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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퓨전 [세나의 스토킹(?)이 시작됩니다.]별의 노래

2010.07.28 08:30

클레어^^ 조회 수:352 추천:1

extra_vars1 세나 편 - 12. 가자, 명동으로! 
extra_vars2 S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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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안녕하세요?
그러고 보니 세나 편이 어느 새 은영 편을 따라잡고 있네요.
이번 편은 은영 편 지난 번 이야기와 내용이 같거든요.
결국, 다음 세나 편에서 왜 세나가 갑자기 기절했는가도 나오겠죠?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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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이었다. 난 최은영과 강진영을 본격적으로 스토킹을 하기 시작했다. 너희 둘! 대체 무슨 사이야?


"어이, 은용아~!"


 갑자기 강진영이 앞에 가고 있던 최은영에게 어깨동무를 하였다. 그, 근데... 이건 남자 여자끼리가 아니라 사나이들끼리의 어깨동무인데...


"누, 누가 은용이라는 거야? 난 은영이라고!!"
"농담이야. 은영이인 거 알거든."


 푸훗, 은용이래... 최은영에게 은용이라니...


"수업 시간 늦겠다. 빨리 가자고."
"알았어."


 완전히 남자들의 대화가 되어 버렸다. 며칠 전까지는 다정한 말투였는데, 이젠 거의 허물없는 말투였다. 아아, 이러다가 강진영 3총사에서 4총사가 되는 거 아니야?
 마, 맞다! 이번 시간은...


"오늘은 인간의 몸, 특히 근육에 대해 살펴보겠다."


 생물 시간의 꽃인 해부학이었다.


"인간의 근육이란 이두박근, 삼두박근 등등이 있지만..."


 프리젠테이션에 나오는 인간의 근육 사진... 조금 징그러웠다.


"특히 중요한 부분, 즉, 근육의 꽃이라 부를 수 있는 이 복근!"


 참고로 해부학 선생님은 군의관 출신이셨다고 한다.


"특히 여자들이 쓰러질 만한 곳 세 곳을 뽑자면..."


 그러시면서...


"여기 외복사근(옆구리 근육), 치골근(옆구리 아래), 그리고 흔히 말하는 식스팩이 있는 곳을 복직근이라 하지."


 여학생들이 눈을 못 떼고 있었다. 하긴, 요샌 저런 근육질의 짐승남이 유행이니...


"요새는 여성들의 복근도 화제가 되고 있지. 다음엔 뒷모습이다."


 그러자 프리젠테이션에 뒷모습이 떴다. 뒷모습은 저렇구나...
 그 때였다. 난 체육대회 때가 떠올랐다.
 아, 안돼, 유세나. 정신 차리라고!! 수업에 집중, 집중!!
 수업이 끝나고 우리는 교실로 돌아가고 있었다.


"세나야~."


 은정이가 다가왔다.


"오늘 근육 수업 재미있었지?"
"으, 으응..."
"그런데 저렇게 근육질의 사람이 우리 근처에 있을까?"
"에이~. 왜 없겠어? 5반 부반장 신도혁이 있잖아."


 그 때였다. 은주가 말을 하였다.


"맞다, 신도혁... 키도 크고 해서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을 거 같은데."


 저기, 이제 근육 얘기 그만하자... 나 근육질 남자에 약하다고...


'"하필이면... 이 때..."'


 아, 안돼... 유세나, 참아야 돼... 누, 누가 내 이야기 들으면 내가 마치 강진영에게 콩깍지 씌였다고 오해할 거 같단 말야...
 나는... 서명여중 퀸카이자 명성과고 아이돌 유세나잖아.
 며칠 뒤, 기말고사 성적이 공개되었다. 내 성적을 보았다. 반에서 4등이었다... 떨어졌어... 난 1등을 확인해 보았다. 설마 이번에도 강진영이? 그런데... 이번 1등은 임수현이었다.


"휴우~. 수현이가 이번에는 안 삐치겠구나."


