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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싸이케데스(Psykedeath) -프롤로그-

2005.05.29 19:08

싸이케데스 조회 수:44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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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벌써 세벽 3시로군요ㅇ_ㅜ;

이거만 올리고 자러 가야주...이...이.......쿨...........[<파파팍] (깜짝)응?!;;;

===============================================

프롤로그



[삐--삐--!!]

.........(움찔)

[삐--삐---!!!]

..............

[삐---!삐---!!!!!!]

퍽-!!!

매일 아침 반복되는 광경이다. 잠을 깨우기에 조금도 부족하지 않은 짜증스러운 자명종 소리가 내 신경을 곤두세웠고, 끝내 나의 주먹이 내리꽂아져 묵직한 타격음과 함께 멈추었다.

“아~흠...”

나는 고개를 돌려 시계를 바라보았다.

“..음... 몇 번 울린 듯한데... 몇 시지...?”

대신 오늘은 보통 때완 조금 다르게 진행되어 갔다.

“고장 났잖아...? 이런, 지금가진 잘 견디더니... 이젠 한계인가?”

나는 부스스 일어나 기지개를 키고  침대에서 내려섰다. 그런데 몸이 너무 뻐근해서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아... 뭐야. 잘 잔 것 같은데... 허리가 안 펴지네...”

우둑-

“으윽...”

그렇게 척추와 잠깐의 실랑이를 벌이고 곧 무사히 일어설 수 있었다. 나는 원래부터 삐죽삐죽한 스타일이기 때문에 더 헝클어진 머리를 만지고 다시 누웠다....면 좋겠지만 비틀거리며 걸어가 방문을 열었다.

“세수나 하러 가자... 아직 날도 좀 어두운데 얼마나 늦었으려고..”

솨아아...

얼굴에 시원한 물이 닿으니 정신이 맑아졌다. 약간은 개운해진 기분으로 내방에 돌아가 교복을 입었다. 교복은 조금 작았다. 사실 중1때 맞춰놓고 한 번도 바꾸지 않은 교복이라 좀 작은 건 당연했지만 오늘은 왠지 더한 것 같았다.

그냥 신경 끄자... 어제도 괜찮았는데, 갑자기 교복이 줄어들 리도 없고..
나는 바로 책상 앞으로 가서 그 위에 얹어져있는 손목시계를 집어 올렸다. 그리고는 평소대로 오른손에 차기위해 가져다댔으나, 그대로 멈추고 말았다.

“..3.......시?”

그렇다. 학교를 가기 위해 자명종 소리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교복을 입는 나에게 시계는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주위가 적당히 밝은 걸로 봐서 새벽 3시일 리는 없었다. 그렇다면...

“지각...? 아니 아예 결석 아냐...?”

가슴이 철렁해서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시계만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잠깐 서울에 가신 어머니가 이걸 아시면...
그렇게 멍하니 서있는데 갑자기 흐르지도 못하고 있던 식은땀들이 줄줄이 흘러내렸다. 시계의 초침이 멈춰있었던 것이다.

“..뭐야..?! 멈춰 버린 거였다니..! 건전지 갈아준 지 1달도 안됐는데 사람 놀래키고 있어...!”

나는 발끈하며 시계를 방 한구석에 던져버리고 부엌으로 나왔다. 기분이 갈아 앉아 그냥 빵이나 하나 먹고 갈 생각으로 거칠게 빵을 하나 집었다.

물컹~

“헉..! 이..이건 또 뭐야?!”

보통이라면 푹신한 촉감이 왔어야 하는데... 손에는 무슨 물먹은 밀가루 반죽이라도 잡은 듯 물렁한 느낌만이 전해졌다. 쳐다보지도 않고 거친 동작으로 집었으니, 더욱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나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내 손에 들린 것을 자세히 보았다. 분명 이건 빵..이었다. 그러나 이미 밀가루보단 곰팡이가 더욱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손에서 흘러내리는 빵(?)을 털어버리고 볼을 꼬집으며 중얼거렸다.

“설마 아직도 꿈속인가........앗”

아프군... 꿈은 아닌가...
나는 혹시나 하여 냉장고를 거세게 열어젖혔다.

“.....!”

