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연애 A Tale That Wasn't Right

2007.11.24 09:31

LiTaNia 조회 수:741 추천:1

extra_vars1 15-C. 이렇게나 가까이서 
extra_vars2 48 
extra_vars3 127490-1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호진오빠, 나래는 호진오빠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왔.. 앗?"


생각해보니 그동안 나래를 잊고 있었다. 나랑 오랜만에 다시 만났지만 이전과는 너무 달라진 나래. 아무리 생각해도 나한테는 나래가 '이성'으로는 보이지 않는걸. 하지만 나래는 나를 '친한 오빠'가 아닌 '이성'으로 보고 있었고.. 그래서 내가 한 말 때문에 충격을 많이 먹었을 것 같다.


수영이랑 희연이가 제대로 이야기를 해본다며 불꽃이 튀고 있는 상황인데, 전혀 생각지도 못하게 나래까지 껴버렸으니..


지금 이 분위기. 완전히 불난 집에 휘발유를 쏟아부은 것이라고밖에는 할 말이 없다. 수영이랑 희연이 둘 다 나래를 좋게 볼리가 없으니.


"호진오빠. 저 언니들이랑.. 같이 있었던거야?"


나래도 지금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라는 것을 눈치챈듯, 평소와는 달리 겁먹은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호진아, 얘는 또 왜 온거야?"
"이 나래라는 애.. 또 만나네."


그러니까 모두들 나한테 묻지 말라고. 나도 지금 엄청 당황스러우니까.


"언니들, 호진오빠한테는 나래가 이렇게 있는데.. 그렇게 호진오빠를 뺏아가고 싶은거예요?"
"나, 다른 여자애가 호진이한테 고백하는거, 그냥 가만히 못봐."
"나, 호진이가 좋다고 말했었고.. 호진이도 내가 좋다고 했어."
"호진오빠, 나래를 놔두고 도대체 언제.."


이럴 줄 알았지. 여기는 교문 앞이고, 오늘 학교에 퍼진 헛소문도 있어서인지 지금 하교하는 학생들이 시선을 죄다 이쪽으로 집중하고 있어.


"모두 그만. 지금 '깡통모아'로 가서 얘기하려고 했으니까, 나래도 얘기하고 싶으면 같이 가자."


수영이랑 희연이. 아까전끼자 계속 얘기하고 있었는데, 내가 말하고 난 뒤에 얼굴에 '아차' 하는 표정이 보여. 원래 둘이 복도에서 다투다가 복도가 시끄러워져서 깡통모아로 가는 길이었으니까. 그런데, 나래는 왜 여전히 겁을 먹어있는걸까.


"호진오빠.. 꼭 깡통모아로 가야 해?"
"원래 깡통모아로 가던 길이었으니까."
"나래.. 깡통모아로 가기가 무서워."
"무슨 일 있었어?"
"별 일.. 아냐, 하지만.."


도대체 깡통모아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뭐 수영이한테 들은 얘기로 대충 짐작이 가긴 하지만.


어차피 다 같이 가던 길이었으니, 나래도 같이 따라왔다.


그런데 깡통모아로 가는 중에도 계속 수영이, 희연이, 나래 셋이 서로 불꽃튀는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저 스파크는 이미 수영이랑 희연이한테서 느꼈었지만, 나래까지 끼니까 뭔가 더 무서워.


그 뿐이 아니다. 지나가는 사람들 또한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것이 느껴진다. 도대체 나는 또 왜. 하긴 수영이랑 희연이랑 나래가 다 예쁜 애들이긴 하지만, 그냥 친구일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해보는건가.


더 이상한 것은,


"호진씨는 왜 저런 애들하고만 어울리는거야.. 나는 무시하고."


방금전에 이런 목소리가 들린것 같지만, 무시해야지.


깡통모아 안으로 들어왔는데, 들어오자마자 이곳의 점장인듯한 누님 한분이 나래를 보고 말했다.


"드디어 잡았다. 역시 범인은 현장에 다시 나타나. 우리 가게를 이렇게 망쳐놓고.. 그냥 무사히 넘어갈 줄 알았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지금 나래까지 있는 상황에서 깡통모아에 온 건 실수였다. 가게를 어지럽혀서 영업을 하지 못하게 할 상황까지 되었었으니.


