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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Bloody Roar 블러디 로어

2006.01.29 23:10

Zerad 조회 수:16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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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썅, 누구야! 나간다니까!”
짜증나서 버럭 소리지르며 벌컥 문을 열었다. 뒤쪽으로 뭔가가 걸리는 느낌과 함께 왠 비명소리가 들렸다.
“커헛!”
짜증난 얼굴로 밖을 내다봤다.
“응?”
그레드와 이안, 제시아, 파이언이 서 있었다. 아니, 그레드는 서 있지 않았다. 뒤로 벌렁 나자빠져서는 계단을 굴러내려가는 중이었다.
“들어와라. 그리고 초인종 누른건 그레드 네놈이지?”
“끄흐으. 재밌길래 그런건데.”
그레드를 일으켜 세워 주고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데나 앉아라. 의자는 별로 없다.”
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지들 맘대로 의자를 뺏느니 어쩌느니 하면서 옥신각신 하고 있었다. 나는 바닥에 주저 앉았다.
“여긴 어떻게 알고 온거냐?”
“헤헤.”
제시아가 멋쩍게 웃었다.
“우리 죽이겠답시고 서류들고 온녀석을 잡아 족쳤지.”
파이언이 이것저것 신기하다는 듯 만지작거리다가 중얼거렸다.
“아니야! 뭘 족쳐, 그냥 물어 본거라니까!”
제시아가 발끈해서는 소리쳤다.
“그만해. 그나저나 마스터. 도대체 어떻게 되어가는 겁니까?”
언제나 예의하나는 이안을 따를 녀석이 없지.
“대충 예상하는건데, 알렌이 꾸민 일인 것 같아.”
“그거야 우리도 알죠. 그녀석이 우릴 죽이려고 꾸민 일 아닙니까?”
그레드가 의자의 등받이에 턱을 괴고는 중얼 거렸다.
“그 반대야. 우릴 내보내 놓고 때가 되면 불러서 지금대의 로드를 물러나게 할 생각인 것 같아.”
“그게 무슨 소립니까?”
“흠. 과연. 예전부터 여러 가지로 사람 놀라게 했던 녀석이니까.”
이안은 이제야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쳇, 뭐 나야 생각없이 칼만 휘두르면 되는거니까.”
그레드는 ‘으하하하하하!’하고 웃더니 온 집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로드! 뭐 먹을거 없습니까?”
“닥쳐, 집에 술밖에 없어.”
“술 줘요, 술! 나 술 잘먹는거 알면서!”
“대낮부터 무슨 술이냐, 멍청아.”
“쳇, 쩨쩨하게.”
입을 삐죽 내밀고는 다시 의자에 앉은 그레드는 잔뜩 불쌍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 참. 야, 이거 받아가라.”
파이언의 부름에 나는 그녀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가 내게 던진 것은 매우 낯익은 물건이었다. 내 수족과도 같은 검. ‘시안’ 이었다.
“어, 이거 어떻게 꺼내 온거냐? 우리 집에 있었을 텐데?”
“이거 꺼내 오느라 힘들었다. 덕분에 신족녀석들 여럿 베긴 했다만.”
파이언이 살벌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쯤에서 이 녀석들을 소개해 주겠다.
우선 이안. 블러디 팩 중에서 알렌 다음으로 머리가 좋은 녀석이다. 아니, 어쩌면 가장 ‘보통’뱀파이어 같다고 봐야 할 녀석이다. 뭐, 물론 검술이라면 보통이 아니다만.
그리고 그레드. 아마 이 녀석들 중에서 가장 생각이 없을 것이다. (파이언의 말을 빌리자면)근육만 너무 키워서 뇌까지 근육이 되어 버린 녀석이다.
제시아. 뭔가 항상 맹하고 쓸데 없이 착해서 항상 혼자 끙끙거리는 녀석이다. 가끔은 옆에서 쳐다보는게 다 답답할 정도로.
마지막으로 파이언. 꽤나 예쁘게 생긴 여자 주제에 그레드보다 싸움을 좋아하는 녀석이다. 제시아야 워낙에 격식 같은건 모르는 어린애 같은 녀석이니까 그렇다 치고, 나한테 반말과 함께 욕을 섞어 말하는 유일한 녀석이다.
“뭘 그렇게 혼자 중얼 거리십니까?”
“음? 아니다. 그레드, 뭐 먹고 싶냐?”
“예에!”
그냥 지나가듯 물어본 것 뿐인데 기다렸다는 듯이 벌떡 일어나며 외치는 그레드.
“하아. 다들 나와라. 밥사주마.”
“우오오오오!”
그레드가 잔뜩 흥분해서는 외치다가는 파이언한테 한대 맞고 말았다.
나는 녀석들을 뒤에 달고 케이의 가게로 향했다. 골목을 지날 때 그레드의 불평 소리가 들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어헉, 뭐냐! 왠 손님들을 그렇게 달고 들어 온거야?”
“옛날 친구들이야.”
변명을 하긴 했다만, 과연 이안이 반말을 써줄지 걱정이다. 거기다 생각없는 그레드가 또 ‘로드’라고 부르지나 않을지.
“다, 단체로 외상이라도 하려고 온거냐?”
“다 갚았잖아!”
“으히히히, 농담이야 농담. 뭐 줄까? 친구들 데리고 왔으니까 특별히 맛있게 해줄게.”
“뭐가 맛있냐?”
그레드 녀석은 처음보는 케이에게 반말까지 하면서 물었다.
케이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그야 물론...!”
“그냥 감자스프나 먹자.”
내가 케이의 말을 끊어버리자 잔뜩 실망한 그레드가 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로, 아니 제라드...?”
왼쪽 눈에 길게 검상이 있는데 그런 눈을 잔뜩이나 크게 뜨고는 불쌍하게 나를 바라보는 그 눈길에 절로 한숨이 나왔다.
“하아, 알았어 알았어. 케이, 니가 잘하는거 맛있게 하나 해줘. 돈은 이번 의뢰 마치면 줄게.”
케이는 돈 얘기가 나오자 마자 눈을 밝히더니 주방으로 들어갔다.
“근데, 키아는 어디 갔냐?”
“학교 갔지.”
아 참.
“뭘 수업도 안들으면서 학교는 간다고 그러냐.”
“자기도 가기 싫은데 출석수 때문에 간단다. 출석수 부족하면 졸업도 안시켜 준대.”
“정신 나갔군.”
케이는 다시 요리에 몰두하고 나는 탁자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의뢰’라는건 뭡니까?”
이안이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나 요즘 해결사 일 하고 있거든. 그건 그렇고 존댓말 쓰지 마.”
나 역시 목소리를 낮춰 케이가 듣지 못하도록 말했다.
잠시 후에야 케이가 갖고 나온 커다란 그릇에 담긴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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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이 얼마만에 맡아보는 창도의 향기란 말입니까.
집안 사정이 달나라로 가 버려서 이런 명절날에도 집안에 처박혀 있습죠.
덕분에 세뱃돈... 큭!
이 뒤로 A4용지 7장 분 정도가 남아 있습니다만, 세 번에 나눠서 올리겠습니다.
어디서 잘못된 건지 뭔가 틀어져 버려서
쓸 맛이 안나 버렸습니다.
결국 여기까지 오기야 왔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