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패러디 박속에 나온 보물 (박씨전 2003)

2005.05.24 17:16

책벌레공상가 조회 수:241 추천:3

extra_vars1 지금부터 2003년도판 박씨전 한소리 하겄다. 
extra_vars2 1321-1 
extra_vars3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놀보 저놈 거동 보소, 흥보 부자 됬단 말을 듣고 나서 가만 있을 놀보 놈이 아닐 씨고.
냅다 자리를 박차고 버선은 신는둥 마는둥 하고 사립문을 박차고 나와 와장창 넘어지고 마치 좀도둑이 건물에 물건 훔치러 왔다가 주인에게 들켜서 화들짝 놀라 꽁지 빠져라 달아나는 것처럼 잽싸게 흥보네 집 문앞으로 달려가니, 왠 흥보의 마당쇠란 녀석이 놀보 앞을 가로막더라.

"거 뉘시길래 훤한 대낮에 그리 경망스럽게 뛰어오는거요?"
"거기, 흥보란 놈 있느냐! 흥보란 천하의 사기꾼을 만나러 왔다고 전해라!"
"거, 뉘신지 모르지만 우리 주인님에게 사기꾼이라니 무슨 말을 그리하시오?"
"아, 엊그저껜가 그끄젖껜가만 해도 초가삼간에 밥 빌어 먹던 거지 중에서도 상거지 놈이 오늘 이렇게 부자가 되었으니 천하의 사기꾼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이렇게 놀보와 마당쇠가 옥신각신 하는 사이에, 흥보란 놈이 방문을 열고 나오더니 왼 대문에 옥신각신 하는 소리를 듣고 문으로 나오더라.
"무슨 일이냐 마당쇠야? 대관절 아침부터 왼 손님이 찾아왔단 말이냐?"
"주인나리, 왠 얼굴은 뒤룩뒤룩 살쪄서 도야지 같이 생겼고, 옷은 몸에 짝 달라붙었고, 손에는 3척짜리 담뱃대를 들고 있고, 키는 작달만한 왠 양반이 찾아와서는 다짜고자 주인나리님을 사기꾼이라고 부르면서 만나자고 하오."
흥보가 그 '사기꾼'을 자세히 보니, 마당쇠가 말한대로, 얼굴은 뒤룩뒤룩 살쪄서 도야지 같이 생겼고, 옷은 몸에 짝 달라붙었고, 손에는 3척짜리 담뱃대를 들고 있고, 키는 작달만한 왠 양반이 서 있었더라. 흥보가 그 양반을 보자마자 말하기를,
"아이고 형님! 여긴 어연 일로 오셨습니까!"
놀보는 대답 대신에 대뜸,
"네 이놈 흥보야! 도데체 누구에게 사기를 쳤길래 이렇게 부자가 되었더냐?"
"형님, 사기라뇨? 당치않은 말씀이옵니다. 나 흥보는 날때부터 다른 사람에게 사기라는 것은 한번도 쳐 본 적이 없는 사람이옵니다."
"그럼, 이 고래등 처럼 거대한 기왓집과 수 많은 금전을 담은 저 금괘, 쌀이면 쌀로 수북한 저 곳간, 수십마리의 돼지가 우글거리는 저 돼지우리, 수백마리의 닭이 꼬꼬댁 거리는 저 닭장이 어디서 나왔단 말이냐? 니 말대로 사기를 친 것이 아니라면, 저 많은 것들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졌단 말이냐? 아님 땅에서 솟아나왔단 말이냐?"
흥보 정신을 가다듬고, 놀보에게 말하기를,

