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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판타지 The Cor vore

2010.06.29 01:51

RainShower 조회 수:407 추천:1

extra_vars1 Story 2. 불안정한 것을 보는 소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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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평범한 일상. 그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다녀오겠습니다."


 


 이우경이라는 인간은 그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특별하지 않다. 그것이 얼마나 특별한 것이지, 소중한 것이지를.


 


 존재중복현상.


 


 어딘가를 보고 싶다라는 작은 소망으로부터 우경의 비극은 시작되었었다. 어딘가를 보고 싶다는 곧 천리안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여기에 있는데, 다른 곳을 보기를 원한다면 그라는 존재가 그 다른 곳에 있어야만 성립되는 이야기. 그렇게 세계와은 작은 계약은 그의 작은 소망과 함께 그의 존재를 위협했다.


 


 그렇게 그는 천천히 분열되었다. 시신경이 분리되고, 미각, 청각, 촉각이 그 다음으로 분리. 이후 우경은 '우경'라는 다른 존재를 낳고 말았다.


 


 하지만 분리된 또 다른 '그'는 현사인에게 제거되었다. 아니, 애초에 누가 원본이고 복제본인지 알수 없는 상태였다. 그라는 존재가 '그'라는 존재를 인식한 순간부터 그는 그가 아니게 되었던 것이다.


 


 여하여튼 2명이었던 우경은 다시 하나가 되었다. 진짜건 가짜건 간에.


 



+  +  +


 



 0교시가 끝나고 조회시간.


 


 담임선생은 바쁘다는 핑계로 오지 않고, 3학년 7반은 소근소근 떠들면서 즐거운 쉬는시간을 보낸다. 물론, 공부를 하는 아이들도 중간중간 눈에 띤다. 우경이도 별달리 할일이 없어서 영어문제집을 꺼내 책상 위에 펼쳐놓는다.


 


 "야. 너 어제 '달공' 봤어?"


 


 "어! 손다미 진짜 이쁘더라 어제."


 


 뒷 자리에서는 요새 한창 인기리에 방송되는 드라마 '달 너머 공주님'에 대한 잡담을 하고 있다.


 


 '달 너머 공주님'


 


 먼 미래에서 온 어느 작은 나라의 공주님이 과거에 사는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정말 흔하디 흔한 스토리로 무장한 드라마. 이 드라마의 주인공 역인 '손다미'라는 아이돌로 인해 매우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주말드라마인 '달 너머 공주님' 때문에 월요일만 되면 '손다미' 이야기가 도마위에 오른다.


 


 "손다미도 이쁜데, 난 이선경이 내 스타일인거 같아."


 


 먼저 물어봤던 남학생은 아이돌인 손다미보다 약간은 백치같은 매력을 가진 '이선경'이라는 조연배우에게 관심이 있는 모양이었다.


 


 "에이. 이선경은 몸매가 좀 유아체형이야. 얼굴도 연예인치고는 평범한 편인데.. 그냥 손다미가 진리야."


 


 "손다미야말로 흔한 얼굴이지. 아이돌의 전형적인 얼굴이잖아. 요새 나오는 애들은 예쁘기만하지 개성적인 매력이 없어!"


 


 결국, 두 남학생은 서로가 마음에 드는 연예인이 예쁘다라고 주장하며 꼬리에 꼬리를 문다. 한참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론이 나지 않는지 앞에 있는 우경이를 부른다.


 


 "야. 넌 누가 더 이쁜거 같아?"


 


 우경이는 고개를 돌렸다. 아까부터 둘의 대화를 듣기싫어도 듣게 될수 밖에 없었던 우경이는 아무말없이 고민한다. 우경이도 '달공'을 꼬박꼬박 챙겨보는 사람들 중 하나 였다. 하지만 우경이의 취향은 그 두 남학생이 말한 연예인중에는 없었다. 물론, 우경이도 손다미가 예쁘지 않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보편적으로 봐도 손다미가 예쁜건 사실이나, 우경이의 취향이 워낙에 독특하기 때문인 것이다.


