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환영[幻影]

2005.10.08 07:09

앵초 조회 수:12

extra_vars1 어둡고 어두운 불빛 속에서. 
extra_vars2 <1> 
extra_vars3 106064-1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이건 아주 어릴 적 일이였다.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간 도시에서, 처음으로 말이 끌고 다니는 수레.

마차를 타 보았다.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신사들.. 자신의 원피스를 끌며 도도하게 지나가는 숙녀들..

나도 저렇게 될 거야. 혼자. 그렇게 중얼 거리며 마음껏 웃었다.

어머니의 발길이 멈춘 곳에서 내 얼굴에 떠 오른것은 탄성. 놀라움. 그리고 매혹.

마치 동화책에서 본 궁전을 생각할 정도의 웅장한 건물들이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내려 보고 있었다.

그 건물에 혼이 팔려 있는 사이에 내 손을 아플정도로 꾹 쥐고 있는 어머니를 보았다. 그리고, 믿을수 없는

영상이 내 얼굴에 스쳐갔다.

아..?

이해 할수가 없었다. 그때 까지는, 그것이 무언가를 나에게 예고 하고 있었음을 모르고 있던 것이였다.

지금 그때를 생각하면 내 자신에게 질문을 한다. 그때 왜 기뻐했냐고, 하지만 난 어린 애였어! 라는 낡은

말로 항상 변명을 해댄다.

그리고, 어느덧 시간은 흘러, 이제 여기 까지 와 버렸다.





"미스티 로시."

"...."

"로시!!"


아?

귓가에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미스티는 눈을 떴다. 여전히 그대로인 방, 아 그래. 여기서 내일 있을

마력 시험을 공부하고 있었지. 미스티는 앞에 엉망진창으로 넘어져 있는 책들을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하아. 이걸 어떻게 치우지.

하지만 그런 생각을 진행시키기도 전에 들려온건 아주 화가 난 듯한 목소리였다.


"미스티. 여기서 뭐하는거야!"

"아. 에제로이카."


에제로이카 네인 하르세. 소년의 풀 네임이다. 미스티의 부모님이 미스티를 넘겨 버리고 대신 성의 기운이

담긴 정령석을 받았던 하르세 가문 아들이다. 그건 그렇고 어째서 이 인간이 내 앞에 있는거지?

미스티의 내안에서 들려오는 궁금증ㅡ.

하지만 그 궁금증도 오래 가지 못했다. 에제로이카의 손에 들려있는 검. 붉에 물든...


"설마 '그것' 들은 아니겠지?"

"... 위험하니까 준비나 하고 있어. 내가 니 주위 보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정말. 귀찮다니까.

에제로이카가 중얼 거린 목소리, 미스티는 못들은체 했다. 어차피 근원은 자기니까. 역시나, 결계도 쳐놓지

앉은채 밤에 늦게 까지 공부한다는 것은 잘 못된 거였다. 하아. 한숨이 나왔다.

밤늦게 까지 치르셰 마법 학교에서 나오는 검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휘날리는 붉은 꽃잎.

이제는 질릴 정도였다. 붉은 꽃잎이 늘어 날때마다, 그들의 말 하나 하나가 들려왔다.

검과 그것. 마물들이 뿜어내는 마기와 상대할 때의 소리는 요란 하다. 귓가에 여러번 울린다.

이런 소리들은 도저히 듣기 싫다. 그럼에도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다행히 많은 사람들이 자고 있어 별 일은 없을 듯 싶다. 이럴때 마법은 자제 해야 한다.


"역시. 이런 건 싫다니까!"


화가 난다.

뭐가 화가 나는 걸까?


"불꽃들이여 뛰놀아라. 그들의 영을 지금 우리앞에서 보이라. 붉게 타올라라. 더욱더 분노하라..."


길고 긴 주문이 입에서 울려 나왔다. 마물과 상대하고 있던 에제로이카도 지금 미스티가 무얼 할 것인지

알아 냈는지 다급한 표정으로 하고 있던 마물을 깊숙히 찔러 버린후 미스티에게 다가 갔다.

무효화. 무효화 시켜야 한다. 이래서 '로시'가의 피는 믿을 수 없다. 젠장!!

이미 미스티의 주위엔 붉은 기운으로 가득 찼다. 막기엔 무리일 지도 모른다.

미스티도 하고 안됀다는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역시나 화가 난다. 모든것들이 화가 난다. 정말이지...


"대지를 적시고, 나를 적셔라. 모든걸 적시고, 모든걸 쓸어라. 울어라. 미소지어라."


그냥 막을수 없단것을 눈치 챈 것일까. 결국엔 푸른 기운을 검에 담기 시작 했다. 붉은 기운을 일시적으로

쫒아 내 버리기엔 좋겠지만.

.......아직도 그녀는 미쳐 있었다.

검을 들었다. 허공에서 기운이 모이는 것이 마치 바람같다. 그 바람이 갑자기 거세짐에 따라 검에 부드러

운 한 물체가 베이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소녀는 붉은 고깃덩이로 변했다. 피가 사방에 흩뿌려 졌다.

도서실이 붉어졌다. 그 붉은 피들에 마족들이 다가와 피를 햩기 시작했다. 구역질이 난다.

거센 바람이 사라졌다. 고요함 사이에서 들려오는 피를 햩는 소리들. 그리고, 두사람의 숨소리.

밤은 점점 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