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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수필 제주도를 다녀와서

2005.05.20 09:45

수경선생 조회 수: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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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제주도


아침 5시 30분, 평소 같았으면 잠에 취해 눈조차도 뜰 수 없을 시간이다. 하지만 5월 11일엔 아주 가뿐하게 일어날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날은 3박 4일 제주도로 떠나는 수학여행의 그 첫째날이었기 때문이다. 재빨리 아침을 먹고 준비물을 챙기고 부모님께 인사를 드린 후 6시 30분에 학교로 갔다. 학교에 모인 친구들도 여기 나처럼 무척 들뜬 듯해 보였다. 전부 교복을 입기로 되어있었지만 게중에는 수학여행이라고 조금 멋을 부린 아이들도 있었다. 몇분 후 학생들이 전부 모이자 간단한 인원 체크 후에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버스로 녹동까지 가는데에는 두시간 정도가 걸렸다. 그 시간동안 부족한 잠을 보충했을 법도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너무 급했기 때문이다. 너무나 들떠있어 화장실을 미리 다녀오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 정신을 놓으면 안될 것 같았다. 설상가상으로 버스는 휴게실 하나 지나지 않았다.
그렇게 고통의 두시간을 보낸 후 녹동에 도착하여 배에 탑승했다. 배에 오르자마자 제일 먼저 찾은 곳은 물론 화장실이었다.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던 듯 , 화장실은 사람을 가득찼다. 그 틈에서 겨우겨우 문제를 해결한 후. 나는 비로서 배를 둘러볼 수 있었다. 배에는 우리학교 뿐만아니라 다른 학교학생들도 있었다. 배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람구경도하고 바다구경도하다가 제주도까지 가는데 3시간 30분이 걸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객실에서 쉬기로 하였다.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하거나 카드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과자를 꺼내먹었는데 친구들이 모여들더니 좀 양이 많던 과자였음에도 과자는 금새 바닥을 보였다. 역시 정말 무서운 녀석들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드디어 제주도에 도착하였다. 좀 우스운 이야기지만 나는 제주도에도 아파트가 있다는 사실을 배에 내리고나서야 알았다. 딱히 없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상상이 깨지는 기분이었다. 제주도가 우리사는 것과 많이 다르지는 않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나는 곧바로 버스에 올랐다. 처음 목적지는 바로 제주민족자연사박물관이었다. 그 곳은 제주도의 동, 식물과 제주도 사람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곳이었다. 그 곳을 한번 둘러보고나니 ‘아 제주도란 이런 곳이구나.’라면서 어느정도 제주도에 대해 알 수있었다. 1시간 정도의 관람 후 우리는 다시 버스에 올랐다. 다음 목적지는 한라수목원이었는데 그 전에 우리는 도깨비도로를 지났다. 정말 신기한 도로였다. 분명 보기에는 오르막길인데 버스가 시동을 끄고 가는데도 점점 굴러가는 것이었다. 착시현상이라고는 하지만 정말 기분이 이상했다. 내려서 확인했다면 정말 좋았겠지만 사정상 우리는 버스에서 내려서 그 곳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다. 버스기사아저씨의 말씀으로는 광주에도 이런 도로가 하나 생겼다고한다. 기회가 난다면 한번 그 곳을 찾아보고 싶다.
몇십미터 정도의 도깨비도로를 지난 후 버스는 시동을 켜고 한라수목원으로 향했다. 이 한라수목원은 산책로가 아주 잘 되어있어서 제주도민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한다. 여기저기를 둘러보니 뭍에서는 보기힘든 나무들이 아주 많았다. 게중에는 열대우림에서나 볼 수 있을 것같은 나무들도 있었다. 여기에는 먼나무도 있었는데 후에 버스기사 아저씨의 말씀을 들으니 사랑의 열매는 바로 이 먼나무 열매를 본따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1시간 정도 수목원을 둘러보며 마음의 안정을 찾은 뒤, 우리는 다시 버스에 올라 그린리조트로 갔다.
우리는 그 곳에서 마상쇼를 보기로 되어있었는데, 그 전에 조랑말들을 보러갔다. 말들을 그렇게 가까이서 보는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기사 아저씨 말에 따르면 제주도말 중 경마장에서 쓰는 경주용 말을 무려 30억원이고 조금 싼 것도 10억원이라고 한다. 그 말을 들으니 왠지 그것들을 만져보기가 겁났다. 거기에 심각한 말똥냄새까지 일조하여 결국 나는 말을 만져보지 못했다. 그렇게 몇분정도 말들을 구경한 뒤에 기다리던 마상쇼를 보게 되었다. 공연의 1부는 중국공연단이 보여주는 여러 가지 곡예였고, 그 2부는 몽고공연단의 마상쇼였다.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구멍이 아주 좁은 통에 사람몸이 접혀서 들어가는가 하면 둘이서 롤러 스케이트를 타고 판 위를 돌다가 한 명이 목에 줄을 묶고 그 줄을 돌리고 다시 그 줄을 풀어서 프로펠러처럼 돌아가기도 하였다. 또 몽고공연단은 말 위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그림도 그리고, 활도 쏴서 과녁에 정확히 맞출 수 있었다. 그 사람들이 그것을 하기 위해 얼마나 연습했을까하고 생각하면 그저 감탄 밖에 나오지 않는 장면이었다.
