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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일반 Believable man (믿을 수 있는 남자)

2005.05.26 00:20

레드샤크 조회 수: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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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상처

"귀찮게 굴지 말고 꺼져!"

남자들은 모두 그렇게 떠나갔다. 그러면서도 나는 계속 남자들을 믿었다. 바보 같이 배신당하면서도 계속 남자들을 믿었다. 이번엔 다르겠지 하면서 믿어봤자 돌아오는 건 차가운 배신 뿐이었다. 나는 그들의 노리개였다. 그들은 나를 그저 섹스 파트너로만 생각했다. 버려졌다. 그들에게. 변했다. 버려진 나는.

남자는 섹스를 위해 사랑을 한다. 그리고 여자는 사랑을 위해 섹스를 한다. 아니, 남자란 동물은 처음부터 사랑이란 감정을 모른다. 남자에겐 그저 의미 없는 만남만 있을 뿐. 남자들에게 사랑이 있었다면 나는 그렇게 버려지지 않았을런지도 모른다.

그리고 다른 멍청한 여자들도.

남자들이 원하기에 그저 내주는 것일 뿐이다.

자신을.

그리고 모든 것을.

남자들은 그렇게 자신을 사랑하는 여자를 탐닉하곤 차갑게 돌아선다. 남자들의 목표는 결국 섹스 밖에 없으니까. 섹스 후엔 더이상 할 것이 남아있지 않을 테니까. 적어도 남자들에게는.

그렇게 버려진 여자들은 바보 같게도 또다시 남자를 만난다. 그리고 또다시 배신의 반복.

원하면 뭐든지 해준다.

그것이 여자.

어쩌면 바보 같은 여자의 숙명.

그렇지만 나는 변했다.

수많은 상처 속에서 나는 남자란 족속들에 대해 알게 되었고, 남자들이란 전부 믿지 못할 존재들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2.남자

여자들이란 사랑의 결실에 집착하고, 남자들은 사랑의 대상에 집착한다. 여자들은 남자를 사랑했기 때문이고, 남자들은 섹스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자들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실을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남자들은 섹스를 사랑한다. 그 미치도록 황홀한 오르가즘을 위해 여자에게 집착한다. 그것이 바로 남자다.

여자들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남자를 사랑한다. 쾌락에만 집착하는 남자들의 유아성 때문일까. 여자들은 모성을 지니고 있어 그런 유아적인 남자들을 사랑하는지도 모른다.

여자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자를 사랑한다. 그리고 남자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여자의 곁에 있는다. 그러나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저 사랑한다고 거짓말하고 있을 뿐이다.

사랑한다고 하지 않으면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그저 붙잡기 위해 사랑하는 척 할 뿐이다.

그것이 남자다.

그런데 조금은 내 결론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건이 있었다.

여자를 사랑할 줄 아는 남자.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3.변화

세월은 모든 걸 변화시킨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도 예외가 아니다.

남자를 믿지 못하게 됐던 나는 어쩐지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있었다.

그것은 그의 존재 때문이다.

그는 너무도 착한 남자였다. 여자를 위해줄 줄 아는 남자였다. 조금만 많이 걸어도 내가 다리 아플 것 같다며 쉬었다 가자고 하는 사람이다. 내가 키스하려고 했을 때도 조금은 서로에 대해 알고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한 사람이다.

그것이 그 사람이다.

내가 월경으로 예민해져 있을 때는 월경이냐고 묻지 않고도 다 알아서 배려해주는 그런 사람이다.

이 사람만은 달랐다.

이제까지 만나왔던 그 어느 남자와도 비교할 수 없는 좋은 사람이었다.

왠지 사람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사람이라면 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 하나가 되자."

나는 그의 앞에서 옷을 모두 벗었다. 그리고 입을 맞추려 했다. 그러나 그는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렸다.

"이게 무슨 짓이야. 어서 옷 못 입어? 나 화낼 거야."

나는 그의 말을 무시하고 억지로 입을 맞췄다.

그리고 나의 입은 그의 심볼을 가득 담았다.

"!!!"

그는 나를 밀치며 내 뺨을 후려쳤다.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 몸을 그렇게 아낄줄 몰라?! 이런 건 결혼한 후에 해도 상관 없잖아!"

나는 벗고 있었고 그의 심볼은 발기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그는 나를 범하지 않았다.

그는 달랐다.

그만은 달랐다.

나는 변해가고 있다.

아니 이미 변했다.


#4.반전

그녀는 많은 남자에게 농락당한 여자다. 그래서 남자를 믿지 못한다.

한가지 우스운 건.

바로 모순이다.

믿지 못하는 사람은 믿게 만들기 쉽다.

조금만 잘해주면 일단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결정적인 사건이 벌어지면 그때부터 완전히 믿기 시작한다.

그것이 인간이다.

인간은 상처가 생기면 몸을 움츠리지만,

상처로부터 자유로워지면 다시 무서움을 잊게 된다.

상처는 치유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상처란 지워질 수 없는 기억이다. 그래서 사람은 항상 상처입게 되는 것에 대한 무의식적인 공포가 있다. 상처가 아문다고 하더라도, 흉터가 남아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상처의 기억은 남아있다. 그러기에 상처란 치유하기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있다.

상처받은 여자는

상처받지 않을 거라고 믿게 만들면 된다.

오랜 계획이었다.

이것으로 나는 부자가 된다.

이 계획을 위해 나는 그녀에게 수도 없는 연기를 했고, 결국 결정적인 사건으로 그녀는 나를 완전히 믿게 됐다.

역시 바보 같다.

상처받은 사람이란 너무나도 바보 같다.

다시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상처주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찾아다닌다. 그리고 쉽게 단정지어 버린다. 너무도 간절하기 때문이다. 상처가 너무도 아팠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을 안다.

그래서 그녀를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었다.

이제 그녀는 우리 집으로 온다. 우리 집엔 나를 포함해 모두 4명의 남자가 있다. 3명은 그녀를 범할 것이고 1명은 그 장면을 카메라로 찍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파는 거다. 그녀는 어찌할 수 없을 것이다. 그 테잎을 그녀의 직장과 가족에게 보낸다고 협박할 것이니까 말이다.

사실 내가 상처받은 인간에 대해 그렇게 잘 아는 것은,

내가 상처받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믿을 수 있는 인간이란 없다.


#5.그후

그녀는 미쳐버려서 정신병원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여자들의 인생을 파멸시키고 다닌다.

상처받은 여자와

상처받은 남자의 미래란

이렇게 다를 수 밖에 없다.

세상에 믿을 수 있는 남자는 없다.

만약 착한 남자가 있다면 그것은 의도를 숨기고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남자다.

여자는 남자에게 속지 않는 것이 좋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사실 가장 믿어선 안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