 강진영, 넌 1등 자리 뺏긴 거 분하지 않아? 아, 맞다! 강진영과 임수현은 친구지... 그럼 강진영은 이번에 몇 등이야? 3등? 너도 성적 떨어진 거야? 그럼... 2등은...


"와하하하~. 역시 이 문무겸비한 꽃미남 조준겸의 실력이라니깐! 비록 임수현에게 1등을 빼앗겼지만 말야..."


 가, 강진영이 조준겸에게 밀리다니... 자, 잠깐, 내가 왜 강진영 걱정을 하는 거야?


"어이, 은용이, 열심히 했나 보네?"


 으, 은용이? 아하하하하... 강진영, 최은영도 여자라고, 그런데 은용이라니...


"누, 누구더러 은용이라는 거야?"
"아, 미안. 어쨌거나 이번에 역전했네. 25등에서 단숨에 5등으로 올랐으니까 말야."


 5, 5등... 최은영이 내 바로 뒤라니... 정리를 하면, 1등이 임수현, 2등은 조준겸, 3등이 강진영, 4등이 나, 5등이 최은영이다...


"수현아, 축하한다."
"그런데, 진영아. 이번에 시험이 많이 어려웠나봐. 성적이 떨어진 거 같아..."


 그러자...


"중간고사 때는 운이 좋았을 뿐이라니깐..."


 참 겸손도 하다... 누구처럼 떠들어대지도 않고 말야...


"다음번엔 이 조준겸님께서 1등을 차지하겠다. 으하하하..."
"그만 해. 너무 떠들어대다가 2학기 때 성적 떨어지면 어쩌려고?"


 오오~. 제법 쿨한데?
 조준겸은 할 말이 없었다. 조준겸, 넌 아무래도 강진영 따라가려면 죽었다 깨어나도 못 할 거 같구나...
 그 주 금요일...


"어이, 우리 오랜만에 명동이나 갈까?"


 임수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자기 친구들에게 하는 말 같다.


"명동? 좋지. 그런데..."


 그런데 뭐? 아, 맞다! 명동이라면 설마...


"난 됐어."


 그래, 강진영에겐 좀 복잡한 사연이 있었던 곳이지...


"에이~. 그러지 말고... 오랜만에 우리 셋이서 가는 건데..."


 응? 저 셋이서 명동 자주 놀러갔었나?


"그러고 보니 중학교 이후로는 처음 놀러가는 거네?"


 뭐냐? 그, 그렇다면... 강진영은 예전에 자기 친구들은 따돌리고 최은영과 명동에서 데이트를 했다는 이야기잖아?


"뭐, 할 수 없지..."


 그 때였다. 갑자기 강진영이 일어섰다. 그리고는...


"은용아."
"누가 은용이래?"


 또 은용이래... 아하하하...


"아, 미안해. 우리 내일 명동에 놀러갈 건데... 너도 같이 갈래? 수환이와 수현이도 같이 간대."


 결국엔 강진영 4총사를 이룰 생각인건가?


"전에 명동 구경하고 싶다고 했잖아. 이번엔 수환이와 수현이와 같이 가는 거니까 괜찮겠지?"
"뭐... 내일은 나도 시간이 비니까..."


 그 때였다.


"나도 같이 가!"


 난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그들에게 말했다.


"유세나?"
"세나야."
"나, 나도... 시간 비니까... 나도 같이 가자."


 그러자...


"세나가 같이 간다면야... 우리도 좋지~!"
"한수환, 정신 좀 차려!"


 한수환은 대환영이었다. 결국...


"뭐, 어쩔 수 없지. 같이 가고 싶다고 하니까..."
"세나야, 잘 됐다."
"으응... 그, 그래..."


 나도 내일 명동에 같이 가게 되었다.


"대신에 약속은 꼭 지키라고. 난 약속 시간 안 지키는 사람 싫어하니까."


 약속은 내일 오전 11시, 명동역 4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그렇게 약속을 정해놓고 자리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저기, 유세나."


 누군가가 날 불렀다. 여자애 목소리 같은데... 뒤를 돌아보니 임수현이었다.


"임수현?"
"할 말이 있어서 그래. 잠시 어디 좀 가자."