 


 "흠 글쎄... 난 박은지가 좋던데....!"


 


 "뭐!?"


 


 "엥!?"


 


 남학생들이 놀라는 이유는 당연했다. 왜냐면 '박은지'라는 배우는 '달공'에서 남자주인공 집의 파출부 아주머니 역이었으니까. 파출부 아주머니역 치고는 나이가 젊은 편이긴 했지만, 결혼까지 한 사람에다가. 어린나이에 취향으로 삼기에는 여러가지로 독특한 취미가 아닐 수 없었다.


 


 "뭐야! 유부녀 취향이야? 변태다!"


 


 "그렇다고 변태는... 물론 내가 연상을 좋아하는 건 맞지만... 유부녀라.. 유부녀도... 뭐.. 좋은건가..."


 


 우경이는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자신의 취향이 유부녀라는걸 인정해버린다.


 


 "설마 우경이. 니가 그런 취미였다니. 형은 참 실망이다."


 


 "에이. 그냥 좋아하는 것뿐이지 취미(?)라는 그런 이상한건 아니고."


 


 두 남학생의 괴상한 눈초리를 식은땀을 흘리며 받아 넘기는 우경.


 


 "야~! 얘들아! 글쎄! 우경이가 유..."


 


 "야야야야야! 알았어! 내가 뭘 사주면 되는거야!?"


 


 그렇게 우경이는 애꿎은 지갑을 털리게 되었다.


 



+  +  +


 



 야자시간도 끝나고 기다리던 하교시간.


 


 우경이는 학원이나 독서실로 가는 타입이 아니였기에 느긋하게 가방을 챙겨 나간다. 빨리가서 마지막 버스를 타야하는게 아닌가라고해도 걸어서도 20분정도면 도착하는 우경이의 집이기때문에 이런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가방을 메고 교실을 나선다. 다른 아이들보다 많이 늦게 나온 탓인지 교실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교실을 불을 끄고 조용한 복도를 걷는다. 그러다가 우경이의 어깨가 한차례 들썩인다.


 


 마침 지나가던 4반 교실에서 사인이가 나온것이다.


 


 "....."


 


 약속대로 사인이는 우경이를 모른척 한다. 모른척하는거라기엔 정말로 처음부터 몰랐던 사이처럼 우경이 옆을 스쳐가는 사인. 그 모습에 우경이는 왠지모르게 자기가 먼저 말을 걸어야만 할 것 같은 충동에 휘말린다. 물론, 망설이다가 그냥 지나쳤지만.


 


 "하아."


 


 먼저 모른척해달라고 부탁한 쪽에서 말을 건다는건 참 모양새가 안나온다. 그런 이유로 우경이는 사인이와 지나친 뒤 한숨을 쉰다. 순간 우경이는 빈혈을 느끼며 이마에 손을 가져간다.


 


 시야가 노랗게 변해 정신이 몽롱해진 우경.


 


 그것은 천리안이었다.


 


 한번 인터럽트를 행사하면, 자연적으로 생겨나는 의존성과 편향성. 우경이도 그것에 벗어나지 못하고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멋대로 천리안의 계약이 발생하게 된것이다. 그러나 계약이란것은 생명을 대가로한 거래. 이미 한차례의 존재중복현상으로 자신의 생명을 깍은 우경이한테 더 이상의 인터럽트는 치명적이다. 물론, 존재중복현상만으로도 이미 그는 죽었어야했지만, 우경이의 경우는 특별했다.


 


 우경이 자신이 나눠지길 원했던 것이 아니라, 천리안을 통해 눈을 뜨게 된 우경이의 또다른 면이 분열되기를 원했기 때문에 분열된 쪽에서 대가를 짊어지게 된 것뿐이었다. 그렇다고 우경이 본인에게 문제가 없는건 아니였다. 애초에 천리안자체가 인터럽트의 일종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대가는 우경이 본인이 지불해야했다.