마상쇼를 모두 관람한 후, 우리는 숙소로 향했다. 우리의 숙소는 아주 커다란 궁전같은 호텔... 의 옆에 있는 한국콘도였다. 우리는 고급호텔을 지나면서 엄청난 기대감을 가졌다. 하지만 그 곳을 버스가 무심하게 휙 지나쳐 ‘아담한’ 콘도로 들어오자 그에 따른 실망감도 기대감의 제곱이 되어 나타났다. 숙소에 딱히 불편한 점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그 호텔을 볼수록 우리가 묵는 콘도가 초라해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나는 그 궁전같은 호텔을 바라보면서 나중에 직업을 갖게되면 꼭 저런 곳에서 한번 묵겠다고 다짐을 해보았다.
수학여행 이틀째날, 또 다시 관광을 하기위해 아침을 먹은 후 버스를 타고 숙소를 떠났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신영제주영화박물관. 영화의 역사와 영화의 제작원리, 우리나라 영화 발전과정을 전시해 놓은 곳이었다. 영화가 여러 사진들을 빠르게 돌리며 보여주는 것은 잘 알고있었지만 실제로 돌려보며 보니 참 신기했다. 그리고 드라마 ‘올인’의 촬영지였다는 섭지코지를 둘러보고 열두시에 식당을 들러 제주돼지고기를 맛본 후 일출랜드 미천굴을 구경하였다. 굴 안은 마치 에어컨을 틀어놓은 듯 무척 시원했다. 미천굴은 무척 길어서 몇십분정도 걸어서야 그 끝이 보였다. 365m지점에서 길이 끊겼는데 그 안에 훨씬 긴 동굴이 있었다. 나는 그 긴 동굴을 만든 gal에 놀라워하면서 되돌아가려는데 앞에 한 비석이 내 눈길을 붙잡았다. 이 미친굴에 온 사람은 365일 동안 건강하고 행운이 찾아온다나.....  미천굴의 정기가 어쩌고 하길래 ‘피식’하고 웃어버렸지만 내심 정말로 그러기를 빌었다. 일출랜드에서 ‘미천굴의 정기’를 한껏받고 나온 나는 그 다음 천지연폭포와, 동양에서 가장 큰 절이라는 약천사를 둘러보고 주상절리를 보러갔다.
사람이 많아 주상절리를 볼 수 있는 길이 좁아서 마음편히 관람하는데 애를 좀 먹었지만, 그렇게 힘들게 해서 본 것은 아주 멋지고 진기한 것이었다. 그 곳 해안가 절벽의 돌들은 육각기둥모양을 되어있었다. 옛날 지각변동으로 그런 기이한 모양을 하게 되었다는데 오히려 그것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조각해놓은 듯해보였다. 새삼 자연의 힘을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아, 그리고 가이드북에 따르면 이 곳에서는 파도가 10m이상 솟구치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는데 그 때 갔을 때는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는게 조금 아쉬웠다.
관광지를 쭉 둘러본 후 일정에 따라 7시에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몸을 씻은 후, 카드놀이를 하거나 TV를 보면서 친구들끼리 즐겁게 놀았다. 그러는 와중에 다른 학교에서 레크레이션을 시작하였는데 창문 밖으로 아주 잘보였기 때문에 우리는 하던 것을 멈추고 구경을 하였다. 구경을 하면서 막 환호성도 지르고 사회자의 진행에 대답도 하기도 하였는데, 마치 그 학교보다 우리가 더욱 신이 난 것 같았다. 그리고 그들의 장기자랑 시간이 되었는데, 우리는 구경을 하며 그들의 노래를 따라부르기도 하였다. 그렇게 즐기는 와중에 갑자기 무대에 선 남학생이 돌발적으로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래서 구경을 하던 한 사람이  ‘으악! 옷 벗는다!!!’ 하고 소리쳤다. 그 소리에 모두 모여들었다. 그러나 곧 옷을 벗은 사람이 남학생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모두들 ‘에이씨’ 하면서 다시 자기 하던 것을 하였다. 내참... 우린 무엇을 바랐던 것일까.
