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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MOON(門)

2006.08.07 13:56

단풍익 조회 수:20 추천:1

extra_vars1 잠자는 폐인 방의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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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평범한 학교.

평범한 일상.

평범한 7교시 수업.

“흐음....”

7교시 국어 시간.

아직 30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었다.

“........”

주위를 둘러본다.

꾸벅 꾸벅 졸고 있는 녀석들.
무표정한 얼굴로 칠판을 바라보고 있는 녀석들.
멍하니 교과서를 바라보고 있는 녀석들.
책상 위에 낙서나 하고 있는 녀석들.
평소에 친한 친구들과 소곤소곤 재주도 좋게 잡담을 나누고 있는 녀석들.

“.........”

그리고 내 내 옆에서 암살 수첩이라고 이름 붙인 괴상한 공책에 내 이름을 적어 넣고....

“어이. 너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조용히 선생님이 듣지 못할 정도의 소리로 녀석에게 말을 건넨다.

“보면 몰라. 아까 쉬는 시간에 네 녀석의 행동을 적는 것뿐이야.”
“하아?”

아까 쉬는 시간이라면... 6교시 수학 시간이 끝나고...

“전혀 짐작 가는 일은 없는데...”
“...... 네 녀석이 내 지우개를 두 동강 내었잖아.”
“겨우 그런 것 가지고?”
“응. 겨우 그런 것 가지고.”

무서운 여자다....

내가 일부러 지우개의 복부를 갈라 버린 것도 아니고... 조금 힘을 줘서 책상 위에 낙서한 것 좀 지우다 그렇게 되어버린 것을 가지고... 암살 수첩에 내 이름을....

“영광으로 생각해. 이걸로 네가 나의 암살 노트에 있는 암살 순위 베스트 10에서 3위로 등극했어.”
“.... 하아? 3위.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3위씩이나....”

2학년 3반의 독서 부장인 이수련.

통칭 꼬리 두개 달린 마녀(항상 트윈 테일이니까.) 불리는 이 여자는 수업시간에 수업은 듣지 않고 이런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흐음... 오늘 아침에는 기지개를 피는 척하면서 내 턱을 주먹으로 가격했었고... 어제 점심시간에는 매점으로 전력 질주하다 나를 몸통 박치기로 날려 버렸고오오... 그리고오오오.....”

어째서 하나 같이 내 기억에는 찾아 볼 수 없는 일들뿐이었다.

“전혀 기억에 없는 일들인데 그거...”
“넌 너 자신의 기억력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음... 확실히...”

확실히 내 기억력은 그다지 좋지 않은.... 편 일까나?
아니아니 기억력하고는 관계 없어 그다지 사소한 일까지 일일이 기억하는게 귀찮을 뿐.

그나저나...

“으음... 여자들은 알 수 없는 존재로군. 그런 아무렇지도 않은 일을 그렇게 꼼꼼히 적어 놓다니.... 아니아니... 내가 알고 있는 이상 암살 수첩이라는 괴상한 공책을 가지고 있는 여자는 오직 너뿐이야.”
“칭찬 고마워.”
“칭찬으로 들린 거냐?”
“........”

.... 암살 수첩에 또 내 이름을 적는다.

무섭구만... 정말 이 여자는 야심한 밤에 우리 집에 몰래 잠입해 암살을 위해 10년 넘게 갈아온 식칼로 털끝만한 망설임 하나 없이 내리칠 것만 같단 말이야.

설마....

“어이... 너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집에서 식칼 같은 거 갈고 있는 거 아니야?”
“응? 무슨 헛소리?”
“아니 아무것도.”

“.............”
“.............”

왠지 더 이상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다.

여기서 대화가 끊기면 심심한데....

흐음... 그리고 보니...

“내가 3위면... 1위랑 2위는 누구야?”

3위가 나라는 것을 알게 된 이상 2위와 1위를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2위 없고 공동 1위로..,.교육부 장관하고 바보.”
“..... 에... 첫 번째 것은 공감이 가긴 한데... 바보는 또 누구?”
“...........”

어쩐지 수련이의 얼굴이 험악하게 변해 간다.

“아니... 생각이 바뀌었어. 교육부 장관을 2위로 하고 놈을 1위로....”

왠지 말 걸기가 무서워 졌다.

그나저나... 3위라니.

나....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들에게 미움 받고 사는 걸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