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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일반 마라톤 랜드

2005.05.28 17:00

책벌레공상가 조회 수:60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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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아마추어 마라토너 김기찬.
나이 43세.

아까도 말했지만 그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무명 아마추어 마라토너이다. 하지만 그는 한가지 희망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 정식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는 일...

그러나 기회는 좀처럼 오지를 않았다.
언제나 마라톤 대회에 출전을 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자격 미달로 탈락되고는 하였다. 어쩌다가 자격이 되는 마라톤 대회 개최날에는 하필이면 그에게 흔히 말하는 '개인사정'으로 인해서 부득이 출전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는 운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정식 마라톤 대회출전의 꿈을 안고 오늘도 동네를 돌고 있다.
그리고, 내가 달리는 모습을 TV로 보여주리라...그 모습을 보고 모두들 기뻐하게 만들어 주리라......


......기회는 찾아왔다.

그 앞에 한통의 편지가 배달되었다.

[안녕하십니까? 저희 본사는 귀하처럼 패기있는 아마추어 마라토너를 모집합니다. 젊고 패기가 있다면 저희 [1차 마라톤 랜드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주시길 바랍니다. 마라톤 성적에는 상관없이 참여하는 모든 분들께 각각 50만원씩을 드립니다. 단, 선착순 8명입니다. 자신있다면 도전하세요! -마라톤 랜드 운영위원회-]

그는 그 편지를 집었다. 그리고 희망에 가득찬 눈빛으로 거울을 쳐다 보았다.


며칠 후.
그는 굵은 숫자로 [5]라고 선명하게 적힌 번호판이 붙어있는 파란색 마라톤 옷을 입고 출발위치에 서 있었다.

모두 8명의 선수들이 각각 번호판을 붙이고 출발위치에 서 있다.

긴장되는 순간.

탕!
총소리와 함께 8명의 선수들은 앞으로 뛰쳐나갔다.


"헉...헉..."

평소에 실전경험이 없었던 그는 막상 마라톤을 하게 되자 숨이 가빠올랐다. 온몸은 땀으로 흥건했고, 팔다리에 경련이 일어났다. 당장이라도 제자리에 주저앉고만 싶었다.

그러나 그는 이를 악물고 계속 달렸다.

그러자 그의 눈앞에 하얀색 선이 나타났다. 꿈인가? 생시인가? 분명 생시였다. 그것은 분명히...결승선이였다.


...김기찬은 2시간 21분 45초만에 첫번째로 결승점에 들어왔다.......
김기찬은 감격에 부푼 가슴을 안고 쓰러졌다. 내가 일등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바라보고 기뻐 좋아할 나의 동료들, 종일 마라톤 하는 나를 못마땅해하던 내 마누라, 아빠다운 모습을 제대로 못 보여주었던 내 자식, 그리고 나의 훈련을 지켜보며 안쓰러워하시던 내 부모님들...
...지금쯤 TV중계를 보며 모두들 기뻐하겠지......


같은시각,
이 광경을 생중계해주는 TV앞에 서 있던 많은 사람들의 희비가 교차하였다.

"으아아아아악! 망했다! 5번이 우승할 줄이야!"

"젠장! 7번이 우승할줄 알았는데! 난 이제 알거지야!"

"크으윽! 난 집판돈을 걸었단 말이야!"


여기는 '마라톤 랜드'.
방금전에 있었던 마라톤을 중계해 주는 유일한 장소.
즉,

......마라토너들을 상대로 돈을 걸고 그 마라토너가 일등하면 엄청난 배당금을 받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