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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공포 도망

2005.05.18 04:07

다르칸 조회 수:225 추천:1

extra_vars1 꿈에서의 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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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1년 전, 그 날 이후로 우리는 언제나 같은 꿈을 꾸게 되었다. 올림픽대교 한 가운데에 홀로 서 있으면, 영빈이나 웃으며 나타나 내 목을 조르고 다리 밑으로 떨어뜨려 버리고 떨어지다 보면 어느 새에 다시 올림픽대교 위에 서 있었다. 그러다가 깨어나 보면, 아직 동도 트지 않은 새까만 밤, 20년 동안 제대로 잠도 자질 못 했다면, 미치는 것은 당연했다.

“아악!”

오늘도 역시나, 짜증이 나 주변에 보이는 아무거나 집어 던져버렸다. 어차피 돈이야 넘치고 명예, 권력 있을 건 다 있기 때문에 물질적으로 이 나라에서 나를 구속할 수 있는 건 없다. 꽤나 값비싼 도자기가 깨진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적어도 악몽이 내 마음을 짓눌렀던 방금에 비해서는 약간 낫지 싶어 다시 잠을 청하려고 했다.
삐비비비. 순간 심장에 무리가 와버려서 서랍 어딘가에 넣어두었던 약을 급하게 찾았다. 아니, 그보다 먼저 전화를 찾아 들었다.

“여, 여보세요?”

건너편으로 들려 온 목소리는 20년 넘게 서로를 알고 의지해 온 일형의 것이었고 금세 두려움은 안도감으로 바뀌었다.

“그래, 무슨 일이야?”

전화의 뒤편에서 전해지는 것은 절망과 가까운 것이었다. ‘명환이가 죽었대.’ 가장 마음이 여린 녀석이었다. 덕분에 10년 전부터 정신질환을 앓아 산지에서 요양을 하고 있었다던데.
다음 날, 명환이의 장례식이 있을 식장을 찾아갔을 때에 오랜만에 일형을 보게 되었다. 말끔한 정장으로 나타난 그 역시 나와 다를 바 없는 퀭한 눈으로 나를 향해 손을 저었다.

“오랜만이구나, 종민아.”

“아, 그래.”

별 다른 말을 꺼낼 수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묵묵히 얼마 전에도 보았던 명환이의 영정사진 앞으로 걸어갔다. 그의 모습은 이제 서서히 문제가 사라지고 치료되고 있어 한 없이 맑아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제길.”

문득 일형이가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러나 나 역시 그것에 동조하고 있다. 영빈이라는 녀석만 없었더라면, 그러면 모두가 행복했을 텐데. 식이 끝나갈 즈음 일형이 나에게 손으로 컵 모양을 만들어 마시는 동작을 취해보였다. 술이라도 한 잔 마시고 싶은 모양이다. 그렇게 해서 찾은 카페는 꾀나 수수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중세 유럽풍 나무장식들과 간간히 보이는 철 방패를 걸어놓고 칸막이로 테이블을 나누어 조용히 떠들어댈 수 있게 배려해 놓은 곳이었다. 그 중 가장 구석 창가에 자리를 잡자, 곧 웨이터가 나타나 갖가지 맥주를 권했지만, 조용히 마시고 싶은 터라 싸지 않은 와인을 한 병 주문했다.

“종민아, 많이 핼쑥해졌다.”

“그래, 잠을 못 자니까 그렇지.”

이미 서로가 너무도 잘 아는 고통이기 때문에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곧 나온 와인을 잔이 담고 그 맛을 음미할 뿐이었다.

“오늘 같은 날에 잔다면, 정말 끔찍한 악몽을 꾸게 될 것 같아.”

“나 역시 그래. 오늘 만큼은 자고 싶지 않아.”

또르륵, 비워진 잔에 다시 술을 담았다. 붉은 빛 레드 와인은 어두움에 묻혀 피로 보이는 순간, 이성의 끈을 놓쳐버렸다.

“빌어먹을 자식!!”

쨍그랑, 손이 저절로 움직이고 순간적으로 사고가 정지해버려서 조용한 카페 가운데로 잔을 집어던졌다. 섬뜩하고 기분 나쁜 핏빛 때문이었을까, 지금 내 정신상태는 내가 보더라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히스테릭했다.


“이, 이런! 종민아!”

곧 일형이 사장으로 보이는 이에게 다가가 머라고 몇 마디를 하자, 다시 그는 지배인에게 지배인은 웨이터에게 이윽고 웨이터들이 각 테이블로 다가가 사소한 일이라는 듯이 설명을 하자, 다시금 카페는 적막을 찾아냈다.

“휴..정말, 갑자기 왜 그런 거냐?”

놀란 듯한 그의 모습에 괜시리 웃겨 웃음을 지었다. 그 무뚝뚝한 얼굴에서 저런 당황함을 보이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한 20년 즈음 되었을까?

“무서웠어. 피처럼 보였거든 와인이...”

아무런 숨김없이 말해주었다. 그리고 얼굴을 들어 친구의 눈을 보았다.

“웨이터! 이 모젤란트 아우스레제있나?”

“예”

모젤란트 아우스레제, 화이트와인보다는 레드와인을 즐기는 일형이 유일하게 알고 있는 와인이다. 나야 꽤 비싼 거라면 골드리프라던가 하는 것도 알고는 있지만, 왠지 간섭하고 싶지 않아 가만히 보고 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약간 노란빛을 띄는 병에 담겨진 와인이 놓여졌다. 또르륵, 이번에는 전혀 피라고 생각할 수 없는 색이 잔에 담겨졌다.

“종민아, 무서운거야?”

“그래, 미치도록 무서워. 영빈이 자식이 꿈에 계속해서 나타나.”

서로 잘 알고 있었다. 이젠 둘이었지만, 셋이었을 때에 우리들이 꾸는 꿈은 똑같았다는 것을 그것이 얼추 끼워 맞추었던지 아니던 지는 상관없었다. 이미 한 명이 죽어버렸기 때문에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 지 보다는 어떻게 하면 두려움이 가실 수 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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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만 써놨음.



참, 조잡하네요 'ㅁ'

투덜투덜투덜...

에잇 귀찮아...정말,


초가집이 한 순간에 아파트처럼 되어버린 기분..

승강기타기도 두려운 기분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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