"여보 형님 내말 듣소, 저 많은 새간 들은 하늘 에서 갑자기 우두두두 떨어져서 나온 것이 아니오, 땅에서 갑자기 슈슈슈슈 솟아서 나온 것도 아니오.
입춘대길 봄이오니 강남에서 제비떼가 우리집에 날아와서 우리집의 처가밑에 제비집을 짓더이다 그어느날 구렁이가 난데없이 나타나서 제비새끼 먹으려고 입을벌려 덤벼드니 참지못해 일어나서 박달나무 몽둥이로 구렁이를 사정없이 때려패서 처치하고 처마밑에 떨어져서 한쪽다리 부러져서 뒹굴뒹굴 대고있는 제비새끼 한쪽다리 고운실로 감아주고 제비집에 넣어주니 이듬해에 그은혜를 갚기위해 자그마한 박씨하나 안마당에 던져주니 박씨하나 집어다가 고이고이 심어놓고 물을주니 싹이나고 무럭무럭 자라나서 어느새에 남산처럼 자라나서 우리집의 지붕위에 커다란박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렸으니 한가위에 박을따서 어기영차 어기영차 슬근슬근 톱질하니..."

"그만! 그만! 그 이후로는 내가 소문을 들어 잘 알고있느니라. 소문에 의하자니 박에서 보물이 나왔다면서?"
"네. 형님, 박속에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주 귀중한 보물이 나왔음죠."
놀보 그말을 듣고 흥보네 집 지붕을 무심결에 쳐다보니, 아직 타지 않은 박이 3개나 있더라. 놀보 대뜸 기뻐하며 흥보에게 말하기를,
"네 이놈 흥보야! 저 박 3개를 나한테 주어라. 거, 형님이 동생집에 한번 왔는데 뭐 라도 줘야 하지 않겠느냐?"
"예, 형님, 가져가시죠."
놀보는 자기집의 하인들을 시켜 흥보네 집 지붕에 있던 박 3개를 영차, 영차, 하면서 가져오게 했더라.


놀보가 좋아라고, 놀보가 좋아라고, 놀보가 자기집 마당에 좋아라고 뛰어든다.
"얼씨구나 좋을씨구 지화자자 좋을씨구 흥보네 집에게서 보물박을 얻었도다 한개도 아니요 세개씩이나 얻었도다 어서어서 이박타서 흥보보다 더큰부자 어디한번 되어보자 얼씨구나 차차차차 지화자자 아싸싸싸~."
놀보의 하인들이 탐스러운 박에 먹줄을 긋고 커다란 톱을 들고 톱질하기 시작한다.
"슬근슬근 톱질하세 슬근슬근 톱질하세 이 박은 복바가지 보물가득 들은보박 에헤라 톱질이야 슬근슬근 톱질이야 보물가득 흰쌀가득 원 없이 나오너라"
실근실근실근스르렁실근실근스르렁실근실근스르렁스르렁실근스르렁 뚝딱!
쩌어억 하고 박이 벌어졌다.
놀보가 얼씨구나 하고 박 속을 보니 박 안에 보물은 고사하고 박 속만 있더라.
"허이어, 보물이 어디갔나? 흥보란 놈이 미리 박속의 보물은 꺼내놓고 박 속을 채웠나 보다. 거 참 재주도 용키는 용쿠나."
아무리 찾아봐도 보물은 없더라. 그래도 놀부란 놈은,
"아, 뭣들 하느냐! 빨리 다른 박을 타지 않고!"
놀보의 하인들이 또 다른 박에 먹줄을 긋고 커다란 톱을 들고 톱질하기 시작한다.
"슬근슬근 톱질하세 슬근슬근 톱질하세 이 박은 복바가지 보물가득 들은보박 에헤라 톱질이야 슬근슬근 톱질이야 보물가득 흰쌀가득 원 없이 나오너라"
실근실근실근스르렁실근실근스르렁실근실근스르렁스르렁실근스르렁 뚝딱!
쩌어억 하고 박이 벌어졌다.
놀보가 이번엔 설마 하고 박 속을 보니 박 안에 보물은 고사하고 박 속만 있더라.
아무리 찾아봐도 보물은 없더라. 그래도 지 딴엔 미련이 있었는지,
"아, 뭣들 하느냐! 빨리 마지막 박을 타지않고!"
놀보의 하인들이 마지막 박에 먹줄을 긋고 커다란 톱을 들고 톱질하기 시작한다.
"슬근슬근 톱질하세 슬근슬근 톱질하세 이 박은 복바가지 보물가득 들은보박 에헤라 톱질이야 슬근슬근 톱질이야 보물가득 흰쌀가득 원 없이 나오너라"
실근실근실근스르렁실근실근스르렁실근실근스르렁스르렁실근스르렁 뚝딱!
쩌어억 하고 박이 벌어졌다.
놀보가 마지막 희망을 품고 박 속을 보니 박 안에 보물은 고사하고 박 속만 있더라.

