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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팬픽 또 다른 키라

2007.12.04 08:29

책벌레공상가 조회 수:887 추천:4

extra_vars1 사신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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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앞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어부 3명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장 단체에 의해 억류되어 있는지 벌써 31일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무장 단체와의 협상을 추진하고 있으나 그들과 접촉할 방법을 찾지 못하여 난색을 표하고 있는 가운데 무장단체는 현재까지 특별한 요구 사항을 제시하지는 않....."


 


뚝.


TV를 껐다.


 


 


퇴근하고 돌아와서 정장을 벗어 버리고 편안한 옷으로 갈아 입어서 방안에 TV나 보고 있던 그녀는 리모컨을 손에 쥔 채 소파에서 드러누워 있었다. 그리고 따분하다는 듯이 하품을 하였다.


"왠지 지루하네."


 


서울대를 졸업하고 엘리트 코스로 취업을 하여 한창 잘나가는 인생이라는 소리를 듣는 그녀는 남 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하고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따분한 것은 견딜 수 없는 모양이였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이 마냥 지겨을 따름이였다.


 


"심심하네. 뭔가 자극적인 것 없을까? 예를들어 내 앞에 데스노트라도 나타난다던가..."


 


 


라고 말하면서 문득 바닥을 봤는데,


 


바닥에 한글로 [데쓰노트]라고 적힌 검은 공책이 떨어져 있었다.


 


 


"응?"


 


그녀는 [데쓰노트]라고 적힌 그 공책을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그 공책을 보았다.


공책 안에 데스노트의 사용법 등등이 친절하게 한글로(그러나 일부 맞춤법은 틀린) 적혀 있었다.


그녀는 조금 놀라긴 했지만 이내 코웃음을 쳤다.


"아마도 누군가가 장난삼아 만들어 놓은 거겠지."


 


 


라고 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득 방바닥을 구르는 볼펜을 집어들었다.


"한번 아무나 적어볼까?"


 


그리고는 껐던 TV를 다시 켰다. 문득 TV에서는 [괴자금 수사 청문회]같은 이상한 프로를 하고 있었는데, TV에서 국회의원으로 보이는 한 인간이 자신은 괴자금과 아무런 관련이 없노라고 목청높여 주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밑에 그 국회의원의 이름이 보였다.


 


[김돈만]


 


 


"흠, 국회의원 정도는 없어져도 뭐, 오히려 사람들이 기뻐할 지도."


 


그리고는 가벼운 생각에 데스노트에 볼펜으로 이름을 적었다.


 


[김돈만]


 


 


40초 후,


 


연설을 하던 김돈만 국회의원이 갑자기 가슴을 움켜잡으며 뒤로 쓰러졌다. 그리고는 방송이 중단되었다.


 


 


 


순간,


 


"이.....이거 진짜 데스노트다! 세상에!"


그녀는 외쳤다.


평소에 무의식 중에 손에 들어왔음 싶었던 금단의 아이템이 그녀의 손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기뻐해야 할지, 두려워해야 할지, 자신의 운명을 저주해야 할지?


 


 


그 다음 순간,


 


"노트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냥."


갈라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헉?"


 


그녀는 반사적으로 잽싸게 뒤로 돌아보았다.


그리고,


 


 



 


 


"푸우......푸하하하하하하하!!!!!"


 


"왜 웃는거냐 냥?"


 


 


그도 그럴것이, 그녀의 눈 앞에는 범생 머리에 고양이 귀, 돼지코, 왕눈, 비둘기 날개, 고양이 발톱, 아프로 엉덩이, 호랑이 털실내화, 고양이 꼬리를 한 왠지 웃기는 녀석이 허공에 떠 있는 것이였다.


 


"아니...보통 사신 하면 좀 무섭게 생기거나 비호감 처럼 생기잖아. 근데 넌 사신 치곤 좀 웃기게 생겼어....넌 사신이면서 왜 그렇게 웃기게 생긴거니?"


"남이사."


 


그러더니 그 사신은 이어서 물었다.


"근데 내가 사신인 건 어떻게 안거냥?"


"데스노트 만화책을 봤으니까. 데스노트를 손에 넣으면 사신이 눈에 보이게 되는 거잖아."


 


사신은 그녀 앞에 서서 말하였다.


"참, 소개가 늦었군. 난 케텔이라고 한다냥."