물론 그 원인제공은 나였긴 하지만. 내가 나래한테 했던 말이 나래한테는 충격이 상당히 컸었는지 이런 일까지 일어나버리고 말았으니. 죄송합니다, 점장누님.


"점장님, 저 이 애들이랑 중요한 얘기.. 하려고 왔어요. 호진이 얘기예요."
"호진이면.. 요새 수영이랑 사귄다는, 그 애?"
"네, 맞아요."


점장누님이 수영이한테 말하자마자 희연이랑 나래의 표정이 굳어진 것으로 보이는 것은 단지 내 눈의 착각이었을까.


"수영이 부탁이니 오늘은 일단 들여보내주는데, 또 한번 그렇게 가게 어지럽히면 그때는 부모님한테 다 물어달라고 할거야."


점장누님. 나래는 정말 저런애가 아니었는데 도대체 왜 나래가 저렇게 변해버려서 이런 일까지 일어난건지 저도 모르겠어요.


전에 BeForU의 LOVE SHINE이 나온데 이어서, 지금 나오고 있는 노래는 역시 BeForU의 노래인 러브러브 슈가(LOVE²シュガ-)(주1)다. 수영이가 알바를 하는 타이밍이 아닌데도 BeForU 1집은 여전히 나오고 있네. 점장누님도 이 노래가 마음에 드셨던 것일까.


"You are so cute, you are so nice, I love you love you love you so much~♬"


지금 이 상황은 뭐라고 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일단 다들 메뉴부터 고르게 해야겠다.


"모두들 뭐 먹을래?"
"나는 키위주스."
"나래는 딸기주스 먹을래!"
"나.. 복숭아주스."
"그러면 나는 토마토주스 먹어볼까."


메뉴를 고르고 난 뒤에도 수영이, 희연이, 나래의 시선에서 스파크가 튀는것은 여전하다.


"나.. 이미 호진이한테 고백도 했어. 그러니까.. 호진이한테 뭐라고 하지 말아줘."
"모두들 그냥 호진오빠 좀 포기하면 안돼요? 둘 다 호진오빠 알게된지 얼마 안된 걸로 알고있고, 나래는 예~엣날부터 호진오빠랑 친했었는데."
"그쪽이야말로. 호진이를 가만 놔두면 안돼? 나, 호진이가 좋단말야. 그런데 왜 이렇게 방해꾼이 많은거야."


저 셋 중 둘만 만나도 무서운데, 셋이 저렇게 만나니 나는 그저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얼마 안 되어서 생과일주스들이 나왔다.


"주문하신 생과일주스, 나왔습니다."


생과일주스가 나오자, 다들 빨대를 입에 물고 생과일주스를 빨아먹고 있었는데, 역시, 우려했던 일이 일어나버렸다.


"그래서, 호진이는 누구를 선택할거야?"
"호진아. 나.. 호진이를 믿어."
"호진오빠. 누가 좋은거야? 수영언니야, 희연언니야, 아니면 나래야?"


뭐 언젠가는 결국 이런 상황이 벌어질 줄 예상을 했었지만. 그래도 막상 말을 하려니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희연아, 나래야, 미안해. 난 이미 수영이의 고백도 받아들였고, 나도 수영이가 좋은걸."


뭐 한쪽을 선택하면 다른 한쪽은 선택하지 못하는 것은, 그리고 선택받지 못한 사람들이 상처를 받을수밖에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지금의 나는 솔직히 수영이한테 마음이 있을수밖에 없는걸.


"호진이. 역시, 나를 버렸구나.. 나빴어."
"호진오빠.. 나래는.. 정말, 호진오빠한테, 실망했어!!"


내가 말하자마자, 희연이랑 나래는 둘 다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더니, 과일주스집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직 생과일주스는 많이 남았는데.


뭐 자기 맘대로 나한테 달라붙었던 희연이였긴 하지만, 저런 모습을 보니 솔직히 말해서.. 안됐다. 정말 왜 나같은 애한테 끌린 것일까. 나래 역시 왜 이렇게 변한 모습으로 돌아온 것일까 정말 모르겠다.


