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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MOON(門)

2006.08.10 15:24

단풍익 조회 수:11

extra_vars1 잠자는 폐인 방의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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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욱! 스윽! 쾅!

지금까지 어떻게 휘둘러질지 미리 알고 있었기에 휘둘러지기 한 박자 전에 죽을힘을 다해 낫을 피해 내고 있었다.

그 커다란 낫을 지치지도 않고 휘두르고 있는 여자는 고작 인간인 내가 이정도 까지 자신의 낫을 피해낼 줄 몰랐었는지 꽤나 놀라워하고 있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것 뿐...

콰과과광!!

인정사정없이 휘둘러지는 낫.

낫이 떨어진 땅에는 커다란 폭발이 일어나 지금까지 간신히 공격을 피해왔던 나를 멀리 날려 버렸다.

“크윽...”

예상은 했지만 어쩔 수 없었던 공격.

고작 인간일 뿐인 나로서 저 여자의 스피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

지금까지 어떻게든 피해 왔지만...

여자의 얼굴을 보니 진심이다.

더 이상 나를 얕보지 않겠다는 듯 진지한 얼굴로 이쪽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나를 해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여자가 자세를 바로 잡기 시작한다.

저 자세.

나를 죽음으로 몰고 갔던 꿈속의 그것과 비슷했다.

저 자세, 이 주위에 모든 것들이 가라앉는 듯한 분위기.

5초.

5초 뒤에 나는 확실히 죽는다.

음속을 뛰어 넘은 초음속의 공격에 의해 내 몸은 내가 서 있는 이 공간과 함께 이곳저곳 잘려 나가 완전 걸레가 되어버린다.

그야 말로 인간인 나로서는 도저히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공격.

하지만....

“뻔히 알고 있는데 쉽게 죽어줄까 보냐!”

뛰어든다.

그대로 여자를 향해.

여자는 갑작스러운 나의 행동에 당황했는지 눈을 크게 뜨고서 낫을 바로 잡았지만.

덥썩.

그대로 여자의 몸에 달라붙어 꽉 안아버린 나.

저 커다란 낫으로는 이렇게 달라붙어 있는 나를 어떻게 해 볼 수 없다.

“인간. 어디서 잔재주를!”

여자는 나를 떨어트리기 위해 낫을 땅에 떨어트리고서는 내 양 팔을 잡아 쥔다.

“크윽!”

엄청난 악력.

뼈가 으스러질 것 만 같다. 하지만... 여기서 놓아버리면 난...

죽는다.

확실하게 죽어버린다.

“못 놔! 죽어도 못 놔!”
“인간....”

엄청난 힘이다.

난 깍지까지 껴가며 이 괴물 여자의 갈비뼈를 부러트릴 기세로 팔에 힘을 넣고서 팔을 점점 조이기 시작했다.

“.......”

하지만 여자는 전혀 고통스럽지 않은 듯 자신에게 딱 달라붙은 내가 짜증난다는 듯 노려 볼 뿐이었다.

“귀찮은 인간. 이렇게 된 이상 당신의 피를 모조리 빨아버리겠습니다.”
“뭐?”

여자는 자신에게 딱 달라붙어 있는 내 목을 향해 이빨을 가져다 대었다.

“우, 웃기지 마!”

헌혈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이 몸에게서 피를 뽑아 가겠다니!

나는 어떻게든 여자를 막아 보기 위해 얼굴을 들이대면서 저항했다.

여자도 이리저리 흔들어 되는 내 얼굴 때문에 목을 물기 힘들었는지 인상을 찌푸렸다.

“괜히 힘 빼지 마시고 얌전히 물려주세요!”
“내가 돌았냐? 얌전히 물려주게!”

이리저리 정신없이 고개를 흔들어 된다.

여자도 이런 날 보고 질렸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헥헥... 어떠냐! 못 물겠지?”
“그렇군요. 하지만 당신은 지쳐가고 있습니다. 어차피 물리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확실히 너무 오버해서 목을 돌렸더니 힘들어 죽겠다.

그것도 키가 나보다 큰 여자를 꽉 껴안고 있는 상태니....

“하아... 죽것다.”
“네. 곧 있으면 저에게 죽을 테지요.”

그런 뜻이 아니야!!

점점 머리가 무거워진다.

젠장~ 이대로 죽는 건가아아아~

방과 후 집에 돌아갈 때만 해도 이런 일은 예상도 못했었는데에에에~

하아... 지쳤다.

점점 느려지던 목은 이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끝이군요. 그럼 안녕히.”

그렇게 말하며 내 목을 향해 다가오는 여자의 입.

“죽지 않아!”

절대로!

마지막 힘을 짜내며 삐걱거리는 목(하도 돌려서 우드득 우드득 소리까지 들린다.)
을 꺾어 여자의 얼굴을 가로 막는 나의 얼굴.

그리고...

쪽.

“.........”
“.........”

브라보.

키스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