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_vars1 | 프롤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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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에 걸치고 있는 옷가지가 아무리 얇고 짧아도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끈적대는 여름. 밤인데도 불구하고 지겨울 정도의 더위에 지친 나는 결국 아파트 옥상으로 갔다. 상층의 기류는 좀 더 차가울 거란 예상은 단번에 빗나갔지만, 살을 잡아당기는 장판 바닥에 몸을 누이고 있는 것 보다는 살만했다.
성화에 못 이겨 좀 전 까지만 해도 책상머리에 앉아있느라 굳어버린 몸을 풀기위해 스트레칭을 했다. 어깨며 목 관절 부위가 덜그럭대는 소리를 내자, 괜스레 슬퍼졌다. 고3이라는 현 위치가 스스로를 비참한 기분에 빠지게 만든다. 결국 나는 허공에 대고 한숨을 내 쉬고는 기분전환을 위해 옥상 난간으로 다가갔다. 15층짜리 건물이라 그런지 아래쪽 사람들이 조그맣게 보이는 것이 재밌었다. 다들 더위 탓인지 툇마루나 돗자리에 앉아 부채질을 하고 있는 모습이 한결같아서 왠지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혼자 실실거리고 있는데 문득 목덜미에 한기 섞인 목소리가 전해졌다.
"죽을 거야?"
나는 순간 놀라서 뒤로 돌아보았다. 그러자 거기에는 뻗친 단발머리에 검은 테 안경이 인상적인 내 또래쯤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나를 멍한 시선으로 응시하며 서 있는 게 보였다.
어쩐지 스치듯 전해지는 한기에 머리칼이 쭈뼛거렸다. 머릿속에는 그 아이의 존재에 대해서 재빠르게 추리와 계산을 해나가고 있었지만, 남들이 봤을 때의 나는 그저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였을까, 그 아이는 같은 질문을 던져왔다.
"죽을 거냐고?"
두 번째로 같은 질문을 받자, 나는 조금 짜증스러웠다. 아니, 그 전에 내가 그 애에게 설령 '죽을 것이라 해도' 대답을 할 의무는 없었다. 질문 자체도 맘에 들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무시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 애는 여전히 그 자리에 꼿꼿이 서서 약간 공허한 느낌으로 말했다.
"...죽을 거 아니면, 아랠 보지 마. 보다보면 떨어지고 싶을 테니까."
그 말을 들은 순간 묘한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로 죽을 맘은 없지만, 왠지 저 아래의 한계선을 보고 있노라니 바닥에 닿고 싶은 충동이 인다. 그런 생각을 하며 무심코 다시 아래를 내려다보던 중, 문득 내 오른팔에 한기와 함께 보드라운 감촉이 느껴졌다. 팔을 내려다보니, 핏기 없어 보이는 손이 나를 붙들고 있었다. 그 애였다.
"왜?"
나는 처음으로 입을 떼었지만, 오히려 이번에는 그 애가 입을 다물었다. 가까이서 보니 안경너머로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그 애의 눈이 보였다. 꽤나 예쁘고 커다란 눈이어서 순간 안경으로 가리고 있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애는 내 질문에 대답은 않고, 그 예쁜 눈으로 약간 걱정스러운 듯 한참동안 날 빤히 바라보다가 잠시, 아주 잠시, 스치듯 난간을 힐끔 보더니 내 팔에 한기만 남기고 사라졌다.
"...뭐야?"
남겨진 한기와 날 보던 눈동자를 떠올리니 뭔가 섬뜩해져왔다. 물론 그 애는 걸어서 옥상을 내려갔지만, 나는 내내 그 애가 혹여 성적을 비관해 옥상에서 자살한 수험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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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이긴 하지만 너무 짧은 것 같군요. ㄱ-
상황 봐서 더 올리던지 다음 편을 길게 하던지 조절하겠습니다. < 고로 테클 사절...
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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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독수리
2007.07.06 05:49
수준 높은글 잘봤습니다.|+rp2+|14773|+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7.06 05:51
헉; 빠..빠르시네요; ㄷㄷㄷ 감사합니다. TㅅT |+rp+|14773|+rp2+|14774|+rp3+|fiction_yeonjea -
Mr. J
2007.07.06 06:06
ㅋㅋ... 그러고보니 소엽님은 원래 문학동 출신이셨죠.|+rp2+|14775|+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7.06 06:09
;ㅁ;)아... 양심에 가책이... 그래요;; 전 박쥐라구요, 뭐...<누가 뭐랬나;; |+rp+|14775|+rp2+|14776|+rp3+|fiction_yeonjea -
에테넬
2007.07.06 06:50
후후후, 다음 이야기는 겨울 이야기인가요?(응????)