 난 임수현을 따라 밖으로 나갔다. 내가 간 곳은 아무도 없는 곳이었다. 최은영도 없고, 은정이도 없고, 세인이도 없고, 강진영과 한수환도 없었다. 즉, 이 공터에는 임수현과 나 밖에 없다.


"무슨 일이야?"


 그러자...


"유세나, 너 솔직하게 말해."


 갑자기 임수현이 입을 열었다.


"뭐, 뭘 말야?"
"너... 요새 수상해..."


 임수현이 갑자기 날 힐끔 보면서 말했다.


"뭐, 뭐가 수상하다는 거야?"
"요새 너... 최은영과 강진영 주위에 계속 있는 거 말야..."


 서, 설마... 임수현이 눈치를 챈 건가?


"너... 설마..."
"서, 설마라니... 나, 나 서명여중 퀸카 출신의 우리 학교 아이돌 유세나야. 임수현, 너 대체 뭐 생각하고 있는 거야?"


 그러자...


"예전처럼 도도한 유세나가 아닌 거 같아서 말야."


 임수현, 꽤 예리한 애인 거 같다. 설마... 얘...


'"너... 강진영 좋아하지?"'


 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거 아니야?


"혹시... 최은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뭐야? 그거 물어보려고 나 부른 거였어? 그, 그건... 자, 잘 모르겠어. 그럼 넌! 대체 강진영과 어떤 사이야?"


 내가 되묻자 임수현이 당황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그거야... 중학교 동창에 내 친구 수환이의 친구니까..."
"겨, 겨우 그런 거야? 그럼 넌,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난 팬레터 사건을 기억하면서 물었다. 많은 남학생들이 나에게 팬레터를 주었지만, 유독 두 사람, 강진영과 임수현의 것은 없었다.


"너, 나에게 관심이라도 있니? 하기야, 난 지금 약 450명의 남학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으니까... 뭐, 전교생은 아니지만 말야."
"저, 됐거든. 난 아직 이성에 대해 관심이 없거든. 솔직히 만약 내가 여자친구를 사귀게 된다고 해도 누가 나 같은 160cm에 목소리도 어린 꼬마를 좋아하겠어?"


 임수현은 자기 키와 목소리를 들먹이며 말했다.


"그, 그런 이유였어? 뭐, 언젠가는 너 같은 애도 좋아할 수도 있으니까 기운 내라고. 그러면... 이제 딱 하나 남았네..."
"딱 하나?"
"그래, 나에게 팬레터를 쓰지 않은 사람 말야. 너와 또 하나 있었거든."
"서, 설마..."


 그러자 임수현이 놀라면서 말했다. 누군지 짐작을 한 모양이군...


"그래, 그 '설마'가 맞아. 임수현, 아니, 수현아. 너... 그러니까... 강진영의 이상형은 어떤 애야?"
"뭐어?"


 임수현이 당황해 하였다.


"혹시 강진영 이상형이 최은영이라던가 그런 거 아니야?"
"아하하하... 서, 설마... 그런 건... 아마 수환이에게 물어봐도 모른다고 할 거야..."


 그, 그런가?


"그럼... 요새 강진영이 최은영에게 왜 은용이라고 그러는지도 모른다는 거네?"
"그, 그건..."


 그 때였다.


"그건 은용이가 선머슴같아서 그런 거라고."


 헉, 얘... 설마 내 이야기 들은 거야?


"누구 이상형이 뭐 어째?"
"아, 아무것도... 아하하하..."
"혹시 뭐 쓸데없는 이야기 한다면... 너 안 데리고 다닌다."
"나, 난 아무 얘기 안 했어. 그냥... 수현이에게 내가 어떠냐고 물었을 뿐이야."


 그러자...


"임수현, 너도 유세나에게 관심있어?"


 강진영이 임수현에게 물었다.


"에이~. 난 아직 고1이라고. 반 1등도 지켜야 할 마당에 여자친구는 무슨... 게다가 난 키도 작고 목소리도 여자애 같아서 말야..."


 임수현이 침울해졌다.