냉장고 안에는 방금 전의 빵-빵이라고 하는 것조차 부담스럽다-보다는 덜하지만 모두 심하게 썩어 있었다. 물마저 색이 변한 상태였다. 나는 악취를 참을 수 없어 다시 냉장고를 부술 듯이 닫고는 잠시 거칠어진 숨을 가다듬었다.

“...........”

이렇게 되자 순간 조금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던 일이 갑자기 닥치자 아무런 대책도 서지 않았다.

풍덩-!

목욕탕으로 달려 들어가 세면대에 물을 채우고는 얼굴을 집어넣었다. 교복에 물이 잔뜩 튀어버렸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몇 초간 그렇게 있으니 조금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아 다시 얼굴을 들었다. 꿈이었다면 깨어나길 바랐지만 현실은 잔인하게도 점점 생생하게만 다가왔다...

촤아아-

“하아...하아....”

물속에서 참았던 숨을 쉬며 초점이 풀린 눈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저절로 앞에 있는 거울에 시선이 다다랐다.
거긴 나와 닮은 사람이 서있었다...아주 닮았다.....나를 보여줘야 할 거울이...내가 아닌 것 같은,그러나 나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사람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얼굴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나왔다.

“변..했..다....”

사실이었다. 이건 도저히 어젯밤에 이를 닦으며 보았던 나의 모습이 아니었다. 분명 나이긴 했지만... 말 그대로 변해 있었다.

“키가... 10 센티는 큰 것 같다... 게다가 이렇게 마르다니....”

교복이 왜 그렇게 작았는지 이해가 갔다. 하지만 더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약간 길어진 듯한 얼굴은 원래 납작한 편이었던 광대뼈가 확실하게 드러날 정도로 말라 있었고, 마이를 벗자 약간 근육이 있었던 어께와 팔에도 뼈와 가죽만이 남은 느낌이었다.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내가 허탈한 웃음을 짓자 그도 똑같이 했다. 도저히 그걸 보면서도 부인할 수는 없었다.
판단력이 흐트러지고 머리가 깨질 듯이 어지러웠지만 나는 아주 황당하고도 그럴듯한 판단에 이르렀다.

‘아주 오랜 시간을 자버렸다...’

털썩-

“왜...이러지.....”

갑자기 너무나 배가 고프고 목이 말라 세면대 위에 쓰러지듯 기대었다. 집에는 모두 부패한 음식들과 물 뿐... 우리나라는 완전한 정화를 하지 않기 때문에 수돗물을 함부로 마시면 식중독에 걸릴 수도 있다.
여기까지나마 결론을 내린 나는 더 이상 생각할 수도, 하기도 싫어져
집에서 뛰쳐나갔다.
그곳이라면 정상적인 물을 마실 수 있을지 모른다..

타다다다다..!

전속력으로 계단을 뛰어 내려가(우리 집은 빌라라서 제일 위지만 3층에 위치해 있다.) 도착한 곳은 바로 우리 빌라단지 중앙에 물을 뜨기 위해 설치되어 있는 수돗가. 이곳의 물은 고여 있는 물이 아닌 지하수이기 때문에 분명 괜찮을 것이다.

끼익 끼익

“제발 나와라...!!”

끼익 끼익...

쏴아아-!!

“.....!”

물살이 흘러나오는 것을 본 나는 아무 것도 생각할 필요 없이 바로 입을 대고 마시기 시작했다.

벌컥.. 벌컥.. 벌컥...

물은 맛있었다. 목이 말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이런 맛은 느껴본 적이 없었다. 달라도 뭔가 달랐다..
얼마나 마셨는지도 모르겠다.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못 마실 것 같을 때까지 미친 듯이 마셔댔다. 주위에 인기척이 전혀 없는 것에 대해 이상하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푸아아..!”

몸을 일으키고 입을 닦아냈다. 아직 배가 고픈 것이 남아 있었지만, 갈증이 해소되고 나자 너무나 개운했다. 그러나 그것도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다.

비틀-

머리가 띵-하게 변하며 눈앞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점점 하얗게 물들어갔다..
나는 저항하지 않았다... 쉬고 싶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알고 싶지 않았고 그저 모르는 상태에서 잠들고 싶었다. 죽는 것이 이렇게 포근한 느낌이라면 이대로 죽어버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몽롱하게...편안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