그리고 셋째날 아침이 되었다. 셋째날에도 어제와 같이 6시 30분에 일어났다. 그런데 복도에서 선생님께서 메가폰을 들고다시면서 ‘상무고 학생들 아침먹으세요.’라고 하셨다. 큰일이었다. 다른 방에서는 모두 준비하고 아침을 먹으로 가는데 우리방 전체는 모두 늦잠을 자버린 것이었다. 그래서 급하게 준비하였고, 나는 결국 머리를 감지못했다. (그 전날 모자를 써서 머리가 눌려있었다.) 덕분에 나는 그 때문에 그 날 내내 모자를 쓰게 되었다.
그 날 일정의 첫 코스는 한라산을 오르는 것이었다. 평소 나는 그리 등산을 좋아하지 않은 편이었는데, 산을 오르는데 경사까지 가파르니 정말 죽을 맛이었다. 그래도 참고 갔는데 갑자기 앞사람을 놓쳐버려 몇십분을 가도 앞사람이 보이지 않자, 길을 잘못 든 것은 아닌가하고 불안하기도 했었다. 다행히도 다시 따라잡게 되었지만.... 아무튼 그렇게 1시간 30분 정도 오르니 경사가 완만해지더니 급기야는 평탄한 길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 앞에는 신기하게도 넓은 평원같은 것이 있었다. 표지판을 보니 그곳은 야생노루 서식지라고 되어있었다. 철쭉이 만발해있고, 나무들이 키가작아서 시야가 탁 트인 그 곳은 정말 멋졌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같은 곳에서 나올만한 풍경이랄까. 경치를 구경하면서 가다가 중간의 노루샘에서 목을 축인 후 몇백미터 정도 더 걸은 후에 겨우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었다. 목적지엔 윗새오름에서 쉬면서 다시 경치를 보니 건너편의 자줏빛으로 물든 산등성이가 더욱 아름다워보였다. 우리반은 그 곳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하산을 시작하였다. 산을 내려가는 것은 역시나 산을 오르는 것보다 훨씬 힘들었다. 내려가다보니 발을 자꾸 헛딛어서 다리가 풀려버렸다. 거기에다가 경사가 너무나 급해서 천천히 내려가는 것조차 무척 버거웠다. 그리하여 내려올 때에도 올라갈 대 못지않게 오랜시간이 걸리게 되었다. 피곤한 다리를 이끌고 겨우 버스에 도착하여 좌석에 앉은 나는 곧 잠이 들어버렸다. 나뿐만아니라 대부분이 점심을 먹을 식당으로 가능동안 잠에 빠졌다. 그렇게 잠을 자기는 했지만 산에서 식당으로 가는데 걸린 40분은 우리들의 피로를 풀기에는 너무 부족했다. 그래서 점심을 먹은 후에 간 곳들은 전처럼 의욕적으로 관광을 하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그렇게 피곤한 상태에서 용암동굴인 쌍용굴, 협재굴을 관광하였다. 동굴천장 쪽엔 꼭 용이 지나간 듯한 흔적이 있었고, 천장에서 떨어져나와 계속 자라는 살아있는 바위, 여인의 모습을 한 바위들을 볼 수있었다. 동굴을 모두 감상한 뒤에는 분재들도 잠시 감상할 수 있었다.
그 다음은 마지막코스인 소인국 테마파크였다. 마지막이었던만큼 친구들과 가장 재미있게 놀았던 곳으로 기억된다. 우리는 세계유명건축물 사이를 누비면서 정말 소인국에 놀러온 거인처럼 건물들 옆에서 재미있는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처음에는 3명씩 찍었는데 점점 사람이 불어 7, 8명씩 사진을 찍게되었다. 우리는 그 마지막 일정을 끝내고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그 곳에서 찍은 열 몇장의 사진들을 보면서 서로 즐거워했다.
그렇게 모든 일정이 끝났지만 아직 한가지가 남아있었다. 학생들이 모두 모여서 즐기는 레크리에이션시간... 우리는 몇가지 게임을 한 뒤에 바로 장기 자랑을 하였다. 멋진 노래들, 신나는 트로트, 너무 오래해서 야유를 받은(...) 마술쇼... 그것들이 우리들의 수학여행 마지막 밤을 멋지게 장식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우리반의 댄스팀이 CD문제로 인해 나오지 못했다는 것이랄까.
이번 수학여행으로 정말 많은 것을 보게 되었다. 제주도는 정말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한라산에서 본 그 철쭉들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가게되어서 충분히 보고 느낄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언젠가 혼자서 아니면 몇 명이서만 제주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3시간 30분동안 배를타고 가서 제주도의 멋진 곳들을 -그 넓은 한라산을- 오랜시간 동안 음미할 수 있다면 얼마나 즐거울까하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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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문 숙제로 쓰긴 했습니다만... 나름대로 열심히 썼다고 생각해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