희연이랑 나래가 나간 뒤에, 수영이가 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호진아. 나같은 애.. 좋아해줘서 고마워. 나도 호진이가 좋아. 그런데.."
"고마워. 그런데.. 왜?"
"나.. 저런 애들보다 나을 게 하나도 없는 앤데.. 호진이는, 나같은 애.. 정말 좋은거야?"


수영이는 낯을 가리는거 말고도, 자신감이 별로 없는것 같다.


"수영이는.. 자신감이 부족한것 같아. 내가 보기에 수영이도 좋은 앤데."
"다행이야.. 호진이가 그렇게 생각해줘서."


그 뒤에도 약간의 이야기를 하면서 생과일주스를 먹었고, 일단 우리 둘의 것은 비어 있었다. 나가버린 희연이랑 나래의 것은 많이 남아있었지만, 결국은 4인분을 다 내가 계산해야 되는 상황. 그런 이유로 오늘의 지출은 조금 심했다.


아무튼 돈 내고 수영이랑 함께 나갔다.


"호진아."
"응?"
"요새.. 학교에 이상한 얘기가 들리는것 같아. 호진이도.. 혹시 신경쓰고 있어?"


그 아름이가 퍼뜨린 헛소문 말인가. 뭐 나는 수영이를 믿으니까 그 소문이 사실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아니. 그거 그냥 '카더라, 아님 말구'라는데.. 그 소문 퍼뜨린 애, 안좋은 애인건 확실해. 수영이에 대해 전혀 근거없이 그런 이상한 얘기를 하다니."
"그런데.. 왜 다른 애들은 그런걸 쉽게 믿는걸까."
"뭐, 다른 화제가 생기면 금방 식어버리겠지."
"그럴까.."


걸어가면서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했다.


"호진아, 잘있어.. 내일 봐."
"응, 수영이도 잘가."


수영이랑 헤어지고 집에 돌아왔지만, 내일 학교에서가 많이 걱정된다. 결국 울면서 나가버린 희연이랑 나래. 그런데 나는 희연이랑 지금 짝이란 말이다. 내일 어떻게 해야하나.


잠시 인터넷이나 검색해볼까. 그 현석이녀석이 말하기로 조공명이 일을 저지르고 군대로 튀었다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었던 걸까.


역시 검색해보니까 얼마 안 지나서 이런 글이 보였다.


'코스플레이어 '조공명'이 한창 인터넷에 재미가 들린 '크레센티아'라는 중1 여자애를 우연히 알게 되었고, 그 '크레센티아'라는 여자애를 집으로 끌고가서 #@%*#()%*!()한 짓을 저질렀다고 한다. 그래서 '크레센티아'는 충격을 받아서 더 이상 인터넷 활동은 물론이요 연락이 완전 두절되었고, 다니는 학교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전학갔다고 한다. 그러나 마침 조공명은 군입대. 그리고 2년 뒤 제대를 하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다시 활동하고 있으면서 추종자들도 많이 모았지만 조공명의 내막을 아는 사람은 절대 조공명을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 없다'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랴. 누군가가 안좋은 이야기를 듣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저게 사실이라면 이미 '인간쓰레기' 수준이잖아. 아름이는 왜 저런 놈의 사이트에서 활동하는걸까.


정말 그 '크레센티아'라는 여자애도 안됐다. 한창 인터넷에 재미가 들리던 중에 저런 놈한테 걸리다니.


에이, 괜히 딴생각을 하다가는 머리만 복잡해져. 그냥 시험공부나 해야겠다.


시험공부를 하다보니 또다시 오늘 하루는 갔다.


날은 또다시 바뀌고, 오늘도 일어나서 대충 밥을 먹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희연이는 없었고, 수영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수영아, 좋은 아침."
"응.. 호진이도."


그런데 내가 왜 희연이의 인사를 하고 있는건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오늘도 수영이랑 손잡고 학교에 등교.


