


그가 가리킨 곳에는 땅으로 부터 하늘까지 우뚝 솟아있는 엄청난 크기의 건물이 있었다.
아니, 자세히보니 그것은 건물이 아니었다. 확실히 나무였다.


여기저기 많은 나뭇가지들을 뽐내며 있었다. 하지만 색이 이상했다.


푸른잎은 커녕 나무기둥조차 새캄했다.


 


"도대체 저것은.. 나무가 맞긴 맞나요?."
"예 맞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색이 저렇게 새캄한거죠?."
"악함으로 물들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말을 이해할수 없었다.
당연했다, 이곳에서 무슨일이 벌어질지 난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넋놓고 세계수를 바라보고 있던 나에게 말도 없이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했다.


 


"이, 이봐요. 잠시만요."


 


여전히 속도를 늦추지않고 그는 앞만보고 가면서 대답했다.


 


"또 할 얘기가 있습니까?."
"제가 당신을 뭐라고 불러야 하죠?."
"페이슬리스. 그것이 저의 이름입니다. 하지만 에스코트 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지요."
"그렇군요, 제 이름은…"
"오비님이군요."


 


그자리에 딱딱히 굳었다. 어떻게 내 이름을 알고있는지 그것이 궁금했다.
하지만 캐묻지 않았다. 귀찮게 굴면 날 혼자 내버려둘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고보니 오른손에 쥐고 있는것이 분명 집에서 밝게 빛나던 내 팬던트 였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그 팬던트를 손에 쥐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모든것이 시작 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무도 날 모르는 그 세계의 여행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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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오비 obey (인도당하는, 따라가는 의 의미를 가지고있다.)
나이 : 13세
화수 : 모든 화
설정 : 깊은 밤 잠에 취해있던 오비는 알수없는 기분을 느끼게 되었다. 감긴 두눈을


      천천히 뜨자 자신이 누워있던 방의 내부는 아주 새캄해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겁에질려 주변을 한참 두리번 거리던 오비는 자신의 눈에 밝게 비춰지


      는 자그마한 팬던트를 발견했다. 손을 뻗어 그곳으로 찬찬히 걸어나가던 오비


      는 갑작스레 느껴지는 냉혹한 추위에 몸을 웅크렸다. 그후, 그가 깊은 잠에서


      깨었을때는 난생 처음보는 낯선 세상에서였다.


 


이름 : 페이슬리스 faceless (신원을 알수없는, 정체불명)


나이 : 추정불가
화수 : 모든 화
설정 : 짙은 보라색의 거대한 로브를 온 몸에 두르고다니는 정체를 알수없는 길잡이.


      그의 손에는 빛이 바래서 쉿조각이 떨어져나가는 랜턴이 들려있다. 간혹 랜턴


      의 불이 꺼지면 몸속에서 성냥을 하나 꺼내 불을 붙이곤 하는데, 그 외에는 로


      브속에 있는 자신의 몸을 절대 보여주지 않는다. 낮게깔린 저음으로 이것저것


      길 안내를 하며 간혹 떨리는 그의 목소리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오비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