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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수필 종이

2005.05.18 04:05

간들바람 조회 수:155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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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에게 종이가 한장 있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면은 오직 바
깥면 뿐이다. 그리고 당신 역시 오직 안쪽면만을 볼 수 있다.

  바깥면은 낙서로 가득하고 면이 거칠다. 안쪽면은 매끈하고 깨끗하다. 당
신은 당신의 종이가 깨끗하다고 믿겠지만, 타인은 지저분하고 거친 종이라
고 생각할 것이다. 서로 이 종이를 이해하게 하기 위해 말로 설명하기도 하
지만, 결국 모든것을 온전히 전하기는 어렵다. 자신이 보고있는 면의 모습
때문에 편견이 생겨 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지도 모
른다.

  누구나 자기자신이 느끼는 자신의 모습과 타인이 느끼는 자신의 모습이
다를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그로 인해 서로가 상처받고 헤어지기도 한다는
것. 안쪽면과 바깥쪽면을 모두 합쳐야 비로소 종이 한장이 되는 것이지만,
나는 오늘도 안쪽면만을 보려한다. 그리고 타인들 또한 내가 느낀 그대로
나를 느껴주기를 바란다. 내가 느끼는 나 자신은 타인이 느끼는 그것과 얼
마나 차이가 날지 의문스럽다. 타인의 말에 귀 귀울이고 그렇게 자신이 보
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살 수 있게 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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