문제는 학교에 도착하고 나서였다. 수영이랑 헤어지고 난 뒤에 반 교실에 들어가보니, 희연이가 내 옆자리에서 계속 울고만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내가 도착한 뒤에,


"호진이, 나빠! 호진이는.. 여자 마음을 몰라주는 나쁜애야.. 으에엥.."


이렇게 희연이가 우는 이유가 나때문이라는것을 적나라하게 밝히고 있었다. 당연히 우리반에서 이 이유를 알고 있는 애가 있을리가 없고, 심지어 현석이마저도.


"호진이, 결국 일 저질렀군. 여자를 울리다니."
"시끄러."


생각해보면 희연이가 내 생각을 무시하고 나한테 계속 달라붙어놓고나서 지금은 이렇게 울고있으니.. 참 난감하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한 것입니까. 누가 좀 설명해주세요.


"희연아.. 미안."
"됐어! 내 마음도 몰라주는 호진이. 나빠!! 으아앙.."


그런 이유로 오늘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리가 없었다. 짝이라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희연이를 달래줘야 하지만, 내가 달래주려고 하면 오히려 더 토라져버리는 희연이였다.


게다가 희연이는 전학온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우리학교에서 친한 애가 없다. 희연이가 특별히 낯을 가릴 애로 보이지는 않는데, 도대체 왜 여기로 전학오고나서 친구를 사귀지 않는 것인가. 이유라도 있는것일까.


뭐 그런 이유로 오늘 점심시간은 학교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희연이랑 밥을 먹을 상황이 아니다보니까. 그런데 항상 현석이녀석하고 같이 가기에는 좀 그렇지 않을까나.


혹시 수영이랑 같이 갈 수 있을까 생각하고 10반 교실로 향했다. 그런데 애들이 왜 나를 보면서 다 수근거리는걸까.


'쟤가 7반의 이호진 맞지?'
'응. 그 걸레라는 수영이랑 사귄다는 애?'
'오늘 쟤가 7반의 예쁜 전학생 울렸다면서?'
'정말 나쁜애다. 어떻게 여자애를 그렇게 울릴 수가 있는걸까.'
'역시 걸레랑 사귀니까 애가 저렇게 되는걸까.'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까지 소문이 와전 된걸까. 그러니까 어디서부터가 엇갈린거냐구요. 누가 좀 말해줘요.


내가 10반 교실로 가는 길에, 마침 수영이도 교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호진이.. 와줬네."
"수영이 지금 식당으로 가는거야?"
"응. 효선이랑 같이 가려고 7반으로 가던 길이었는데."


말하자마자 뒤에서 효선이도 오고 있었다.


"어, 이번엔 호진이도 같이? 둘이 이미 커플이니까."


수영이는 말없이 웃고 있었다. 그 때 수영이가 고백했을 때가 효선이가 있었을 때였었지 아마. 하지만 효선이도 나랑 수영이가 이미 키스까지 한 것은 모르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수영이가 먼저 말하지 않았었다면.


그런 이유로 나랑 수영이랑 효선이 셋이 식당으로 향했다.


역시 우리학교 급식은 좀 많이 아니다. 그새 내 입맛이 바뀌어서 그렇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지만.


밥을 다 먹고나서, 효선이는 교실로 돌아갔는데, 수영이는 계단을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이미 거기는 1학년 교실 쪽 방향이 아닌데. 혹시나 하고 따라가보니까, 역시 수영이는 학교 옥상으로 올라갔었던 것이었다.


옥상. 간만에 와보니까 뭔가 느낌이 새롭네. 분명히 얼마전까지만 해도 희연이랑 여기서 밥을 먹었었지. 희연이가 왜 내 것까지 준비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게 오해의 원인 중 하나가 되기도 했고.


"수영아.. 여긴 왜?"
"앗. 호진이.. 여긴 언제?"


수영이도 깜짝 놀란듯하다. 내가 옥상으로 따라올 것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일까.


"수영이가 교실에 안가고 어디에 가나 해서 따라와봤는데.. 여기였었구나."
"나.. 가끔 혼자 있고 싶어서 이 옥상에 와. 마음이 복잡해질 때.. 여기서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생각에 잠겨있어. 여기라면 혼자 있을 수 있으니까.. 그런데 그 때 그 희연이라는 애랑 호진이가 있는거 보고 좀 충격을 받았었어.."