"반가워, 케텔. 난....음......그냥 말숙이라고 불러줘."


"말숙이....라고냥?"


케텔은 조금 의아하다는 듯이 말했다.


"아, 참. 넌 사신이니까 내 진짜 이름이 보이겠구나. 하지만 그냥 말숙이라고 불러줘."


"알았다냥."


 


 


"근데 케텔, 왜 하필 이 데스노트를 나한테 주게 된거지?"


"그건 말이지, 데스노트를 누구한테 줄까 물색하고 있었는데 문득 니가 혼잣말로 '데스노트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을 꺼냈었다냥. 그래서 너한테 주게 된거다냥."


"왜 데스노트를?"


"음....그건 말이지."


 


케텔은 잠깐동안 과거를 회상하는 듯 했다.


"나도 지루하고 따분했었다냥. 너 처럼."


 


그리고는 과거 회상이 이어졌다.


"정말 따분했다냥. 사신이라고 하는 일은 먹고 자고 다른 사신들과 도박하고 가끔 인간의 이름을 데스노트에 적기나 하고.....똑같은 일상의 반복이였다냥."


"그런 마음 이해해. 정말 똑같은 일상은 지긋지긋 해."


"그러던 차에 문득 스콜라가 한가지 제안을 했다냥."


"스콜라?"


"나와 같은 사신이다냥."


"흠..."


"스콜라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냥."


 


 


"이봐, 케텔. 류크라는 녀석이 말이야, 인간계에 데스노트를 떨어트려 놓고는 재미를 좀 봤잖냐."


"뭐 그렇긴 하지. 덕분에 인간계에 야가미 라이토라는 녀석이 한바탕 인간계를 흔들어 놓았다냥."


"우리도 한번 류크처럼 한바탕 일을 벌이는게 어떨까?"


"그럼....류크처럼 데스노트를 또 다시 인간계에 떨어트려 놓자는 말이다냥?"


"그래~ 류크는 일본에서 일을 벌였으니까 이번에는 그 옆 나라 한국에서 일을 벌여 보자고."


"왜 하필 한국이다냥?"


"한국은 아무래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미스테리한 나라인것 같더군."


"그래서, 너와 나 둘이 한국으로 가서 각 각 데스노트를 다른 누군가에게 주면 되는거다냥?"


"그래. 이번에는 왠지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


 



 


 


"스콜라의 제안은 마침 따분해 하던 나에게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제안이였다냥. 그래서 나는 스콜라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데스노트를 들고 한국에 오게 된거다냥."


 


"흠....그러니까..."


이야기를 듣고 있던 말숙이가 말했다.


"그렇다면 한국에는 데스노트가 두권이나 있는 셈이네? 한권은 내가 가지고 있고, 또 한권은...."


"그렇겠군. 스콜라가 다른 누군가에게 데스노트를 전해 줬다면, 키라는 너를 포함해서 두명이나 된다는 소리가 된다냥."


"그렇단 말이지....키라가 둘이라...."


 


 


말숙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는 비장한 표정으로 외쳤다.


 


"절대로 용납 못해!"


 


"뭘 말이다냥?"


"키라가 나 말고도 또 다른 키라가 있다는 사실, 난 절대로 인정 할 수 없어!"


그리고는 외쳤다.


"이 세상에 키라는 나 하나 뿐이여야만 해. 오직 나 만이 키라여야 하고, 나 만이 심판을 할 권리가 있어! 나 이외의 다른 키라는 모두 이 데스노트에 이름을 적어서 없애 버릴테야!"


그리고는 비장한 표정으로 이어서 말했다.


"난 처음에 이 데스노트를 갖기 전에는....그냥 단순히 따분하니까 데스노트라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차원에서 데스노트를 원하고 있었어."


"응?"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이건 나에게 주어진 운명이야! 운명의 신은 나에게 키라가 되라고 말하고 있어!"


그리고는 케텔을 향해서 외쳤다.


 


"스콜란지 뭔지 그 사신이 누구를 키라로 지목했는지 간에, 반드시 그 녀석을 없애 버리겠다!"


 


말숙이는 불타 오르고 있었다. 넘치는 오오라는 어느 새 방안에 가득 찼다.


케텔은 말숙이를 바라보며 혼잣말로 말했다.


 


 


"왠지 재밌어 질 것 같다냥. 역시 인간은~"


 


"~재밌는 거지? 기대나 하라고. 케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