 


 존재중복현상 이후에도 우경이의 천리안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난폭해졌다. 하지만 한번 원본이 복사되었던 탓인지, 아니면 복제되었든 어쨌든 우경 '본인'이 죽은 탓인지, 계약관계가 느슨해져서 1초도 안되는 찰나의 풍경을 볼수 있을뿐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우경이의 뇌리에 하나의 풍경이 스쳐지나간다.


 


 바다.


 


 우경이에게 매우 익숙한 풍경의 바다. 바로 인양시 아천해수욕장의 백사장.


 그곳에 김기진, 연소혜의 모습이 보인다. 복장은 검은 양복. 그리고 소혜의 손에 작은 함. 흩날리는 하얀 가루 .


 


 순식간에 지나간 풍경을 끝으로 빈혈도 멈춘다.


 


 "그래도.. 요새는.. 꽤 자신있었는데..."


 


 복사된 '자신'이 죽은 뒤, GHT에서 우경이를 찾아왔었다. 그제서야 우경이는 그곳에서 설명을 듣고 자신이 어떤 상황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의존성이 강해진 인터럽트는 결국 자신의 의지로 막을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이후, 우경이는 간헐적으로 행해지는 천리안을 의지로만 막기위해 이러저런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요새들어서 무작위적인 천리안을 10번 중에 6번정도는 참아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엔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가 방금 전 떠오른 풍경을 본건 이번이 2번째.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것은 다름아닌 사인이의 죽음이라는 것을 유추해낼수 있었다. 그리고 우경이는 하나 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천리안이 더 이상 천리안이 아니라는 것을.


 


 먼 거리를 보는 것이 아닌, 먼 시간을 보는 것으로 능력이 변질되어 버린 것이다.


 


 왜 천리안이 미래를 보는 것으로 바뀌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우경에게 그건 어쨌든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임은 다름이 없었다.


 


 하여간 그런 연유로 현재 우경이는 사인이를 볼때마다 '그의 죽음'을 미리 본것에 대한 것에 알 수 없는 죄책감 비슷한걸 품고 있는 상태였다. 때를 봐서 말을 걸어 이야기해보려 했으나, 역시 자기가 먼저 모른척을 강요한 입장에서 그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다고 그런걸 봐버리고 모른척하기도 뭐하고.


 


 우경이는 어려운 고민을 계속하다가 고개를 한차례 흔들고는 교정을 벗어난다.


 


 오늘따라 하늘에는 별이 보이지 않았다. 내일 비라도 내리는걸까. 우경이는 시커먼 밤하늘 바라보며 내일 우산쓸 걱정을 한다. 솔직히 이럴땐 속 시원히 자신의 천리안을 써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의도적으로 사용해서 의존성이 깊어지면 자신의 생명은 보장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참고 있는 그였다.


 


 "그래도.. 언젠가...."


 


 언젠가 위험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꼭 천리안을 쓰게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기대를 품고 소년는 교문을 통과했다.


 


 


 


+==========+


 


오랜만에 빠른 속도의 바통 터치...


 


이번 이야기는 전작(The Daybreak)


분열편에 등장한 '이우경'군이 주인공입니다.


 


전작보다 능력이 업그레이드 되어있는 상태이군요..


짧은 에피소드로 끝내려했는데..


 


사건 하나를 만들게 되었네요.. 후 ㅠㅜ  


본편의 주인공인 '은설희'양과는 만나게 될지 안될지는... 의문이군요...ㄱ-


(만나게 되면 또 복잡해져서... 회피!!)


 


 Ps. 뒤늦게 눈치 챘는데 이거 릴레이니까 릴레이소설 게시판 가야하는건가요.. 조건보니까 팀원 3명이상이던데 저흰 잉여 2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