역시 수영이는 혼자가 좋았었던 것이었을까. 그런데 그 때 마침 희연이랑 같이 점심을 먹고 있었을때니까 마주칠수밖에 없었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호진이를 본 것도 있었고.. 나도.. 호진이가 내 지갑 찾아줬을 때.. 호진이가 마음에 들었었는데, 희연이라는 애가 호진이랑 있는걸 보고.. 호진이.. 역시 다른 여자애가 좋았구나.. 하는 생각이 막 들었었어. 그래서.."


그 때 그 일 말한건가. 결과적으로 내가 희연이를 하루종일 달래줄수밖에 없었던 일.


"뭐.. 희연이는 그냥 친구 이상도 이하도 아닌걸."
"그런데.. 그 애, 왜 그렇게 호진이한테 계속 붙은걸까.."
"나도 그걸 알고싶어."


마침 학교의 스피커에서는 점심방송이 들리고 있었다. 오늘도 민애선배는 어김없이 수고하시네.


점심방송에는 어쩌다 가끔 요상한 신청곡이 들리는 경우가 있다. 우리학교는 점심방송에 나가는 곡을 신청함에 신청하는 형태라서 가끔 민애선배가 모르고 요상한 곡을 틀어버리고, 아는 놈들은 웃어버리는 사례가 많다.


그리고 아마 지금 들리는 곡도 그 중 하나같다. 일본의 알앤비 가수 크리스탈 케이의 '콘나니치카쿠데' (こんなに近くで, 이렇게나 가까이서) 라는 곡이라는데. 일본어를 몰라서 가사의 뜻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 이 노래가 일본노래라는것부터가, 뭔가 요상한 신청곡인 것이 틀림없다고 느껴진다.


恋が切ないと
코이가 세츠나이토
사랑이 안타깝다는걸
 
すぐ側で気付いたあの夜
스구 소바데 키즈이타 아노 요루
바로 곁에서 깨달은 그날 밤
 
だってほかの誰より
닷테 호카노 다레요리
다른 그 누구보다
 
あなたのことを知っているから
아나타노 코토오 싯테 이루카라
당신을 잘 알고 있으니까
 
いつものさり気無い優しささえ
이츠모노 사리게나이 야사시사사에
평소의 자연스러운 상냥함 마저
 
この胸を締め付けてく
코노 무네오 시메츠케테쿠
이 가슴을 조여오네요


こんなに
콘나니
이렇게


こんなに
콘나니
이렇게


近くで見つめても
치카쿠데 미츠메테모
가까이서 바라봐도
 
どうして
도-시테
어째서


どうして
도-시테
어째서
 
ただの友達なの
타다노 토모다치나노
그저 친구일 뿐인 거죠
 
どんなに
돈나니
아무리
 
どんなに
돈나니
아무리


強く想っていても
쯔요쿠 오못테이테모
간절히 생각하고 있어도
 
伝えられない
츠타에라레나이
전할 수 없는
 
You don't understand
 
I'm so in love with you


노래가 들리고 있는 중에, 수영이가 나를 불렀다.


"호진아."
"응?"
"요새.. 나 때문에.. 호진이한테도 안 좋은 소문이 퍼지는것 같아서.. 두려워."
"어차피.. 그런거 다 오해인걸. 왜 다른 애들은 수영이에 대해서 그렇게 오해하고 있는걸까."
"호진아. 내가.. 어떻게 되도 좋으니까, 괜히 나 때문에 호진이한테도 안 좋은 얘기가.. 들리지 말았으면 해."
"뭐.. 나는 그런거에 신경 안쓰니까. 수영이도 걱정마."
"그래도.. 이상하게 호진이가 계속 걱정돼."