저는 요새 묘사와 서사보다는 대화에 치중하고 있습죠. -0-;; 그래서 요런 식의 글을 보면 과거의 제 스타일이 생각난다는.... 어느게 좋은지는 각자의 판단 여하에.... -0-;|+rp2+|14777|+rp3+|fiction_yeonjea -
갈가마스터
2007.07.06 08:16
어쩐지! =ㅅ=; |+rp+|14775|+rp2+|14780|+rp3+|fiction_yeonjea -
갈가마스터
2007.07.06 08:17
오오, 이건 설마 여름에 맞게 괴담을... (후다닥)|+rp2+|14781|+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7.06 09:05
ㄱ- 어머 들켜버렸네~ 오호호호호~ <라니;;
서사와 대사... 적절히 섞어 찌개를 만들어야 좋겠죠; 제 경우는 평소에 말보단 머릿속 대사가 많아서 요렇게 써지는 것 같습니다. =ㅂ=);;; |+rp+|14777|+rp2+|14782|+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7.06 09:06
...써볼까 했습니다만, 아니랍니다.. ㅎㅎㅎ |+rp+|14781|+rp2+|14783|+rp3+|fiction_yeonjea -
타루마
2007.07.06 09:14
소엽님 글쓰시는 분이셨구나..버엉...(몰랐음)
재미있네요- 요즘 글을 하도 안읽었더니 무뎌져서ㅋ;|+rp2+|14784|+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7.06 09:39
초창에 몇 번 올리고 줄창 농땡이 부려서 그래요..ㅎㅎㅎㅎ< 나는야, 농땡이의 대가~
재밌다니 기쁩니다...ㅠㅠㅠㅠ |+rp+|14784|+rp2+|14785|+rp3+|fiction_yeonjea -
수령
2007.07.06 12:17
우와.. 너무 재밌어요...! 막 다음편이 기대되요~!!
창도에서 문학실에 글 처음 읽어보는.. 거의 그림존에서만 활동해서..
종종 들러서 봐야겠네요.. 글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정말 잘 쓴 글 같아요..^^|+rp2+|14786|+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7.06 20:16
;ㅇ;)오오..이런 극찬을... 감개무량입니다...ㅠㅠㅠㅠ
본 내용도 재밌다는 말을 듣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ㅠㅠㅠㅠ |+rp+|14786|+rp2+|14787|+rp3+|fiction_yeonjea -
에테넬
2007.07.06 21:18
그런데 그거 아세요.... --; 메인에 링크 걸린 화면에 무려 프린세스메이커가 거렸다는 사실.... --;; 역시 랜덤이야... |+rp+|14777|+rp2+|14788|+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7.07 02:50
실은 아무 말 없었으면 안 본 걸로 하려했습니다...ㄱ- ㅎㅎㅎㅎ |+rp+|14777|+rp2+|14796|+rp3+|fiction_yeonjea -
러크
2007.07.07 03:24
우 우 우 우 우와!! 프롤로그부터 기대가 ㅠㅠ 오오 술술 읽힙니다 ㅠㅠ |+rp2+|14797|+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7.07 06:30
ㅠㅠㅠㅠ 감사해요... |+rp+|14797|+rp2+|14798|+rp3+|fiction_yeonjea -
금요일
2007.07.07 07:16
이.......이거 정말 위의 분 말대로 술술 읽히는게
기대가 되는군요
(p.s:말하기도 뭐하지만 여름이야기라면 제가 제작중인 게임중
에 하나인데 역시 제목을 바꿔야 할까요;;(물론 그 게임은
장르가 호러/미스터리 지만요)|+rp2+|14799|+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7.07 19:36
;ㅇ;)가..감사합니다...
p.s건은- 상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ㅂ<);; 장르도 다른 것 같구요 ㅎㅎ |+rp+|14799|+rp2+|14803|+rp3+|fiction_yeonjea -
선공광체
2007.07.08 21:30
뭐야 오랜만에 와서 문학게시판을 봤더니 이런 글도 오는군.|+rp2+|14806|+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7.08 22:04
//_// 부끄럽군요;;|+rp2+|14807|+rp3+|fiction_yeonjea -
핑크팬더
2007.07.08 22:44
대단하군요.
필체가 뭐랄까..
정말로 맘에 들어요, 조용한 분위기를 풍기고 말이죠.
역시 소엽님도 대단한 인재이심이 틀림없어요.
추천은 매너로^^;;|+rp2+|14811|+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7.08 22:47
부..부끄럽습니다 //ㅅ// 두근두근;;
뭐랄까;; 이렇게 댓글이랑 추천 달린걸 보니 제가 쓴게 맞는지 의심스럽습니다;; ㄷㄷㄷㄷ |+rp+|14811|+rp2+|14812|+rp3+|fiction_yeonjea -
핑크팬더
2007.07.08 22:49
우훗~!
소엽님은 부끄럼쟁이~~~
[........자폭] |+rp+|14811|+rp2+|14814|+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7.08 22:54
꺅;; @◇@);;; |+rp+|14811|+rp2+|14815|+rp3+|fiction_yeonjea -
사람님
2007.07.23 11:54
하앍...4편 쓰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프롤로그부터 천천히 걸어보렵니다|+rp2+|15012|+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7.23 11:59
u///u 엄흐나~ 감사합니다~ ♡ |+rp+|15012|+rp2+|15014|+rp3+|fiction_yeonjea -
코드
2007.08.01 14:59
흐음 괜찮네요. 후편도 읽고 쓰는 댓글이라면 지금 맛이 떨어질것 같아서 프롤로그만 읽고 써봅니다 ^^|+rp2+|15299|+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8.01 20:15
'ㅅ')! 옷! 감사합니다~ |+rp+|15299|+rp2+|15310|+rp3+|fiction_yeonjea -
파가니니
2007.08.28 05:49
열정적이셔라 잘 읽었습니다|+rp2+|15658|+rp3+|fiction_yeonjea -
소엽
2007.08.28 06:45
띠용띠용 'ㅅ');; 감사합니다~~ |+rp+|15658|+rp2+|15661|+rp3+|fiction_yeonj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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