놀보 저놈 거동 보소, 박 속에 보물은 고사하고 박 속만 있으니 가만 있을 놀보 놈이 아닐 씨고.
냅다 자리를 박차고 버선은 신는둥 마는둥 하고 사립문을 박차고 나와 와장창 넘어지고 마치 좀도둑이 건물에 물건 훔치러 왔다가 주인에게 들켜서 화들짝 놀라 꽁지 빠져라 달아나는 것처럼 잽싸게 흥보네 집 문앞으로 달려가니, 왠 흥보의 마당쇠란 녀석이 또 놀보 앞을 가로막더라.
"거 뉘시길래 저물어가는 저녁에 그리 경망스럽게 뛰어오는거요?"
"거기, 흥보란 놈 있느냐! 흥보란 천하의 사기꾼을 만나러 왔다고 전해라!"
"거, 뉘신지 모르지만 우리 주인님에게 사기꾼이라니 무슨 말을 그리하시오?"
"아, 박 속에 보물이 있다고 해놓고는 보물이 없는 박을 주었으니 사기꾼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이렇게 놀보와 마당쇠가 옥신각신 하는 사이에, 흥보란 놈이 방문을 열고 나오더니 왼 대문에 옥신각신 하는 소리를 듣고 문으로 나오더라.
"무슨 일이냐 마당쇠야? 대관절 저녁에 왼 손님이 찾아왔단 말이냐?"
"주인나리, 왠 얼굴은 뒤룩뒤룩 살쪄서 도야지 같이 생겼고, 옷은 몸에 짝 달라붙었고, 손에는 3척짜리 담뱃대를 들고 있고, 키는 작달만한 왠 양반이 또 찾아와서는 다짜고자 주인나리님을 사기꾼이라고 부르면서 만나자고 하오."
흥보가 그 '사기꾼'을 자세히 보니, 마당쇠가 말한대로, 얼굴은 뒤룩뒤룩 살쪄서 도야지 같이 생겼고, 옷은 몸에 짝 달라붙었고, 손에는 3척짜리 담뱃대를 들고 있고, 키는 작달만한 왠 양반이 또 서 있었더라. 흥보가 그 양반을 보자마자 말하기를,
"아이고 형님! 여긴 어연 일로 또 오셨습니까!"
놀보는 대답 대신에 대뜸,
"네 이놈 흥보야! 분명히 박속에 보물이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 박 속에 보물은 커녕 박 속만 가득 있더라. 근데 어떻게 넌 부자가 되었느냐? 역시 나에게 사기를 친것처럼 사기로 부자가 되었느냐?"
흥보 다시한번 정신을 가다듬고 말하기를,

"여보형님 마저듣소 박을갈라 그박속을 남김없이 긁어내서 부엌일에 솜씨좋은 집사람이 가져다가 온갖가지 양념하여 천하진미 박요리를 순식간에 만드노니 그쏨씨로 주막차려 사람들이 몰려들어 집사람의 박요리에 남녀노소 반하노니 순식간에 유명해져 주막일로 돈을벌어 떼부자가 된거외다."

"아니, 이놈아, 소문에는 분명히 박 속에 보물이 나왔다고 하던데 그 소문은 도데체 어떻게 된 것이냐? 왠 헛소리 잘하는 사람이 괜한 헛소리를 한 것이냐? 아니면 숲속의 나무가 그렇게 헛소문을 만들어 낸 것이냐?"
흥보가 이말듣고 말하기를,

"형님형님, 그 박속에 보물이 나온건 사실이옵니다요. 그 보물이란...
...비록 가난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잘 살수 있다는 '희망'이였습니다요."
라고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