"기운 내라. 아직 어른 되려면 3년이나 남았잖아. 그 사이에 클 수 있지 않아?"
"뭐... 그렇다면 좋겠지만..."


 그, 그래... 아직 키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 한수환은 몰라도, 저 두 사람은 앞으로 더 클 가능성은 있다고.


"그, 그럼... 수현이는 그렇다치고... 너는?"


 난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런데...


"뭐?"


 그렇게 나가면 어쩌자는 거야?


"아니... 그러니까... 너는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그러자...


"됐다. 그냥 돌아가자. 수업 시작하겠어."


 나, 나 지금 무시당한 거야? 그, 그런 거야?
 이, 이봐, 나 전 서명여중 퀸카이자 명성과학고 아이돌 유세나라고!
 세 명은 교실로 향했다. 나도 그들을 따라 교실로 뛰어갔다.
 교실로 들어가자...


"아, 돌아왔구나."


 최은영이 나와 3인방에게 말을 걸었다. 그 때였다. 종이 울렸고, 나를 포함한 모든 학생들이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잠시 뒤, 선생님께서 들어오셨고, 수업이 시작되었다.
 그 날 저녁, 난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하였다.
 강진영, 이 명성과학고 아이돌 유세나를 보고도 아무렇지 않다는 거지?
 뭐... 다른 남자들처럼 나에게 대시하지 않은 건 그와 임수현, 둘 밖에 없지만... 아, 5반 신도혁! 신도혁도 추가해서 3명... 뭐, 신도혁에겐 민시현이 있겠고... 임수현과 강진영... 두 사람... 진짜 사귀는 거 아니야?
 아, 임수현은 자기 키 때문에 나에게 다가가기 힘들다고 했지...


'"아니... 그러니까... 너는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됐다. 그냥 돌아가자. 수업 시작하겠어."'


 강진영. 날 무시한 건 네가 처음이야... 왠지 재미있을 거 같군.
 다음 날, 난 내가 제일 마음에 드는 옷을 골랐다. 하얀 큰 빵모자를 쓰고 세일러복 풍의 민소매, 무릎 바로 위까지 오는 남색 치마를 입으니 여름 소녀 분위기가 났다.
 난 약속 시간보다 더 일찍 나갔다. 강진영은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싫어한다고 했으니까. 내가 명동역 4번 출구에 도착한 것은 오전 10시 40분... 아직 아무도 오지 않았다.
 뭐, 여기서 기다리면 곧 나오겠지. 10분 후...


"세나야."


 최은영이 나왔다. 최은영은 분홍색 반팔 원피스에 흰색 7부 레깅스를 입고 나왔다. 완전히 공주풍이군...


"꺄아~. 세나야, 너 되게 예쁘다~."


 최은영이 날 보고 놀라면서 말했다.


"아아... 뭐... 이 정도 쯤이야..."
"당연히 서명여중 퀸카 출신에 우리 학교 아이돌이니까."


 그 때였다. 임수현과 한수환이 나타났다. 둘이 같이 온 건가? 아니면 도중에 만난 거야? 잠깐, 그런데 강진영은?


"세나야, 오늘 많이 신경 썼네? 누가 보면 남자친구와 데이트하러 온 줄 알겠어."
"데, 데이트라니... 나 남자친구 없다니깐..."


 한수환, 설마 날 넘보는 건 아니겠지?
 아직 11시까지는 5분 남았다. 하지만 강진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뭐냐? 약속 안 지키는 사람은 싫다면서 자기가 이렇게 늦으면 어쩌자는 거야?
 그 때였다.


"휴우~. 겨우 도착했네..."


 강진영이 나타났다. 그런데 옆에는 왠 키 큰 남자가 같이 서 있었다. 강진영의 형인건가?


"은영이 누나, 오랜만~."


 '은영이 누나'? 저 남자, 최은영과 아는 사이야?


"어, 어떻게 된 거야? 그런데 이 남자는 누구?"


 최은영이 물었다. 그러자...


"너, 너무해... 나잖아. 진영이 형 동생 민혁이. 강셰프."