수영이가 나를 걱정해주는건 고맙지만, 이런게 '기우'라는 거 아닐까. 수영이가 다른 애들한테 별로 마음을 열지 않으니까 다른 애들도 수영이를 잘 모르고, 그래서 이상한 소문이 빨리 퍼진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소문은 금방 사라질거라고 믿는다. 수영이는 내가 보기에는 좋은 애이기에. 그리고 다른 애들도 수영이라는 애를 제대로 알게 되면 그런 생각이 틀림없이 사라지게 될 것이기에. 소문은 그냥 소문일 뿐.


그런데 수영이랑 나랑 단둘이 옥상에 있으니까 웬지 또다시 수영이랑 해보고 싶은게 있다.


그 때 첫키스의 느낌은 확실히 잊을 수가 없는걸.


"수영아. 지금 어차피 옥상에 올 사람도 없으니까, 우리.."
"응?"
"그거.. 할까?"


수영이가 허락해줄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지금 여기는 둘밖에 없다.


"생각해보니.. 그러네, 다른 애들이 안볼테니까. 나도.. 호진이랑 하고 싶었는데."


그리고, 수영이는 눈을 지긋이 감고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영이가 저런 모습으로 있으니, 나도 수영이한테 해줄수밖에 없겠지.


조용히 수영이의 입술에 입을 맞추려는 순간..


벌컥.


마침 옥상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왜 하필이면 지금이냐. 그리고 도대체 누구인거지.


"!"


- 다음회에 계속 -


주1. 러브러브 슈가(LOVE²シュガ-) : 팝픈뮤직 8에 나오는 노래. dj TAKA 작곡에 BeForU의 노리아의 보컬. 노리아가 이 노래로 꽤 떴음. 신나는 댄스곡.


네. 한꺼번에 안습이 된 희연양과 나래양한테 묵념. 그런 이유로 그 다음날에 희연이가 학교에서 울게 되면서 일은 커져버렸죠. 그리고 옥상에서 혼자 있으려고 하는 수영이를 따라간 호진이. 수영이랑 단둘이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는데.. 도대체 누가 그 상황에 옥상문을 열고 들어온 것일까.


리타니아 : 민서한테 그나마 좋은 소식이 있다랄까.
민서 : 무슨 소식인데요? 저랑 호진씨랑 맺어주시려구요?
리타니아 : 그럴리가 없잖아. 민서 칼라일러스트를 그려주실 분이 계신다.
민서 : 와. 누군데요? 그 칼라일러스트 그린사람 정말 나빠요. 왜 제 것만 빼먹고.
리타니아 : (햄버겅님은 민서라는 존재를 아예 모르지) 카류오네라는 분.
민서 : 와. 그러면 저도 드디어 예쁜 모습으로 그려지는건가요?
리타니아 : 문제는 그분 언제 그리실지 모르신대. 그냥 마음내킬 때 그리신대.
민서 : (에이, 좋다 말았잖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5 A Tale That Wasn't RIght LiTaNia 2008.01.02 1639
254 A Tale That Wasn't Right [3] LiTaNia 2007.11.09 1087
253 A Tale That Wasn't Right LiTaNia 2007.12.27 1044
252 A Tale That Wasn't Right LiTaNia 2008.01.12 903
251 A Tale That Wasn't Right LiTaNia 2007.12.15 886
250 A Tale That Wasn't Right LiTaNia 2007.12.09 885
249 색채연가 2 클레어^^ 2009.07.21 835
248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8.11 831
247 색채연가 2 [3] 클레어^^ 2009.03.02 803
246 [단편] 너와 나의 우주 [7] file 쉐로, 2008.02.12 783
245 A Tale That Wasn't Right LiTaNia 2007.12.29 770
244 [단편]첫사랑 [3] Vermond 2008.12.21 762
243 흐노니 [프롤로그] [1] 심장도려내기 2007.07.13 757
» A Tale That Wasn't Right LiTaNia 2007.11.24 741
241 4인4색 [4] Vermond 2009.03.15 733
240 A Tale That Wasn't Right LiTaNia 2007.12.13 732
239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9.23 728
238 하루살이의 일생 [2] 삼류작가입니다 2010.01.12 708
237 기묘한 이야기 악마성루갈백작 2008.06.19 701
236 A Tale That Wasn't Right [2] LiTaNia 2007.09.03 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