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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일반 주객전도

2005.05.24 01:43

원자리 조회 수:65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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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는 전형적인 실업자, 이 시대의 실패자였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지만 세상은 그에게 실패를 안겨주었다. 사업이 실패하고 그는 막 자살을 하려고 한강 다리로 왔다. 이곳에서 물에 빠져죽으면 이제 끝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그는 막 난간 위로 다리를 올렸다.
그는 자살이 목적이었다.

그런데 막상 또 생각해보니 혼자 죽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그는 같이 죽을 사람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같이 죽을 사람을 찾으려고 인터넷을 뒤지고 길가는 사람에게 미친 듯이 물어보고 다니고 여기저기 전화를 했다. 하지만 아무도 같이 죽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누군가를 죽이려고 결심한다. 자살을 하기 위한 목적을 위해서는 살인을 해야 했다. 그런데 죽이려면 한번에 확실하게 죽여야 한다. 그래야만 후한이 없을테니 말이다. 만약 반항하다 반병신으로 만들거나 경찰에 잡히면 그때는 끝장이다. 그래서 그는 한번에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칼을 찾아나섰다.

살인을 하기 위한 칼을 찾으러 돌아다녔지만 그 어느것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문방구에서 흔히 파는 커터칼부터 부엌칼, 그리고 골동품점에서 파는 옛날 장수의 검까지 보았지만 아무것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최고의 칼을 찾으러 다녔다.

인사동 한 구석에서 어떤 보석이 박힌 칼을 찾았다. 옛날 물건이었다. 그는 그것을 보자마자 마음이 이끌렸다. 칼을 어떤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 칼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에 사려고 했지만 너무 비쌌다. 워낙 아름답고 귀하고 없는 물건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 칼을 사기 위해 일을 시작해야 했다.

칼을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 그는 막노동을 했다. 그리고 돈을 한푼 한푼 모았다. 하지만 그 비싼 칼을 사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모든 돈을 적금을 붓고 저금을 하고 쉴새없이 모았다. 그야말로 쉬지 않고 일한 결과 어느정도의 돈을 모았다.

돈을 모아 칼을 사러 가는데 옷이 허름했다. 여태까지 자신을 위해 돈을 한푼도 쓰지 않은 것이었다. 그는 창피했다. 이 모습으로 그 검을 대하기가 싫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오래간만에 양복을 샀다. 그래서 그 양복을 깔끔하게 입고 칼을 사러 가게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 칼은 없었다. 이미 어떤 외국인이 사갔다고 했다. 그는 허탈했다. 그런데 뭔가 뿌듯함을 느꼈다. 왜냐하면 자신이 처음 허름한 차림으로 칼을 보러 갔을때와 주인의 태도가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누군가에게 대접받는 느낌을 오래간만에 받았고 그것을 즐겼다.

그래서 그는 더욱 자신에게 충실해졌다. 그래서 그동안 미친 듯이 벌어들였던 돈을 쓰기 시작했다. 방도 얻고 살림도 마련했다. 그렇게 평범하게 살았다.

살림이 조금씩 불어갈 때 그는 더 큰 돈을 마련해서 집을 한 채 사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다 주식 투자를 선택했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그것으로 그는 거의 전 재산을 잃었다.

그래서 그는 다시 자살을 결심했다. 그리고 죽기 위해 한강 다리로 가서 난간에 발을 올려놓는 순간 다시 생각했다. 나 혼자 죽기는 억울하다고......그래서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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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썼던 소설 비스무리 한 글...;;;;

무엇이 목적이고 무엇을 도구로 사용하며 살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이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