 뭐야? 전에 최은영과 저 남자, 만난 적... 잠깐, '동생'이라고?


"휴우~. 이 녀석이 너 보려고 같이 가자고 하도 졸라서 할 수 없이 데리고 온 거야."


 강진영이 옆에 있는 키 큰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 수현이와 유세나는 모르겠군. 이 쪽은 내 동생 민혁이야. 덩치는 큰데 철이 없어."
"누, 누가 철이 없다는 거야?"


 세, 세상에 무슨 동생이 형보다 키가 커? 이, 이거 사진으로 찍으면 완전히 강진영 굴욕 사진이 될 거 같군...
 그런데 난 지금 카메라가 없잖아. 이런... 좋은 기회였는데...


"민혁아, 오랜만이야."
"아, 수환이 형~! 진짜 오랜만이야~."


 뭐냐? 정말로 철이 없는 거 같네. 누가 보면 쟤는 강진영 동생이 아니라 한수환 동생인 줄 알겠군...
 아, 잊어버릴 뻔 했네. 그러고 보니 저 4명의 옷차림은...
 우선 한수환은 평범하게 흰색 반팔 티에 옅은 갈색 면바지를 입었고, 임수현은 옅은 갈색 중절모에 연두색 반팔, 회색 카고바지를 입었다. 강씨 형제 중 동생인 강민혁이라는 애도 평범하게 파란 반팔 셔츠와 흰색 바지를 입었다. 그리고 형인 강진영은 하얀색 야구모자에 팔꿈치까지 오는 빨간색 반팔 점퍼에 밝은 색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안에는 검은색 옷인 거 같은데... 거의 중무장을 한 듯 하다. 아무래도 '명동 강모 군'의 여파가 아직도 있는 듯 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자, 어서 가자."


 그렇게 6명이서 명동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물론 마음에 드는 것을 사는 사람들도 있었고 말이다.


"와아~. 대단하다..."


 최은영이 감탄하고 있었다. 역시 강원도 영월에서 온 거 맞군. 그렇게 한참 돌아다니고 있었을 때...


"어, 은영이 누나에게 어울릴 만한 옷 발견~!"


 갑자기 강민혁이 옷가게 근처로 갔다. 거기에는 사과 그림이 그려져 있는 흰색 티셔츠가 있었다.


"뭐, 뭐야, 강셰프. 너까지 놀릴 거야?"
"아하하하... 미, 미안해... 언제 한번 형이 은영이 누나는 사과같다고 얘기해 줬거든."


 푸훗... 강민혁이라는 애, 재미있는 애네. 그러자 최은영은 있는 힘껏 강진영을 째려보았다.


"강진영, 너 대체 무슨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민혁이까지 날 놀리는 거야?"


 그러자...


"야, 내가 은영이 앞에서는 사과 이야기 하지 말랬잖아."


 강진영이 자기 동생에게 말을 하였다.


"미, 미안해... 하지만 은영이 누나 기억하려면 그럴 수 밖에 없잖아."


 그런데 어떻게 최은영과 저 강씨 형제는 친해질 수 있었을까? 그 때였다.


꼬르륵...


 어디선가 소리가 났다. 누구야?


"은영이 누나가 배가 고픈가봐..."
"어디 뭐 먹을 데 없나? 저기, 돈이 얼마 있는지 한번 봐 볼래?"


 우리들은 돈을 꺼내 보았다. 최은영은 4,500원, 한수환은 11,300원, 임수현은 13,200원, 나는 7,100원, 강씨 형제는 합쳐서 6,700원이었다. 물론 뭔가 산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결국 우리 6명이 가지고 있는 돈은 42,800원이었다. 명동 물가가 비싸다는 걸 감안하자면 많은 돈은 아니었다. 게다가 돌아갈 차비도 생각하면...
 여기서 먹을 만한 게 어디 있을까?


"할 수 없네... 수환아, 수현아. 오랜만에 거기 가 볼까?"


 응, 어딜 가려는 거야?


"'거기'?"


 최은영이 물었다.


"맞다. 은영이도 가 본 적 있잖아."
"아아~."
"저기, 대체 어디인데?"


 거 참... 대체 어디로 가려는 거야?


"그런데... 저 예쁜 누나는 괜찮을까?"


 응? 강민혁이 나에게 예쁘다고 한 거야?


"뭐가?"
"왠지 부잣집 딸 같은데... 뭐 고급 음식 아니면 음식으로 안 보지 않을까?"


 후훗, 재미있는 애군. 강민혁은 날 부잣집 딸로 오해하고 있었다.


"아하하하... 유세나가 부잣집 딸이라고?"
"그러고 보니... 처음 봤을 때, 세나는 왠지 고급 레스토랑 아니면 안 갈 거 같은 분위기였거든. 그래서 우리 학교 급식이 입맛에 맞을까 생각했지."


 저, 저기... 얘들이 무슨 오해를 하는 거야?


"뭐, 은영이는 개구리 뒷다리에 메뚜기 튀김도 먹어봤다고 하지만, 유세나는 어떨지 모르겠네."
"그, 그런 거까지 기억하고 있었냐?"


 최, 최은영, 너 진짜로 개구리 뒷다리에 메뚜기 튀김 먹어본 적 있어? 하긴, 얼마나 충격이었으면 강진영이 그걸 다 기억하겠어?


"그런데 그, 그걸 어떻게 먹어?"


 내가 놀라자 최은영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게 얼마나 맛있는디? 입에서 살살 녹는다고."


 그러자 최은영이 강원도 사투리 어투로 말을 하였다.


"아하하하하... 최은영... 대박이다..."


 또 터졌다...


"아하하하하..."
"으, 은영이 누나... 아하하하하..."


 우리 모두 웃느라 정신이 없었다. 잠시 후, 우리는 겨우 진정을 하였다. 그런데...


"아하하하하... 은용아... 아하하하..."


 저, 저기 강진영, 이제 그만 웃고 정신 차리지 그래? 그런데 또 은용이? 아하하하...


"누, 누구더러 은용이라는 거야?"
"은용이가 웃긴다 그래요~. 아하하하..."


 강진영, 너무 어색하다. 서울 애가 강원도 사투리 쓰니까 더 어색할 수 밖에...


"저기, 그만 웃지 그래?"


 내가 말을 해도 강진영은 듣지 않고 계속 웃고만 있었다.


"여보세요?"
"아, 참... 형, 그만 웃어."
"저기..."


 다들 말을 걸어도 강진영은 웃기만 하였다. 뭐냐? 우리들 말 무시하고...


"야, 강진영. 너 귀 먹었냐? 왜 우리 말 안 듣..."
"세나야, 그만 해!!"


 내가 말을 하는 걸 갑자기 최은영이 소리쳤다.


"최, 최은영..."
"아, 아무리 그래도...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해?"


 최은영이 화난 건가? 그 때였다.


"그만 해. 됐으니까 어서 가자고."


 강진영이 정신을 차리고 일어섰다. 이거... 분위기가 어떻게 되는 거야?


"최은영... 너 설마... 화난 거야?"


 최은영은 아무 말이 없었다.


"저기... 은영아?"


 그러자...


"세나 너... 방금 그 말... 진영이나 은영이에게 얼마나 실례가 되는 말인지 알아?"


 한수환이 말을 하였다. 평소에 여자에게 다정한 한수환이 이렇게 무섭게 말하다니... 난 아무 말 없이 5명을 따라갔다. 분위기는 예전같지 않았다.
 나... 강진영에게 심한 말 한 건가?


"여, 여긴..."
"오랜만이네."


 우리 6명이 도착한 곳은 어떤 편의점이었다.


"너... 진짜 괜찮겠어? 여기는 그 알바 언니가..."
"뭐, 괜찮아. 친구끼리인데..."


 우리는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아, 안녕하세요?"


 최은영이 당황한 듯이 점원 언니에게 인사를 하였다.


"어머, 오랜만이에요. 그런데... 못 보던 사람들이..."
"아, 얘네들은 수환이와 수현이에요. 얘 친구에요."


 그러자...


"아아~. 전에 점장님께서 말씀하신 그 남경중학교 출신의?"
"네, 맞아요. 전 한수환, 이 쪽은 임수현이에요. 누나는 누구세요?"


 한수환, 넌 여자면 사족을 못 쓰는 거냐?


"저, 저는... 서이수에요. 저기 환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2학년 휴학 중이에요."
"이수 누나, 반가워요~!"
"오오~. 이게 누구야? 수환이 아니니?"


 그 때였다. 어떤 아저씨가 들어왔다.


"아, 점장 아저씨..."
"안녕하세요?"


 4총사는 아저씨에게 인사를 하였다.


"아, 안녕하세요?"


 나와 강민혁은 누군지 몰랐지만 예의상 인사를 하였다.


"아, 너희들 참 오랜만이구나. 이렇게 셋이서 만나게 될 줄이야. 게다가 부반장까지 있고..."


 뭐야? 최은영, 여기에서 같이 밥 먹은 거였어?


"그런데... 거기 키 큰 남자와 모자 쓴 예쁜 아가씨는 누구?"


 아, 맞다...


"저는 유세나에요. 여기 있는 애들과 같은 반 학생이에요."
"저는 진영이 형 동생 강민혁이에요. 남경중학교 2학년이죠."


 뭐, 뭐야? 같은 중학교 다니고 있었어?


"도, 동생이구나... 하하하..."
"뭐, 키는 저보다 크지만, 아직 철이 덜 들었어요."
"뭐라고?"
"그, 그만 해..."


 아무래도 저 강씨 형제, 엄청 티격태격 할지도...


"그래, 천천히 놀다 가렴..."


 우리들은 먹을 것을 고르기 시작했다.


"저기, 아무래도 유세나는 편의점이 처음인 거 같으니까 은영이가 같이 있어줄래?"
"저, 저기... 나 편의점 처음은 아니거든..."


 아니, 저 네 남자들은 어떻게 내가 편의점에 한번도 안 가본 사람처럼 보인대?


"너 내가 초딩인 줄 알아? 나도 웬만한 건 알거든."


 그러자...


"아하하하하하... 유세나가 초딩? 마, 말도 안돼... 아하하하하..."


 강진영, 또 웃음보 터졌다.


"그, 그만 웃어!!"


 내가 소리쳐도 강진영은 계속 웃기만 하였다.


"아하하하... 그, 그럼 유초딩이야? 아하하하하..."
"야, 그만 웃으라니깐!! 너 진짜 귀..."


 순간, 난 아까 전에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세나 너... 방금 그 말... 진영이나 은영이에게 얼마나 실례가 되는 말인지 알아?"'


 대체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말이 강진영에게 심한 말이라는 걸 눈치챈 나는 그에게 다가가 사과를 하였다.


"저기... 미안해. 아까 그 말... 내가 사과할게."
"세나야?"


 그러나 그는 웃기만 하였다. 난 최후의 수단으로 어깨에 손을 올려놓았다.


"응? 유세나."


 그러자 그는 휴대폰을 쳐다보았다.


"아까 그 말... 내가 심했지? 미안해."
"... 뭐, 내가 한번 웃으면 정신을 못 차리다보니... 하지만 앞으로는 말 조심해. 그러다가 진짜로 귀 안 들리는 사람에게는 정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줄 수도 있으니까."


 아아, 강진영. 넌 역시 생각하는 게 어른 같다니깐... 마치 그 아이처럼 말... 아니야, 그 아이와 강진영은 아무 상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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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세나 편은 이렇게 되네요.
그런데 진영이가 갑자기 은영이에게 은용이라 그러는 이유는 뭘까요? 정말로 선머슴 같아서?
그건 진영 편 13화에서 밝혀집니다.(그런데 아직도 멀었잖아.)
아, 참고로 진영이는 170cm, 민혁이는 181cm입니다. 동생인 민혁이가 11cm 더 크죠.


그럼 전 진영 편에서 뵙겠...[퍼버버버벅!!!!]